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개승마
때맞춰 보지만 그렇다고 딱히 주목해서 갈무리하지도 않는다. 같은 시기에 피는 다른 꽃에 밀리기 때문이다. 꽃이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닌 것은 어쩔도리가 없다.

노고단을 오르며 수없이 만나는 꽃이다. 무리지어 핀 모습도 홀로 피어 숲에 불을 밝히듯 환하게 웃는 모두 넉넉함을 주기에 그 풍성함이 좋다.

"채취한 어린 순을 말린 것은 ‘삼나물’로 불리며 식용에 쓰이는데, 삼나물이라는 이름은 인삼처럼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고 잎 모양이 삼을 닮아서 붙은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나물로 먹는다기에 지난 봄 뜰에 심었는데 다른 것에 가려서 꽃도 보지 못했다. 자두나무 그늘 아래 텃밭으로 옮겨야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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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버려야할 때가 있다. 식물이 본체를 살리기 위해 특정한 가지를 선택하고 영양공급을 중단해 고사시키듯 과감히 버려야할 때가 있다. 극단적인 선택이 이에 해당한다.

사람의 사귐에서도 이와 다르지 않다. 보다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덜 중요한 것은 뒤로 미루거나 때론 포기해야 한다. 모든 것을 다 손에 쥐고 갈 수 없을때 무엇을 버려야 할까?

이는 무엇을 지키고자 하느냐에 달렸다. 잘 살펴서 사귐의 본질을 파괴하는 것은 버려야 한다. 사소한 욕심을 부리거나 지엽적인 문제에 집착해 본질을 무너 뜨려서는 안된다. 무엇을 버려야 할지 그것을 감지하는 이는 바로 자신이다.

노각나무의 꽃이 지고나서도 나무의 품을 벗어나지 못했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몸부림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무의 품에 포근히 안겨 빛을 받은 지금이 화양연화가 아닐까.

본질이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엄습하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당신과 나란히 걷기 위해 난 무엇을 버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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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잎종덩굴
여기 어디쯤인데ᆢ. 비슷한 때 같은 곳을 가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식물들이 있다. 매년 비슷한 때 같은 곳을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리산 노고단을 오르는 길가 수로 한켠에서 만나는 꽃 중에 하나다.

다문듯 벌어진듯 애매한 모양이지만 종처럼 달렸다. 독특한 모양의 꽃이 피어 아래를 향한 특이함으로 주목 받는다. 누런색 종모양 꽃이 지고 나면 머리를 풀어 헤친 것처럼 보이는 열매가 눈길을 끈다.

종덩굴이라는 이름을 가진 꽃으로는 종덩굴, 세잎종덩굴, 바위종덩굴, 검종덩굴 등이 있다는데 확인은 못했다.

쌓고 또 쌓아서 한계에 달했을 그때서야 마침내 속내를 보여준다. 무엇이든 그렇지 않겠는가마는 그마져도 아끼고 있으니 무엇이 그리 닫힌 마음으료 이끌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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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죽대아재비(금강애기나리)
일부러 발품 팔지 않으면 못보는 꽃이기에 기꺼이 나선 길이다. 길이 멀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꽃이 주는 설렘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만나기 위해 시간을 내고 일부러 찾아갈 수 있다는 것, 지금 내가 누리는 마음의 평화에서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한다.

워낙 작은 꽃들이 많고 또 그렇게 작은 꽃에 주목하다 보니 작게 느껴지지 않지만 이 역시 작은 꽃이다. 앙증맞은 크기에 연한 황백색의 꽃이 하나에서 둘, 더러는 세개까지 핀다. 얼굴 가득 자주색 반점을 가져서 더 눈길을 끈다. 작지만 꽃잎이 뒤로 젖혀져서 나리꽃의 특징을 보여준다.

이 꽃처럼 꽃에 '애기'라는 이름이 붙으면 대부분 작고 앙증맞은 경우가 많다.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금강애기나리가 서로 비슷비슷한데 금강애기나리는 얼굴의 자주색 반점으로 구분하면 쉽다.

이름이 바뀌었지만 내겐 여전히 같은 이름이 정겹다. 애기처럼 귀여운 금강애기나리는 '청순'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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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괴불나무
보고 싶은 꽃은 언제나 멀리 있거나 지고 난 후에나 소식을 듣는다. 안타까운 마음만 더할 뿐이다. 하여, 기회가 오면 망설이지 말아야 하고 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먼 곳으로 길을 나섰다. 벗들을 만나 앞서거니 뒷서거니 숲에 들었다. 주고 받는 이야기 속에 꽃향기가 넘실댄다.

대상으로 삼았던 꽃을 충분히 봤다고 생각하고 앞서서 길을 나섰는데 일행들이 올 기미가 없다. 놓치고 온 것이 있다는 것을 짐작하기에 되돌아가 주변을 다시살핀다.

그렇게 해서 만난 꽃이 이 홍괴불나무다. "꽃은 5 ~ 6월에 피고 짙은 자홍색이며 새 가지에 달리고, 꽃대는 길이 1 ~ 2cm로 대개 잎 뒷면을 따라 붙는다." 잎 사이에 숨은듯 특이한 모습으로 피었다. 비슷비슷 나무들이 많기에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때를 놓쳐 지리괴불나무의 꽃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위로 하려는듯 새로운 식물을 만났다. 나 만의 식물사전에 새로운 종이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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