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그 강에 가고 싶다그 강에 가고 싶다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인자는 나도애가 타게 무엇을 기다리지 않을 때도 되었다봄이 되어 꽃이 핀다고금방 기뻐 웃을 일도 아니고가을이 되어 잎이 진다고산에서 눈길을 쉬이 거둘 일도 아니다강가에서는 그저 물을 볼 일이요가만가만 다가가서 물 깊이 산이 거기 늘 앉아 있고이만큼 걸어 항상 물이 거기 흐른다인자는 강가에 가지 않아도산은 내 머리맡에 와 앉아 쉬었다가 저 혼자 가고강물은 때로 나를 따라와 머물다가멀리 간다강에 가고 싶다물이 산을 두고 가지 않고산 또한 물을 두고 가지 않는다그 산에 그 강그 강에 가고 싶다*김용택의 시 '그 강에 가고 싶다'다. 계절이 익어가느라 연일 안개 세상이다. 아침 출근길 차를 몰아 강으로 간다. 잠시라도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자는 것이다. 산을 품은 물이 숨을 쉬는 모습이 물안개로 피어난다.'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시_읽는_하루있잖아우리집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해도 산에서 떠서산으로 지고달도 산에서 떠서산으로 진다.하늘도 꼬옥 산으로 둘려쳐진만큼이다.재채기를 하면 재채기도산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앞산 뒷산으로끼웃끼웃 돌아다닌다.에 에 취에 취취취취아, 심심해염소나 한마리 키우면 좋겠다.*섬진강 도깨비마을 촌장, 동화작가 김성범의 동시 '있잖아'다. 산골마을의 정경이 그대로 펼쳐진다. 앞산 뒷산으로 일없이 돌아다니며 문득 올려다 봤을 손바닥만한 하늘은 세상을 향한 통로였으리라. 멀리 염소 울음소리가 들린듯 어린시절이 떠오르게 만드는 시 속에 잠시 머문다.'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볕 좋은 날이다.
푸른 하늘에 황금 들판을 내려다는 자리에 섰다.
개운하시겠다.
'백로白露'이날 이후 가을의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시점으로 삼는다.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 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한다.
안개가 가득한 아침이다. 들판을 가로지르는 길에 쑥부쟁이가 피었다. 연보라 꽃에 맺힌 이슬로 가을로 가는 시간을 인증해도 좋을 징표로 삼는다.
속담에 "봄에는 여자가 그리움이 많고, 가을에는 선비가 슬픔이 많다"라고 한다. 백로를 지나면 본격적인 가을이다. 혹, 반백의 머리로 안개 자욱한 숲길을 넋놓고 걷는 한 남자를 보거든 다 가을 탓인가 여겨도 좋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