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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부터 다롱이가 내 방에 들어와 자지 않는다. 다롱이는 요크셔테리어 수컷으로 벌써 13년째 키우고 있는 반려견이다. 생후 2개월이 채 될까 말까 했을 때 사촌 고모가 우리 집에 반강제적으로 떠맡겨 키우기 시작했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개를 좋아해 우리 집이 줄곧 개를 키워 온 건 사실이지만, 오빠의 사업 실패로 가산을 말아 먹고 지금의 다세대 주택으로 이사를 온 후 더 이상 개를 키우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무슨 미친 운명인지 모르겠다. 개 없이 3년을 버티고 견뎠건만 역시 개를 키우던 집은 어떻게든 다시 키우게 마련인가 보다 했다.  

 

개가 없으면 집안은 깨끗해서 좋긴 한데 그 삭막함은 느껴 본 사람만 안다. 어쨌거나 개를 다시 키우게 되니 정막 했던 집안이 생기가 도는 기분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요크셔테리어 종이 그렇듯 다롱이는 잔신경이 많아서 밤이고 낮이고 현관 출입문을 공략했다. 그러는 통해 거실에 침대를 두고 줄곧 거기서만 생활하는 엄마로선 밤이면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었다. 그때부터 나는 밤이면 녀석을 직접 들어다 내 방에 눕히곤 했다. 이것을 한동안 하고 나니 언제부턴가 녀석은 알아서 제 발로 내 방에 들어와 자기 시작했다. 내 방이 제가 잘 곳이라는 걸 안 것이다. 밤에 잠자기 전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이 살짝 들어와 자는데 얼마나 기특하고 사랑스러운지. 그래. 너는 역시 파블로프 개의 후예였어.” 하며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 자신에 대해서도 뿌듯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조선시대엔 반상의 법도가 있듯 예전엔 개가 아무리 좋아도 개와 사람이 한 공간에 있다는 건 상상도 못 했을 시절이 있었다. 그러던 것이 애견 산업이 팽창하면서 그건 예사로운 일이 됐다. 뭐 개를 한 공간 안에서 키울 수 있다고 치자. 개를 한 이불 속에서 잔다? 정신 차리고 생각하면 이건 좀 심한 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든다. 개에게도 자기 집이 있어 잠만큼은 꼭 거기서 자도록 훈련시켜야 했던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긴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면 오래전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이 나곤 한다. 워낙 깔끔하신 분이셨다. 살아생전 아들 집에 놀러 왔다가 개를 안에서 키우는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랐을까? 그렇다고 그 앞에선 뭐라 할 수는 없고(아들, 손주들이 좋아한다는데 그것을 뭐라 말하랴), 당신 집으로 돌아가 알만한 사람을 붙들고 얼마나 말이 많았을까, 안 봐도 훤하다. 더구나 그런 개를 한 이불을 덮고 잔다고 하면 지금도 저세상에서 혀를 끌끌 차고 계실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어쩌랴 추운 겨울이면 녀석이 춥다고 이불 속을 자꾸 파고 들어오는 걸.

 

그래서 말인데, 사랑은 가는 사랑 보다 오는 사랑이 훨씬 더 강하다. 사랑해서 스킨십을 할까? 아닐 수도 있다. 스킨십을 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지금까지 나의 외삼촌의 아이들을 꼭 한 번 만난 적이 있는데 그것도 아이들이 아주 어렸을 때다. 미국에 사는 외삼촌이 아이들을 데리고 잠시 귀국했다. 미국 사람들이 워낙 스킨십의 대가들 아닌가. 첫째가 딸이었는데(워낙 오래된 일이라 이름도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나를 보자마자 좋다고 모가지를 끌어안고, 얼굴을 비비고 하는데 그 순간 무장해제되는 느낌이었다사람도 이럴진대 그 작고 앙증맞은 존재가 이불 속을 파고드는데 무엇으로 내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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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게 나에 의해서 길들여졌다고 생각했던 다롱이가 지난여름이 되면서 나를 배반한 것이다. 더워도 너무 더운 게 화근이었다아무리 더워도 밤에 잘 때 방문을 열어 놓고 잘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창문은 조금 열어 놓고 자긴 한다. 방문을 꼭 닫고 자는 건 다롱이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지 않으면 왠지 녀석이 자다가 나갈 것만 같았다. 그러면 그동안 내 방에 자도록 훈련시켜 놓은 게 일순간 무너질 것 같았다. 그렇게 되면 이른 아침까지 내 방에서 자는 습관이 무너지고,  밤에도 잠을 자지 않고 몽유병 환자처럼 어슬렁 돌아다니거나 시도 때도 없이 현관 밖에서 무슨 소리만 나도 벼락같이 짖을 것이다.  그러면 애초 녀석을 키우기 시작했을 때 엄마의 불평을 다시 듣게 될 것이다.

