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수요일

탁본

평안하다는 서신, 받았습니다

평안했습니다

아침이 너무 오래 저 홀로 깊은

동구까지 느리게 걸어갔습니다

앞강은 겨울이 짙어 단식처럼 수척하고

가슴뼈를 잔잔히 여미고 있습니다

마르고 맑고 먼 빛들이 와서 한데

아롱거립니다

당신의 부재가 억새를 흔들고

당신의 부재가 억새를 일으켜 세우며

강심으로 차게 미끄러져 갔습니다

이대로도 좋은데, 이대로도 좋은

나의 평안을

당신의 평안이 흔들어

한 겹 살얼음이 깔립니다

아득한 수면 위로

깨뜨릴 수 없는 금이 새로 납니다

물 밑으로 흘러왔다

물 밑으로 돌아가는 뒷모습

흰 푸른 가슴뼈에

탁본하듯

*이영광 시인의 시 "탁본"이다. 전해 온 안부가 어떻게 탁본이 되듯 가슴뼈에 살얼음으로 깔리는 것일까. 이대로도 좋다는 위안이 칼날이 된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에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구례통밀천연발효빵 #들깨치아바타 #곡성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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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월홍매

찬서리 고운자태

사방을 비추어

뜰 가 앞선 봄을

섣달에 차지했네

*신라사람 최광유가 노래한 납월홍매다.

매년 정월 초하루에 찾아가 설익은 붉은빛을 가만히 품는다. 한해를 여는 날이니 조심스러운 걸음걸이로 대신한다. 매년 그자리에 있는 잔에 떨어진 홍매 하나를 주워 올려놓는다.

정갈하게 두손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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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바람꽃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바람꽃이라는 뜻

꽃받침잎이 꽃처럼 보이는데 뒷모습이 이뻐서 이렇게 보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22년에 만난 꽃들 중에

기억에 남은 꽃을

23년 1월로 이어서

하루에 한가지씩 돌아 본다.

#22년에만난꽃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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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

겨울에 꽃을 피워 동백冬柏이라 불린다. 매화 피었으니 다음으로 관심이 가는 것이 동백이다.

한두송이 피어나는 매화를 보는 맛이 으뜸이라면 동백은 만개할 때가 더 좋기는 하지만 그때는 본격적인 꽃나들이 시작한 후라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 그 운치를 만끽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옥룡사지 동백나무 숲에 꽃 피었다는 소식을 내내 기다렸으나 기다림으로 끝나고 말았다. 올해는 없는 시간이라도 만들어서 찾아볼 생각이다.

동백꽃은 꽃이 질 때, 꽃잎이 한 장씩 떨어지지 않고 꽃 전체가 한꺼번에 떨어진다. 선명한 붉은색을 고스란히 유지하며 떨어진 모습에서 처연한 느낌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동백꽃은 이루지 못한 사랑이나 깊은 사랑에 비유되곤 했다. 만개할 때 동백나무 숲을 찾고 싶은 이유가 이 모습을 보고자 함이다.

이른 동백을 완도수목원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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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꽃대, 홀아비꽃대

얻은 이름이 남다르다.

꽃대 하나에 여러꽃이 모여 핀다. 수술의 모양의 차이로 다른 이름을 붙였다. 홀아비는 사람을 뜻한듯 하나 옥녀는 거제도 옥녀봉을 지칭한다고 한다. 그곳에서 처음 발견 되었다.

22년에 만난 꽃들 중에

기억에 남은 꽃을

23년 1월로 이어서

하루에 한가지씩 돌아 본다.

#22년에만난꽃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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