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타령
화초花草도 많고 많다. 팔월八月 부용芙蓉의 군자용君子容, 만당추수滿塘秋水 홍련화紅蓮花, 암향부동暗香不動 월황혼月黃昏, 소식전消息傳턴 한매화寒梅花, 진시유랑盡是劉郞어 거후재去後哉 난 붉어 있던 복숭꽃, 월중천행어 단계자, 행문십리어 계화꽃. 요령섬섬 옥지갑어, 금부야용 봉선화, 구월구일九月九日 용산음龍山飮, 소축신笑逐臣 국화菊花꽃, 공자 왕손 방수하에, 부귀할 손에 모란화, 이화만지 불개문, 장신궁중에 배꽃, 칠십제자弟子를 강론講論하니, 행단춘풍杏壇春風의 살구꽃, 천태산天台山 들어가니, 양변兩邊에 작약芍藥이요, 촉국한蜀國恨을 못이기어, 제혈啼血허든 두견화杜鵑花, 원정부지怨征夫之 이별離別을 하니, 옥창오견玉窓五見의 앵도화櫻桃花 요화노화 계관화鷄冠花, 이화계화 석연화, 홍국백국紅菊白菊 시월국화, 장미화 능선화, 영산홍映山紅, 차산홍, 외철쭉, 진달화, 난초 지초 왠갖 행초 비파 마향에 능금이며 오미자五味子, 치자梔子, 감과 대추 갖은 과목 칭칭이 심어난데 향풍香風이 건듯 불면, 벌나비 새 짐승들이, 지지 울며 노는구나

*심청가의 한 대목인 '화초타령'이다. 화초타령은 꽃에 대하여 부르는 타령의 일종으로 "주로 부녀자들의 노래가 대부분이나 남성들이 부르는 것도 있다. 내용상으로 구분하면 부모나 형제의 생신을 축하하는 소리, 꽃놀이 소리, 꽃을 예찬하는 소리, 여성을 꽃으로 비유한 소리 등의 네 종류로 구분된다."

익숙한 꽃이름도 있지만 생소해 찾아보는 꽃도 있다. 벚꽃 지니 산벚꽃이 뒤를 잇는다. 만화방창 봄날, 어디에 눈을 두더라도 꽃세상이다.

얼굴에 닿는 햇살의 온기가 참 좋은 봄날 아침이다. 가야금 병창으로 '화초타령'을 들으며 봄 햇살의 리듬에 마음을 맡기고 하루를 연다.

떨어진 벚꽃이 고요 속에 들었다.

https://youtu.be/axB-XP0ZaJ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푸른 기운을 찾아가는 밤하늘 달이 품을 키워가며 춘삼월도 여물어가고 있다. 해마다 마음이 앞서면서 맞이하는 봄은 늘 서툴지만 그마저도 익숙해지는 것을 보면 속절없이 나이만 먹는 것이 아닌가 싶어 때론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3월의 마지막 날, '여문 봄'에 방점을 찍는다. 땅 위 작디작은 풀들의 한해살이의 시작을 부지런히 따라다니다 보니 3월도 끝자락에 왔다. 이제부터는 눈높이를 높여 기지개를 펴는 나무들의 봄맞이와 눈맞춤하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다. 느티나무 둥치에서 그 시작을 만났다.

앞산에 산벚꽃이 깨어나며 여물어가는 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처녀치마'
때가 되면 이루어진다는 말은 가만 있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마음을 다하고 기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 한 후에야 온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꽃을 보는 일도 마찬가지다. 멀리 있어 보지 못하고 아쉬워만 하다가 오는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먼길을 나섰다.


죽령 옛길을 올라 그늘진 경사면에서 첫눈맞춤을 한다. 빛이 없기에 제 품은 빛을 온전히 보지 못한 아쉬움으로 서성거리다 이렇게라도 본 것이 어디냐며 애써 위안 삼았다. 간밤에 내린 싸락눈 사이에서도 봤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하루를 마감하는 빛을 품고 제 속내를 드러내며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꽃마음이 불원천리 달러온 그 마음에 닿았나 보다. 반짝이는 보랏빛 꽃술을 품는다.


처녀치마, 특이한 이름이다. 땅바닥에 퍼져 있어 방석 같기도 한 잎에서 치마라는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꽃이 필 때는 작았던 꽃대가 활짝 피면서 쑥 올라온다고 한다. 어린 꽃부터 성숙한 꽃까지 봤으니 이만하면 되었다.


차맛자락풀이라고도 하며 비슷한 종으로는 칠보치마와 숙은처녀치마가 있다. 숙은처녀치마는 지리산에서도 만날 수 있으니 올해도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봄비 春雨
참새 소리가 요란하여 창밖을 내다보니 차분하게도 내리던 비가 멈추었다. 솔가지 사이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참새들의 몸짓이 가볍기만 하다. 며칠동안 새로운 둥지를 짓기 위해 마른 풀잎을 물고 가던 녀석들이었는데 그사이 보금자리가 완성되었나 보다.

짝을 지어 서로를 희롱하는 모습이 정답다. 

봄은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이라 산과 들을 찾는 발걸음이 저절로 조심스럽기 마련이다. 발밑에 돋아나는 풀도 새싹을 내는 나무도 그 사이를 넘나드는 새들에게도 극도로 민감할 때라서 낯선 방문객은 늘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 몸짓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처마를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도 푸른 꿈을 꾸는 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선괭이눈'
큰키나무가 잎을 내기 전 땅에 풀들이 올라오기 전 볕을 받기에 좋은 맨땅에 꿈틀대는 생명의 순간들을 만나는 것이 봄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다.


옴싹옴싹 모여 핀 모습이 금방 눈에 띈다. 연한 녹색과 노랑색의 어우러짐이 순하여 자꾸만 돌아보게 만든다. 제법 넓은 잎이 든든하게 받쳐주니 꽃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도 가졌다.


옆으로 벋는 줄기는 뿌리를 내린 다음 곧게 서서 자란다. 줄기어 털이 없고 잎에 자잘한 결각이 다른 괭이눈과의 구별 포인트다.


씨앗 모양이 고양이의 눈을 닮았다 하여 괭이눈이라 불리는 종류 중 하나다. 애기괭이눈에서 부터 시작된 괭이눈의 눈맞춤이 흰괭이눈과 산괭이눈에 선괭이눈 까지 왔다. 조만간 금괭이눈을 만나면 내가 움직이는 범위에서 본 종류들이다.


먼 길을 나서는 걸음에 주저함이 없다. 이번 나들이에서 만난 귀한 녀석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