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잠난초
늦은 봄 잎으로 유독 눈길을 끌더니 잎과 같은 색의 꽃대을 올리고 같은 색의 꽃을 피운다. 매개체의 눈에 띄지 않다도 충분하다는 의미일 것이지만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다.

산지 숲 속 반그늘이나 음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5-7월에 자줏빛이 도는 연한 녹색 또는 드물게 어두운 보라색으로 줄기 끝에 모여 핀다.

한번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 주변에 제법 많다. 홀로 또는 무리지어 피어 있는 모습이 쉽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보면 볼수록 은근한 매력이 있다.

'옥잠난초'보다 꽃대도 높고 꽃도 큰 것을 '큰꽃옥잠난초'라고 한다는데 아직 내 눈으로 구분하지 못하는 답답함이 있다. 그 외에도 비슷한 모습의 꽃들이 더 있다고 한다.

잎의 형태가 옥잠화를 닮았다고 해여 옥잠난초라고 한다. '변치않는 귀여움', '애교'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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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난초

삶의 터전을 옮기고 정신없는 한해를 보내고 난 후 시작된 숲 탐방에서 딱 한개체를 만난 후 두 해 동안 보지못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라진 꽃을 마음에 담았다.

다른 식물의 상태가 궁금해 찾아간 곳에서 뜻밖에 무리지어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눈맞춤 했다. 몇해 전 부터는 인근에서 대군락을 발견하고는 조심스럽게 살핀다.

주름진 녹색의 잎 사이에 황금빛색으로 유독 빛나는 꽃을 달고 아래로부터 차례로 피운다. 백색의 입술모양 꽃부리의 안쪽에는 홍자색의 반점이 유독 눈을 사로잡는다. 녹색과 노랑 그리고 하얀색의 조합이 매력적이다.

닭의난초라는 이름은 꽃잎 모양이 닭의 부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난초류에 제비난초, 잠자리난초, 병아리난초 등과 같이 동물이름이 많이 붙어있는데 동물의 특징적인 모습을 식물어서 찾아 짝을 지어 이름 부르는 것이 흥미롭다.

초여름의 풀숲 사이에 녹색이나 하얀색이 피는 다른 난초들과는 달리 특별한 색감으로 피어 '숲속의 요정'이란 꽃말이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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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난초
직접 부르지 못하고 매개자로 누군가가 필요할 때가 있다. 올해 유독 눈에 밟히던 노각나무꽃이 그 매개자로 나섰나 보다. 노각나무의 떨어진 꽃만 보다가 나무에 핀 꽃을 눈맞춤하고 어찌나 반갑던지. 그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사람들 왕래가 빈번한 도로가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꽃을 보는 순간 마음을 사로 잡았던 앙증맞은 꽃이 이 병아리난초다.

한번 눈맞춤하고나니 자주보게 된다. 계곡 바위틈에서도 등산로 숲속에서도 사람들 물놀이하는 길가에서도 보인다. 이 조그맣고 이쁜것이 살아남는 방법으로 자신의 몸을 더 작게작게 움츠려 피는데 있는 것은 아닐까.

'병아리난초'는 우리나라 산지의 암벽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공기중 습도가 높으며 이끼가 많고 반그늘인 바위에서 자란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밑부분보다 약간 위에 1장 달린다.

꽃은 홍자색으로 피는데 꽃대에서 한쪽으로 치우쳐서 달린다. 입술모양꽃부리는 중앙 밑부분이 3개로 갈라진다. 간혹 흰색꽃이 피는 것도 있다.

병아리가 어미닭을 쫒아가듯 종종거리는모습이 연상되는 병아리난초의 꽃말은 '귀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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消暑八事 소서팔사
더위를 없애는 여덟 가지 일

1. 松壇弧矢 송단호시 - 솔밭에서 활쏘기
2. 槐陰鞦韆 괴음추천 - 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타기
3. 虛閣投壺 허각투호 - 빈 누각에서 투호놀이 하기
4. 淸簟奕棊 청점혁기 - 대자리 깔고 바둑 두기
5. 西池賞荷 서지상하 - 연못의 연꽃 구경하기
6. 東林聽蟬 동림청선 - 숲속에서 매미소리 듣기
7. 雨日射韻 우일사운 - 비오는 날 한시 짓기
8. 月夜濯足 월야탁족 - 달밤에 개울에서 발 씻기

*다산 정약용 선생의 소서팔사消署八事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더위 퇴치법 8가지라고 한다. 유배지에서 돌아온지 6년째인 1824년에 이 시를 지었다.

마음 속 담긴 것이 달라서일까. 더위를 대하는 태도에서는 옛사람들이 더 느긋하게도 보인다. 변화된 삶의 방식에도 불구하고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자리가 있다.

아침부터 버거운 날씨다. 눈은 시원하게 해주는 파아란 하늘을 무심히 올려다보다 황급히 자리를 피한다. 따갑기만한 햇볕이 무지막지하게 힘이 쎄다.

그늘에 들어 초여름 다녀온 노고단 길에 만난 흘러내는 물줄기를 떠올린다. 시 지을 재주는 없고 느티나무 그늘 아래 대자리 깔고 낮잠이나 즐기면 더없이 좋겠다. 그런 호사도 내 몫은 아니기에 점심시간에 뚝방 벚나무 그늘에나 들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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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중나리
여기저기서 피었다는 소식이 있는데 내가 사는 근처에서는 볼 수 없다고 하소현 했더니 불쑥 나타났다. 초여름의 숲에서 붉디붉은 미소를 건넨다. 붉은 속내를 보이는 것이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듯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왕지사 얼굴 붉혔으니 하늘 봐도 될텐데?

'털중나리'는 산과 들의 양지 혹은 반그늘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게 서서 자라며 위쪽에서 가지가 약간 갈라지고 전체에 잿빛의 잔털이 있다.

꽃은 6~8월에 황적색 바탕에 자주색 반점이 있는 꽃이 줄기와 가지 끝에서 밑을 향해 달려 핀다. 안쪽에 검은빛 또는 자줏빛 반점이 있다.

풀 전체에 털이 덮여 있는 것 같이 보이기 때문에 '털중나리'라고 한다. 뒤로 젖혀진 꽃잎 중간까지 점이 있고 줄기에 주아의 유무로 참나리와 구분하는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한국특산식물이고 환경부지정 희귀식물이다.

봄꽃이 지고 나서 여름꽃으로 전환되는 시기를 알려주는 듯 나리꽃 중에서는 가장 먼저 핀다. '순결', '존엄', '진실' 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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