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경제학 - 실제 하버드대 경제학과 수업 지상중계
천진 지음, 최지희 옮김 / 에쎄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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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강단에서 현실정치에 이르기까지 경제정책에 대한 이해를 넓히다
미국의 금융가에 닥친 위험은 미국만의 위기가 아니다. 세계화를 추진하는 모든 나라들과 기업들 특히, 한 금융기업의 위기는 그 기업의 몰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의 금융계, 기업, 한 나라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트린다. 이는 모든 사람들의 생활 경제로 이어지며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기에 이른다. 이토록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경제흐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파장이 몰고 올 파고의 영향에 대해 그리 민감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경향성이 있다. 무엇 때문일까? 

사람들의 모든 생활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지만 자신과는 별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는 경제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가며 누리는 모든 생활부분에 걸쳐 영향을 미치지만 자신과는 상관없는 듯 살아가는 것과 다르지 많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어디에서 출발했던지 상관없이 경제학은 그저 학문하는 학자나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곳에 국한된다는 생각이 그 출발일 것이다. 최든 몇 년 사이에 벌어진 각종 금융 사고를 통해 현실의 문제로 인식하는 계기가 있었지만 여전히 현실감으로 느끼며 대처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모습이다.

이런 우리의 현실에서 경제학에 대한 관심과 그 현실적인 작용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책을 만났다. 세계 최고의 대학인 하버드대학의 경제학과 수업을 청강한 저자의 강의 기록을 바탕으로 해서 발간된 책이다. 저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보다는 강의가 진행되는 내용에 충실한 기록에 근거하여 ‘세계화와 미국 경제의 현황 그리고 국제경제학과 경제위기 등 경제 이슈 전반에 대한 내용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저자인 천진(Chen Jin,陳晋)은 중국에서 출생하여 미국으로 유학,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다 사회과학 쪽으로 관심의 영역을 넓혀 경제학을 복수 전공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하버드대학 비즈니스스쿨 연구원, ‘월드타임스’의 기자와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로는 경제, 사회문제와 공공정책부분이다. 중국 경제 전문사이트 차이신왕財新網의 보스턴 특파원으로 활약하면서 ‘하버드대 이야기’라는 블러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은 강의를 기록한 책으로 강단에서 강의와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학자뿐 아니라 현실 정치에서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했던 관료 출신 강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미국의 현실 경제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글로벌 경제위기나 환율, 환경,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 등 각 이슈에 대한 교수들 간의 제각기 다른 분석과 진단을 만날 수 있다.

다른 사회과학을 비롯한 인문학에 대해 어려운 학문이라 쉽게 접근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경제학 원리부터 세계 경제의 핫이슈까지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쓰여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책에 수록된 주요 교수진으로는 ‘맨큐의 경제학’으로 유명한 맨큐 교수를 비롯해 백악관의 재무부장관, 국가경제회의 위원장, 하버드대 총장 등을 역임한 서머스 교수, 역시 정부 경제 핵심 요직을 거친 세계적인 경제학자 펠드스타인 교수가 있으며 이들의 강의를 순서대로 기록하고 있다. 그렇기에 책 속에만 존재하는 경제학이 아닌 현실 경제학이 어떻게 정치와 결부되고 집행되는지를 실제 미국정부의 정책에 깊이 관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심이어서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하버드대학이라는 프리미엄에 기대는 내용이 아니라 경제학의 원론과 현실정치의 정책 그리고 이것이 현실에서 이뤄지는 과정을 통해 경제학에 대해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보여주고 있어 경제학을 전공하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한 경제서적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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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자와 유키치의 아시아 침략사상을 묻는다
야스카와 주노스케 지음, 이향철 옮김 / 역사비평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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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역사적 인물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사람은 자신이 보고자 하는 것만 본다.’는 말이 실감나는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을 두고 엇갈리는 평가를 하게 되는 이유가 분명하게 있을 것이다. 누가, 무엇을 보고자 하는가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지는 평가를 두고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인지 의문이다. 더욱 힘을 가진 권력자에 의해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평가되는 경우라면 한 사람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아닐 것임은 자명하다 할 것이다. 하여, 역사를 평가할 때 누가 무엇을 보고자 하는 것인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동아시아의 지난 역사에서 빠트릴 수 없는 일은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자행된 제국주의적 침략전쟁일 것이다. 군국주의 일본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아시아 여러 나라를 침략하고 약탈했던 분명한 사건은 시간이 흘러가면서 흐려지는 경향성이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한 전후 처리과정이 남아 많은 아시아 국가의 국민들에게 아픈 상처로 남아있다. 그 침략 전쟁의 중심에 서 있던 한 사람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리하는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 사람은 바로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ふくざわゆきち, 1835년 1월 10일 - 1901년 2월 3일)다. 

