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강화
이태준 지음, 임형택 해제 / 창비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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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글쓰기란 무엇인가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며 가슴에 담겨진 무엇인가를 표현하고 싶은 것의 반영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느낀 그 무엇을 그대로 표현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쓰는 세상의 언어로 다 담아낼 수 없는 인간의 감정의 미묘함이 있어 그렇고 훈련되지 않은 글쓰기의 미숙함이 그렇다. 무엇하나 글을 쓰는 자신의 마음에 흡족하지 않아 늘 망설이게 만드는 것이 글쓰기가 아닌가도 싶다.

이럴 때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무엇이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이 모든 글을 쓰는 사람에게 소망하는 바가 아닐까 한다. 그렇더라도 같은 것을 보고도 사람마다 다른 느낌을 가진 듯 글쓰기의 교본을 보고서도 글쓰기에 도움을 받기보다는 그 어려움을 더 할 때가 많은 것이 답답한 현실이다.

‘문장강화’ 이 책은 그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에게 ‘글’이란 무엇인가를 이해시키는데 아주 적절한 성격의 책이라는 느낌이다. 글쓰기 이전에 글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올바로 이해한다면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이 책은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음가짐에서부터 글이란 무엇을 담아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문장작법에서 문장과 언어, 운문과 산문, 다양한 문장 종류에 다른 차이와 글 쓰는 요령, 퇴고, 문체에 이르기까지 이미 발표된 글들을 예로 들어가며 비교검토하고 예로든 글이 가지는 매력적인 점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전달해 주고 있다. 막연한 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확실한 예시를 제시하고 그로부터 배워야할 무엇을 이끌어내고 있어 아주 실용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장점이 부가되어 보인다. 이 책에서 예를 들고 있는 예시문은 우리의 고전에서부터 현대에 발표된 다양한 작가들의 글을 포함하고 있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작가와 글이 많아 더 이해하기 쉽다.

‘우리에게 있어서 이론과 행동이 둘이 아니듯, 자기의 삶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표현하느냐 역시 하나로 통합되는 문제다. 그렇기에 문장이란 소홀해도 괜찮은 일이 아니요,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와 연관해서 고통해야 하고 그 공부에 정련까지 요망되는 것이다.’

조정래의 자전적 에세이인 ‘황홀한 글감옥’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듯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글이 담아내야 하는 것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글이 아닌가 싶다. 글은 단어의 나열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글 쓰는 사람의 정신과 삶이 온전히 투영된 한 인간의 정신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말이될 것이다.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여러 가지 것들 중에 기술적인 문제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가서는 어려움은 그 기술적인 문제가 더 크게 다가온다. 이는 본질을 벗어난 지엽적인 문제가 본질을 넘어서는 중압감으로 나서는 경우가 아닌가 한다. 한 줄의 글이 완성되기까지 수없이 고민한 결과가 그 글 속에 담겨야 하는 것이기에 이 점은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현대에 들어 자신의 감정을 글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개인들은 살아가는 동안 자신이 느낀 점을 스스로 정리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많아지는 것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닌가 한다. 자신 스스로를 비롯하여 다른 사람들과 이렇게 소통하고 싶어 하는 것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그런 사회상을 반영하여 글쓰기 교본이나 관련 교양서가 빈번하게 출간되고 있다. 이 책은 그런 글쓰기 교양서의 모범이 되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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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는 맨홀 2011-04-06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마음을 다른이에게 전달하는것이 쉽지 않네요. 말을 하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요. 글쓰기 교양서의 모범이 되는 책이라니 꼭 읽어 보고 싶습니다.

무진無盡 2011-04-06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정을 언어와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이 책에서 그 상황에 맞는 딱 그말을 찾는다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 더라구요.
 
<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벽화로 꿈꾸다
이종수 지음 / 하늘재 / 2011년 3월 

고구려 고분 벽화를 그림으로 이해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점이 새로운 시각으로 다가온다. 역사적 해석의 방식을 넘어선 작품으로 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지 자못 흥미롭다. 

 

 

 

그림 읽는 도서관
박제 지음 / 아트북스 / 2011년 3월

그림을 읽어준 책은 다양하게 발간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을 읽을 것인지에 대한 시각은 저자마다 다르기에 혼란스러울 때가 분명 있다. 또한 대부분 서양미술이 중심이지만 이 책은 동서양을 막라해서 그림을 통해 인류가 이룩한 문화를 읽어가는 점이 좋아 보인다. 

