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초롱
보기 전에는 실물을 한번 보고 싶고 보고 난 후에는 실체를 봤기에 더 보고 싶은 꽃이 있다. 매년 먼 길을 나서는 이유다.

참 귀한 꽃이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우리나라 특산종이며 분포지가 한정되어 있고 설악산이나 태백산 등 높은 산에서나 자라니 쉽게 볼 수 없다.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꽃 모양이 청사초롱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특유의 청보라색이 확실하게 마음을 사로잡는다.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그꽃이다.

귀한 꽃을 벗의 부름에 함께 볼 수 있었다. 초롱불 밝히듯 맑고 밝아 더 따스한 희망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 꽃이 전하는 위로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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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앉은부채
꽃 찾아 다니다 만나는 자연의 신비스러운 것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이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한동안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은 당연하고 오랫동안 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습기 많은 여름에 핀다. 작은 크기로 땅에 붙어 올라와 앉아있는듯 보이며 타원형으로 된 포에 싸여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앉은부채라는 가부좌를 틀고 앉은 부처님과 닮아서 ‘앉은부처’라고 부르던 것이 바뀐 것이라고 한다.

애기앉은부채는 앉은부채와 비슷하나 그보다 작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앉은부채는 이른 봄, 눈 속에서도 꽃이 피는 반면 애기앉은부채는 고온다습한 여름이 되어야 꽃이 핀다.

자생지가 많지 않고 더러는 파괴된 곳도 있기에 앞으로 얼마동안 볼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귀함을 알기에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그 귀함을 모르기에 무참히 파괴되기도 한다. 이 자생지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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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늘꽃
숲길을 걷다 미세한 차이로 달라진 무엇이 있다면 멈춰서 확인한다. 그 차이는 색깔이나 모양, 크기 등 주변과 구별되는 무엇이 있어 가능한 일이며 다년간의 경험에서 배운 바가 있어서 가능한 것으로 이해한다.

이 꽃 역시 그렇게 세심한 관찰을 요구하는 특별히 작은 크기의 꽃이다. 작다고 하지만 확실히 존재를 드러내기에 이름을 불러줄 수 있다. 자세히 보면 예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키는 꽃이기도 하다.

돌바늘꽃은 연한 홍색 또는 흰색으로 피며 전국 각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바늘꽃은 꽃이 진 뒤 씨방이 마치 바늘처럼 가늘고 길게 자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돌바늘꽃은 전체에 가는 털이 나고 줄기는 곧게 서며 가지를 친다. 그것이 그것같아 구별이 쉽지 않다.

주로 지리산 노고단 길에서 만났던 것을 올해는 멀리 금강초롱 보러간 화악산에서 눈맞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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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동자꽃

간혹 올라오는 사진을 보면서 때가 되면 만날 수 있으리라 여긴 꽃들을 하나 둘 눈맞춤하게 된다. 억지를 부리지 않고 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하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기에 늘 꽃빚을 지고 산다.

강렬하고 날렵한 인상을 사진으로 익혀둔 터라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풀숲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지만 숨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깊게 갈라진 꽃잎이 제비꼬리를 닮아서 얻은 이름인지도 모르겠다.

선자령이라고 했다. 급한 발걸음에도 불구하고 넉놓고 볼수 있어서 고마운 시간이다. 제철을 지났지만 간혹 이렇게 늦게 핀 꽃 덕분에 처음으로 눈맞춤 하는 기회도 만난다.

꽃나들이는 늘 이렇게 행운이 따른듯 싶으나 그 내면에는 꽃벗의 수고로움이 있다. 그 수고로움은 꽃이 전해준 마음과 다르지 않아 꽃보듯 벗을 보는 마음들이 꽃처럼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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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질빵
식물의 이름은 식물이 사람들의 일상에 어떤 내용과 형식으로 관련이 되어 있는지를 잘 알려준다. 하여, 식물의 이름만으로도 선조들의 풍속과 삶의 모습의 단면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며리와 시어머니 사이의 얽힌 갈등 관계를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배꼽, 며느리밥풀 등과 같은 식물에서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장모와 사위의 관계를 보여주는 식물이 이 사위질빵이다. 질빵은 짐을 질 때 사용하는 멜빵을 말한다. 곧 사위의 멜빵이라는 의미가 된다. 장모가 사위를 아끼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한여름 덩굴로 다른 나무나 의지할 것에 기대서 무성한 꽃을 하얗게 피운다. 네장의 꽃 받침잎을 배경으로 무수히 많은 꽃술이 있다. 꽃이 흔한 시기에 피는 꽃이라서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다가 늦가을 작은 씨앗 끝에 깃털을 단듯 한 독특한 모습의 열매에 주목하게 된다.

사람 관계에 얽힌 갈등관계를 해학적으로 담았다고 보여지는 사위질빵이라는 이름에서 '비웃음'이라는 꽃말이 나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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