‘후쿠자와 유키치’는 오사카에서 태어나고 도쿄에서 사망하였다. 일본 개화기의 계몽 사상가이자 교육가, 저술가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일본의 고액권 화폐에 초상화가 실려 있을 정도로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평가되어져 왔다. 특히, 우리나라와 관련해서 조선 개화기의 사상가 유길준, 윤치호 등의 스승이자 한국 개화파에 영향을 준 인물이라고 한다. 그에 대한 일본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평가는 대단히 우호적인 인물로 되어 있으나 이는 일본 내 극우주의자들에 의해 의도된 평가라는 해석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들에서도 그의 행적을 근거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며 그가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후쿠자와 유키치’는 젊은 시절 외국을 다니며 보고 들었던 것을 비탕으로 일본으로 돌아와 ‘천황을 중심으로 국력을 결집시켜 아시아를 집어삼킨 뒤 서구열강과 겨루겠다는 포부가 무엇보다 앞섰다. 그러기 위해 “가장 긴요한 일은 전국 인민의 머릿속에 국가의 사상을 주입시키는 것”이었고, “일국의 인심을 흥기하여 전체를 감동시키는 방편으로는 외전(外戰)에 필적하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이러한 그의 시각은 필요에 따라 시의적절 하게 다른 표현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조선은 본래 논할 가치도 없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당면의 적은 지나이기 때문에 우선 병사를 파견해 경성에 주둔 중인 지나 병사를 몰살하고, 바다와 육지로 대거 지나에 진입해 곧바로 북경성을 함락시켜라.’

이 책 ‘후쿠자와 유키치의 아시아 침략사상을 묻는다’는 바로 ‘후쿠자와 유키치’에 대한 현재적인 평가와 이러한 평가가 무엇이 잘못되어 있으면 어떻게 그러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었는지에 대한 개관적인 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한 평가의 근거로 제시되는 것은 무엇보다 확실한 증거로 볼 수 있는 그의 발언과 저작물들이다. 우선 저자의 한국판 서문에서 한국 내에서 평가되는 ‘후쿠자와 유키치’에 대한 ‘근대화의 아버지’라는 인식의 문제점을 이야기 한다. 왜 이런 평가가 가능했을까? ‘조선 인민을 위해서 그 나라의 멸망을 축하한다.’라는 식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의 본성을 숨기지도 않았던 사람인데도 말이다.

저자의 시각으로 본다면 일본 내에서 ‘후쿠자와 유키치’는 전후세대의 사상가들이 전쟁과 패전으로 얼룩진 시대를 넘어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후쿠자와 유키치에게 ‘자유주의자’라는 환상을 덮어씌우고, 그 이미지를 뒤흔들 만한 발언은 외면한 채 오로지 입맛에 맞는 문구들만 주목해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평가가 정당하지 못함을 인식한 저자는 진정한 후쿠자와의 참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그의 텍스트들에 정면으로 도전한 결과물이 이 책이다. 

저자가 참고한 ‘후쿠자와 유키치’의 행적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는 부분을 살펴보면 그의 사상과 행동이 어떻게 유지되고 발현되었는지 잘 알 수 있다. 저자가 본문에서 언급한 일련의 말들에 대한 정확한 증거를 찾아 볼 수 있도록 독자를 배려한 마음이 보이는 부분이다. 

현대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평가를 받는 사람이 있다. 박정희 전직 대통령으로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에 이어 민주주의를 말살한 독재자로 서로 엇갈리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다. 이 사람 역시 누구 무엇을 보고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평가를 받는다. 진실은 어떻게 하더라도 밝혀질 수박에 없는 것임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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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금사랑방에서
첫 공연 봉사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전남 화순군 죽청리 마을회관에서 열리는
마을 노인 경로위안잔치에 참석하여
즐거운 시간 함께 하였습니다.
















