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와 아슈카르, 중동을 이야기하다 - 중동 분쟁과 미국 대외정책의 위험한 관계
아브람 노엄 촘스키 외 지음, 강주헌 옮김 / 사계절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중동이라는 말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한쪽 다리가 없는 아이가 목발을 집고 똑바로 쳐다보는 깊은 눈망울의 사진이다. 중동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까지 대변하는 이미지가 아닌가 싶다. 유구하고 찬란한 동양문화의 한 축을 구성했던 중동은 내게 바로 그런 이미지로 대변되는 이유가 있다. 중동과 이슬람 문화를 제대로 접하기도 전에 미제국주의자들의 패권적인 도발의 의도가 고스란히 담긴 각종 영화가 보여주는 이미지가 굳어버린 것이다. 결코 미국과 뗄 수 없는 한반도에 살면서 의도되어지기도 했고 또는 무의식 중에 얻게 된 내가 갖는 부정적 스펙트럼일 것이다.

중동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는 것은 비단 중동이 안고 있는 현실의 문제가 안타깝다는 생각 이전에 우리가 겪었던 현대사의 문제와도 밀접하게 관련된 미국이 전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촘스키와 아슈카르 중동을 이야기하다]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이런 중동의 이야기를 두 석학이 대담 형식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 중요한 현안에 대한 생동감 있는 이야기가 기대되는 책이다.
대담을 나누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 두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가? 먼저 노암 촘스키는 세계적인 언어학자, 작가, 정치평론가, 사회운동가라고 한다. 오늘날 미국의 양심적인 지식인의 대표주자라 해도 손색이 없는 사람이다. 그는 오늘날 단순히 한명의 언어학자일 뿐만 아니라 숱한 정치적 사건에 대해 발언하며 세계 여론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이 되고 있다. 저서로[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숙명의 트라이앵글], [미국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그들에게 국민은 없다] 등이 있다.
또 한사람인 질베르 아슈카르는 레바논계 프랑스 지식인으로 작가이자 사회주의자이며 반전운동가이다. 1983년 프랑스로 이주하기 전까지 레바논에서 살았다. 2007년부터 런던대학에서 중동-아프리카 국제관계학과 교수로 있다. 유럽에서 중동문제 전문가로서 주요 저서로는 [야만의 충돌], [뜨거운 동양: 마르크스주의자의 눈에 비친 중동], [33일 간의 전쟁] 등 현대 정치에 관련한 책을 여러 권 출간했다.
촘스키와 아슈카르 이 두 사람의 대담에 관심이 가는 것이 바로 현실 정치에 무관하지 않은 현대의 대표 지식인이라는 점이다.

테러와 음모, 근본주의와 민주주의, 미국의 중동 정책을 좌우하는 요인들,‘위대한 중동’에서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에필로그: 6개월 후, 무엇이 달라졌나?로 구성된 이 책에는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을 전한다.
9.11테러보다 훨씬 앞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시작된 문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 까지 우선적으로 중동문제의 중점과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게 한다.

국제적으로 테러라면 무엇이든 용서할 수 없다는 단호한 태도를 취하는 미국의 양면성이 무엇보다 잘 드러나고 있다. 자국의 법률에도 어긋나는 행위를 서슴치 않고 자행하는 미국의 본심이 무엇인지도 알게 한다.
또한 중동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목적이라고 하는 민주주의 실현이 과연 진심으로 중동을 위한 것인지도 의심스럽다. 결국 미국의 이익을 위해 갈등과 화해를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이익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석유와 군사적 이해관계에서 자신의 우위를 지키는 것이다.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문제도 미국의 지원 내지는 묵인아래 이스라엘이 벌이는 또 다른 테러행위라고 생각한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 자행하는 각종 불법적 행위에 세계 여러 나라들의 불편한 심기를 알고 있을 미국이다. 부시 행정부의 득과 실을 고스란히 받은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고 바로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한다는 발표를 했지만 결국 공화당의 힘에 밀려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미국 대통령의 실제인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에 더 답답함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고 있었던 일을 확인하고 새롭게 알게 되는 일이 많다. 무엇보다 중동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 할 수 있어 좋았다. 중동의 이야기를 보면서 무엇 하나 미국과 무관할 수 없는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 중동의 첨예한 문제는 곧 우리의 문제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의 현대사에서 보여준 미국 본질이 그것이라 생각한다.

