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
잎사귀는 감잎 같고, 꽃은 백련 같다. 씨방은 도꼬마리 같은데 씨는 붉다. 산 사람들이 목련이라 부른다.

*매월당 김시습이 목련에 대해 언급한 문장이다. 본초강목에도 이와 비슷한 말이 있다. "이 꽃은 곱기가 연꽃 같아서 목부용이니 목련이니 하는 명칭이 있다."

시골에 집을 마련하고 나무를 심었다. 대문 바로 옆에 백목련을 심고 훗날 꽃 필 정경을 그려보았는데 10여 년이 흐르고 나니 생각했던 모습 그대로다. 다만 아쉬운 것은 꽃 피면 간혹 서리가 내려 망처놓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앞산에 목련이 제법 많다. 하얗게 핀 꽃을 멀리서 바라보는 봄날의 한때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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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흔하게 볼 수 있어 정을 쌓아갔던 것들이 사라져간다. 때 되면 피고지며 사람들 이웃에서 함께 있던 그때를 기억하는 것이 쉽지 않은 세상으로 바뀌어 간다. 누구 탓할 것도 없이 나와 우리 모두에게 안타까운 일이다.

볕을 좋아해 양지바른 곳, 무덤가에 흔하게 볼 수 있던 할미꽃이다. 보송보송한 털로 감싸고 빠알간 꽃을 피운 할미꽃을 보노라면 누구에게나 그렇듯 할미꽃은 할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내게 유별나게 더 친근했던 할머니를 생각하며 할미꽃을 얻어다 뜰에 심었다. 꽃을 나눠준 이의 마음까지 더하여져 그런지 올해는 제법 풍성하게 자라 꽃을 보여준다.

손녀를 찾아가다 쓰러져 죽은 다음 할머니의 꼬부라진 허리처럼 꽃대가 구부러진 꽃으로 피었다는 전설처럼 '슬픔', '추억' 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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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깽이풀
가늘고 긴 꽃대를 올렸다. 독특한 잎과 함께 붉은 생명의 기운으로 새싹을 낸다. 여럿이 모여 핀 풍성한 모습도 홀로 피어난 모습도 모두 마음을 빼앗아 가는 녀석이다. 봄 숲에 고운 등불 밝히는 꽃이다.

아름다운 것은 빨리 시든다고 했던가. 피는가 싶으면 이내 꽃잎을 떨군다. 하트 모양의 잎도 꽃 만큼이나 이쁘다. 풍성해지는 잎이 있어 꽃잎 다 떨어지고 난 후 더 주목하는 몇 안되는 종류 중 하나다.

꽃술이 진한 자주색이라 저 위쪽지방에 있다는 노랑꽃술의 깽깽이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준다.

특유의 이쁜 모습에 유독 사람들 손을 많이 탄다. 수없이 뽑혀 사라지지만 여전히 숨의 끈을 놓지 않은 생명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안심하세요' 라는 꽃말이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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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봄 숲속의 여왕이다. 추위에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봄기운에 익숙해질 무렵 숲에서 춤추듯 사뿐히 날개짓하는 꽃을 만난다. 한껏 멋을 부렸지만 이를 탓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햇볕 따라 닫혔던 꽃잎이 열리면 날아갈듯 환한 몸짓으로 이른 봄 숲의 주인 행세를 한다. 꽃잎이 열리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가 보통이 아니다. 과한듯 싶지만 단정함까지 있어 우아함도 느껴진다. 숲 속에서 대부분 무리지어 피니 그 모습이 장관이지만 한적한 곳에 홀로 피어있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넓은 녹색 바탕의 잎에 자주색 무늬가 있는데, 이 무늬가 얼룩덜룩해서 얼룩취 또는 얼레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씨앗이 땅속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리고 7년 이상 자라야만 꽃이 핀다고 하니 기다림의 꽃이기도 하다.

뒤로 젖혀진 꽃잎으로 인해 '바람난 여인'이라는 다소 민망한 꽃말을 얻었지만 오히려 꽃이 가진 멋을 찬탄하는 말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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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나무
모든 인연이란 것이 의도하고는 상관없이도 오나보다. 납매와 삼지닥나무가 들어오면서 함께온 나무다. 지난해 늦가을 대대적인 정원공사를 통해 옮겨심은 나무가 무사히 꽃을 피웠다.

미선나무, 서울 나들이때 찾아간 경복궁에서 보았던 나무를 내 뜰에 들이고 싶었으나 방법을 찾지 못하고 말았던 것이 이렇게 찾아와 주었다. 신비할 따름이다.

미선나무의 미선尾扇은 대나무를 얇게 펴서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물들인 한지를 붙인 것으로 궁중의 가례나 의식에 사용되었던 부채를 말한다. 미선나무를 발견하여 이름을 붙일 때, 열매 모양이 이 부채를 닮았다고 하여 미선나무라 했다고 한다.

미선나무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고 오직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나무라 하니 더 마음이 가는 나무다. 하얀색의 미선, 분홍빛을 띤 분홍미선, 맑고 연한 노란빛의 상아미선, 빛의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달리 나타나는 푸른미선 등이 있다.

앙증맞은 모습과 은은한 향기에 색감까지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도록 매력적인 나무다. 올해는 제법 풍성하게 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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