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맥문동
출근길에 만나는 누군가의 논둑이 꽃으로 환하다. 적당한 날을 잡아 꽃과의 눈맞춤을 한다. 다소 여유롭게 시작하는 하루가 이렇게 꽃길로 이어진다.

맥문동(麥門冬)이라는 이름은 보리처럼 겨울에도 시들지 않는다고 해서 붙은 것이다. 개맥문동은 전체적으로 맥문동보다 약간 작으며, 잎도 더 가늘다.

꽃 색깔도 자주색의 맥문동 보다는 아주 연한 자주색이거나 흰색처럼 밝게 핀다. 모여 있으니 그 존재가 확실히 드러난다.

일부러 심지는 않았을텐더 두고보는 농부의 마음을 짐작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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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조팝나무
선자령이라고 했던가 차를 세우고 길 아래로 내려간다. 첫눈맟춤 하는 제비동자꽃, 익숙한 애기앉은부채와 한동안 시간을 보내고 길로 오르는 눈길과 딱 마추쳤다. 그렇게 처음 만났었다.

옳지 너지? 한번 봤다고 멀리서도 알아본다. 가끔 지나가는 길에서 언듯 보였다는 기억을 되살려 찾아간 곳에서 반갑게 만났다. 특유의 빛이 전해주는 화사함이 역시 첫느낌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무슨 동물의 꼬리를 닮아서일까? 다른 조팝나무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다른 꽃모양과 꽃 색깔이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에 분포한다지만 남쪽에서는 보지 못했었다.

있는 곳을 알고 피는 때를 아니 먼길 나서지 않고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느긋하게 다음 때를 기다릴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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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꿩의다리
훌쩍 키를 키웠으면서도 산발적이지 않다. 작은 꽃들이 가지마다 옹기종기 모여 더 큰 꽃으로 피었다.꿩의다리들 중에 가장 화려한 치장을 한 금꿩의다리다.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꿩의다리는 줄기가 마치 꿩의 다리처럼 길기 때문이고 금꿩의다리는 수술 부분의 노란색 때문에 꽃에 금이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여 금꿩의다리라고 한다.

몇해 동안 대관령 길가 숲에서 흰색으로 피는 것과 함께 보다가 올해는 내 뜰에 핀 꽃으로 대신 했다. 사연을 가진 꽃들이 때를 맞나 꽃을 피우니 그 사연이 저절로 떠오른다. 식물을 키우는 재미 중 하나가 그것인듯 싶다.

다른 꿩의다리들에 비해 키가 크다. 여기에서 꽃말인 '키다리 인형'이 유래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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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태말뚝버섯
가까이 두고도 때를 못맞추니 쓰러진 모습만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올해는 날씨 탓인지 때를 놓친 것인지는 모르나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말았다.

대나무 숲의 습기 많은 여름철이 필연적인 만남인 모기와의 일전을 준비해야 하지만 이곳은 그리 심하지 않게 볼 수 있는 곳이라 자주 찾는다.

알처럼 생긴 것으로부터 자루가 나오면 위에 있는 종모양의 균모 내부에서 흰그물모양의 레이스와 비슷한 그물망토를 편다. 이 그물망토의 펼침이 장관이다. 한 시간여 동안 펼쳐지는 과정을 볼 수도 있는데 올해는 노랑색으로 피는 노랑망태버섯으로 그 과정을 확인했다.

유난히 덥고 비가 잦았던 여름이었다. 흰색과 노랑색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랑색은 올라오지 않았다. 다시 내년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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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
어린시절 추억이 깃들었다. 등하교길 달달한 맛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고 기어이 밭 언덕을 넘었다. 딱히 먹을 것도 없었던 시절이고 맛의 강한 유혹을 알기에 솜이 귀한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도 한두개 씩은 따 먹으라고 허락했던 것이다. 그것이 다래다.

내가 사는 이웃 면소재지 인근에 목화 재배지가 있고 이 꽃이 필무렵 면민의 날 행사 겸 묵화축제를 한다. 1363년 문익점이 원나라에서 씨앗을 숨겨온 다음부터 재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그 식물이다.

순한 꽃이 핀다. 곱다라는 말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한없이 이쁘고 정겹다. 한지에 곱게 물을 들이고 손으로 하나하나씩 조심스럽게 접어 만든 꽃처럼 보이기도 한다.

꽃 피었다 지고 열매 맺고 그 열매의 속이 비집고 나와 눈 쌓인 것 처럼 보일 때까지 내내 눈요기감으로 충분하다.

물레를 돌리고 솜을 타서 옷이나 이불을 만드는 과정을 보며 자랐다. 많은 손질을 거치는 과정이 모두 정성이다. '어머니의 사랑', '당신은 기품이 높다'라는 꽃말이 이해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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