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의 랜덤 워크 - 영화와 음악으로 쓴 이 남자의 솔직 유쾌한 다이어리
김태훈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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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스러운 영혼의 소유자 
사람에 대한 인상을 무엇으로 결정되는 걸까? 때로는 처음 대면하게 되는 순간 딱 하고 다가오는 그 무엇이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렇게 형성된 인상을 두고두고 그 사람에 대한 선입감으로 작용하여 오랫동안 머물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고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알게 되면서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어느 순간 결정되어진 인상이 그 사람� 전부가 아님을 알아간다. 이러한 경험은 사람에 대한 평가에 대해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김태훈, 그에 대한 인상을 먼저 라디오 게스트로 등장 거침없는 말솜씨로 기억에 자리 잡았다. 재미있는 사람이내.....에서 저렇게 ‘자유스러운 사고를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고 어느 날 문득 텔레비전에서 날렵한 외모에 ‘유쾌, 상쾌, 통쾌’의 느낌이 더해졌다. 점점 흥미를 더해가던 사람이 이번엔 책을 출간했다는 새로운 소식을 접한다. 무슨 이야기를 펼쳐 놓았을지 자못 궁금함이 앞선다.

[김태훈의 랜덤 워크]는 한마디로 그동안 형성되었던 인상을 확 깨는 작용을 한다. 이 책에는 김태훈이 40이 넘는 세월 동안 그 삶의 대부분이 영화와 음악이 전부를 차지하고 있어음을 강하게 전하고 있다. 김태훈은 자칭 팝 칼럼니스트에서 영화평론에 연애 카운슬러, 라디오 등 경계를 넘어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김태훈은 성장하는 동안 청소년기를 무남하게 넘긴 것은 아님을 알게 한다. 자칭 ‘좀 놀 줄 아는 날라리’ 딱 그런 생활이었다. 참고서, 영어사전 값으로 수업을 빼먹고 영화관을 드나들고 LP판을 사들이고 겨우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이 이후 저자 김태훈을 만드는데 대단한 기여를 한다. 술, 담배, 영화, 음악 그리고 헬스, 스킨스쿠버 다이빙에 등산까지 하고 싶은 것은 모조리 하면서도 아직 엄마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투덜거리지만 아직 그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다.

솔직히 주절거리듯 펼쳐놓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음악, 영화 이야기의 전부를 이해하지는 못한다. 김태훈의 필모그래피와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영화와 음악 중에서 마음 가는 것을 찾아 공유할 수 있다면 김태훈의 자유스러운 영혼을 조금은 더 이해할 수 있을 듯싶기도 하다. 

“누구처럼 되고 싶지도, 누구보다 뛰어나고 싶지도 않다. 날라리처럼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쾌락을 찾아 다시 한 번 즐거워지고 싶을 뿐이다” 

김태훈이 살아오고 살아갈 소망이라고 한다. 마냥 ‘유쾌, 상쾌, 통쾌’ 하기만 할 것 같은 사람의 조심스러운 속내를 보게 될 때 지금까지 인상과는 달리 새로운 면을 알게 되는 반가움이 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세상의 모든 것을 음악과 영화로 담아낼 수 있는 김태훈의 힘이 어디에서 왔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감 넘치면서도 순수한 열정이 세상의 온갖 세파에 겪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런저런 눈치 보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서 김태훈 같은 사람이 한사람쯤 거뜬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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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알라딘 7기 신간평가단
마을이 학교다 - 함께 돌보고 배우는 교육공동체 박원순의 희망 찾기 2
박원순 지음 / 검둥소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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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실현해 가는 사람이 희망이다
내가 살아갈 미래의 환경을 바꾸기 위해 살 곳을 찾아 나선 적이 있다. 여기 저기 인근 조그마한 농촌 마을을 돌아다니며 자리를 물색했지만 막상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 멈춘 상태다. 물론 지금도 그 마음은 여전하다. 그러던 중 이미 10여 년 전부터 마을에 자리를 잡고 생활공동체를 가꿔가는 지인을 만났다. 그는 ‘우리콩영농조합법인’을 이끌며 그 마을의 이장을 하고 있다. 마을 구성원과 함께 생활을 책임지고 꾸려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그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시간 동안 끊임없이 도시와 농촌을, 도시 아이들을 마을로 불러와 함께 생활하는 등 지난한 노력의 결과였다.