 

 

  

우리 시대의 미술가들
오광수 지음 / 시공아트(시공사) / 2011년 3월

이 책이 관심가는 것은 우리시대 우리나라 미술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이다. 미술하면 서양미술을 먼저 생각하는 현실에서 동시대를 살았던 우리 미술가들을 통해 한국 미술의 현주소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는 누구인가
전준엽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3월 

자화상은 분명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 예술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자화상이 그를 오롯히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 그 자화상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얼굴 모습뿐 아닐 것이다. 미술사에 코다란 족적을 남긴 예술가들의 자화상 멋진 테마가 아닌가 싶다. 

 

 

음악, 삶의 소리를 듣다
김종철 지음 / 21세기북스(북이십일) / 2011년 3월  

모든 학문의 완성은 음악으로 귀결된다는 말이 있다.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가? 음악이 인간의 본성의 소리를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기에 가능한 말이라 생각된다. 우리음악부터 서양음악, 대중음악에서 클레식까지 다양한 음악을 통해 소리가 주는 진한 감동을 느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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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는 맨홀 2011-04-03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경왔습니다. 다양한 책들이 담겨 있네요. 제가 보지 못했던 책 정보까지 잘 보고가요.
 
시어도어 분 - 소년 변호사의 데뷔 시어도어 분 1
존 그리샴 지음, 신선해 옮김 / 문학수첩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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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청소년 시절로 돌아가게 만드는 유쾌함
때론 작가와 독자가 책 속에서 사건을 두고 머리싸움을 할 때가 있다. 대부분은 작가 스스로 머리싸움의 우위에 서 있지만 꼭 모두 그렇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이런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책이 스릴러나 추리, 탐정소설 또는 법정소설이 아닌가 싶다. 이런 소설들의 성공 여부는 그 머리싸움을 얼마나 치밀하며 흥미롭게 이끌어 가느냐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그러한 흥미로 나를 사로잡았던 사람이 셜록 홈즈였다. 그 후 한동안 접하지 못했는데 아주 유쾌한 이야기를 만났다.

‘시어도어 분’은 법정소설의 대가 존 그리샴의 작품이라고 한다. 고작 13살인 소년을 주인공으로 법정소설을 구성한 했기에 심각한 장면을 그려가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되었다. 아마도 독자층을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아직 여리지만 관심분야인 법 관련 분야에선 독보적인 두각을 나타내는 시어도어 분은 반 친구들의 법률 상담을 무료로 해주며 해결책까지 제시해주기에 나름 유명인이다. 그러한 상황을 즐기기까지 한다. 그런 시어에게 어느 날, 훌리오라는 같은 학교 후배가 어느 날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주변 골프장에서 일하는 자신의 사촌형 바비 에스코바르가 사건 현장을 목격했으며, 그로 인해 불법체류자인 자신의 처지가 어렵게 되었다고 자문을 구하며 그 사건과 얽히게 된다. 관심 있는 사건에다 학교 후배의 형을 구하기 위해 사건의 한 가운데로 뛰어들게 된다. 

‘부자 동네’ 웨이벌리 크리크의 한 골프코스에 인접한 곳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지역 사회의 커다란 이슈로 등장하고 당연히 시어 역시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재력가인 여성의 살인자로 그녀의 남편이 지목되고 법정에서 심리를 통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고 있다. 시어는 심리적으로 남편이 범인이라 생각하지만 법리상 추정 일뿐 증거가 없었다.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던 법원 심리가 홀리오의 사촌형의 등장으로 긴박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그 와중에 삼촌과 부모까지 가세하여 판사를 설득하고 지금까지의 법정심리를 무효화하기에 이른다. 사건의 종결이 아니라 중요한 증인의 빠진 상황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것이 시어의 활약상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잡는 멋진 탐정을 꿈꾸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은 잊고 사는 청소년 시기 꿈 많은 시절로 돌아가게 만드는 유쾌함이 있다. 이미 어른이 되어버렸고 청소년 법정 소설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않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이 보여주는 재기발랄함이 재미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선 듯 자신의 가진 특기를 발휘하여 도움을 주면서 미래 어른이 되어서 활동한 공간을 미리부터 경험하는 모습이 밝고 희망에 찬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어 따스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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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사람 마음을 한없이 풀어 놓는다.
하여, 책과 노는 시간이 줄어들기 마련이지만
버릇처럼 책을 잡는 것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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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0(2011-3-2) 그림, 문학에 취하다
고연희 저 | 아트북스 | 2011년 01월

