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진자리에

생각한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꽃잎들이 떠난 빈 꽃자리에 앉는 일

그립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붉은 꽃잎처럼 앉았다 차마 비워두는 일

*문태준의 시 '꽃 진자리에'다. 가득 찬 무엇을 비워내는 일은 빈 의자나 꽃 진자리에 채워질 틈을 허락하는 일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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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태말뚝버섯'
가까이 두고도 때를 못맞추니 쓰러진 모습만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지난해 진주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고 난 후 올 여름엔 가까이서 자주 본다.

대나무 숲의 습기 많은 여름철이 필연적인 만남인 모기와의 일전을준비해야 하지만 이곳은 그리 심하지 않았다. 지난해에 비해 비교적 편하게 오랜시간을 만날 수 있었다.

알처럼 생긴 것으로부터 자루가 나오면 위에 있는 종모양의 균모 내부에서 흰그물모양의 레이스와 비슷한 그물망토를 편다. 이 그물망토의 펼침이 장관이다. 다소 긴 시간에 펼쳐지는 과정을 볼 수도 있다는데 그보다 짧은 시간에 노랑색으로 피는 노랑망태버섯으로 확인했다.

유난히 비가 잦고 많았던 여름에 흰색과 노랑색을 한곳에서 여러차례에 걸쳐 마음껏 보았다. 이제는 다음 기회를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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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망태버섯'
비오는 날 숲길을 헤치며 내려오다가 허물어져가는 모습을 본 것이 처음이었다. 그후로 몇번이고 찾아나섰지만 보지 못하다가 올 여름에서야 제대로 눈맞춤 한다.
돋보이는 노랑색에 새끼나 갈대 등으로 엮은 망태을 닮은 드레스를 펼친듯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준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성장 과정은 두어시간이면 완성되고 하루만에 사그라진다. 사그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순간을 함께 했다.
보통은 참나무나 소나무 아래에서 습기 많은 곳에서 서식하는데 이 녀석들은 대나무 밭에서 만났다. 흰색으로 올라오는 말뚝망태버섯과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라서 올 여름 자주 찾아갔다.
무더운 여름이라야 볼 수 있는 선물같은 노랑망태버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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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이면 좋겠다'
꼭 붉은색일 필요는 없으나 그래도 이왕이면 붉은색이라면 더 좋겠다. 싸늘하게 식었던 가슴이 온기를 얻어 꿈틀거리기엔 이 붉은색만 한 것이 또 있을까.

응어리졌던 마음 속 설움이 녹는다. 한번 녹아내리는 설움은 봇물터지듯 쏟아지고 여전히 가슴을 죄는 시름마져 함께 녹는다. 설움과 시름이 녹은 자리 움츠렸던 심장이 온기를 얻어 다시 뛴다. 이 모든 자리에 붉은색 만이 적합하다. 심장의 피가 붉은 이유와 다르지 않다.

가벼워 잔망스럽지 않고, 짙지만 무겁지도 않고, 붉지만 탁하지 않은 이 붉은색으로 다시 살아 저 산을 넘어 하늘 높이 날아가는 꿈을 꾼다.

산 넘어 바람따라 오는 소식은 언제나 더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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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발'
연방죽에 들어서도 연꽃의 과대몸짓에 눈길 주기 보다는 물 위에 겨우 고개를 내밀고 있는 대른 대상에 더 관심을 보인다. 주목하는 바가 다르니 다른 것이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통발이라는 수생식물이다. 뿌리도 없고 물 위에 뜨는 줄기를 따라 자잘한 꽃을 피운다. 노랑색이 꽃이 물 위에서 확연하게 보인다. 물고기 잡는 통발과 같은 속성에 주목한 이름이 아닌가 싶다.

통발은 평범해 보이지만 벌레를 먹이로 하는 식물이라는 아주 독특한 생태를 가진다.벌120여 종에 달하는 통발 무리는 "곤충의 유생, 수생 벌레, 물벼룩 등의 아주 작은 동물을 포획하여 소화시키는 속이 빈 작은 주머니를 가지고 있다."

식충식물로 수생식물인 경우는 '통발' 육생식물인 경우는 '귀개'라고 분류된다고 한다. 신비로운 식물의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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