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모종 심고나니 비가 오신다. 어제밤 비로는 꽃가루도 씻지 못한 아쉬움이 컷는지 제법 촉촉하게 내린다. 이 비로 마른 땅에 물들어가겠다.


고추, 꽈리고추, 오이고추, 적상추, 청상추, 토마토, 방울토마토, 가지, 들깨, 마디오이, 조선호박, 마디호박, 옥수수, 단호박


게으른 텃밭농부가 겨우 필요한 몇가지 심고났더니 앞집 아저씨 단호박 모종을 다섯개나 주신다. 올해는 단호박 풍년이겠다.


게으른 텃밭농부의 농사는 이제 아침 저녁으로 눈맞춤만 잘하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붉은 진달래의 빛이 푸르름으로 바뀌며 4월은 진다. 더디 가는듯 싶다가도 늘 저만치 한발 앞서가는 계절이라 따라가기 버겁기도 하지만, 숲으로 들고 나는 것을 반복하는 동안 제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계절과 나란히 걷고 있다. 

부침浮沈을 반복하지만 서로를 다독이며 늘 앞으로 나아가는 숲 특유의 리듬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

잔인한 4월을 보내는 가슴 아픔, 그보다 더 격동의 5월을 맞이할 모든 이들이 숨의 본질인 숲의 리듬을 스스로 품을 수 있다면ᆢ.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봄과 여름사이
백아산, 가까이 있어 자주 찾는 산이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하늘다리가 만들이진 후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고 산철쭉 군락지가 있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주기도 한다. 무등산을 눈앞에 두고 모후산을 비롯하여 월출산 등 남도의 산들을 조망할 수 있기에 더 좋다.


늦봄의 숲에는 땅과 나무 위 꽃들이 혼재한다. 봄꽃에서 여름꽃으로 건너가는 시기이기도 하기에 어쩌면 더 다양한 종류의 꽃을 만날 수 있기도 하다.


윤판나물, 얼레지, 큰구술붕이, 홀아비꽃대, 옥녀꽃대, 봄맞이, 매화말발도리, 산철쭉, 삿갓나물, 개별꽃, 조팝나무, 현호색, 벌깨덩굴, 각시붓꽃, 으름덩굴, 당개지치, 노랑매미꽃, 큰애기나리, 산자고, 병꽃나무


다음 기회를 준비할 새로운 얼레지 군락지를 확인하고, 노루귀 계곡도 눈에 담아두었다. 끝물이지만 각시붓꽃과 큰구술붕이는 원없이 봤고, 새롭게 눈맞춤한 당개지치와 무등산에서 봤던 노랑매미꽃도 확인했다. 이름 불러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노각나무 꽃 지는 때를 맞아 땅 위에 다시 핀 그 아름드리 나무 아래 다시 가리라.


윤판나물

얼레지

큰구슬붕이

홀아비꽃대

옥녀꽃대

봄맞이

매화말발도리

산철쭉

삿갓나물

개별꽃


조팝나무

현호색

벌깨덩굴

각시붓꽃

으름덩굴

당개지치

노랑매미꽃

큰애기나리

산자고

병꽃나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꽃나들이 
낮은 땅 아직 풀들이 올라오기 전에 작은 키를 내밀며 일찍 꽃을 피우던 봄꽃에 변화가 왔다. 한낮의 햇볕은 여름을 방불케하는 날씨의 변화로부터 시작하여 점차 여름 꽃으로 자리를 바꿔간다.


오늘 숲나들이는 남바람꽃을 보는데에 주목했다. 이곳보다 남쪽에 피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른봄 숲나들에서 봐두었던 곳으로 간다. 봄꽃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남바람꽃을 처음으로 만났다. 보호지역 경계를 넘어온 녀석들이어서 가깝게 눈맞춤할 수 있었다. 큰구술붕이와 각시붓꽃, 개별꽃과 큰개별꽃, 윤판나물에 앵초, 금낭화까지 오늘도 제법 많은 꽃들을 만난다.


숲에 들어서 땅을 향하던 고개가 점차 머리 위를 향한다. 이제 관심사가 풀꽃에서 나무꽃으로 옮겨갈 시기가 온 것이다. 그만큼 봄은 숨가쁘게 달려왔다.


남바람꽃

큰구슬붕이

각시붓꽃

각시붓꽃

개별꽃

큰개별꽃

윤판나물

앵초

금낭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또가원'의 어느 봄날
몇 년 전 도시생활을 접고 인근에 농가주택을 마련하여 시골 생활을 시작했다. 꽃나무도 심고, 유실수도 심고, 텃밭도 가꾸면서 제2의 삶을 꾸려가고자 한 것이다. 빠꼼살이 만큼 아담한 주택에 마당 깊은 집이다. 한켠에 서재를 핑개로 큼직한 공간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오더라도 넉넉하게 쉴 자리도 마련했다. 이제 제법 다양한 나무들과 꽃들이 때를 맞아 꽃을 피웠다가 지기를 반복하며 열매까지 맺어간다.


'또가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만큼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떠올리면 정겨운 느낌을 주는 이름을 정하고 시골 생활의 정서를 여러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일을 벌렸다. 이른바 '농가찻집'이 그것이다. 핸드드립 커피에 홍차와 몇가지 전통차를 준비하고 누구나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는 공간이고자 한다.


사계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공간에 이제 사람들의 정다운 이야기가 쌓여간다. 여전히 서툰 주인네의 시골생활이지만 나름 삶의 멋과 맛을 찾았고 또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햇살 눈부시고 꽃이 피는 봄날, 담장 안에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가 향기로 넘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표맥(漂麥) 2017-04-22 2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삶이 이래야 하는데... 도시의 일상은 건조하기만 하네요...^^

무진無盡 2017-04-23 22:57   좋아요 1 | URL
도시생활보다 일은 열배는 더 많아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