이제 그의 꿈은 한발 앞서 간다. 마을공동체가 기틀을 잡고 더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 진행중이다. 산촌체험마을, 종이체험학습장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미 많은 부분 진행되어 가고 있음을 보고 이것 역시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 전망해 본다. 그와 그의 마을공동체를 통해 농촌마을과 도시사람들의 삶에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 다양한 통로를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과정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이리라.

저자 박원순의 [마을이 학교다]를 통해 우리나라의 희망을 찾게 되는 것 또한 위의 지인이 살아온 삶이 어느 한구석에 머물러 있는 조그마한 움직임이 아니라 뜻을 품고 실천해가는 요소요소의 사람들이 있고 이미 그들이 성과를 내 희망을 보았다는 점이다.

이 책에는 우리사회의 다양한 곳, 다양한 부분에서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함을 알게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조그마한 실천이 희망이라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은 크게 학교 밖 학교, 작은 학교 이야기, 학교 밖 아동 청소년 교육공동체, 새로운 교육 모델을 찾다 등 네 가지다. 이는 어쩌면 편의상 구분이기에 결국 ‘교육’이라는 중심문제를 다루고 있다.

학교 밖 학교는 공교육의 대안으로 등장했던 대안학교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살피고 있다. 풀무학교, 성장학교 ‘별’, 성미산학교, 이우학교, 하자센터, 아힘나평화학교 등 공교육에서 해결하지 못한 교육의 중심문제를 학교 밖에서 성공적으로 만들어 오고 있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교육과정에 대한 고민이 많고, 학생, 교사, 학부모, 마을주민 등 구성원들의 활발한 소통’이 학교의 운영원리라는 이우학교의 경험이 공통분모가 아닌가 한다.

남한산초등학교, 거산초등학교, 삼우초등학교, 세월초등학교, 송산분교, 조현초등학교 학교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던 이름들일 것이다 .남한산초등학교가 언론을 타면서 보다 본격적인 관심이 대두되었겠지만 이들 모든 학교들은 도무지 해결의 방안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았던 공교육에서의 희망을 실현하고 있는 학교들이라는 것이다. 작은 학교의 실험이 점차 번져 다른 학교로 도심으로, 큰 학교로 번질 수 있는 희망을 발견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꿈을 가진 사람들은 이렇게 학교 밖 학교나 작은 학교의 실험 등 제도권 교육과 대안학교에만 머물러 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품’, ‘청춘’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나 고산산촌유학센터, 꿈나무어린이도서관, 난곡주민도서관 ‘새숲’, 기차길옆작은학교 등은 학교나 가정의 주정응 청소년이나 빈민촌 등 구체적 삶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해요구를 해결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서 주목하는 것이 지역주민과의 공감과 소통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미래를 개척해가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가고 있다. 그것의 모델이 될 만한 것으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풀뿌리사회지기학교’,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공간 민들레’나 평생교육의 선두를 이끌고 있는 성공회대학교 고병헌 교수 등을 실험을 통해 하나 하나 모아지는 대안을 종합하고 있다.

이렇게 전국 방방곡곡에서 꿈을 실현해가는 곳에는 어느 곳 하나 다 ‘사람’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의 대가를 바라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혜 그리고 사람을 사랑하는 열정을 온통 쏟아내는 바로 그 사람들 말이다. 이 모든 것은 그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 가자면 자본이나 정책, 제도권에서 힘 있는 사람의 지원 등 다양한 조건이 필요하지만 그 모든 것을 이끌어 내고 모아갈 사람이 희망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뤄온 성과를 모아 저자 박원순의 시각처럼 교사, 학생, 학부모, 마을 주민과 지역사회가 공감하고 소통하는 ‘지역생활교육공동체’의 씨앗이 널리 펴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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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작품으로 말하다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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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삶의 당당한 주인공을 만나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태어난 세상이다. 그 세상을 살아가기 또한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을 때가 허다하다. 살아가는 환경과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어려운 세상살이는 사람이 살았던 어느 시대이고 있기 마련일 것이다. 그런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는 가는 자신의 의지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이런 희망이 있기에 온갖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담담하게 현실을 헤쳐 가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전형을 역사 속에서 찾아보고 먼저 살았던 사람들의 삶에서 때론 위안 받고 때론 불투명한 앞날에 대한 조그마한 희망이라도 찾아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역사 중 비교적 가까운 조선시대 사람들 중에서 온갖 제약으로 불행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것이 바로 여성이고 그 여성 중에서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삶을 살았던 기생이 아니었을까 싶다. 남성 위주의 사대부 사회가 조선이었기에 그 사회적 신분이 미천한 기생의 삶이 어떠했는지는 보지 않아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지만 기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오늘날에 와서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술판에서 몸을 팔아야 했던 불행한 여성에서 한 시대의 문화를 이끌었던 당당한 여성으로 말이다.

