나기, 나무, 불빛, 바람 그리고 이를 주목하는 사람의 시선이 만나 바라본 순간이다.

못내 아쉬움만 남기고 지나갔다. 흔적을 남겼으니 조만간 본격적인 만남이 오리라 기대한다. 덕분에 어제밤과는 다른 공기를 한껏 들여마셔도 좋다.

오늘 산을 넘는 더딘 바람의 무게를 더했던 비내음은 이렇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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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며느리밥풀'
선명하다. 털복숭이로 감싼 줄기와 잎에서 붉은 꽃을 모아 피웠다. 붉은 입안에 하얀 밥풀이 두개가 나란히 있다. 들여다볼수록 신기함에 오랫동안 눈길을 사로잡는다.


'알며느리밥풀'은 습기 많은 반그늘에 주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잎은 마주나고 달걀 모양으로 밑으로 가면서 급하게 좁아진다.


꽃은 홍자색이며 줄기 정상부 꽃대에 여러 개의 꽃이 아래에서 위쪽으로 어긋나게 달리고 끝에 긴 가시털 같은 톱니가 있다.


'며느리밥풀'이라는 이름은 "며느리가 밥이 잘 되었는지 보려고 밥풀을 입에 넣었는데 시어머니가 이를 핑계로 며느리를 때려죽이자, 며느리 무덤가에 그녀를 닮은 꽃이 피었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것으로 본다.


'며느리밥풀'의 종류로는 꽃며느리밥풀, 애기며느리밥풀. 새며느리밥풀, 수염며느리밥풀, 알며느리밥풀, 큰산며느리밥풀, 털며느리밥풀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며느리밥풀'은 아들과 며느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시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전설로부터 비롯된 것인지는 모르나 '질투'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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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호흡을 한다. 최대한 호흡을 가라앉혀 안정시킨다. 때론 잠시 숨도 멈춘다. 집중하면 다른 세상을 볼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꽃과 제대로 눈맞추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이다.

바람에 흔들리고 그늘에 가리고 때론 역광으로 만나며 깜깜한 밤일 수도 있으며 안경을 놓고 볼 때도 있다. 그 모든 조건을 넘어서는 것은 바로 대상에 집중하여 바라보는 것이다.

어찌 꽃만 그러겠나. 스스로를 성찰하는 과정도 이와다르지 않으며, 다른이의 마음과 눈맞춤하는 일도 이와같다.

오늘도 꽃을 보듯 그대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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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立秋에 노고단에 오르다'
새벽 길을 나섰다. 오래전 기억을 더듬어 잠 덜깬 딸을 앞세워 나선 길이다. 이른 시간이지만 사람들 발길은 분주하다.


여름꽃이 만발한 길을 더딘 발걸음에 새벽 안개가 몸을 감싼다. 다람쥐를 앞세워 잔대, 모시대, 층층잔대, 병조희풀, 이질풀, 동자꽃, 원추리, 짚신나물, 파리풀, 노루오줌, 오이풀, 여뀌, 여로, 푸른여로, 술패랭이, 큰까치수염, 참취, 곰취ᆢ하나하나 눈맞춤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늘 아래 첫동네 심원마을엔 예전 달맞이꽃이 그대로다. 이미 계곡엔 사람들로 넘치지만 여름의 끝자락 입추立秋의 시원함은 여름의 끝인지 가을인지 시작인지 모호하다.


딸아이는 투덜대면서도 제법 잘 따라 오르고 초등학생 때의 옛기억은 없다고 한다. 시원한 바람에 먼 산은 더 아득하고 발 아래 풀들은 더 향기롭다.


'입추立秋에 딸하고 노고단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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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라도 오려나
느린 바람결에 공기의 무게에 실린 비내음이 좋다. 

밭고랑을 덮을 정도로 콩이 자라는 동안 뜨겁기만 했던 햇볕은 다정한 친구였으리라. 오늘은 잠시 쉬어가도 되는 느티나무 그늘처럼 비라도 내려 준다면 여름날 하루가 그리 더디지는 않을 것이다.

산을 넘어오는 바람이 비와 함께 오길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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