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 울진 바닷가 어디라고 했다. 낡은 트럭에 커피와 몇가지 차를 준비해두고 오는 이들을 맞이하는 중늙은 여인이 있다. 전국을 떠돌다 이곳이 마음에 들어 방을 얻어두고 매일 바닷가로 나온다고 한다.

 

낡은 트럭 주변에는 트럭만큼이나 허술해보이는 다양한 화분이 있다. 커피를 내리는 이의 성정이 짐작되는 부분 중 하나다. 차도와 바닷가를 구분하는 울타리 사이에도 어김없이 화분이 놓였다. 손님을 기다리는 동안 마음을 나눌 화분들은 무심한듯 동해를 품고 있다. 서로를 위로하는 마음이 동해바다 만큼이나 깊고 넓어 보인다.

 

아주 특별한 인연의 울진 바다와 조금씩 더 친해지는 중이다.

 

다시, 꽃마음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매화말발도리'

식물들의 사는 환경은 제 각각이다. 기름지고 볕 좋은 곳에 터전을 잡고 사는 식물이 있는 반면 옹삭하기 그지없는 바위틈이나 돌 위에서 사는 종류도 있다. 어쩌다 운이 나빠 그런 곳에 자리잡은 것이 아니라 여기기에 척박한 곳을 근거지로 삼아 살아가는 종이 따로 있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 사는 다양한 모습을 떠올려 본다.

 

물길을 따라 사람의 길이 나고 꽃 아니면 가지 않았을 첩첩산중 길에 발걸음을 했다. 빨리 움직이는 차 안이라지만 눈에 익은 것이나 낯선 식물이나 눈에 띄기는 매한가지라 가던 길을 멈추고 눈맞춤을 한다.

 

매화말발도리다. 숲이 봄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는 때에 생강나무, 히어리 등과 비슷한 시기에 핀다. 바위틈에 자리잡고 작은 종모양의 하얀 꽃은 아래로 향한다. 여린 가지에 무리지어 피어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말발도리 종류의 꽃은 꽃이 진뒤 달리는 열매가 말발굽에 끼는 편자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매화말발도리는 다른 말발도리에 비해 일찍피며 꽃이 흰색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선괭이눈'

먼길 나선 길에 말로만 듯던 만항재를 올랐다. 안개 자욱한 고갯마루에서 차를 멈추고 숲으로 들어가 처음 만난 식물이 이 선괭이눈이다. 선명한 노랑색으로 강한 인상이다.

 

올봄 두번째 만항재에 올라 제법 군락을 이루고 활짝 핀 무리를 만났다. 하나 하나를 들여다보는 것이나 멀리서 무리를 보는 것이나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이 있어 반갑다.

 

씨앗 모양이 고양이의 눈을 닮았다 하여 괭이눈이라 불리는 식물이 제법 있다. 차이가 분명한 것에서부터 미세한 차이로 이름을 달리하고 있으니 따로 두고 보면 구분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애기괭이눈, 흰괭이눈, 산괭이눈, 바위괭이눈, 가지괭이눈 등 다소 복잡한 괭이눈 집안을 대표하는 괭이눈의 꽃말은 '순간의 아름다움' 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처녀치마'

때가 되면 이루어진다는 말은 가만 있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마음을 다하여 기회를 만든 후에야 온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꽃을 보는 일도 마찬가지다. 멀리 있어 보지 못하고 아쉬워만 하다가 오는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먼길을 나섰다.

 

죽령 옛길을 올라 그늘진 경사면에서 첫눈맞춤을 했다. 올해는 강원도 어느 숲에 이어두번째로 소백산에서 만났다. 몇번의 눈맞춤이 있었다고 꽃을 대하는 마음이 한결 느긋하다. 빛을 품고 제 속내를 드러내며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꽃마음이 불원천리 달러온 그 마음에 닿았나 보다. 반짝이는 보랏빛 꽃술을 품는다.

 

처녀치마, 특이한 이름이다. 땅바닥에 퍼져 있어 방석 같기도 한 잎에서 치마라는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꽃이 필 때는 작았던 꽃대가 활짝 피면서 쑥 올라온다고 한다. 어린 꽃부터 성숙한 꽃까지 봤으니 이만하면 되었다.

 

차맛자락풀이라고도 하며 비슷한 종으로는 칠보치마와 숙은처녀치마가 있다. 숙은처녀치마는 지리산에서도 만날 수 있으니 올해도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_읽는_하루

너는 내 운명

예술가란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가 없어서
인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지식인이란
인류를 사랑하느라
한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성인이란
우주 전체를 사랑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없앤 사람이다

나는
나를 사랑하는 법을 몰라서
풀 한 포기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이문재 시인의 '너는 내 운명'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사랑'의 방점을 어디에 두는가의 여부가 일상을 좌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이 아닌 나.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구례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