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에 초록을 더해가는 숲은 봄에서 여름으로 탈바꿈하느라 쉴틈이 없다. 뭇생명들을 품고 기르기 위해 숲은 짙어지고 깊어진다. 풀은 땅을 덮고 나뭇잎은 하늘을 가린다. 닫힌듯 열린 숲은 숨 쉴 틈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때를 보내고 있다.

온기를 담은 품으로 생명을 기르는 일이 숲만의 고유 영역은 아니다. 사람도 사람들의 숲에서 자신의 자리를 잡고 자신의 공간을 만들어 고유한 빛과 향기를 채워간다. 사람의 숲에서는 모두가 서로를 거울로 삼고 제 길을 간다.

온기와 그늘로 생명을 품어주던 숲도 눈보라와 비바람으로 그 생명을 내치듯, 언제나 내 편으로 든든한 언덕일 것만 같던 사람들도 자신의 잇속을 챙기느라 너무도 쉽게 손바닥을 뒤집는 것이 사람의 숲이다. 이렇게 생명을 낳고 기르는 일에서 풀과 나무의 숲이나 사람 숲은 서로 다르지 않다. 

비오는 날이라고 숲이 제 일을 게을리 할리는 만무하다. 촉족하게 젖은 숙은처녀치마의 꽃봉우리가 이제 만나게 될 세상을 향한 설렘으로 가득하다. 꿈과 희망을 품어줄 세상 또한 새로운 벗을 얻는 설렘으로 서로를 대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풀 한포기 새싹 하나 떨어진 꽃잎? 세상천지 돌아보면 스승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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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피어날...
문득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빼꼼히 신비한 세상 구경을 나온 듯한 윤판나물의 모습이 미소를 자아낸다. 노랑과 녹색의 순함이 어우러진 모습이 경계를 풀고 세상을 품게 만드는 너그러움이 있다.

지극함이다. 억지부려서는 이루지 못하는 간절함이다. 정성의 선을 넘어서는 경지에 들어서야 가능한 일이다. 하늘, 땅, 물, 햇볕, 바람?생명을 향한 모두의 의지가 발현된 결과다. 나뭇잎 하나를 움틔우는 일, 꽃잎 하나가 열리는 일, 무심한듯 무탈한 하루를 보내는 일 이 모두가 한마음 한자리다. 살아 숨쉬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우리가 오늘, 지금을 사는 이유다. 

내 뜰에 들어와 꽃으로 피어난 그대도 이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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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구슬붕이'
딱히 대상을 정해두고 길을 나선 것은 아니다. 숲에 들어 그때에 맞는 만남이면 좋다. 그것이 풀이건 나무건 특별히 구분 하지도 않는다. 들어가고 싶었던 숲에 들어 걸음을 멈추고 숲의 공기와 소리, 색과 빛 그리고 냄새까지 내 눈과 귀와 몸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보이는 것들에 주목하면 되는 것이다.


볕이 잘드는 땅 가까이에서 하늘 향해 속내를 마음껏 풀어냈다. 과하지 않은 보라색의 꽃잎에 햇볕을 품에 제 본연의 색을 발한다. 여리디여린 꽃대에 어찌 저렇게 큰 꽃잎을 달고 있을까. 땅에 바짝 붙은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구슬처럼 자줏빛 꽃이 뭉쳐 피어 구슬이 송송 달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일까. 구슬붕이에 비해 크다고 해서 큰구슬붕이라고 한다. 비슷한 모양으로 꽃을 피우는 것으로 구슬붕이, 봄구슬붕이 등이 있는데 구분이 쉽지 않다.


숲으로 깊숙하게 내려않은 햇볕이 봄 숲에 기쁜 소식을 던해주듯 큰구슬붕이는 보는이에게 꽃말 처럼 봄의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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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본다. 순하디 순한 얼굴에 담긴 묘한 매력에 눈을 떼지 못한다. 무엇을 더하거나 뺄 것이 없는 이 순함이 좋다. 저절로 그렇게 되어 억지나 거짓이 없는 자연自然의 이치가 여기에 있다.

넘치거나 부족한 무엇이 있어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일까. 그렇게 되어 저절로 드러남에 주목한다.

늦은 봄맞이가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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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꽃의 결별

너의 환한 미소가 시름인 줄
네가 지고서야 알겠구나

네게 주었던 한 다발의 향기는
바람 끝에 매달려 건네준
마지막 인사인 것을

바람이 그어댄 상처를 안고
소리 없이 지는 처연한 비명
봄비가 눈동자 속으로 들어온다

너를 떠나보내고
눅눅한 자리에 하루를 눕힌 밤
접어놓은 그리움의 갈피를 열고
추억에 손때를 묻히고 있다

*목필균의 시 '꽃의 결별'이다. 피었으니 지는 것이 순리라지만 주목하는 때는 절정의 순간 뿐이다. 하지만 꽃잎 떨어져야 비로소 열매 맺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피는 것은 시름의 과정이고 지는 것은 결과로 가는 의례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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