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


비스듬히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정현종 시인의 시 '비스듬히'다. 저 홀로 살아가는듯 보여도 함께 있지 않으면 절대로 살 수 없는 것이 모든 생명들의 운명이다. 사람이 사는 일도 마찬가지여서 서로 의지처가 되며 그렇게 기대며 산다. 내 스스로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할 이유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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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와 같은 날 같은 일을 한다. 여름철 필수 사항 방역작업이다. 시골로 옮겨와 여전히 무얼 모르고 사는건 마찬가지인데 할 수 있는 것이 하나씩 늘어간다. 신기하기도 대견하기도 하다.


이왕하는 일이라 앞집, 옆집, 뒷집에 건너집까지 한다. 골목안이 온통 연기로 자욱하다. 이렇게 한차례 더 하고나면 무덥고 긴 여름은 끝날 것이다. 방역 효과가 있고 없고는 상관없이 마음은 개운하다.


모기야 물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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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풀꽃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2'이다. 무엇이 되었든, 그리고 지금 어디쯤에 있든 상호작용이다. 그 상호작용이 관계의 거리와 깊이를 결정한다. 표정, 몸짓, 말 등으로 표현되는 상호작용이 꽃을 피우고 향기를 품게 한다. 여전히 뜨거울 8월, 햇볕만큼이나 서로를 여물게 하는 시간으로 채워가자.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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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그리움을 견디고 사랑을 참아
보고 싶은 마음, 병이 된다면
그것이 어찌 사랑이겠느냐
그것이 어찌 그리움이겠느냐


견딜 수 없이 보고 싶을 때는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우리 사랑은 몇 천 년을 참아 왔느냐
참다가 병이 되고 사랑하다 죽어버린다면
그것이 사랑이겠느냐
사랑의 독이 아니겠느냐
사랑의 죽음이 아니겠느냐


사랑이 불꽃처럼 타오르다 연기처럼 사라진다고 말하지 마라
사랑은 살아지는 것
죽음으로 완성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머지않아 그리움의 때가 오리라
사랑의 날들이 오리라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강제윤 시인의 시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이다. 살아가는 일상에 무엇을 중심에 두어야 할까. 이래저래 미루다보면 정작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사랑은 살아지는 것/죽음으로 완성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이번엔 유난히 깊게 새겨지는 싯구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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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다시 그날이다.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 없음을 가능케한
우리의 모두는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부끄러운
죄다"


*함민복의 시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의 일부다. 이 시는 "아, 이 공기,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이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아픔을 간직한 곳에 해마다 무리지어 피어난다는 피나물이 유난히 노랗다. 사람들 가슴에 꽃으로 피어나 언제나 머물러 있길ᆢ.


4년, 무엇이 달라졌을까.


https://youtu.be/xjju_5aJBJ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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