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日淸閑一日仙
일 일 청 한 일 일 선


어느 하루 맑고 한가로우면
그 하루의 신선이 된다


나도 살아야겠다고 큰 숨을 내쉬었던 섬진강을 다독이듯 다시 비가 내린다. 그날의 생채기는 여전히 한숨을 동반하지만 하루하루 일어서는 것은 강가의 나무나 그 강에 깃들어 사는 사람이나 다르지 않다. 서로에게 시간이 약일 뿐이다.

긴 시간을 돌아와 온 하루를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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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오랫동안 깊이 생각함

이제는 아주 작은 바람만을 남겨둘 것
흐르는 물에 징검돌을 놓고 건너올 사람을 기다릴 것
여름 자두를 따서 돌아오다 늦게 돌아오는 새를 기다릴 것
꽉 끼고 있던 깍지를 풀 것
너의 가는 팔목에 꽃 팔찌의 시간을 채워줄 것
구름수레에 실려가듯 계절을 갈 것
저 풀밭의 여치에게도 눈물을 보태는 일이 없을 것
누구를 앞서겠다는 생각을 반절 접어둘 것

*문태준의 시 '오랫동안 깊이 생각함'이다. 일상에 틈을 내어 그 틈에 나를 둘러싼 대상을 들여다 놓을 수 있다면 "오랫동안 깊이 생각"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 결과는 사뭇 달라진 일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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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귀개'
숲길을 걷다가 만나는 달라진 환경을 유심히 살핀다. 그늘진 곳, 마른 땅, 계곡, 물가, 습지 등 펼쳐진 환경에 따라 사는 식물도 다르기에 주목하여 살피게 된다. 그 중에서도 유독 주의 깊게 살피는 곳은 숲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습지들이다.

이 즈음에 피는 잠자리난초, 땅귀개 등과 더불어 이 식물도 습지에서 자란다. 한 곳에 관찰 포인트를 정해두고 때에 맞춰 살피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다행이도 가까운 곳에 그런 곳이 여럿 있다.

가느다란 줄기 끝에 입술 모양의 자주색 꽃을 드문드문 피웠다. 집중하여 보아도 구별이 쉽지 않을 정도로 크기가 작다. 확대하여 보면 특이한 모양새가 이채롭다.

줄기 끝에 꽃이 핀 모습이 귀이개를 닮아 이삭귀개라고 한다. 같은 습지에서 사는 비슷한 모양이지만 노랑색으로 피는 땅귀개가 있다. 특이한 것은 이 식물들이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식물이라는 것이다. '파리의 눈물'이라는 꽃말이 이해가 된다.

올해는 많은 비와 집중호우로 인해 작은 습지는 황폐화되어 개체수가 줄어들었다. 습지라고 물이 상시로 들어차는 것은 생태에 좋은 것만은 아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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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벗어난 물고기가 내일을 꿈꾼다. 방식과 태도를 바꾸는 버거운 숙제를 풀어야 가능한 일이다. 물을 벗어난 물고기나 시간과 공간에 갇힌 자의 자유의지自由意志는 어떻게 구현 될까.
물고기 한마리가 뭍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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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하동 평사리 들판이 내려다 보이는 마을을 오른다. 좁은 골목의 경계를 짓는 돌담장이 이쁜 곳이라 갈 때마다 눈길이 오랫동안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그 돌담장에 기대어 화사하게 핀 분꽃을 만났다. 접시꽃이랑 봉숭아 채송화와 더불어 어린시절 추억을 되살리는 꽃이다. 장독대나 담장 밑에 옹기종기 모여 핀 그 모습을 보았던 기억이 되살아나 맺힌 씨앗을 조심스럽게 몇개 담아왔다.

꽃은 오후에 피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시든다. 색도 다양하여 노란색, 백색, 분홍색 등이 있다. 기억 속에는 진한 핑크색이 많았는데 여기도 다양한 색으로 피었다. 심지어 한 꽃 안에 두 가지 색이 반쯤 섞여 피는 것도 있다.

분꽃이라는 이름은 씨의 씨젖이 분가루 같다는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씨를 가루를 내어 얼굴에 바르는 분으로 이용하기도 하였다고 하니 이름의 유래를 짐작할 수 있겠다. 소심, 수줍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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