 

사실 13년 동안 한 방에서 자면서 내가 편하게만 잤던 건 아니다. 봄이나 여름 같은 경우 해가 일찍 뜨는 관계로 녀석의 각성 시간이 빨라지면, 나는 새벽에 잠이 쏟아지는데 자기는 다 잤으니 문 열어 달라고 문을 박박 긁으면 열어 주지 않고는 못 배긴다. 물론 닦달질해서 얼마를 잡아 둘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 잡아 놓느니 얼른 열어주고 다시 잠을 자는 것이 더 낫다. 어떨 때 자다가 깨면 주객전도라고, 녀석이 이불 한가운데 떡 버티고 자고 나는 그 가장자리로 밀려나 잘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녀석과 같이 자서 불편하기 보다 녀석의 그 꼬물락거리는 게 좋아 여태 데리고 잔 것이다. 녀석이 얼마나 훈련이 잘 되어 있냐면, 어쩌다 새벽에 화장실을 가게 되면 내가 나올 때까지 그 앞에 기다리고 있다 나오면 다시 들어가 자곤 했다.

 

그런데 뭐든지 뜻을 이루려면 0.1mm의 틈도 잘 노려야 한다.
솔직히 녀석도 내 방에 들어와 자는 것이 썩 좋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겨울 같은 경우 비교적 해도 늦게 떠오르고 이불 속에 푹 감겨 자느라 늦게까지 잔다고 하지만, 여름은 아무래도 들어와 자는 게 갑갑했을 것이다. 그래도 내 방에 들어와 자는 게 의무니 어쩔 수 없이 자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문고리 잡고 문 열어 주기가 싫어 언제부턴가 문을 느슨하게 닫고 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는 아직 살인적인 더위가 몰려오기 전이었다. 그때부터 녀석은 잔머리를 쓰기 시작했던 것이다. 일단 내 방에 들어와 자는 척하고 2, 3 시간 자고 나면 그 조금 느슨하게 닫힌 문을 공약하는 것이다. 어쨌든 난 오늘도 이 방에 들어와 잤으니 이제 문 열어 주시오 하는 것이리라. 그러면 그 시간이 새벽 1시도 됐고, 2시도 됐다. 그렇게 같은 시간에 나를 괴롭히고 이내 살인적인 열대야가 시작됐으니 내 방에 꼭 들어와 자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았다. 더워서 문을 열어 놓고 자는데 굳이 내가 그 방에 들어가 잘 필요가 있느냐는 뜻으로 버티는 것이다사실 엄밀한 의미에서 배반이 아닐지도 모른다. 열대야는 예전에도 있었다. 그래서 방문을 열어 놓고 잔 때도 있었다. 그땐 세상없어도 잠은 자던 데서 자야 한다는 생각에 내 방에서 잤을 것이다. 그런 녀석이 이제 나이도 먹고 늙으니 그런 식으로 해이해진 것 같다.

 

