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월매

찬서리 고운자태 사방을 비춰

뜰가 앞선 봄을 섣달에 차지했네

바쁜가지 엷게 꾸며 반절이나 숙였는데

개인 눈발 처음 녹아 눈물어려 새로워라

 

그림자 추워서 금샘에 빠진 해 가리우고

찬 향기 가벼워 먼지 낀 흰 창문 닫는구나

내 고향 개울가 둘러선 나무는

서쪽으로 먼길 떠난 이 사람 기다릴까

 

*신라인 최광유가 짓고 금풍납자가 번역했다는 시 '납월매'다.

 

금둔사 납월 홍매 피었다는 소식에 벗들을 청하여 홍매 아래 섰다. 매년, 혼자듯 여럿이든 개의치 않고 납월 홍매 아래 서서 아득한 마음으로 의식을 치르듯 읽는다.

 

서쪽을 향한 미소가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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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박균호 지음 / 소명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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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산다. 그게 오래 되었으니 읽은 책도 서재에 쌓인 책도 제법 된다. 그저 읽기에만 주목했고 책을 수집한다는 것은 염두에 없었다. 그래도 쌓아둔 책이 많아지면서 절판되어 구하지 어려운 책이나 고가의 책이 있기도 하다.


책과 일상을 살다보니 책 이야기를 나누는 어떤 형식의 자리든 관심을 갖게 된다. 책을 이야기하는 책 역시 그 분야 중 하나다


책은 스스로의 운명을 가진다는 말에 동의한다. 저자와 출판사를 떠나 독자와 만나며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 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책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관심이 가는 책이 많은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도 많다

책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펼처가는 저자와 첫 책으로 만난 인연이 깊다.


역시, 그래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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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9 1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복수초'

섣달인데도 꽃마음을 품고 사는 이들의 마음은 부산하다. 언 땅을 뚫고 올라와 기지개를 켜는 꽃과의 눈맞춤을 조금이라도 빨리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긴 시간 꽃을 보지 못했던 몸과 마음이 들쑤시는 탓이리라. 그 마음에 부응이라도 하듯 여전히 겨울인 숲에는 서둘러 노오랗게 불을 밝힌 꽃이 있다.

눈과 얼음 사이에 피어난 꽃을 볼 수 있어 '눈색이꽃', '얼음새꽃',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해서 ‘설연’이라고도 부른다. 이른 봄에 노랗게 피어나는 꽃이 기쁨을 준다고 해서 복과 장수를 뜻하는 '복수초福壽草'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며 산들꽃들을 만나는 기대감이 앞선다. 나무에서는 이미 12월에 납매와 매화가 피었고 땅에서는 복수초가 피어 꽃을 보려는 사람들을 불러내고 있다. 곧 변산바람꽃과 노루귀가 그 선두에 서서 봄꽃의 행렬을 이끌 것이다.

꽃을 봤으니 꽃마음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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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그대와 나 사이에 강이 흐른들 무엇하리

내가 그대가 되고
그대가 내가 되어
우리가 강물이 되어 흐를 수 없다면
이 못된 세상을 후려치고 가는
회초리가 되지 못한다면
그리하여 먼 훗날
다 함께 바다에 닿는 일이 아니라면

그대와 나 사이에 강이 흐른들 무엇하리

*안도현의 시 '강'이다. 얼었다 풀렸다를 반복하는 것이 강이다. 나와 그대를 잇는 강 역시 마친가지라서 함께 바다에 닿아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품고서?.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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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위에 꽃이 피었다. 땅을 떠난 돌에서 향기를 꺼냈다. 새롭게 태어난 나무를 불러오기 위함이다. 모습은 각기 다르지만 시간을 겹으로 쌓아온 것은 같다. 쌓아 온 시간의 겹만큼의 무게와 깊이를 가졌으니 무게와 깊이를 따질 까닭이 없다.

서로를 보는 마음에 은근한 향기가 머무는 것, 꽃을 두고 마주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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