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
달밤이어야 한다. 소금꽃 피는 풍경을 제대로 보려면 말이다. 여의치 않다면 가로등 불빛에라도 의지해서 봐야만 한다. 이 모든 것이 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서 출발한다.
메밀묵의 그 메밀이다. 요사이는 주변에서 거의 만나지 못한다. 모밀, 메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내게 메밀은 메밀묵보다는 어린순의 된장무침은 지금도 좋아하는 계절의 진미다.
꽃은 백색이고 무한꽃차례로 무리지어 피며 꽃에는 꿀이 많아 벌꿀의 밀원이 되고 타가수정을 주로 한다. 원산지는 동아시아 온대 북부의 바이칼호, 만주, 아무르강변 등에 걸친 지역이라고 알려져 있다.
문헌의 기록으로는 '향약구급방'에 처음 나온다. 메밀은 한발이나 추위에 잘 견디면서 생육기간이 짧아서 흉년 때의 구황식물로 많이 재배되었으며, 세종 때에 펴낸 '구황벽곡방'에도 구황작물로 기록되어 있다. 약용작물로도 두루두루 재배했다.
'연인' 이라는 꽃말의 연유는 모르겠다. 봉평으로 가지못한 아쉬운 마음을 여기에 담아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