저자 이은식의 ‘기생, 작품으로 말하다’는 바로 이런 기생들의 운명을 그들의 작품을 통해 살피고자 하는 책이다. 어쩌지 못하는 운명과 태어난 시대에 굴하지 않고 가슴에 담은 뜻을 시대를 거슬러 펴왔던 그들을 뜻이 담긴 시문학으로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크게 2부로 나누어진 이 책은 1부에서 ‘기생’이라는 여성이 역사에 등장하고 그 사회적 신분이 어떠했으며 그들과 연관이 많은 사회적 관계를 살피고 있다. 하여, 우리 역사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조선에 와서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밝힌다. 흥미로운 것은 조선말과 일제 강점기에 이르러 ‘백인 창녀와 혼혈 창녀’라는 여성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또한 ‘제도로 존재한 특수 전문직’으로 기생 집단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은 ‘사회구조적 시각’으로 기생을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가 아닌가 한다.

2부는 이 책의 제목처럼 기생들이 그들의 삶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눈 시를 중심으로 기생의 삶과 그들의 문화, 여성으로써의 뜻 등을 살피고 있다. 일찍이 널리 알려진 황진이를 비롯하여 매창, 두향 등 시, 서, 화, 춤, 음악 등 예능적 소양을 갖추고 그를 능히 표현할 줄 알았던 그들의 애달픈 속내가 담긴 시 속에 애잔함과 더불어 한편 당당함까지 엿볼 수 있다. 또한 빠질 수 없는 충절의 대명사 논개를 통해 태어난 나라에 대한 의로움도 물론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기생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나라 시와 가사문학의 흐름에 기생들의 작지 않은 역할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고려시대 이후 조선에 이르는 동안 잊혀 지거나 소홀하게 다뤄온 우리문학에 명맥을 이어온 그들의 시는 개인적인 외로움이나 신세한탄, 님을 향한 속내를 보이는 것이 주류를 이루지만 시대를 읽고 자연을 노래한 작품들에서 보이는 탁월한 감성과 작품성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비교적 작품이 많이 남아있는 황진이와 매창으로 보인다. 특히 매창의 시를 통해 그와 교류했던 유희경이나 허균 등의 삶 또한 자세하게 살필 수 있게 하고 있다. 또한 신분적 한계에 밀려 위항문학으로 자신들의 뜻을 펼친 중인 이하 문인들에 대한 귀중한 자료도 살필 수 있어 조선시대 문학 전반에 대해 알 수 있게 한 점이 큰 장점이라 생각된다. 또한 이황과 두향의 편에서는 음악을 통해 교감을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려가는 저자의 독특한 글맛을 느낄 수 있어 이 책의 백미가 아닌가 한다.

‘옛 이야기 한 꼭지’나 ‘기행문’은 책을 읽어가는 맛을 더해준다. 특히 기행문의 현장감 있는 이야기는 조선시대를 오늘 현시점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고 할 것이다. 하지만 ‘기생, 작품으로 말하다’라는 책 제목 그대로만 본다면 자못 지루함을 느끼게 하는 면이 있다. 앞선 언급한 ‘조선시대 문학 전반에 대해 알 수 있게 한 점’이 여기선 글의 흐름을 따라가기에 방해요소로도 등장한다. 

무엇을 평가하는 데에는 그 평가자와 시대정신에 의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우리 역사에서 잘못 매도될 수도 있는 기생을 ‘제도로 존재한 특수 전문직’으로써의 기생으로 인식확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본다. 

