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더니 어김없이 온다. 봄 숲으로 나들이 가지못한 아쉬움을 뜰에 풀어 놓는다. 나무와 풀 사이 만들어둔 오솔길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걷고 또 걷는다. 우산을 썼다지만 어느사이 흠뻑젖은 옷자락에서 봄이 흘러내린다.

봄비를 품은 풀과 나무들의 기운이 좋다. 그 틈에서 내 마음도 풀과 나무를 닮아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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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와 벚잎꽃사과나무(꽃사과). 이 봄에 뜰에 들어온 나무다. 마음 따스한 이웃분이 나눠주신 제법 큰 동백나무는 텃밭 가장자리에 앉았다. 그곳이 제 자리인양 썩 잘 어울린다. 꽃도 보고 열매도 얻기 위해 벚잎꽃사과나무(꽃사과)를 심었다. 뜰에 있는 유실수 모두가 그렇다. 여기에 백모란 10여 그루와 일명 장미조팝나무, 쪽동백도 들어왔으니 더 풍성해진 뜰이다.


나무가 무성해지자 먼저 찾아온건 새들이다. 

새소리로 시작하는 아침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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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물이 피었다. 70년 전 지리산으로 들어가기 위해 순천에서 구례로 가는 길목이었던 송치재다. 억울한 죽음이 꽃으로 피어 어둠을 밝힌다. 붉은피를 자양분 삼아 밝히는 등불로 계곡이 환하다.


1948년 4월 3일 그로부터 70년이 지났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아니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혓바닥을 깨물 통곡 없이는 갈 수 없는 땅
발가락을 자를 분노 없이는 오를 수 없는 산
제주도에서 
지리산에서 
그리고 한반도의 산하 구석구석에서 
민족해방과 조국통일을 위하여
장렬히 산화해 가신 모든 혁명전사들에게 
이 시를 바친다!"


*이산하의 장편 서사시 ‘한라산’ 서문을 읽으며 바다 건너 제주의 그날을 새긴다. 지리산을 향하던 이들이 목숨으로 밝힌 등불을 앞세워 한라산을 향한다.


떨어진 동백이 땅 위에서 더 붉다.

https://youtu.be/38cnRTr-p8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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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섬진강 박시인

연분홍 봄볕에도 가슴이 시리더냐. 
그리워 뒤척이는 밤 등불은 껐느냐 
누옥의 처마 풍경소리는 청보리 밭 떠나고 
지천명사내 무릎 처로 강바람만 차더라.

봄은 오고 야단이야 꽃비는 오고 호들갑 
십리 벗길 환장해도 떠날 것은 떠나더라. 
무슨 강이 뛰어 내릴 여울하나 없더냐. 
악양천 수양버들만 머리 풀어 감더라.

법성포 소년바람이 화개장터에 놀고 
반백의 이마위로 무애의 취기가 논다 
붉디붉은 청춘의 노래 초록강물에 주고 
쌍계사 골짜기위로 되새 떼만 날리더라.

그 누가 날 부릅디까. 적멸대숲에 묻고 
양지 녘 도랑 위 순정편지만 쓰더라.

*정태춘의 '섬진강 박시인'이라는 노래다. 봄 하면 섬진강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매화, 산수유, 벚꽃 흐드러지는 강물따라 걷거나 달리고자 섬진강을 찾는다. 이 봄 그 섬진강이 전하는 봄기운을 놓치지 말자.

이 노래 섬진강 박시인의 주인공은 악양에 사는 '박남준' 시인이다.

https://youtu.be/GxRXQKSTIdI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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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놀이2
볕이 좋은 날이다. 반가운 사람이 찾아와 같이 꽃찾아 나섰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길에서 누리는 꽃세상이 그만이다.


이른 봄 꽃을 대표하는 청노루귀, 노루귀, 복수초, 너도나람꽃, 만주바람꽃, 꿩의바람꽃 풍성하게 핀 숲에는 볕이 찾아들어 온기를 더해준다.


알지 못하면 볼 수 없고, 보지 못하니 누리지도 못한다. 아는 만큼 보이니 발품팔아 이른 봄 꽃놀이른 나선다. 가슴 가득 봄볕이 전하는 온기가 살랑이는 바람이 틈을 연다. 그렇게 열려진 틈으로 화사한 봄꽃의 색과 향기가 스민다.


이른 봄을 그 무엇과도 바꿀 수도 없고 바꾸고 싶지도 않은 꽃쟁이의 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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