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십이객花十二客

ㆍ상객賞客 : 모란
ㆍ청객淸客 : 매화
ㆍ수객壽客 : 국菊
ㆍ가객佳客 : 서향瑞香
ㆍ소객素客 : 정향丁香
ㆍ유객幽客 : 난초
ㆍ정객 靜客 : 연꽃
ㆍ아객雅客 : 차마
ㆍ선객仙客 : 계桂
ㆍ야객野客 : 장미ㆍ
ㆍ원객遠客 : 말리茉莉
ㆍ근객近客 : 작약芍藥

*중국 '삼여췌필三餘贅筆'에 송나라의 증단백曾端伯의 '화십우花十友'와 장민숙張敏叔의 '화십이객花十二客'이 전해지고 있다. 이것은 장민숙이 선택한 열 두 가지 꽃을 화객花客의 내용이다.

꽃을 보고 즐기는 것의 요체를 어디에 두어야할까. 옛사람들은 화품花品이라 하여 꽃의 품격과 운치에 대하여 논의하였고 그에 따라 꽃의 품계와 등수를 매겼다.

우리나라에서도 설총薛聰이 모란을 화왕花王으로, 장미를 미인, 할미꽃은 백두옹白頭翁에 비유한 '화왕계花王戒'를 시작으로 양화소록을 지은 강희안이 화목의 기호에 따라서 등품을 매긴 '화목구품花木九品'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다양한 사람들이 꽃의 품격을 이야기 했다.

꽃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현대인들의 상상을 넘어선 무엇이 있다. '꽃을 꽃으로 보는 것을 넘어 꽃이 벗으로 보이고 벗이 꽃으로 보인다면 사람 사귐의 매 순간마다 꽃향기로 가득할 것이다.

이제 온갖 꽃들이 앞다투어 피는 봄이다. 그 봄을 맞이하는 봄꽃나들이에서 기품있어 보이는 춘난(보춘화)를 만났다. 몸을 낮추어 이리보고 저리보며 '화십이객' 중 '유객幽客'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세상 일을 피해서 한가롭게 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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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미간(眉間) 

눈썹과 눈썹 사이
미간이라 부르는 곳에 눈이 하나 더 있다면
나무와 나무 사이
고인 그늘에 햇빛 한줄기 허공의 뼈로 서 있을 것

최초의 방랑은 그 눈을 심안(心眼)이라 불렀다
왜 떠도는 발자국들은 그늘만 골라 디딜까
나무 그늘, 그의 미간 사이로 자라던 허공의 벼

먼 눈빛보다 미간이 좋아
바라보며 서성이는 동안 모든 꽃이 오고 간다

나무가 편애하는 건 꽃이 아니라 허공
허공의 뼈가 흔들릴 때 나무는 더 이상 직립이 아니다
그늘마다 떠도는 발자국이 길고

뒤돌아보는 꽃처럼 도착한 안부, 어느 마음의 투척(投擲)이 당신의 심안을 깨뜨렸다는 것
돌멩이가 나뭇잎 한 장의 무게도 안 되더라는 말은 완성되지 않았다
온전한 무게에 깨진 미간의 기억이 치명적이었다는 소견, 왜 미간의 다른 이름은 명궁(命宮)일까

사람들이 검은 액자를 오래 바라보지 않는다
화염의 칼날이 깨끗이 발라낸 몸, 뼈가 아직 따뜻한데
직립을 잃은 허공이 연기가 되어 흩어진다
눈인사 없이 떠난
그가 나무로 다시 태어날 거라고 믿지 않는 봄날

투척의 자리에 햇빛의 무늬, 밀려가고 밀려오는

*이은규의 시 '미간(眉間)'이다. 되돌이표가 붙은 악보를 보듯 반복해서 읽는다. "먼 눈빛보다 미간이 좋아/바라보며 서성이는 동안 모든 꽃이 오고 간다" 문장 하나를 건너는데 이토록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아픈 봄날의 하루보다 길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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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깽이풀'
몇 번이고 그 숲에 들었는지 모른다. 노루귀 꽃잎 떨구면서부터 행여나 소식있을까 하는 조바심에 없는 짬을 내서라도 숲에 들었다. 지난해 노루귀에 이어 큰 무리가 사라진 후 연거퍼 수난을 당하는터라 생사 확인하는 마음이 불안하다.


