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4월 3일 그로부터 72년이 지났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아니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혓바닥을 깨물 통곡 없이는 갈 수 없는 땅
발가락을 자를 분노 없이는 오를 수 없는 산
제주도에서 
지리산에서 
그리고 한반도의 산하 구석구석에서 
민족해방과 조국통일을 위하여
장렬히 산화해 가신 모든 혁명전사들에게 
이 시를 바친다!"

*다시, 이산하의 장편 서사시 ‘한라산’ 서문을 읽으며 바다 건너 제주의 그날을 새긴다. 통째로 떨구어 지고난 후가 더 아름다운 동백이다. 늘 새롭고 나날이 새로워져야 할 4ㆍ3의 의미를 상징하는 꽃으로 삼았으니 기꺼이 꺼내들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떨어진 동백이 땅 위에서 더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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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오는 봄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중력이었다

사과한알이떨어졌다.지구는부서질정도로아팠다.최후.이미여하한정신도발아하지아니한다.*

가도 가도
봄이 계속 돌아왔다

*이상의 시 「최후」에서

*이은규의 시 '오는 봄'이다. 매년 맞이하는 봄이지만 그 느낌은 다 달리 다가온다. 사라진 봄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봄은 왔고 이 봄 또한 누리는 자의 몫이다. 그 4월의 봄이 왔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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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아직

너에게 내 사랑을 함빡 주지 못했으니
너는 아직 내 곁을 떠나서는 안 된다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내 사랑을 너에게 함빡 주는 것이다
보라
새 한 마리, 꽃 한 송이도
그들의 사랑을 함빡 주고 가지 않느냐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소진됬을 때
재처럼 사그라져 사라지는 것이다
아직은 아니다
너는 내 사랑을 함빡 받지 못했으니

*유자효의 시 '아직'이다. 함빡, 반복되는 단어에 주목한다. 분량이 차고도 남을 만큼 넉넉한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며, 물이나 빛, 분위기 따위에 푹 젖은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다.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닿지못할 그 자리이기에 무엇이든 '아직' 끝내지 못한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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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_읽는_하루

거리

그를 향해 도는 별을
태양은 버리지 않고

그 별을 향해 도는
작은 별도 버리지 않는

그만한 거리 있어야
끝이 없는 그리움

*유자효의 시 '거리'다. 거리, 공존의 근거이고 생명의 원동력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고립이 아닌 서로를 존중하는 바탕이 되는 것처럼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관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시ㆍ공간의 거리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통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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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소환이다. 
봄을 맛으로 환영하기에 어울리는 것으로는 매화꽃차, 머위나물, 두릅 등 다양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쑥버무리다.


퇴근 후 쉬고 있는 나를 억지로 불러내 뜰에 앉았다. 풀밭 사이로 올라온 쑥을 보고도 어떤게 쑥이냐고 묻는다. 금새 뜯어낸 쑥을 들고 주방으로 가더니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큰 소리로 부른다.


먹어 본 적도 없이 아이가 아빠의 부름에 네이버 선생을 대동하고서 응쾌히 만들었다고 의기양양하다. 무슨 맛으로 먹냐는 물음에 맛을 보게하니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겠다는 듯 다음을 기약한다. 아이와 이렇게 또 한가지를 추억을 쌓았다.


곁에 온 봄, 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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