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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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청춘이 아니어도 아프다
오십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도 살아가다 보면 아픈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간단한 상처쯤이야 병원치료 받으면 된다고 하지만 가슴 저미도록 아파 숨도 쉴 수 없을 것 같은 일은 언제든 벌어지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다. 물론 이 아픈 것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일 경우는 그 강도가 더하다. 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아픔 역시 상대적인 개념이기에 연령, 계층, 성별에 따라 누구든 자신의 지금 오늘 느끼는 아픔이 최고점에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그 아픔에 직면할 때 생각나는 것은 세상이 다 내 것 같았던 지나온 청춘시절이 아닐까 싶다. 청춘시절을 돌아보는 이유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지나온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가장 클 것으로 본다. ‘그때 조금 더 준비해 둘 껄’하는 마음이 그것일 것이다.

이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바로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시절인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니, 담고 있는 이야기의 중점이 바로 지금 청춘인 사람들에 대한 현실의 문제를 ‘어른의 눈’으로 ‘선생님으로 마음’으로 전하는 ‘그때 조금 더 준비해 둘 껄’에 대한 애뜻한 마음이 담겨있다. 

대한민국의 현재 청춘을 대변하는 말들이 ‘88세대’를 선두로 다양하게 존재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청춘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미래에 대한 ‘보이지 않음’, ‘불투명’에 공감한다. 무엇인가 하려고 해도 도무지 무엇을 해야 할지 짐작도 못하게 만드는 오늘의 현실이 그것일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저자가 청춘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의 출발이 아닌가 싶다. 하여 저자는 미래를 희망으로 가꾸기 위해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적절한 명언이 아니라 청춘들이 지금 당장 스스로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기 바라고 있다. 

저자가 규정하는 청춘은 ‘가장 화려하지만, 불확실성 속에 있으므로 버겁고, 어두운 시기가 바로 청춘이다. 그래서 너무 혼자 아파하지 말고, 불안하니까, 막막하니까, 흔들리니까, 외로우니까, 아프니까, 그러니까 청춘’이라며 그런 현실을 인정하라고 말하고 있다. 현직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애정 어린 눈으로 보아온 대학생들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알기에 가능한 말일 것이다.

청춘이 아파하는 현실의 공간에서 그 청춘들과 생활하는 선생님이기에 그가 제시하는 삶의 지혜는 현실적이다. ‘그대의 인생은 몇 시인가?’, ‘너라는 꽃이 피는 계절’, ‘바닥은 생각보다 깊지 않다’에서 현실을 바로 보게 하며 그 방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혼자 놀지 마라’, ‘그대의 선생을 찾아가라’, ‘일단 기차에 올라타라’고 이야기 한다. 그래도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거든 ‘그냥 가라’고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청춘이기에 가능하다는 말이다. 자식을 대하듯 청춘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내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어디 유명한 사상가나 철학자들이 내놓은 명구가 아니다. 그가 겪었고 우리 모두가 경험해온 그 바탕위에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아픈 청춘을 제대로 아파한 청춘만이 자신이 원하는 그 무엇을 성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픈 것은 청춘만이 아니다. 살아가는 동안 순간순간 아픔을 동반하기에 그 아픔의 빈도와 강도를 잘 조절할 수 있는 토대를 청춘시기에 만들어야 한다는 말로 이해된다. 지금 아파하는 청춘이 충분히 아파하는 동안 따스한 가슴으로 안아줄 ‘어른’, ‘선생님’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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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중문화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예술의 가치 중 하나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의 공감하는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점이 있다고 봅니다. 예술의 길을 오롯하게 걸어온 장인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우리 삶의  지평을 넓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전통문화, 무형문화재를 일궈온 장인들에 대한 이해와 그 삶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예술을 유혹하는 사회학  부르디외 사회이론으로 문화읽기 

인문학의 범주에 예술도 당당한 자신의 몫이 있다고 봅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깊이를 더해가는데 예술이 주는 영향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저자의 시각을 통해 예술이 지향하는 바를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책이내요. 