이때부터 녀석은 너무나 당당하게 엄마의 침대에서 자기 시작했다. 그 꼬락서니를 보니 그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나와 어떻게 잠을 잤을까 배신감도 느껴지고 괜히 민망한 느낌도 교차했다. 그러면서 녀석이 이제 살면 얼마나 살겠나 이제부터라도 자고 싶은 곳에서 맘대로 자도록 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기도 했다. 그리고 엄마가 말은 그렇게 해도 잠이 없고 보면 엄마한테도 좋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TV가 종일 방송을 시작하고부터 그 적적한 불면의 밤을 한결 수월하게 보내겠지만 그래도 그것도 생명 없는 물체이고 보면 그래도 살아 꼬물락거리는 생명체가 더 낫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지 않아도 어쩌다 잠결에 깨서 바깥에서 엄마가 다롱이에게 뭐라고 말을 하며 뚜덕이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그러면 역시 내가 녀석을 엄마에게 양보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사실 이 생각은 이때가 처음은 아니다. 처음 다롱이를 데리고 잘 때부터도 내가 엄마한테 너무 야박하게 구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잠시 하기도 했었다 
아유, 이놈의 새끼 때문에 이불 속에서 다리도 맘대로 못 뻗겠고 아주 불편해 죽겠어. 다시 네 방에서 잤으면 좋겠어.”
연로해지면서 불평이 많아진 엄마는 어느 날 결국 한 마디 하는 것이었다.
자식이 네 방에서 잘 땐 몰랐는데 괜히 밤에도 잠을 못 자면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니고, 오줌 안 쌀 것도 싸서 화장실에서 냄새만 풍기고...”

 

엄마한테서 그런 말을 들으니 좀 의외긴 했지만 한편 반갑기도 했다. 솔직히 다롱이를 다시 데리고 잤으면 했는데 이렇다 할 명분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 그럼 더위도 한 풀 꺾였겠다 다시 내가 데리고 자 보지 뭐.”
그리고 그날 밤 나는 자기 전에 엄마 침대에서 자는 다롱이를 불러들였다. 그러자 다롱이는 그동안 안 불러줘서 못 잤다는 듯 내 방으로 성큼성큼 들어왔다역시 개는 개라고 생각했다. 자기가 자던 자리를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웬걸, 불을 끄고 자려니 조금 있다 녀석은 부스스 일어나 이곳저곳을 퀵퀵대며 무슨 냄새를 맡는 척하다가 결국 방을 나가겠다고 방문을 긁적거리는 것이었다. 그건 또 다롱이가 오래전부터 무언가를 하기에 눈치가 보인다 싶을 때 하는 주특기이기도 했다나는 몇 번 종주먹을 댔지만 무엇으로 녀석의 고집은 쉬 꺾이지 않았다. 결국 더 이상 못 버티고 방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었다. 전에는 그렇게 하면 들어먹기도 했지만 나와는 벌써 꽤 오래 떨어져서 잤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내 말은 듣지 않았다.

 

아침에 엄마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어젯밤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엄마는 다롱이를 나무라기는커녕 나에게 힐난조로,
너도 참 순진하기도 하다. 다롱이의 고집을 누가 꺾겠니?”
아니, 엄마가 그랬잖아. 내 방에 들어가 잤으면 좋겠다고.”
그거야 말이 그렇다는 거지 다롱이가 들어 먹겠니?”
엄마는 그러더니 자는 척하는 다롱이를 쓰다듬으며,
그렇지 다롱아. 너 사람 말 원래 안 듣지?”
하는데 엄마는 그런 식으로 나를 놀리는 것이다. 

 

나는 엄마와 그렇게 오래도록 같이 살았으면서도 가끔 이해 못할 때가 있는데 바로 이럴 때다. 기껏 엄마 생각해서 한 일인데 이럴 땐 딴소리를 한다. 다롱이는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의 손길 따라 몇 번 꾸물거리더니 이내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아무래도 어제 나와 실랑이를 한 피곤이 아직 안 풀렸다는 뜻 같기도 할 것이다. 나만 다롱이를 잡아 끄는 것이 아니라 엄마도 같이 몰아주면 말을 들을 것도 같은데 엄마는 현재로선 그럴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그동안 이 집에서 녀석의 영토만 넓혀준 것 같다. 어쩌다 사람이 개의 눈치를 살피는 존재가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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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016-12-05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찡하네요. 엄마의 마음이 ^^

stella.K 2016-12-05 14:53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누구든 아무리 오래 같이 살아도 모를 게
사람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흐~

페크pek0501 2016-12-09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스텔라 님의 댓글을 보니깐
자기자신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게 인간이라는 말을 하고 싶군요. ㅋ

stella.K 2016-12-09 14:07   좋아요 0 | URL
같이 살면 살수록 모르겠는 게 사람인 것 같아요.
그게 심지어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라도 말이지요.ㅋㅋ
 

이번 한 주간 동안 착잡한 마음으로 뉴스를 지켜 보았다.