11-051(2011-3-3) 단원 김홍도
오주석 저 | 솔 | 2006년 08월

11-052(2011-3-5) 유가철학 이야기 100
황지위, 왕혜천 공저 | 김소연 역 | 서책 | 2011년 02월

11-053(2011-3-6) 이별 리뷰
한귀은 저 | 이봄 | 2011년 01월

11-054(2011-3-7) 책 읽어주는 책 북멘토
책을 좋아하는 사람 저 | W-Book | 2011년 01월

11-055(2011-3-8) 미학 오디세이 1
진중권 저 | 휴머니스트 | 2003년 11월

11-056(2011-3-11) 미학 오디세이 2
진중권 저 | 휴머니스트 | 2003년 11월

11-057(2011-3-11) 미학 오디세이 3
진중권 저 | 휴머니스트 | 2003년 11월

11-058(2011-3-12) 대한민국 낭만 기차 여행
박정배 글, 사진 | 열번째행성 | 2010년 08월

11-059(2011-3-14) 그리고 투명한 내 마음
베로니크 오발데 저 | 김남주 역 | 뮤진트리 | 2011년 03월

11-060(2011-3-14)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나만의 첫 책쓰기
양정훈 저 | 판테온하우스 | 2011년 02월

11-061(2011-3-16) 편지로 읽는 슬픔과 기쁨
강인숙 저 | 마음산책 | 2011년 02월

11-062(2011-3-18) 크로아티아 블루
김랑 글, 사진 | 나무수 | 2011년 02월

11-063(2011-3-21) 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
한명식 저 | 청아출판사 | 2011년 01월

11-064(2011-3-21) 독일인의 사랑
막스 뮐러 저 | 차경아 역 | 문예출판사 | 2005년 02월

11-065(2011-3-22)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
토니 주트 저 | 김일년 역 | 플래닛(Planet) | 2011년 02월

11-066(2011-3-23) 어설픔
이기웅 저 | 조화로운삶 | 2011년 03월

11-067(2011-3-24) 개념사란 무엇인가
나인호 저 | 역사비평사 | 2011년 01월

11-068(2011-3-25)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오주석 저 | 월간미술 | 2009년 04월

11-069(2011-3-26) 조선팔천 朝鮮八賤
이상각 저 | 서해문집 | 2011년 03월

11-070(2011-3-27) 파우스트
J. W. 괴테 저 | 정광섭 역 | 홍신문화사 | 2011년 03월

11-071(2011-3-28) 그림, 문학을 그리다
북촌미술관 저 | 종이나라 | 2006년 11월

11-072(2011-3-29) 퇴계 VS 율곡
김영두 저 | 역사의아침 | 2011년 03월

11-073(2011-3-30)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원영 저 | 불광출판사 | 2011년 03월

11-074(2011-3-31) 길은 여기에
미우라 아야코 저 | 정성국 역 | 홍신문화사 | 2011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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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강제하는 책읽기
생각도 못한 기회가 왔다.
한 출판사에서 새롭게 발행하는 고전문학 시리즈가 그것이다.
쉽게 읽히는 책은 쉽게 손에 들수 있지만
어렵게 느낀느 책은 스스로를 강제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는 것 같아
외부적 압박이 가해지는 경우를 스스로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접하게된 책이 때론 소중한 기억으로 자리잡곤 한다.
3월이 바로그런 기회가 많은 시간이었다.