 

 

 

  

예술의 정신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예술에 대한 시각을 정립할 수 있도록 하는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혼란스럽고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가 많은 현실에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볼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대한민국 감성 사진여행지 

때론 한장의 사진이 주는 매력은 글로 담아낼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는 사진이 가지는 중요한 가치가 아닐까 합니다. 사진을 통해 우리나라의 매력적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고 감성을 키워갈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영건의궤 - 의궤에 기록된 조선시 건축 

우리의 문화재 중에서 조선시대 건축된 검물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건축물과 의궤라는 그림을 동시적으로 살펴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조선의 건축과 그림에 대한 이해의 넓힐 기회가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현대에까지 흐르고 있는 우리 조상들이 건축에 담고 싶었던 정신세계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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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 이야기 3 - 남방의 웅략가 초 장왕 춘추전국이야기 (역사의아침) 3
공원국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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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적 군주 - 초나라 장왕
역사의 어느 시기나 혼란스러운 상황은 존재한다. 이 혼란스러운 상황은 사람들에게 극심한 갈등을 겪게 하지만 한편으로 이 혼란은 새로움에 대한 도전과 이를 극복하는 지혜를 갖추게 하는 기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춘추전국시대 형성되었던 제자백가의 사상이 현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사람들의 삶의 지평을 넓혀주는 부분에 있어 유효한 것이 바로 그 반증이 아닐까?

중국의 역사 춘추전국시대를 살피는데 있어 반드시 주목하는 것은 영웅들의 이야기다. 이 영웅들이 혼란스러웠던 시대를 평정하고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을 살피는 것의 중심에는 영웅 못지않은 책사들의 활동을 살피지 않고서는 그 이야기의 전모를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늘 영웅과 책사는 한 몸처럼 따라 붙는다. 

이 책의 춘추전국이야기 세 번째 주인공은 초(楚)나라의 장왕(莊王)이 주인공이다. 중원에서 야만으로 업신여김을 당하던 초나라 사랑들이 어떻게 춘추 중기이후 패권을 장악해 가는가를 살피며 그 중심에 초나라의 장왕을 이야기하고 있다. 먼저 살폈던 제나라 환공이나 진나라 문공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서는 초나라 장왕의 힘은 어디에 있을까? 

주나라의 제후국에 만족하지 않고 중원을 향한 패권을 실현해가는 초나라의 관심은 당연 북방의 강한 나라 진(晉)나라였다. 진나라와 동맹을 맺든 전쟁을 벌이는 과정의 목적은 북방의 안정이며 그 진정한 목적은 동쪽으로의 확장에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간에 낀 약소국 정나라의 저울질 외교는 약소국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짧은 기간 광활한 지역을 통합하며 춘추시대 당당히 패권을 차지한 초나라의 힘은 과연 어디에서 연유할까?

그 힘은 저자는 초 장왕의 특징에서 찾는다. ‘코뿔소 관을 쓰고 화려한 수를 놓은 옷을 입고, 사냥터란 사냥터는 다 돌아다니고, 여자란 여자는 가리지 않는 호색한. 화가 나면 체면도 잊고 맨발로 뛰어나가는 다혈질에, 선봉에서 전차를 몰고 적진으로 뛰어드는 열혈남’으로 표현되는 초나라 장왕은 유가적 군주 제나라 환공, 법가적 군주 진나라 문공의 장점을 모아 놓은 군주로 보고 있다. 이 점이 그가 가지는 군주로써의 매력일 것이다.

또한, 초나라 장왕을 ‘노자와 사상적 형제’라고 평가하는 저자의 남다른 시각은 무척 흥미롭다. 패권을 향한 현실정치에서 노자의 사상을 그대로 실천할 수는 없지만 그가 행한 정치는 ‘정점에서 멈출 줄 알고’, ‘군주 역할의 요체인 바름(正)을 알고 실천’을 현실정치에서 실현한 곧 노자의 사상에 근거하고 있다고 본 점이다. 하여 초나라 왕을 ’도가적 군주’로 평하고 있다.

초나라 장왕이 이러한 정치를 실천하는데 결정적 역할은 바로 순숙오라는 인물에 있었다는 점을 주목한다. 제나라 환공에게는 관중이 있었고, 진나라 문공에게는 호언과 조최가 있어 패권을 차지할 수 있었듯 초나라 장왕에게 대붕의 날개 손숙오가 있었다는 것이다. 영웅 곁에 책사의 중요성이 다시금 대두된다. 이들 패자에 오른 군주들 모두는 인재를 알아보고 그 쓰임새를 명확히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치열한 열국의 각축과 흥망성쇠가 판치는 시대였지만 초나라의 장왕이 군주로 있는 시기까지는 그래도 인본주의적인 도의가 존재하던 시기였다. 목숨을 건 적과의 전쟁에서도 그러한 점이 유지되며 나라와 나라의 질서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엇이 이를 가능케 한 것인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는 점이다.