마을 어르신 분들과 즐거운 마음 나눔이 있어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죽청리 마을 부녀회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모든 공원 일정이 끝나고
대금사랑방 회원분들이 한자리에 모여
봉사 공연 나들이에서 느낀 
뿌듯함을 안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입니다.

소리와 대금 그리고 못진 장단이 어룰리는
풍류의 한마당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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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축복입니다
숀 스티븐슨 지음, 박나영 옮김 / 쌤앤파커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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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에 비추어 내 존재의 가치를 밝히다
자신이 태어나면서부터 갖게 되는 신체에 대해 사람들은 얼마나 만족하며 살까?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는 경향성이 있다 보니 현대인들에게 외모가 중요한 것으로 대두된 지 오래되었다. 미용성형의 문제는 사회적으로 이제 용인하는 수준을 넘어 권장하는 분위기까지 보여 새삼스럽게 자신의 외모를 두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흔한 일이다. 그렇다면 태어날 때부터 문제가 있는 외모를 가진 사람들은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주변에는 날 때부터 신체적 한계를 가진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그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일반인들과 다른 외모도 한 몫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신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편견과 위축되는 스스로를 이겨내고 당당하게 한 인간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리라.

여기 그런 사람이 한 명 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골성형주전증’이라는 희귀병을 안고 차라리 죽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의사의 권고를 받았다. 성장과정에서 실제로 200번이 넘게 뼈가 부러졌으며 걸을 수도 없는 몸으로 평생 휠체어에 의지해야하는 신세로 키 90Cm에 몸무게 20Kg도 되지 않은 사람이다. 이런 몸의 숀 스티븐슨(Sean Clinch Stephenson)은 외모로 평가받는 세상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하는 숀은 거대한 사람으로 기억된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기억되게 만들었을까?

바로 이 책 ‘당신이 축복입니다’는 숀 스티븐슨이 태고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세상과 당당히 맞서며 자신만의 삶을 개척해온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의 한 몸 추스르기도 벅찬 숀이지만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남자’라고 소개한다. 무엇이 있어 스스로 그러한 자신감과 당당함을 가질 수 있을까? 일반인과는 비겨도 할 수 없는 한계를 가진 몸이지만 좌절하는 자신을 끊임없이 다독이며 세상의 편견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그런 아이를 낳고도 좌절하지 않았던 부모가 있었다. 숀이 성장하는 동안 아픈 마음으로 지켜왔을 그 부모는 보통을 넘어선 의지와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었다고 보인다. ‘없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하기 보다는 자식이 가진 것을 보게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상으로 당당히 걸어갈 수 있는 용기를 준 사람들이다. 오늘의 숀 스티븐슨이 있는 가장 큰 힘이 그의 부모였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뼈가 부러진다는 것을 뻔히 알지만 하고 싶은 것은 주저 없이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진 숀 스티븐슨은 평범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이럴게 생겼을까? 하는 자책에 빠지기 일쑤인 사람들에게 외모는 나와 다른 사람들 사이의 차이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이렇게 남들과 다른 점이 자신을 드러내는 당당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 숀은 스스로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숀은 자신이 살고 싶은 그 모습에만 집중하고, 최고의 피트크루를 곁에 두며, 마음의 정원에 쓰레기를 남겨두지 않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자신의 삶을 응원했다. 그의 삶은 ‘그 존재만으로도 축복’이라는 말로 대표되며 그가 말하는 이야기들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 등에서 볼 수 있는 보통의 이야기가 아닌 직접 경험하고 그 안에서 체득한 삶의 지혜이기에 정상인의 몸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강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외모뿐 아니라 사회적 환경에서 태어나면서 가진 것이 부족한 사람들은 무엇을 희망으로 삼아 살아갈까? 숀 스티븐슨은 자신의 삶을 통해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나만의 진정 힘이 무엇인지를 성찰하게 만들어주는 따스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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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몽혼 휴먼앤북스 뉴에이지 문학선 8
조두진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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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으로 남은 여인의 마음
한때, 시인의 눈으로 본 세상이 참으로 좋아 보였다. 같은 시공간에서 같은 것을 보지만 시인은 자신만의 독특한 언어로 세상을 담아낸다. 시인만이 아니다. 그림이든 음악이든 예술을 하는 사람의 가슴으로 담기는 세상은 분명 나와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다. 무엇이 다른 것일까? 