그림, 문학에 취하다
단원 김홍도
미학 오디세이 1, 2, 3
어설픔
이 사랑한 우리 그림
길은 여기에


기억에 남는 책이다.
특히, 오주석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이 좋다.
어설픔 또한 저자의 정신세계에 강한 공감을 하게 된다.
책은 언제나 설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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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여기에 홍신 세계문학 4
미우라 아야코 지음, 정성국 옮김 / 홍신문화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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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구름 위에는 언제나 태양이 있다
한 인간에게 종교가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 굳이 중세 기독교의 시대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종교라는 이름아래 보여주는 오늘날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는 무엇이 있다.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에게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것이 목숨일 것이지만 그 하나밖에 없는 목숨까지도 내 놓을 수 있는 것이 종교가 아닌가 싶다. 순교라고 이름 붙이지 않을지라도 종교 안에서의 삶이 어떨지 그저 짐작만할 뿐이지만 사람에 따라 대단히 큰 작용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길은 여기에’라는 한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통해 종교가 가지는 긍정적인 의미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빙점’의 작가로 잘 알려진 저자 미우라 아야코(三浦綾子, 1922년 4월 25일-1999년 10월 12일)다. 저자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리 길지 않은 삶 속에서 무려 13년간 긴 투병생활을 했다. 그것도 누워서 천장만 바라봐야 하는 중환자로 말이다. 그가 종교생활 속에서 만난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 내놓고 있는 것이 이 책이다. 1946년 빙점 이후 1999년 사망할 때까지 다양한 창작활동을 벌렸다. 주요작품으로 ‘길은 여기에’. ‘이 질그릇에도’, ‘살며시 생각하며’ 등 다수가 있다. 

저자는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 되기 전까지 순조로운 삶을 살아가며 교사로 활동하게 된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주어진 교사로써의 임무를 성실하게 해가던 어느 날 패전 소식을 접하고 미국이 진주한 이후 달라진 학교생활 속에서 교사의 책임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7년간의 교사생활을 마감한다. 패전의 혼란스러운 상황과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에 의해 결혼이라는 현실안주를 택하고 약혼하는 날 발병으로 그마저 포기하고 만다. 이후 병을 치료하는 과정은 삶을 포기할 만큼 좌절과 절망 등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자신이 믿었던 세계가 무너지는 혼란 속에 인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허약한 존재인지를 실감하며 회의주의에 빠져 그녀는 삶의 목표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런 저자에게 전혀 새로운 길을 안내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마에카와 다다시라는 사람으로 어린 시절 친구이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크리스찬이었다. 그는 자신을 포기한 삶을 벗어나 진지하게 살라며 충고하며 삶에서 희망을 발견하기까지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이며 삶의 의미였던 그마저 병으로 인한 죽게 되지만 그 절망에서 벗어나는 것은 그가 보여주었던 사랑의 힘이었고 이후 삶을 포기하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이후 죽은 마에카와 다다시와 너무도 닮은 미우라 미쓰요를 만나 건강을 회복하고 결혼에 이르는 과정이 담겨있다.

‘길은 여기에’를 읽으며 종교 안에서 살아가는 작가의 이야기보다는 투병의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 그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간관계 그리고 저자 미우라 아야코의 사랑이야기에 중심을 두고 보게 된다. 이런 관점으로 바라본 이 자전적 이야기는 우선 교사생활을 끝내고 발병하기까지의 과정과 발병하고 한 남자를 만나 사랑을 가꿔가는 모습과 그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후 새로운 사람을 만나 결혼에 이르는 과정 이렇게 구분하고 보게 되었다. 

‘나는 관능적이면서도 정신적인 깊은 사랑 없이는 살아가지 못한다. 만일 깊은 사랑이라면 육체적인 사랑은 없어도 좋다. 그러나 육체만의 사랑은 싫다. 이것은 내 관능이 아직껏 깨지 않고 잠들어 있기 때문일까. 어쨌든 나는 지知 정情 의意의 깊고 풍요로운 것을 구한다.’
 
저자가 인간의 본성인 사랑을 구하는 절대적인 기준이다. 그렇기에 두 남자를 사랑하는 과정이 자신의 기준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자신의 과거를 이렇게 담담하게 그려갈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병중에서도 나약해지는 마음을 다스리고 자신과 세상의 올바름에 대한 추구는 종교로부터 얻은 힘이 크다고도 보이지만 한 인간이 가지는 의지나 정신적인 힘의 깊이로 보고 싶다. 13년간 길고도 긴 투병생활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고통과 좌절 속에서도 찾고자 했던 사랑에 대한 믿음 때문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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