현대 사상의 원류가 춘추전국시대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시대를 글자 속에 묻힌 역사로 평가하기보다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역사로 다가오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라는 생각이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명확히 알고 미래를 희망으로 맞이하기 위한 과정으로 역사를 살피는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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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베버 - 세기의 전환기를 이끈 위대한 사상가
마리안네 베버 지음, 조기준 옮김 / 소이연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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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동반자가 본 막스 베버 
어떤 누군가의 일생에 대해 살핀다는 것은 그 사람의 무엇을 보고자 하는 것일까? 누구나 태어나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그 사람만의 독특한 업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역사가 기억하고 시간이 지나감에도 불구하고 그를 되살리려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은 개인으로써가 아니라 인류 공동체에게 남긴 역사적 역할이 분명하게 있기 때문이리라. 하여 옛말에 이르綬�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 않은가.

이 책 ‘막스 베버’는 독일의사회 과학자로 사상계를 이끈 위대한 사상가인 막스 베버(Max Weber, 1864.4.~1920.6)에 관해 그의 동반자이자 아내 마리안네 베버가 남긴 막스 베버의 일대기이다. 막스 베버는 독일의 법률가, 정치가, 정치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로, 사회학 이론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며, 사회학과 공공정책학 분야의 근대적 연구 토대를 마련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로 대학에서 연구 활동과 강의를 했으나 발병으로 인해 대학교수직을 그만두면서부터 전쟁에 직접 참여하는 등 저술활동과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참여하였다. 주요 논문으로는 ‘사회과학적 및 사회정책적 인식의 객관성’,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 등이 있다.

이 책은 바로 이 막스 베버와 일생을 함께한 부인 마리안네 베버에 의해 쓴 전기 ‘Max Weber-Ein Lebensbild’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가장 가까이서 삶을 함께한 사람에 의해 써진 이야기이기에 막스 베버에 대해 다양한 측면을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에는 막스 베버의 친가 및 외가의 가족사, 베버의 출생과 성장과정 그리고 학창시절의 이야기가 잘 나타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군 입대와 교유활동을 비롯하여 당시 사회적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다. 또한 학문적 업적을 이뤄가는 과정을 잘 알 수 있다.

한 시대의 앞날을 밝혀나가는 사회사상가의 업적뿐 아니라 그의 일상적인 생활 모습과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 등 인간적인 면모를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반가운 느낌이다. 역자가 머리말에서 지적했듯이 위대한 사상가의 사상을 이해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특히 한 권의 책을 통해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은 그의 성장과정에서 보여주는 인간적은 측면과 사상적 업적을 적절하게 조합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5장인 새로운 창조의 국면에 담고 있는 내용이 주목된다. 이 장에서는 베버의 사상과 인격, 논리학적 철학적 문제, 자연과학과 문화과학, 이념형 문제, 인식과 평가, 종교 사회학적 탐구 등 막스 베버의 사상 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이는 베버의 사상적 측면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막스 베버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는 일반 독자로서 그러한 학문적, 사상적 업적보다는 그의 일상생활 모습에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가는 모습이나 전형적인 부르주아지였던 아버지와의 갈등, 군대 생활의 엄격한 규율에 대한 불만, 병이 악화되어 더 이상 활동할 수 없을 때 좌절하는 모습, 조국 독일을 위해 참하는 모습이나 학문에서 의리를 지키는 등의 모습은 그가 이룩한 사상적 업적이 비추어 의외의 모습일 수도 있고 또 인간적인 모습이기에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정한 시대를 살다간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얼마나 그가 살았던 시대의 정신을 자신의 삶에 일치시키려 했는가의 여부에 의해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속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도 포함되겠지만 그것이 우선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막스 베버가 현대에 다시 주목 받는 이유가 그가 살던 시대의 혼란스러움에 대한 그의 대처방안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해법을 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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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영희 평전 - 시대를 밝힌 '사상의 은사'
김삼웅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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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른을 보내고 남은 자들의 사명
혼란스러운 시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게 만드는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은 ‘어른’이다. ‘어른’은 어둠을 밝히는 안내자이며 힘이 부칠 때 비빌 언덕이며 때론 넉넉한 가슴으로 안아주는 따사로움이다. 그래서 어른의 한마디는 제때 그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되며 이를 따르는 아랫사람들에게 위안과 희망이 된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 목소리만 높일 때 시비를 가리는 기준을 제시하는 사람이 바로 ‘어른’인 것이다.