저렇게 쏟아지는 많은 뉴스 중에 어떤 게 진짜고, 어떤 게 가짜일지

가늠할 수가 없다. (나는 언론을 다 믿지 않는다.) 

 

다소 마음엔 들지 않아도 우리나라 첫 여성 대통령이기 때문에

임기만이라도 채워주길 바랐다.

여자는 아무리 잘 해 봐야 남자가 한 가지 잘 하는 것에 따라가지 못하는

운명을 타고난 자들 아닌가.

정가 그 안에서도 얼마나 부침이 많을 것인가.

여자인데다가 결혼도 하지 않고, 의지하고 터놓고 얘기할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온통 정적들 뿐이었겠지.

하지만 이런 헤아림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난 그녀가 100% 본인의 의지만으로 대통령이 됐을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

주위에서 부추김도 받았겠지.

그래야 누구든 다음 정권의 실세가 그녀를 가볍게 밟고 올라 갈 수 있을테니.

 

그녀가 그 권좌를 지키고 싶었다면 몇 배는 더 강해졌어야 했다.

그런 떨거지 비선실세를 의지하지 않아도 되리만큼.

그리고 칼끝에 베일만큼 철저하게 원리원칙적이어야 했다.   

 

그녀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엔 어머니의 영향이 컸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하긴, 살아 오면서 아직까지 육 여사를 두고 욕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아버지와 한통속으로 싸잡아 욕을 먹지 않는가. 

 

시간을 돌이킬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지금 야당 일각에서는 그녀가 퇴진하면 안 된다고 얘기하기도 하는데

난 왠지 그것도 그녀를 퇴진시키기 위한 수순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또 모를 일이지. 신중한 척 해 놓고 어디 가서 자기네들끼리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을지.)

 

그녀가 욕을 먹던, 억울한 소리를 듣던 변하지 않는 사실은

국정을 농단했다는 것이다. 

모르긴 해도 이 국정을 농단한 건 이전 대통령들도 여러 모양으로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하필 여자라서 더 욕을 먹는 건 아닌지.

물론 또 그렇다고 해서 국정을 농단한 죄가 가볍게 될 것은 아니기에,

하야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리고 누구라도 권좌에 앉는이, 국정을 또 한 번 농단하는 일이 있다면 

그녀를 일벌백계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나는 시국선언도 좋고, 시위집회도 다 좋다.

하지만 단순히 그녀를 심판하기 위한 거라면 그것은 반대다.

정치의 투명성은 그냥 오지 않는다.

반드시 누군가의 준엄한 심판을 통해 온다고 본다.

 

이 경우 난 희생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녀가 혹시라도 권좌에서 내려오는 것을 순교자인 양하지

않았으면 한다. 

순교자인 양 할 수 있는 건 그녀를 따르고, 보좌하고 기생했던 사람들한테나

할 수 있는 거지, 모든 사람에게 보여선 안될 것이다.  

 

가까운 장래에 우리나라 정치의 선진화와 투명성을 위해

그녀의 퇴진이 필요하다면 미련없이 내려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다음 차기 정권을 노리는 자 그 자리가 얼마나 무겁고, 준엄한 자리인지

알아야 한다.

권좌를 우습게 보는 자 권좌로 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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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9 2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10-30 13:23   좋아요 2 | URL
그렇군요. 물론 전 그녀를 찍은 바 없지만 그녀는 대통령 나오지 말았어야
한다고 봅니다.
원칙을 지키고 소통만 잘했어도.
정말 국민의 불행입니다.ㅠ

님의 댓글을 보니 괜히 말 한 마디 더 보탰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마음이 심란하여 몇 자 적어보면 나을까 했는데...
 

연예인에 이어 문화계 인사들의 성추문 사건이 꼬리를 이었다. 그러는 가운데 지난 토요일 박범신 작가 블로그에 관리자가 글을 하나 올렸다. 참고해서 보길 바란다. .

 http://blog.naver.com/wacho/220842820524

 

사실 꼭 성추문이 아니더라도 어느 특정인이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있을 때마다 그들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은 그 사안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대략난감해 지지 않을 수 없다. 주는 것없이 미운 사람이 있다고,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싫은 사람은 이런 일이 있으면 게거품을 물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은혜가 느껴지는 사람은 죄의 경중을 떠나 안타까움으로 지켜보게 되는 게 되는 게 사람의 인지상정 같다.