사실과 진실을 알지만 테러국, 패권주의 미국의 힘 앞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현명한 우리의 선택은 무엇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소년을 위한 삼국유사 청소년을 위한 동서양 고전 1
일연 원저, 김봉주 글 / 두리미디어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한 민족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끊임없이 이어져오는 역사 속에 담긴 민족의 자긍심과 삶의 지혜를 이어받아 미래를 열어갈 희망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잃지 않았던 민족의 힘을 찾고 바른 역사의식으로 지금 우리시대에 겪고 있는 현실의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서는 기록자에 의해 선택된 기록이기에 기록자의 세계관이 중요하게 생각된다. 유구한 역사만큼 많은 역사서는 올바로 살펴보는 기본적인 눈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우리민족의 고대사를 기록한 책은 더욱 더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까닭에 기록한 시대적 상황과 기록자에 대한 관심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민족의 고대사를 기록한 책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책이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일연의 삼국유사다. 두 역사서는 모두 고려시대에 쓰여 진 책이다. 중국의 역사와 뗄 수 없는 우리 역사에서 이 두 역사서가 쓰여 진 시대적 상황을 살펴 책에 담긴 진정성을 살펴야 할 것이다. 삼국유사는 정통역사서로 평가받는 삼국사기에 빠진 이야기를 당시 팽배했던 중국 중심주의 사관에 맞서 민족의식과 자주의식을 바탕으로 삼국유사를 엮었다. 이 점이 삼국유사가 가지는 장점 가운데서도 중요한 점이라 생각한다.

[삼국유사]는 고려 충렬왕 7년(1281)경에 고려 후기의 승려 일연(一然)이 편찬한 사서(史書)로, 전체 5권 2책으로 되어 있고, 권과는 별도로 왕력(王歷)·기이(紀異)·흥법(興法)·탑상(塔像)·의해(義解)·신주(神呪)·감통(感通)·피은(避隱)·효선(孝善) 등 9편으로 구성되어 있다.(문화제청)

이러한 삼국유사는 한국 고대의 역사, 지리, 문학, 종교, 언어, 민속, 사상, 미술, 고고학 등 총체적인 문화유산의 보고로 평가되고 있다. 삼국유사에 기록 된 이야기가 사실이든 아니든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이 이야기에 감춰진 의미가 무엇이며 이 이야기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라고 밝힌 저자의 분명한 의도가 이 책 [청소년을 위한 삼국유사]를 의미 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고 느낀다.

[청소년을 위한 삼국유사]는 한국 고대사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삼국유사를 원 저자 일연 스님의 민족적이고 자주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현대 시대적 상황을 고려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원전을 해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원전의 중요한 부분을 선택하여 자세한 설명과 새로운 시각의 해석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가 삼국유사를 올바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이 책이 가지는 돋보이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청소년을 위한 삼국유사]를 만들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우리 민족의 미래를 밝히고 책임질 청소년들에게 지식과 지혜, 자기 삶을 성찰하는 능력과 창조적인 사고 능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가다 보면 청소년에 만 국한시킬 이유가 없다. 누구든 역사에 관심이 있고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 민족의 미래에 희망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된다. 고전에 대한 책을 시리즈로 발간할 계획이라니 관심가지고 지켜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낯선 방문객들로
 
어수선한 도두콩이
 
아침엔 햇살을 받아 초록이 짙어 가더니
 
한바탕 소나기로
 
그 푸르름을 더해간다.
 
 
그 많았던 진딧물도
 
이제는 보이지 않고
 
지금처럼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래본다.
 
 
우기라 물관리에서
 
햇살도 잘 비춰줘야할 것이고
 
불쑥 다시 찾아올지도 모를
 
낯선 방문객들도
 
조심해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서덕은 거문고 독주회
 
1.공연장소 : 빛고을 국악전수관
 
2.공연일자 : 2009. 7. 16 오후 7시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상임단원인 서덕은님의 공연소식을 알려드립니다.
7월16일 오후 7시에 빛고을 국악전수관에서 서덕은님의 거문고 독주회가 있습니다.
거문고 독주회는 지방에서 접할 기회가 드물죠^^
모처럼 광주에서 거문고 연주회가 있으니 시간이 허락이 되시는 회원님은
꼭 관람하시길 권장합니다.
거문고의 매력은 중저음의 묵직한 소리가 하늘을 울리녀 듣는 이로 하여금
국악기의 깊은 소리를 느끼게 하는 천상의 소리이지요.
 
