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난초
겨울을 나면서 이른 봄의 화사함에 환호하던 사람들의 마음에 여유가 생길 무렵 본격적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꽃들이 난초 종류다. 춘란으로부터 시작되며 은난초, 은대난초, 금난초, 약난초, 새우난초, 감자난초, 나도제비란, 닭의난초, 병아리난초 등으로 난초라는 이름을 가진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난다.

그중에 하나인 은난초다. 은빛 꽃이 피는 난초라는 의미로 은난초라고 부른다. 숲이 녹색으로 물들어가는 때 녹색의 잎에 흰색의 꽃이 피니 눈여겨 보지 않으면 만나기 쉽지 않은 식물이다. 작은 키에 잘 보이지 않지만 이 난초를 찾는 이유는 수수함에 있다.

지난해 봐둔 곳이 있어 짬을 내 가벼운 나들이를 한다. 같은 곳에서 같은 시기에 볼 수 있어 다행이다. 군대군대 올라오는 은난초를 찾아 숨바꼭질 하듯 눈맞춤을 한다. 건너편에서 홀로 피어 있는 금난초는 조금 후에 갈게하며 눈길을 건넨다.

가까운 곳이라 한결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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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6-11 0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감상하고 갑니다.
 

반디지치

첫눈맞춤하는 식물은 내가 찾았다기 보다는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 나를 불렀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올해 두 곳에서 생각치도 않은 만남을 했다. 이런 만남이 있기에 길을 나서는 마음은 늘 설렘이 따른다.

밝은 청색의 꽃이 녹색의 풀숲에서 환하게 빛나고 있다. 사진으로 눈에 익혀둔 것이 있어 첫만남에서도 반갑게 이름부르며 눈맞춤 할 수 있다.

반디지치는 '반디'와 '지치'의 합성어다. '반디'는 '반딧불이풀'의 준말, '지치'는 뿌리가 지치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슷한 식물로 지치, 개지치, 당개지치 등이 있다. 수년 전 당개지치를 만났고 올해 반디지치를 봤으니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른 식물들도 만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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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수염

매년 같은 곳을 같은 시기에 찾으면 늘 숨어피는 식물들의 안부가 궁금하여 여기저기 기웃거리기 마련이지만 어떤 식물은 길가에 나보란듯이 피어서 발걸음을 환영한다. 그중에 하나가 이름도 독특한 이 식물이다.

광대수염, 꽃잎 밑에 달린 꽃받침 끝이 수염처럼 뾰족하게 나왔는데, 이것이 꼭 광대의 수염 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꽃 하나로 본다면 자주색으로 피는 광대나물과 비슷한 모습이다.

들풀이나 나무의 꽃이나 독특한 생김새를 보면 이름부터 알고 싶다. 이름이 그 식물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이름을 불러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통하는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 자리에서 반겨주는 꽃을 만나는 호사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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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깨덩굴
쌍쌍이 핀 꽃이 눈을 부아리고 한쪽 방향을 노려보는 듯하다. 한번 보면 잊지 않게하는 강렬한 인상이다. 크기도 작지 않아 금방 눈에 띈다.

우리나라 각지의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숲 속에 약간 습기가 있는 그늘진 곳에서 자란다.

벌들이 좋아하고 잎이 들깻잎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왜 덩굴이라고 할까 싶었다. 꽃이 진 다음 옆으로 덩굴이 자라면서 마디에서 뿌리가 내려 다음해의 꽃줄기가 된다니 비로소 알겠다.

5월에 자줏빛으로 피는 꽃은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나와서 한쪽으로 달린다. 꽃의 모양이 길고 입구가 갑자기 굵어진다. 아래쪽 꽃잎의 가운데갈래조각은 특히 크고 옆갈래조각과 함께 짙은 자주색 점이 있으며 긴 흰색 털이 난다.

주로 관상용으로 쓰이며 어린순은 식용하는 벌깨덩굴은 '순결', '존엄'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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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치기완두
잠깐의 짬이 나 길가 풀숲에 눈길을 둔다. 보일듯 말듯 작디작은 꽃이 보인다. 자세히 봐야 겨우 보이는 크기라 지나치기 일쑤다.

작다지만 갖출건 다 갖추었다. 앙증맞은 모습에 선명한 줄무늬가 눈길을 사라잡는다. 무엇인가를 유심히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고, 눈맞춤하는 낯선 이와 같은 흥미로움으로 호기심 천국을 그대로 담았다.

얼치기완두, 미소가 절로 나는 이름이다. '새완두'와 '살갈퀴'의 중간형이기 때문에 '얼치기완두'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얼치기란 '똑똑하지 못하여 탐탁하지 않은'이라는 뜻이니 식물에게는 억울할 일이지만 또 이 덕분에 확실히 기억되기도 하기에 그다지 손해보는 것은 아닌듯 싶다.

가냘픈 몸에 걸맞는 앙증맞은 모습이 독특한 이 얼치기완두의 수줍음이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듯 하다. '나를 사랑해주세요' 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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