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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추적하는 조선문인 기행
허시명 글, 사진 / 오늘의책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기행문]하면 사람의 흔적을 찾아보고 그 속에서 자연과 어울어지는 맛을 알아가는게 아닐까.
작가 허시명은 그런 이야기가 있는 기행문을 기획하고 저술하는 사람이다.
이 책은 조선시대 문인들이 쓴 시를 따라 우리의 국토를 둘러보며 조선의 정치와 정신, 역사를 들여다보는 순례기이다.

한 시대를 살다 간 정신의 결실인 문학과 그들이 국토에 남긴 구체적인 자취, 그리고 전설과 야담이 담겨져 있다.
2001년에 나왔던 <사랑의 기억만 가지고 가라>의 개정판이다.

마음먹고 찾아본 사람과 그 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까지 50여명에 대한 흔적이다.
1. 안개 언덕 저편의 그리운 얼굴
(온양 맹씨행단의 맹사성과 최영장군/단양의 우탁과 정도전/영월의 단종과 김삿갓/경주 남산의 김시습/추강의 월산대국과 남효온)
2. 세월의 고샅길을 돌아
(파주 땅의 서인들/이율곡과 성혼/나주의 정도전과 임제와 허목/이 땅에 남은 정철의 자취)
3. 돌아보라, 노을진 역사를
(강릉 허씨 5대 문장가/부안의 매창/원주 손곡리의 이달/강화도의 권필과 이규보/영천의 박인로)
4. 하늘이 숨겨 놓은 자리
(충주 달천의 임경업/춘천의 천자묘와 김유정/남해 섬의 김만중/함양 안의 마을의 박지원/해남과 보길도의 윤선도)
5. 마음 따라 떠나가다
(섬진강가 황현과 <토지>/남양주의 춘원, 다산, 그리고 김상헌/괴산의 홍명희/당진의 심훈과 김복선/철원의 이태준/옥천의 조헌과 정지용)

 
한 시대를 살다간 사람의 흔적이 남는 것은 비단 유적만이 아니다.
그들의 흔적을 오롯이 담고있는 것은 그 사람이 남긴 문학작품이 아닐까.
시간을 거슬러 그 문학을 중심으로 사람이 살다간 흔적을 찾아 보는 것은 참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문학에 대한 관심이든 마음 쉴 여행지를 찾는 사람이든 두루두루 관심갖고 읽어볼 만하다.
한시대를 주름잡았던 사람들의 글도 흥미있는 것이지만 그 글에 얽힌 지역에 찾아

당시의 그 글이 쓰여지게 된 시대적 배경, 정치상황까지를 알아보고 지금까지도 남아있을지 모를
흔적까지 찾게 된다면 설레임 가득 안고 출발 해도 좋을 것이다.

누구 한사람 쉽게 넘어가지 못 할 흔적을 남긴 사람들이다.
혼자 거닐며 사색했거나 가슴 속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사람을 만나 정담을 나누었을 장소.
이미 그들은 과거에 살다간 흔적만 남은게 아니다.
내가 숨쉬고 마음 달래는 순간 그들은 함께 나와 이 길을 걷고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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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찰 - 선비의 마음을 읽다
심경호 지음 / 한얼미디어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전통시대의 편지를 간찰이라 하였는데,  

간찰(簡札)은 본래 죽간과 목찰에 작성한 글이란 뜻이다.
통틀어 종이에 적거나 비단에 적은 편지를 모두 가리킨다.
중국 송나라의 철학자 정호(程顥)는
“서찰은 선비의 일에 가장 가깝다”(至於書札, 於儒者事, 最近)는 말을 하였다.
조선조 선비들이 완물상지(玩物喪志)라 하여 서예나 그림 등에 빠지는 것을 기피하면서도
간찰만은 예외로 두었던 이유는, 자신의 글씨와 문장력을 펼칠 수 있는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영혼을 나누어가진 선인들의 편지

옛 선비들의 사귐에는 마음이 머문다.
그들의 사귐은 아침이슬처럼 영롱한 빛이 난다.
말을 많이 하지 않아 좋고, 짧은 글이지만 마음을 전하는 멋이 있다.
그 아름다운 사귐을 내 마음에 담을 수 있어서 기쁘다.
고고한 정신이 사사로운 감정으로 나타나는 사귐이 바로 이런게 아닌가 싶어
한편, 부러움으로 시셈까지 일어난다.

“더러는 잠시 한가한 시간을 내어 대숲에서 나는 바람 소리를 듣고
배꽃에 흐르는 비를 맞으며 그림자하고 즐긴다오. 그 누가 이런 흥을 알겠습니까!”
- 이덕무가 백동수에게 안분지족의 뜻을 전한 간찰 중에서

"바람 잘 드는 마루를 벌써 쓸어놓고 기다리오"
― 허균이 권필에게 내방을 권한 간찰 중에서

"그대가 서신을 보내는 것도 마음이요, 내가 답장을 하지 않는 것도 역시 마음이니
마음에 어찌 둘이 있겠습니까"
― 김정희가 초의 선사에게 근황을 알린 간찰 중에서

지난해 우연히 죽간을 복원한 전시회를 본적이 있다.
선비들의 다른 간찰을 볼 수 있는 곳도 있다.
곡성군 옥과에 있는 옥과미술관 2층에 가면 그 마음들이
곳곳에 스며 있어 간혹 찾아가곤 한다.

죽간에 쓰였던 종이에 정갈한 모습이든
한자 한자 정성스럽게 쓰여진 모습에서 경건함 마저 들었다.
그런 느낌이 사귐의 사사로움에 마음 더하는게 아니였을까.

마음을 내 그 마음 보여줄 벗이 없음을 탓하는
지금의 내 모습에서 그 사귐이 지극히 어렵거나
나와는 멀리만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보았기에...빈방에 들어온 책 중 더 마음이 가는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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