특히 서덕은님은 전남대 국악학과를 졸업하고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에서 활동중인 실력파입니다.
가족과 함께 국악기의 왕인 거문고의 소리를 감상하시러 꼭 가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 - 제139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양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시간과 함께 바뀌어 간다.
자신이 바라는 소망을 살아가는 동안 내내 유지하고 그 신념을 지켜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이미 우리는 알고 있다. 지난 역사를 굳이 돌이켜 보지 않더라도 가까운 6월 항쟁의 현장에 뜨거운 가슴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하다. 신념을 지켜나가지 못하는 이유야 참여했던 사람 수 만큼의 별의별 이유가 다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상황이 변하여 처음 갖게 되었던 그 마음이 변 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 다만, 살아가는 구체적 형태가 달라지더라도 잃지 않아야 할 것이 있는 것이다.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은 1989년, 그 초여름 아침 천안문 광장의 기억을 되살리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난한 시골 출신의 주인공 하오위엔은 입신양명을 바라는 가족의 기대를 안고 대학에 입학한다. 모든 것은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꿈으로 가득한 대학생활에 적응해 가는 동안 학문과 조국의 미래를 열어갈 당찬 포부를 펼치기도 한다. 그 꿈에는 고향친구가 함께한다.

선망의 대상인 칸교수도 알게 되고, 마음 나누는 친구 즈챵과 대학생활에 적응 할 즈음 대학가에는 관료의 부정부패 타도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하오위엔은 국가의 흥망은 필부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사명감으로 이에 적극 가담한다. 베이징으로 가서 시위에 참여도 했지만 결국 천안문 사태로 좌절한다. 낙담해 있던 하오위엔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주점에 갔다가 학생운동을 젊은이들의 혈기에서 비롯된 철없는 행동으로 몰아붙이는 사람들과 난투극을 벌이는 바람에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만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일본인 2세인 우매와 결혼해 일본으로 건너간다. 시간이 흘러 일본에서 인쇄공으로 일하며 일본 내 재일 중국 민주 동지회에 가입하고 여전히 조국에 대한 사랑을 가슴에 안고 살아간다. 상황이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그곳에서 만난 같은 중국인 사이에 이미 현실과 타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답답한 심정이지만 어쩌지 못하는 마음이다.

아침 해를 보거라. 무지개가 보일지도 모르지...
보장 될 것 같았던 장미 빛 미래도 졸업 후 꿈을 나누었던 친구도 멀어져 버린 암울한 주인공에게 베이징 출신으로, 베이징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철학도로, 자본가나 지주를 무조건 나쁜 사람이라고 단언하는 것은 변증법에 어긋난다고 한 발언으로 우파로 몰려 척박한 시골로 추방당한 아버지는 주인공에게 우리들의 아버지가 그런 것처럼 늘 든든한 버팀목이다.

몸은 비록 떨어져 있지만 천안문 사태, 홍콩반환, 베이징올림픽...등 중국의 현실과 무관하지 못하는 주인공은 늘 가슴속에 그늘이 함께 한다. 이제는 그 그늘에서 자신을 비롯한 깐교수, 친구 즈챵도 다 벗어나길 바라는 심정이고, 늑대가 커서 이제는 다른 그 무엇으로 변한 상황에 대한 적응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책을 읽어가다 아쉬운 점이 많다. 시위에 참가하게 되는 동기, 주인공이 겪게 되는 심정 변화나 상황의 전개가 생략되어진 느낌이 다분하다. 막연하게 동참하게 되는 시위, 언제 끝날까? 하는 의문, 시위과정에서 연행이 아니라 좌절에서 오는 마음을 달래기 위한 술자리의 다툼으로 퇴학 등 이것만으로 이끌어 가기엔 빠진 부분들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 아쉬움이 커진다.
저자의 말대로 시간이 흘렀고 상황도 변했고 그래서 사람도 변한다고 하는 이야기 속엔 소신을 굽히고 현실과 타협하여 자신을 지키고 안주하려는 속내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변절을 이야기 하려면 그 이전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시대와 장소를 불분하고 변혁의 시기를 고뇌하며 함께 보냈던 사람들의 지금 모습 속에 많은 생각을 하며 주인공 하오위엔에게 했던 아버지 말을 되세겨 본다.
시대와 상황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소신을 지켰던 바보를 보내며 “남은 세상 어떻게든 해 보겠다”는 말이 늘 가슴에 남는다.

시간이 스며드는 아침 한켠으로 태양이 떠오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