여기저기 단편적으로 접하며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아 있던 매창의 많은 작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반가웠다. 올 여름 넉넉잡아 시간 반이면 찾아갈 수 있는 부안 땅 매창 무덤에라도 찾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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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와 여우 - 우리는 톨스토이를 무엇이라 부르는가
이사야 벌린 지음, 강주헌 옮김 / 애플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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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다른 면을 보는 즐거움
개인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것으로는 개인적 성장경험과 더불어 시대를 관통하는 사상사의 흐름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가치관을 구성하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각각의 사항에 의해 일관성을 가지는 가치관의 큰 흐름이 결정되어 진다고 보면 무난하리라 생각한다. 개인의 이러한 가치관은 자신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주기 마련지만 사회적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회적 활동이 왕성한 사회인들 특히, 정치인이나 역사학자, 문학인들의 가치관은 그 활동 범위에 의해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그렇기에 이렇게 사회적 영향력이 막대한 사람들의 가치관은 그들의 활동에 의해 검증받아 사람들로부터 긍정 혹은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막대한 작가의 경우는 어떨까?

[고슴도치와 여우]는 바로 한 작가의 작품을 통해 그 작가가 가지는 역사관을 밝히고자 하는 노력을 담고 있다. ‘전쟁과 평화’라는 톨스토이의 불후의 명작을 놓고 ‘이사야 벌린’이라는 사람이 그리스의 시인 아르킬로코스의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하나의 큰 것을 알고 있다.’는 말에 근거하여 톨스토이의 역사관을 ‘여우형’인지 ‘고슴도치형’인지를 밝혀가는 것이다. 

이런 흥미로운 작업을 시도한 ‘이사야 벌린’은 어떤 사람일까? 그는 라트비아에서 태어나 러시아에서 성장하고 러시아 볼세비키 혁명이후 영국으로 이주했다. 세인트 폴스 스쿨, 옥스퍼드 코퍼스 크리스티 칼리지에서 수학하고 올솔즈, 뉴 칼리지의 특별연구원을 거쳐 울프선 칼리지의 초대 학장과 사회, 정치 이론 분야 교수를 지냈다. 저서로는 ‘러시아 사상가’, ‘카를 마르크스’, ‘개념의 범주’, ‘현실 감각’ 등이 있다.

[고슴도치와 여우]의 출발점이 되는 인간형의 구분, 고슴도치와 여우는 우선 모든 것을 하나의 핵심적인 비전, 즉 명료하고 일관된 하나의 시스템에 관련시키는 사람은 고슴도치형이라고 하며 서로 모순되더라도 다양한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은 여우형이라 규정한다. 다분히 흥미로운 탐색의 과정이지만 흥미위주에 머물지만은 않는다. 

이 책에 의하면 톨스토이의 다양한 면모를 살필 수 있다. 그가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한 루소나 스탕달을 비롯하여 19세기 프랑스와 독일의 사상적 흐름의 중심에 있었던 다양한 작가들과 사상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메스트르와 톨스토이를 비교 분석하는 저자 이사야 벌린의 탐구과정은 디양한 시각을 통해 접근하고 있다. 톨스토이의 다른 작품에서는 나타나지 않은 그만의 역사관을 찾아가는 여정은 매우 흥미롭기까지 하다.

