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앵초'
높은 산 숲속에 꽃들의 잔치가 열렸다. 기꺼이 발품 팔아서라도 눈맞춤하고 픈 꽃이다. 무리지어 아름다움을 뽑내는 것이 장관이지만 홀로 피어도 그 빛을 감추진 못한다.
 
홍자색 꽃들이 꽃대 끝에 모여 피어 머리에 화관을 쓴 듯하다. 앙증맞은 꽃이 넓은 잎과 어우러져 서로가 서로를 더 빛나게 한다.
 
앵초라는 이름은 꽃이 앵도나무의 꽃과 비슷해서 붙여진 것으로 큰앵초는 앵초보다 크다는 의미다. 잎의 모양과 크기 등으로 구분이 어렵지 않다.
 
갈길이 멀어 서두르거나 다소 여유로운 걸음의 사람들이 보랏빛 꽃에 눈길을 주지만 친근하게 이름을 불러주는 이는 몇명이 되지 않는다. 꽃 이름을 물어보는 사람은 여행길에서 오래된 벗을 만나듯 반갑다. 하지만, 꽃이 있는지도 모르고 걷기에만 바쁜이들에겐 꽃의 인사가 무색하기만 하다.
 
초여름 지리산 노고단으로 발걸음을 이끄는 꽃이다. 순탄한 길을 걷다가 행운이라도 만나듯 큰앵초를 본다. '행운의 열쇠'라는 꽃말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자리를 잡았으니 키를 키워야하고 품도 풍성하게 넓혀야 한다. 꽃 피우고 열매 맺으면 끝이 아니다. 곱게 단풍도 들겠다. 타고난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 소명이다. 그때까지 굳건히 버티길 빈다.

댑싸리라고 한다. 빗자루를 만들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골목 어디쯤이다. 이렇게 크는 동안 눈길 한번 주지 못한 미련함을 이렇게라도 덜어야하지 않겠는가.

비는 먼곳에서만 내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도제비란'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목엔 특별한 꽃들이 핀다. 난초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이 그 주인공이다. 종류도 많고 높은 산, 그늘진 숲이나 습지 등지에 숨어 살기에 쉽게 만나기 힘든 대상들이다.
 
처음 보는 순간 쪼그려앉아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사진 찍는 것도 잊은 채 요리보고 저리보며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눈맞춤 하고서야 겨우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다.
 
연한 홍색으로 피는 꽃 색깔도 매혹적인데 자주색 점까지 찍혀 더 눈길을 사로 잡는다. 여기에 입술모양 꽃부리가 독특하다. 하얀색으로 피는 것은 흰나도제비란이라고 한다.
 
독특한 모양에 색깔, 앙증맞은 모습 모두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이렇게 독특하니 관상 가치가 높아 훼손이 많단다.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이다.
 
먼길 마다하지 않고 발품팔아 꽃을 보러가는 이유가 꽃을 보는 동안 스스로를 잊을 정도로 몰입할 수 있는 것 때문일 것이다. 금강애기나리와 함께 이 꽃도 톡톡히 한몫 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그레이스 2021-07-07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라색 꽃이 너무 예뻐요
눈에 새기고 갑니다
나도 제비란~♡
 

#시_읽는_하루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실까?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하나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김선우 시인의 시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실까?'다. 꽃을 보는 시작은 아름다운 모습과 향기 때문이었다. 꽃을 찾아다니다 보니 문득, 내 안의 무엇이 그 꽃으로 피어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꽃이 전해준 말 '네가 꽃이다'

#류근_진혜원_시선집 #당신에게_시가_있다면_당신은_혼자가_아닙니다 에서 옮겨왔습니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구례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꽃앓이다. 씨앗을 뿌리면서 부터 시작된다. 싹은 언제 돋아나는지, 하루에 얼마나 크는지, 꽃봉우리는 언제 맺히는지, 아침이슬을 이는지, 비 무게는 견딜 수 있는지, 바람이 불때는 얼마만큼 고개를 숙이는지 혹여 가뭄에 목은 마르지는 않는지?.

꽃봉우리가 맺히고 나서부터는 키만 키우고 부실해 보이는 꽃대가, 무게를 더하며 자꾸만 부풀어 가는 꽃붕우리가, 벌어지는 꽃봉우리에서 어떤 색깔이 나올지, 활짝 핀 꽃은 며칠이나 갈지, 맺힌 씨방엔 꽃씨가 얼마나 담기는지?.

다?. 뿌리 내린 자리를 의지해 감당할만큼씩만 스스로를 키 키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 맺는다는 것을 알지만 매번 잊고서 신비롭다는 눈길을 보낸다.

씨앗에서 발아한 애기도라지가 절정에 이르기 직전이다. 꼭 다문 꽃잎이 마치 무엇인가를 이야기 하고픈 표정이다. 물려받은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으로 한치의 어긋남도 없는 숙명이다. 기다린 이의 마음을 아는지 눈맞춤으로 화답한다.

다음 생은 따로 있지 않고 오늘 이 모습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려고 내게 왔나 보다. 어제와 내일이 오늘 이 순간에 공존한다. 미래가 궁금하거든 오늘의 나를 보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