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을 앞둔 겨울날의 오후다. 볕 좋고 바람 적당하니 겨우내 얼었던 땅에도 이제 숨구멍이 생기겠다.
지난해 거둬두었던 씨앗들을 챙겨보는 것도 이 무렵이다. 겨울을 춥게 지나온 씨앗들이 볕의 온기로 인해 속으로 꿈틀대며 세상으로 나올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을까.
독특한 문양을 새긴 씨앗이 품고 있는 꿈이 양지바른 곳에 벽에 기대어 산 너머를 상상하는 나와 다르지 않음을 안다.
볕이 참 좋다.
현호색
이른 봄 숲을 깨우는 새소리를 듣는듯 하다.
군락을 이룬 모습은 놓칠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22년에 만난 꽃들 중에
기억에 남은 꽃을
23년으로 이어서
하루에 한가지씩 돌아 본다.
#22년에만난꽃 63
시샘이라도 했던 것일까.
긴 겨울을 건너 이른 봄맞이라도 할겸 벗들이 탐매의 길을 나섰다. 누구는 바다를 건너고 다른이는 산을 넘어 남쪽 바닷가에서 만났다. 늦은 점심으로 꼬막을 삶아 먹고 느즈막하게 납월부터 꽃이 핀다는 사찰에 올랐다. 매화가 지난 추위에 얼어버렸고 간신히 품을 여는 매화도 망설이고만 있었다.
탐매의 길이라지만 향기를 잃어버린 꽃은 이미 뒷전이고 벗들의 내딛는 걸음마다 이야기 꽃을 피우기 여념이 없다.
탐매, 그것이면 되었다.
노루귀
꽃이 지고 난 후 나오는 잎이 노루의 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흰색 분홍색 청색 등 다양한 색이 있으나 모두 노루귀라고 한다.
23년 1월로 이어서
#22년에만난꽃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