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쟁이바위솔
작디작은 것이 바위에 의지해 터전을 꾸리고 순백의 꽃을 피운다. 지나가는 바람과 안개가 겨우 인사를 건네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난쟁이바위솔'은 작고 바위에 붙어 살며 잎 모양이 솔잎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안개가 많은 깊은 산의 바위틈에서 주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작고, 잎은 줄기 끝에 모여 있으며 끝이 뾰족하다.

꽃은 흰색과 연분홍색이다. 이 식물은 안개에서 뿜어주는 습기를 먹고 살아가기 때문에 안개가 자주 끼지 않는 곳에서는 꽃이 연분홍색으로 자라며 잎의 특성상 푸른색도 옅어진다. 그러다가 다시 수분이 많아지면 잎의 푸른색이 돌아오고 꽃도 흰색으로 된다.

꽃을 피워 스스로를 드러내고 그것으로 다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사람 사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척박한 환경에서 날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는 듯 '근면'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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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酒飮敎微醉後 미주음교미취후

好花看到半開時 호화간도반개시

좋은 술 마시고 은근히 취한 뒤

예쁜 꽃 보노라, 반쯤만 피었을 때

*중국 송나라의 학자 소옹邵雍이 읊은 시다. 은근함과 기다림에 주목한다.

햇살 품은 꽃봉우리가 곱게도 열린다. 꽃문을 열개하는 것이 빛일까 온도일까. 서툰듯 수줍게 속내를 보이지만 허투른 몸짓이 아니라는 듯 야무지다.

대개는 화양연화의 순간을 꿈꾸기에 만개한 꽃에 주목한다. 결과의 달콤함을 얻기 위해 서둘러 만개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알까. 피고 나면 지는 일만 남는다는 것을ᆢ.

이제는 안다.

꽃 피고 지는 모든 과정이 화양연화인 것을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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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방울덩굴
봄꽃을 보러 나선길에서 특이한 열매를 만났다. 낙하산이 거꾸로 펼쳐진듯 하늘을 향해 열려있는 열매주머니가 눈에 들어와 첫인상이 강렬했다.

그 뒤로는 한동안 볼 기회가 없더니 올해에 멀지 않은 곳에서 무더기로 자라는 모습을 만났다. 기회가 된다면 익은 열매가 벌어지는 때를 맞아 다시 찾아가고 싶다.

쥐방울덩굴은 열매가 방울을 닮은 덩굴식물이라 하여 ‘쥐방울덩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아래쪽이 혹처럼 볼록하고 그 윗부분은 깔때기처럼 생긴 꽃의 생긴 모습도 열매만큼 특이하다.

꼬리명주나비는 이 식물에만 알을 낳는다고 한다. 꼬리명주나비들이 쥐방울덩굴의 잎에 알을 낳고 알이 부화하여 애벌레가 되어 쥐방울 덩굴의 잎과 줄기를 먹고 성장을 합니다. 둘 사이의 특별한 사연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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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잔대
매년 오르는 가야산 정상부근에서 빼놓지 않고 찾아보는 것들이 몇가지 있다. 독특한 모습으로 반겨주는 식물들이 있어 오르는 산이기에 눈맟춤하는 동안 지난 1년 간의 서로의 안부를 묻는듯 하다.

그중 하나가 이 가야산잔대다. 털잔대와 층층잔대, 왕잔대, 두메잔대, 당잔대 등 잔대라는 이름을 가진 여러가지 종류들이 다 비슷비슷해서 구분이 쉽지 않다.

가야산은 중부와 남부의 경계가 되는 산이어서 식물학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가야산이라는 지명이 붙은 식물들이 여럿 있다.

꽃은 연한 자주색으로 피는데, 깔때기 같은 종 모양의 꽃이 가지와 줄기 끝에 밑으로 처지며 달린다. 암술대가 꽃 밖으로 길게 나와 있어 특이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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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리향
안개 자욱한 가야산 정상에서 무수히 펼쳐진 꽃밭을 걷는다. 천상의 화원이 여긴가 싶을 정도로 만발한 꽃밭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게 한다. 첫인상이 강렬했다.

연분홍 꽃이 바닥에 융단처럼 깔렸다. 자세히 들여다봐야 겨우 보이는 꽃들이 무리지어 핀 모습이 환상적이다. 잎도 작고 꽃도 작지만 큰 무리를 이루니 제 세상이다.

'향기가 발끝에 묻어 백리를 가도록 계속 이어진다'는 뜻에서 백리향이라 했단다. 잎에서도 꽃에서도 향기를 품고 있으니 그 향은 땅끝까지 갈 것이다.

유사한 '섬백리향'은 울릉도 바닷가 벼랑 끝 혹은, 섬 전체 바위틈새에서 군락을 이루며 사는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천연기념물 제52호라고 한다.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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