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보름달이 뜬 밤이다.
사계절 밤하늘을 밝히는 달이야 
어느때를 불문하고 아름답지 얺을 때가 없지만
쌀쌀함이 감돌기 시작하는 10월의 달은 
더 아름답게 보인다.

이런 달을 가슴에 담아두고 살아간다면
다가오는 겨울도 그리 춥지만은 않을 것이다.

맑은 하늘 달이 뜨고
그 아래 사람들이 모인다.




매주 토요일, 빛고을국악전수관에서 열린 국악 한마당에는
우리 국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신명나는 한 판을 논다.
놀아도 그냥 노는 것이 아닌 
남녀노소 누구라도 멋지게 노는 것이다.

이번주는 '더늠'이라는 국악 실내악단이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전라북도 전주가 주 활동무대라고 한다.




가야금, 아쟁, 대아쟁, 타악, 피리, 대피리, 태평소, 대금, 소금, 신디
우리음악을 현대식으로 만들고 일반인과 공감하려는 그들의 음악은
200여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과 소통하기에 충분하다.
태평소의 흥겨운 울림에 어께를 들썩이던 사람들이
대피리의 중저음에 숙연해지기도 한다.

이용선에 의해 판소리 쑥대머리 한가락을 함께 배우기도 하고
그녀가 부른 국악 가요 쑥대머리, 아리오는 이미 익숙한 노래라
대단한 호응을 받았다.



신명난 한 판을 멋지게 놀고 
그 여운이 다 가시기도 전에 돌아서는 사람들의
발길에는 가을밤 넉넉한 보름달이 
길을 비추고 있다.

가을은 이렇게 깊어가나 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무의 꿈

임의진 시, 수니 노래


초록별 뜬 푸른 언덕에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딱따구리 옆구리를 쪼아도 벌레들 잎사귀를 갉아도

바람이 긴 머리 헝크러 놓아도 아랑곳없이 그저 묵묵히
나무 한 그루 되고 있었지 아름드리 어엿한 나무가

만개한 꽃처럼 날개처럼 너를 품고 너희를 품고
여우비 그치고 눈썹달 든 밤 가지 끝 열어 어린 새에게

밤하늘을 보여주고 북두칠성 고래별 자리
나무 끝에 쉬어 가곤 했지 새파란 별똥 누다 가곤 했지

찬찬히 숲이 되고 싶었지 다람쥐 굶지 않는 넉넉한 숲
기대고 싶었지 아껴주면서 함께 살고 싶었지


보석 같은 꿈 한 줌 꺼내어 소색거리며 일렁거리며
오래 오래 안개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나무 한 그루 되고 싶었지



-----------------------


문득,
울림이 강한 노래를 듣게 된다.
단어가 주지 못하는 감정을 담은 음색이 더 진하다.
그렇게 가슴으로 들어온 노래는
며칠이고 가슴 깊이 머물머 떠나지 않고
끝내는 누구에게라도 전하고서야
살그머니 멀어져 가곤 한다.

'나무의 꿈'은 무등산을 품에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고 싶어하는
텔레비전 공익광고에 등장했다.
무슨 노래지? 몇번 이고 찾아봤지만 ...오늘에서야
나무의 꿈을 노래한 시와 음악을 접할 수 있었다.

한 겨울 봄을 준비하는 나무의 마음이 새싹으로 나오고
그 나뭇잎에 사계절을 다 담은 마음을 어쩌지 못해   
이제는 다시 땅으로 떨어지는 계절이 다가온다.
나무는 그렇게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나무를 꿈꾸는 사람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
몇번이고 되풀이 해서 들어도 들어도
다시금 울림이 바람결에 떨리는 나뭇잎처럼
잔잔하게 울리고 있다. 


저 먼...하늘 끝까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을 통해 세상과 만나는 일은 지극한 즐거움을 준다. 

작가 하나 하나 독립된 세상이기에  

그들의 세상이 나와 어떻게 공감하고 소통하게 될 것인지 

엔제나 설렘이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책은...또 다른 소통의 매개가 되기도 한다. 

책을 즐겨 읽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책을 주고 받으며 느끼는 사람의 따스한 마음이 그것이다. 

주변에 책을 권하며 늘 느끼는 행복이 바로 책이주는 부가적인 선물이리라 

 

문학동네의 이 잔치는 그래서 좋다. 

저자, 책, 독자의 소중한 만남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출판사다. 

출판사의 이라한 따스한 마음은 깊어가는 가을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자꾸 밖으로만 내달리는 사람 마음을 책과 더불어 누리게 만드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더 소중한 기회가 되리라. 

 

독자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아직 내 손에는 들어오지 못한 문학동네 책으로만 골랐다.  

그 유명한 1, 2, 3 과  2010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책

 

 

 

 

 

 

 

1Q84-1 13,320원 

  

 

 

 

 

 

 

1Q84-2 13,320원  

 

 

 

 

 

 

 

 1Q84-3 14,220원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양장) 10,800원 

 

사람들 사이 회자되는 문학작품은  

그것이 아무리 유명하더라도 읽는 독자와 만날때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문학작품과 친하지 않아 작품들을 대할때 마다 어려움이 있지만 

이 기회에 한발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도서총액 : 51,660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 속 같은 한 가을날의 밤 풍경
(빛고을국악전수관 발표회)









 



사람들이 모였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인 사람들의 가슴은 가을날 맑은 밤하늘의 달빛을 담았다. 다소곳한 화장으로 꽃단장한 사람들도 그렇지만 그들과 함께하는 사람 모두의 가슴속에 담긴 것은 한가지로 보인다. 환한 얼굴에 번지는 미소를 달빛처럼 전하는 것이 마치 조선시대 박제가와 홍대용이 그 벗들과 한 여름날밤 수표교 위에서 풍류를 즐겼던 그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시간을 거슬러 그들이 신분 나이를 벗어나 오직 가슴에 담긴 멋으로 누린 풍류가 오늘밤 이곳에서 재현된 것이다.