가늘고 긴 꽃대를 올렸다. 독특한 잎과 함께 붉은 생명의 기운으로 새싹을 낸다. 여럿이 모여 핀 풍성한 모습도 홀로 피어난 모습도 모두 마음을 빼앗아 가는 녀석이다. 봄 숲에 고운 등불 밝히는 꽃이다.


아름다운 것은 빨리 시든다고 했던가. 피는가 싶으면 이내 꽃잎을 떨군다. 하트 모양의 잎도 꽃 만큼이나 이쁘다. 풍성해지는 잎이 있어 꽃잎 다 떨어지고 난 후 더 주목하는 몇 안되는 종류 중 하나다.


강아지가 먹으면 깽깽거린다거나, 농사를 준비하는 바쁜 철에 피어난 모습이 마치 일 안 하고 깽깽이나 켜는 것 같다거나 깨금발 거리에 드문드문 피어서라는 등 '깽깽이풀'이라는 이름에 대한 유래는 여러가지다.


올 해는 가까이에 두고도 멀리가서 이 꽃을 봤다. 특유의 이쁜 모습에 유독 사람들 손을 많이 탄다. 수없이 뽑혀 사라지지만 여전히 숨의 끈을 놓지 않은 생명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안심하세요' 라는 꽃말이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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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중십우花中十友

ㆍ방우芳友 : 난초
ㆍ청우淸友 : 매화
ㆍ수우殊友 : 서향瑞香
ㆍ정우淨友 : 연蓮
ㆍ선우禪友 : 치자꽃梔子花 
ㆍ기우奇友 : 납매蠟梅
ㆍ가우佳友 : 국菊
ㆍ선우仙友 : 계桂
ㆍ명우名友 : 해당화海棠花
ㆍ운우韻友 : 차마

*宋나라 증단백曾端伯은 일찍이 열 가지 꽃을 골라서 화중십우로 삼았다. 그가 벗으로 삼은 꽃에 담긴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엿보며 오늘날 꽃을 보는 이유를 살펴본다.

언제부턴가 꽃은 벗과 더불어 생각하게 되었다. 혼자 산과 들로 다니며 꽃을 보는 것은 여전하지만 그 사이사이에 꽃을 이야기하던 사람들을 만났다. 꽃이 피고지는 계절이 몇번이나 바뀌는 동안 이제는 일상과 삶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에 접근 한다. 꽃 아니었으면 결코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이다.

작은 꽃이 피고지는 이치가 사람 사는 그것과 다르지 않음을 안다. 식물에 비해 비교적 긴 생애의 주기를 갖는 사람이 짧게는 한 철 길어봤자 두 해를 건너는 동안에 꽃 피어 열매 맺는 시작과 끝을 보여주는 식물의 세계를 통해 사람의 일생을 엿보았다. 꽃의 사계를 보고 지나온 내 시간을 돌아보니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

꽃이 벗이었다가 벗이 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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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화훼영모화
-장지성 저, 안그라픽스

관심사로 우선순위를 다툴 수 없는 것 중에 하나다. '화조화'라 불려왔던 꽃, 새, 곤충, 풀, 동물과 풍경을 담은 우리 옛그림이 그것이다.

산과 들로 꽃을 찾아다니며 눈여겨 본 모습과 일상에서 익숙하게 보아왔던 모습을 담은 우리 옛그림에 등장하는 소재로의 꽃도 괸심사지만 그것들에 감정이입하고 곁에 두고자 했던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보다 근본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신잠, 안귀생, 김정, 이암, 사임당 신씨, 신세림과 김시, 이경윤, 이영윤, 김식, 이징, 조속, 조지운, 윤두서, 정선, 심사정, 강세황, 최북, 변상벽, 김홍도, 김정희, 신명연과 남계우, 장승업 그리고 민화

고대에서 조선시대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작가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저자 장지성은 동양화를 전공한 화가이고, 옛 그림을 따라 그리는 임모臨摸를 하면서 한국 미술사를 공부했다. 그의 시선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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