 

그러고 보니 내 책이 나오기 전, 나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 한숨 돌리고 있을 때 편집을 맡아 준 박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언젠가 한 번은 이런 연락을 받지 않을까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가 조경란 작가 부분을 빼자는 것이다. 몇년 전, 그녀의 작품 <혀>가 표절시비에 붙었던 게 신경이 쓰였던 모양이었다. 난 그 문제가 해결이 된 줄 알았는데 아직도 명확히 해결이 난 것이 아니고, 그냥 시간속에 묻힌 사건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 책을 계기로 태클을 걸고 나올 독자가 혹시 있을지 모르니 아예 빼고 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이다. 

 

하긴 태클을 받으려면 별 오만가지 잡군데에서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니 민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을 두려워 한다면 책을 아예 내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고.  하지만 난 조경란 작가의 <혀>를 언급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당시에 나온 그녀의 에세이 <백화점>을 얘기하려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읽은 <혀>에 대한 언급은 빼고 가자고 해서 겨우 살아남은 경우다. 그리고 아직까지 이 문제를 걸고 나오는 독자는 없다.

 

나중에 편집자와는 사석에서 아는 지인과 함께 만났는데, 말끝에 신경숙 작가의 사례를 들어 우리가 죄는 미워해도 그 사람을 미워하면 안 된다고, 그 작가의 작품은 미워해도 그 작가를 미워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하자, 그는 대뜸 외국 같은 경우엔 그런 일이 있으면 아예 제명 감이라고 했다. 과연 그런가 싶어 뜨끔했다. 하긴 어떤 작품이 됐건 그 작품에 작가의 동기와 의지가 투영되고, 명예를 생각한다면 간단히 넘길 일은 아닐 것이다.  

 

앞서 안타깝다고 하는 건, 이런 일이 생기면 그 사람에 대해 없던 말도 부풀려져 자신이 잘못한 것엔 사죄한다고 해도 그도 어느새 피해자가 되어 상처를 입게 된다. 박범신 작가의 경우도 보라. 밑에 달린 댓글 보면 살벌하고 가차없어 보인다. 사람들은 현장에 있었는가 없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가 비난 받을 만한 일을 했느냐 안 했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너무한다. 안한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때는 돌이킬 수 없다. 잘한 것이 없다면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지키고 싶다면 차라리 침묵하고 이 시간을 자성의 시간으로 견디는 것이 나보인다. 

 

스스로에게 높은 도덕성을 갖는다고 해서 누가 비난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너무 낮아서 문제 아닌가. 연예계를 비롯해 문화계가 보여주는 실망스런 현실은 우리나라가 아직도 도덕적 해이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동시에 이 싯점이야 말로 도덕성을 회복할 때라는 것을 다시금 돌아 보아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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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25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 많은 작가의 작품을 미워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잊혀진다는 게 문제죠. 사실 저는 이번 주에 `창비 초대전 이벤트` 응모글을 쓸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 원래 응모글에 출판사의 문제점도 짤막하게 언급하려고 했어요. 신경숙 사태 때 창비를 비판했고, 그 부끄러운 사실을 잊지 않은 독자도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어요. 신경숙 사태 당시 창비에 실망했던 사람들이 창비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태도가 모순이라고 생각해요. 아무튼 고민이예요. 적립금 2000원 때문에 자존심 굽히기 싫어요. ^^

stella.K 2016-10-25 18:57   좋아요 1 | URL
너의 자존심이 설마 2천원만 나간다고 생각하진 않겠지?
잘 생각해라.ㅎㅎ

cyrus 2016-10-26 08:52   좋아요 2 | URL
창비 이벤트 응모 안 할거예요. 그래서 저는 창비를 좋아하지 않는 걸로... ㅎㅎㅎ

2016-10-25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10-26 13:15   좋아요 0 | URL
지당하신 말씀이죠. 한데 왜 이 지당하신 말씀을 굳이 비밀글로 하셨습니까?ㅠ

