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6, 다시 그날이다."그대들 앞에이런 어처구니 없음을 가능케한우리의 모두는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죄다"*함민복의 시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의 일부다. 이 시는 "아, 이 공기,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이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아픔을 간직한 곳에 해마다 무리지어 피어난다는 피나물이 유난히 노랗다. 사람들 가슴에 꽃으로 피어나 언제나 함께 머물러 있길ᆢ.10년, 무엇이 달라졌을까?
시간의 무게가무겁고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하려는지 화사한 꽃을 피웠다. 나무 품에 들었던 이들이 다 떠난 빈 집일지라도 나무는 그 자리를 굳건하게 지킨다. 발이 묶여서라기 보다는 겹으로 쌓아온 시간의 꽃을 피우기 위해서라 이해한다.꽃그늘에서 나고 자란 이들의 마음에도 매년 같은 꽃을 피우겠지.살구나무의 시간이 꽃으로 피었다.
지난 밤의 그 간절함이
4년 동안 굳건하게 지켜지길 바란다.
홀로 당당하게 선 듯 보이지만
그 배경을 지킨 무슨한 마음들이 있었기에
비로소 오늘의 그 영광이 있다는 것.
산자고가 당당해 보이는 것은
배경이 된 깽깽이풀의 힘이다.
그곳이 우리가 서로 만날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