광주광역시 서구청에서 운영하는 빛고을국악전수관에는 매년 한 번씩 이렇게 가을밤 달빛을 가슴에 담은 사람들이 모여 잔치를 연다. 이들은 매주 한 두 차례씩 모여 일상에서 못 다한 꿈을 펼친다. 민요, 판소리, 고법, 장구, 해금, 가야금, 대금 등 자신의 가슴에 숨겨둔 멋을 드러내기 위해 시간을 쪼개어 갈고 닦기를 수없이 반복한 그 기량을 가까운 사람들에게 선 보이며 함께 나누고 누리는 것이다.

이미 이들에게는 어설픈 몸짓도 어긋나는 음정박자 상관없다. 전문가들의 원숙한 기량보다 때론 서툴기에 더 친근하며 감동의 미소를 번지는 한다는 것을 안다.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것보다 박수치고 웃으며 따라 부르는 공감과 어우러짐이 우리가 누리는 문화의 진정한 멋과 맛이리라.

이들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기에 모든 시간을 신명을 다한다. 그저 즐겁게 주어진 시간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흘러가버린 청춘을 돌려받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하물며 무대에 오른 그들의 얼굴에는 생전에 그런 호사가 없다는 듯 밝고 설레임 가득한 모습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잔치에는 하려함 보다는 소박함이 묻어난다. 그렇기에 더 정겨운 자리가 되는 것이리라. 이렇듯 우리 문화는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아 왔다. 생활과 떨어져 박제화 된 문화가 아닌 서툰 몸짓일망정 따스한 가슴으로 격려하고 함께하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가슴속 꿈으로 간직한 책과 그림 속 옛 선비들이 그들만의 멋을 누렸던 것에 대한 부러움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나도 그런 멋진 삶을 살아갈 수 있나 싶었는데 바로 오늘 같은 가을날 하루 밤 나들이로 그 꿈을 실현한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내 꿈은 책과 그림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버젓이 현실에서 부릴 수 있기 유효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 꿈을 실현해 갈사람 역시 먼 이웃이 아니라 일상을 함께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임을 알게 된다.




가을날 밤 잠깐으로 끝난 잔치지만 이 여운은 오래남아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될 것임을 누구도 의심치 않는다. 돌아서는 발걸음이 당당한 것은 내년 다시 맞을 그 꿈의 실현을 기대하는 것이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진지한 삶을 살아갈 그들이기에 언제나 꿈은 현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활동 종료] 7기 여러분 고생 많으셨습니다.

시간이 빨리 간다는 말을 실감하는 신간서평단 활동기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책과 함께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인문 B조에서 활동하며 보내주신 책들이 버거울 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설렘으로 기다린 시간이었습니다.

1.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하찮은 인간 호모라피엔스'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인간의 본질은 유사 이래 인간이 탐구해온 가장 오래된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긴 역사만큼 밝혀진 성과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양은 미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불편할 만큼 속속들이 파헤치는 저자의 글 속에서 그동안 상식으로 알고 있던 점을 되돌아보게 만든 책이더군요. 2500년 전 춘추전국시대 성인들의 사고와 현대 사람들의 사고가 그리 다르지 않음을 알고 현재 탐구하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의문이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쩜 이미 밝혀질 것은 다 밝혀졌음에도 우리 삶속에 구현하지 못하는 점이 아닌가도 생각이 되더군요.

때론 불편함이 진실임을 알고 있기에 이번 기회에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앞으로도 저자의 책과 관련 분야의 책을 관심가지고 살펴보고 싶습니다. 

 2.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이야기 그림이야기
평소 전시회를 자주 가며 그림에 대한 관심을 높여오곤 합니다. 이 책을 이야기를 구현한 그림과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를 옳게 읽어내는 것이 어떤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를 알게 하였습니다. 자주 이야기 나누던 화가와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화가가 지향하는 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하는 인간 호모루두스
하찮은 인간 호모라피엔스와 더불어 인간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책입니다. 물질문명의 이기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수학적 기초를 잊어버리고 살아가지만 인간의 거의 모든 생활에 반영된 수학적 기초의 법칙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깊이 생각하는 기회였고 수학이 어렵고 골치 아픈 학문만은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피렌체 시간에 잠기다
예술작품은 창작의 주체가 되는 예술가와 대중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해주고 창작의 기반을 만들어주는 사람간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피렌체의 르네상스 미술을 통해 알게 하는 책이더군요.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 피렌체와 그 역사를 창조해 왔던 메디치 가문 그리고 예술가들의 삶을 통해 우리나라의 현실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여기서는 그대 신을 벗어라
생각 없이 바라보던 건축물이 만들어지고 그 건축물에 담은 사상과 신념에 종교적 염원까지 참으로 다양한 생각이 담겨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홀로 우뚝 서서 주변과 어울리지도 않고 국적도 불분명한 현대 건축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청춘대학
타의에 의해 88만원 세대로 규정되어진 청춘의 한 사람이 사회와 기존 세대들에게 청춘의 힘이 무엇이고 현 청춘들의 저력을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현 정치인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3.신간평가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자연스러운 건축’에서 저자의 말
 

‘가장 필요한 것은 가슴을 펴고 100퍼센트 당당할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