내게도 마음속으로 ‘어른’으로 모시고 있었던 분이 있다. 세상을 이제 막 알아가기 시작하던 대학생활 초기에 대단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사람이다. 그 시절 세상을 향한 꿈을 피워가기 위해 거칠 것 없었던 생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안내자를 톡톡히 한 사람이다.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이라는 두 권의 복사본 책을 통해 만나게 된 사람이 바로 리영희다. 그를 통해 내가 살아가야 할 이 땅의 현실을 알게 되고 자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다고 본다. 이른바 존경하는 사람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을 수는 없으나 사람의 도(道)나 학문을 본으로 삼고 배우는 것을 이르는 사숙(私淑)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10년 12월 5일 그 어른이 세상을 떠났다. 우리 시대 지성인과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마지막 소식에 절망에 가까운 탄식을 토해냈다. ‘사상의 은사’, ‘의식화의 원흉’이라는 극과 극을 달리는 평가는 그가 살아온 삶의 모든 것을 대변하고 있다고도 보인다. 우상에 근접한 사람이었든 이성에 근접한 사람이었든 그의 존재는 범접하지 못할 무엇인가가 있었다. 이 책 ‘리영희 평전’은 그 어른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접하던 시기에 출간되어 그를 사모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더해주었다.

이 책 ‘리영희 평전’은 한 개인에 대한 평가를 우선한다고 하지만 우리 민족이 겪어 왔던 혼란스러운 우리나라 근현대가가 망라되어 있다. 일제침략시대, 6.25전쟁과 미군정, 그리고 이어지는 독재치하 우리나라 근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는 리영희의 일생이 바로 우리민족이 겪어왔던 굴곡과 직결된다는 점의 반증일 것이다. 민족의 운명을 가르는 굵직한 사건마다 그가 빠지는 일은 없었다. 태어나 자란 고장의 시대적 환경, 남쪽으로 내려와 보낸 일제침략 시대의 학교생활, 가난 때문에 선택했던 대학과 군 통역장교 시절 그리고 이어지는 언론사 기자 생활은 그로 하여금 우리 민족의 운명에 진한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필연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시대 순으로 살피고 있는 이 책은 언론인이과 대학교수로 활동하던 시기에 집중된 그에 대한 독재정권의 탄압으로 점철된 삶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심에 그가 발표한 각종 기사나 사회평론이 있었다. 외신기자 출신으로 누구보다 국제문제의 흐름에 민감했던 그는 우리 민족이 처한 상황을 세계정세의 흐름에서 빨리 파악할 수 있었다.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으로 한몫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글로써 뿐 아니라 현장을 지키는 파수꾼이었다. 이러한 그의 삶이 있었기에 같은 길을 가는 언론인, 교수, 지식인들에게 당당하면서도 거침없는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수차례에 걸친 투옥으로 인한 병마도 그의 민족에 대한 사랑은 그칠 줄 몰랐다. 정권이 바뀌는 동안 희망도 가졌고 그 가졌던 희망만큼 실망도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어른’으로써의 책무를 마다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병상에서 마지막 순간까지도 당면한 우리사회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않고 애정 어린 고견을 표현할 수 있었던 것도 이와 다름 아닐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미국의 노예정권이야. 그것도 사상 최악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그의 비판은 그가 떠난 이 시점에서 더 큰 울림으로 다가선다. 

‘리영희를 사상의 은사, 생각의 스승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그것은 그가 훌륭한 정보나 견해를 들려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우리를 생각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스승이란 우리에게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존재, 우리를 각성케 하는 모든 존재에게 부여할 수 있는 이름이다.’

이 말은 리영희 어른의 진정한 가치를 말해주고 있다. 시대를 밝히던 ‘어른’이 유명을 달리했다. 하지만 그 어른이 몸으로 보여준 지식인의 사명은 여전히 그대로 유효하다. 어른의 지위는 단지 나이로 말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가 가고 남은 자리에 우리 민족의 운명을 밝혀줄 또 다른 어른이 존재해야 한다. 이 시대 누가 그가 비워주고 간 어른의 지위에 오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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