몽혼(夢魂)의 저자 조두진은 ‘시인’에 대한 규정을 시 쓰는 사람만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일상과 별 관계없어 보이는 무엇을 생각하는 사람, 무지개 혹은 이상을 좇는 사람은 누구나 시인의 범주에 포한될 것이다.’라며 세상을 따스한 가슴으로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린 시인의 세계를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나도 시인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몽혼은 시인에 대한 이야기다. 사대부 남성 중심의 조선이라는 사회에서 여성으로 그리고 시인으로 살아갔던 사람의 행적을 추적하고 시대와 화합하지 못했던 여성 시인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조선시대에 여성 시인으로 이름을 남긴 사람들은 몇몇이 있다. 신사임당, 허난설헌, 황진이, 매창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나름대로 현대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하지만 기록에 남지 않아 알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그들 중 한 사람이 이옥봉이라는 실존 인물이다.

이옥봉은 현감과 관기 사이에서 태어난 서얼이다. 아버지의 보살핌으로 기생으로써의 삶에 필요한 음악이나, 춤, 악기를 배우기보다는 책을 읽고 시 짓는 공부에 흥미를 보인다. 어린 나이 양반과 결혼하지만 1년도 못되어 남편이 죽고 본가로 돌아와 지낸다. 어버지의 벗들 시화 모임에 나가 시 짓는 솜씨를 발휘하며 평생 잊지 못한 운명의 남자 조기원을 만난다. 둘은 시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는 벗이 되지만 ‘시대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조기원으로 인해 이옥봉은 불우한 운명에 처해질 수밖에 없었다. 시인의 삶과 여인의 삶 중 하나만을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조기원에게 당당하게 자신은 둘 다의 삶을 살아갈 것이라 선언하며 앞날을 내다볼 수 없는 가혹한 처지에 처하게 되고 결국, 자신이 지인 시를 온몸에 감은 모습의 사체로 강물에 떠내려 온다.

‘네 재능이 너의 무덤이로구나. 내가 너를 그렇게 키웠구나. 내가 세월을 보지 않고 너의 재능만 보았구나.’

몽혼은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사회는 임진왜란을 겪는 조선 선조시대다. 여성의 지위가 용납되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 양반의 여식에게는 더 없는 편견이 팽배했던 사회였기에 문화 예술적 소양이 있었던 대부분의 여성은 기생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야 했던 시대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야 할 것이다.

‘선다님 아시는지요? 여자를 기다리게 하는 것은 비 개인 뒤에 뜨는 무지개가 아닙니다. 윤기 나는 입들이 늘어놓는 백가지 약속이야 어찌되든 무관합니다. 내 손을 꼬옥 잡아주던 감촉, 그 손을 타고 전해지던 온기, 나는 그날 밤 마주 잡았던 손의 온기로 지금 살아가는 것입니다.’

시대의 한계에 갇혀 사랑하는 여인을 억압해야 했던 남자와 님을 향한 사랑과 시문의 매혹, 어느 쪽도 버릴 수 없었던 여인의 삶을 통해 작가가 추구하는 관심사인 ‘시가 일상의 발목을 잡고 일상이 시의 목을 옥죄는 충돌의 과정을, 시인과 일상인의 삶이 빚어내는 서글픈 비애’를 섬세하며 애달프게 그려내고 있다. 이옥봉의 삶은 우리가 익히 아는 허난설헌의 삶과도 닮아있다. 시문에 대한 제주가 그 시대를 살았던 남성들보다 뛰어났지만 사회에서 그리고 남편에게 인정받지 못한 기구한 운명이 그것이다. 그들은 가슴 절절한 시문으로 우리에게 기억되는 사람이다.

작가는 시인에 대한 규정을 내리며 일상과 시의 불화를 이야기하고자 했다. 일상의 현실적 조건에 부합하지 못하는 이상의 실현은 늘 벽과 부딪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언제나 존재해 왔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불협화음이 있었기에 우리는 뛰어난 문학작품을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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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여호 2011-05-23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찾던 책이네요....이름없이 살다간 사람들의 글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