근데 전 그런 줄만 알고 있었는데 글 따로 인격 따로인 사람도 많더군요.
이것을 일치시키기가 참 쉽지 않는가 봅니다.ㅠ

비공개 2016-10-26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박범신 작가의 경우엔 블로그에 언급된 그 방송작가님 말고도 여러건의 트윗이 더 있었어요.. 성추행, 성희롱 당했다는.. 물론 친분관계에 따라 받아들이는건 다를 수 있겠지만, 친하신 분은 성희롱이 아니었다고 느꼈다고 해도 그 방송작가님이 성희롱으로 느꼈다면 성희롱인거지요. 그건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다니는 직장에서도 그런 음담패설로 인기를 얻으시는 4-50대의 남성분들이 수두룩하지요. 남친이랑 할때는 꼭 **를 해야 낙태를 안하게 된다거나, 어리고 이쁜 여자가 따른 술이 더 맛있더라거나.. 그런 분들중 몇분이 직장내 성희롱으로 징계를 받고 나니 이제 최소한 여자들 있는데서는 그런 얘기 안하더라구요. 이번 일을 계기로 클린한 문단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야 한국문학이 더 발전하고 더 멋져질 것 같아요.
물론 도덕성에 관한 스텔라님의 견해에는 대부분 공감합니다 ^^

stella.K 2016-10-26 13:23   좋아요 0 | URL
분명히 박범신 작가도 억울한 부분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사람의 말이라는 게 부풀려진 부분도 많고 말씀하신 것처럼
각자 해석이 다르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 사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인정했다는 거죠.
그렇다면 더 이상 왈가왈부할 필요없이 그냥 침묵하고 자숙하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박범신 작가 제가 나름 애정하는 작가였는데
좀 안타깝게 됐어요.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2016-10-26 1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10-26 14:15   좋아요 0 | URL
아, 그런 문제점이 있었군요.
저는 그런 줄도 몰랐습니다.ㅠ

2016-10-26 14: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10-26 14:48   좋아요 1 | URL
와우, 정말 이시옵니까? 그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저는 드문드문 있어 온 일이라.
글구 댓글도 없이 친구등록만 하는 분들에 대해선
전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이분들은 그냥 조용히 제 글을 보고 가시는 분들이라
오히려 아는 척 신경 쓰면 불편해 하실 것 같아서...

페크pek0501 2016-10-29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혀를 조심하라, 에 관한 명언을 떠올리게 되네요.

˝혀를 확실하게 관리하는 것이 원만한 인간관계의 핵심이다.˝(그라시안)


stella.K 2016-10-29 16:2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그만한 명성에 말도 예쁘게 했더라면
오해나 비난도 안 받고 얼마나 좋았겠어요.
저의 책에 박범신 작가를 다룬 게 있는데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ㅠ
 

오늘 방문자수 116

 

서재방문자수 100 넘겨 보기는 얼마만인가...?

한창 잘 나갈 땐 못해도 100대에서 200대 사이를 넘나들 때도

수두룩 빡빡했었는데...

내 책 나왔을 때도 이 정도 수치는 있지도 않았다.

하도 수치가  낮아, 차라 마!  해서 서재지수 감추기 했다.

서재지수가 뭐 대순가?

그냥 옛날 생각해서 한 번 캡쳐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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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6-10-15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재 15위까지 찍은 적 있는데 그 때도 서재 방문자수가 5이하였습니다.
북플 덕분에 순위가 괜찮았나봐요.
캡쳐가 보이지 않아요.

stella.K 2016-10-15 19:41   좋아요 1 | URL
지금은 보이십니까? 고쳐 썼는데...

저도 한 자리 수 기록할 때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서재질 할 맛이 안 나더군요.
폭파시킬까 그런 생각도 솔직히 했었다는...ㅋ
근데 다 들 그러던데요? 북풀 때문에 방문자수 내려갔다고.
숫자가 별건가 싶다가도 아니고.
신경 쓰기 싫어서 치워버렸습니다.ㅠ

책한엄마 2016-10-15 19:43   좋아요 0 | URL
서재에 가야 보이나봐요.
북플로 자주 보고 있는데 그 숫자는 안 치나봐요.책 꼭 읽어보겠습니다.^^

stella.K 2016-10-15 19:47   좋아요 1 | URL
아, 그렇습니다.
알라딘 서재 가면 볼 수가 있죠. 저만...
저는 제 서재에서 안 보인다는 줄 알고.ㅋㅋ