저자 이사야 벌린은 톨스토이를 ‘여우형 인간이면서도 고슴도치형 인간을 추구’했다고 보고 있다. 이는 혈액형처럼 결코 한사람에게 함께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하면서 톨스토이가 가지는 자체 모순의 근원이라고 한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어떤 인간형이었는지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톨스토이의 문학과 그 삶을 이해하는 징검다리 하나를 발견한 즐거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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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신 택리지 : 전라도 - 두 발로 쓴 대한민국 국토 교과서 신정일의 신 택리지 2
신정일 지음 / 타임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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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자세히 들어다 보기 : 전라도
우리는 흔히 자신이 살아가는 고장에 대한 외지 사람들의 물음에 선 듯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 다른 고장의 유래나 문화유적에 대해 잘 설명하는 사람도 자신이 사는 곳은 소홀히 여겨 이런 질문에 얼굴빛이 붉어질 때는 당황스럽기도 하다. 내가 살아가는 곳의 지리적 특성뿐 아니라 역사적 인문학적 특정까지 고려한 소양을 갖춘다면 늘 상 접하는 주변의 모든 것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범위를 조금 넓혀 내가 사는 곳의 주변 그리고 우리나라의 인문 지리학적 소양을 갖추게 된다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 지게될 것이고 굳이 애국심을 강변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신정일의 신 택리지는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우리 땅에 대한 이러한 소양을 쌓아갈 수 있는 교양서라 부를 만하다. 조선시대 이중환의 택리지를 근간으로 저자가 직접 발품 팔아 찾아보고 확인한 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 신정일이 근거로 삼았다는 이중환의 ‘택리지’는 무엇인가? 이는 우리나라 최초 인문지리서라 불리는 책으로 18세기 중엽 조선의 사회상과 정치, 경제, 교통, 인심 등을 생활권 중심으로 살펴 자연과 인간 생활의 관계를 조명한 책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저자의 신 택리지는 이러한 이중환 택리지의 현대판이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이중환과 같이 저자 역시 그간 ‘우리땅걷기모임’을 이끌어오며 발품 팔아가며 직접 답사한 결과의 총화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30여 년간의 우리 땅을 밟은 결과가 <신정일의 신 택리지>는 전 10권으로 발간할 것이라고 하니 가히 그 발걸음을 짐작 할 수 있을 것 같다.

[신정일의 신 택리지 : 전라도]는 충청도와 경계를 이루는 금강 남쪽으로 전주와 나주의 첫 글자를 따 불러오는 호남 땅에 해당하는 지역을 부르는 말이다. 무진장의 무주로부터 전주, 익산, 군산, 정읍, 영광, 나주, 광주를 걸쳐 남원, 운봉, 구례, 곡성, 화순과 목포, 장흥, 보성, 순천, 낙안, 고흥 그리고 인근 섬 지역을 아우르고 있다.

저자는 이들 지역의 지리적 특성으로부터 역사적 사건, 지역이 배출한 인물들, 지명의 유래 등을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살피고 있으며 현대 변화된 모습 속에서 미래의 전망까지 담아내고 있다. 또한 전라도 대부분이 백제와 후백제의 영향아래에 있었던 지역이며 고려와 조선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에 자주적인 기상을 떨친 사람들의 모습에서 이 지역의 기상을 밝히고 있다.

시원스러운 사진에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중점적으로 살피는 것, 한결 같이 사람 살아온 모습과 지금 현재의 모습까지 저자가 우리 땅을 바라보는 따사로운 눈길이 곳곳에 스며있어 글을 따라가는 독자의 가슴을 훈훈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하여 내가 사는 고장의 지난 역사와 현재를 살펴 이를 바탕으로 살아갈 미래를 희망으로 채울 수 있게끔 하고 있다. 내가 살아가는 지역의 낯익은 모습들에서 다분히 친근함을 느끼게 되어 새롭게 다가온다.

[신정일의 신 택리지 : 전라도]에는 몇몇 부분에서는 오류가 발견되고 있다. 이글을 이끌어가는 시점이 과거와 현재가 혼재되어 있는 점이 있고 그래서 단순한 지역의 표기방법의 오류(광주광역시를 광주직할시로 표현)도 있지만 ‘전라도와 경상도 사이를 연결하는 큰 고개 팔량치는 해발 4,500미터쯤에 위치하여 운봉고원으로 불린다.’(275페이지)는 우리나라 지리적 상황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은 내용도 있다. 또한 사진 설명이 불분명한 곳이 보인다. 국립광주박물관이라 표현된 사진은 광주시립미술관이 있는 공원 사진이다.(309페이지) 굳이 이러한 점을 밝히는 것은 저자의 우리 땅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런 오류로 인해 손상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 책을 통해 전라도를 근거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고장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고 또한 외지 사람들에게는 방문하고 싶은 지역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확신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우리 땅에 대한 가치를 한층 높여주는 종합적 인문지리서를 만나는 반가움이 무엇보다 크기에 저자의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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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람다 2010-08-06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