아유, 저야 봐 주시면 더 없는 영광이지만
꿀꿀이님 실망시켜 드리는 건 아닐지 걱정되네요.ㅠ^^

saint236 2016-10-15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요즘 알라딘 서재에서 OB들이 많이 안 보이십니다. 다들 바쁘게 살고 계신지..

stella.K 2016-10-16 12:3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래도 세인트님 아직도 건재하시네요. 반갑습니다.
옛날 추억이 방울방울 합니다.^^

시이소오 2016-10-15 2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5년전 글들 보면 좋아요 수가 100을 넘어가던데 요즘 좋아요 백 넘어가는 글 없지 않나요?

예전보다 독서인구 자체가 줄어든것 같아요 ^^

stella.K 2016-10-16 12:41   좋아요 0 | URL
헉, 갸웃~ 좋아요 수가 100을 넘어 가는 글도 있었나요?
가끔은 있는 것 같긴한데 웬만해서 그런 일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방문자 수 말씀하시는 거 아닌가요?ㅠ

요즘엔 여기저기 이색카페 겸 서점이 많이 생겼잖아요.
그에 따라 앞으로 올라가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참, 시이소오님도 카페겸 서점 열어 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잘하실 것 같은데...ㅋㅋ

시이소오 2016-10-16 12:47   좋아요 0 | URL
로쟈님 글들 보니 그렇던데요. 요즘은 50찍기도 힘든듯. 카페겸 서점 로망입니다. 돈이 없어서 ㅋ

stella.K 2016-10-16 12:49   좋아요 0 | URL
헉, 방금 시이소오님 북플 보고 왔는데...ㅎㅎ
아하, 로쟈님 글은 그럴만하죠.

사람 일은 모르는 겁니다. 로망이라도 가지고 계십시오.ㅋㅋ

페크pek0501 2016-10-16 14: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하~~
어떤 기분일지 알 것 같아요. 요즘 제 서재야말로 창피해 할 수준의 방문자 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저는 그대로 놔 둡니다.
어떤 때 밤 12시 넘어 들어가 보면 방문자가 저 혼자 1명인 적도 있는데 웃고 맙니다.
인터넷에 글을 올린다는 것은 스스로 창피함을 감수하는 일이라는 걸 상기합니다. ㅋ

스텔라 님 서재는 예전에 정말 방문자가 많았지요...



stella.K 2016-10-16 15:53   좋아요 0 | URL
헉, 그런 말이 있었습니까?
그럼 저도 놔둘 걸 그랬나요?ㅎㅎ
저는 대신 무플 페이퍼 그냥 놔두니까 그걸로 대신할래요.
그도 없애보니까 없어도 크게 아쉬울 게 없더라구요.
솔직히 무플 페이퍼도 견디는 중이거든요.ㅋㅋ

페크pek0501 2016-10-17 13:53   좋아요 0 | URL
스텔라 님, 아이 웃겨라... 키득키득...
무플 페이퍼를 견디는 중이라시니... 전 몰랐네요. 사람들은 그런 것에 관심 갖지 않을 걸요. 님이 글을 자주 올리는 것, 어떤 글이 추천 수가 높나에 관심이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무플이 생기면 제가 메우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혹시 무플을 못 보면 저에게 귀띔을 하세요. 비밀 댓글로 말이죠. 그럼 당장 달려와서 댓글을 달겠습니다.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요... ㅋ
이런 저도 제 글이 무플인 걸 보면 신경이 쓰이긴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누군가가 첫 댓글을 달아 주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ㅋ

우리는 분명히 어려운 일을 하고 있어요.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일 말입니다.
파이팅, 하자고요...

stella.K 2016-10-17 13:58   좋아요 0 | URL
아유, 웬걸요...
전 오래 전부터 언니 덕을 많이 본 사람입니다.
무플이 될 뻔한 글 언니가 첫 댓글 많이 달아주셨잖아요.
그 은혜 잊었으면 사람도 아닙니다.ㅋ
신경 쓰시 마셔요.^^
 

노안이 온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잘 모르겠지만 최근 2, 3년 내에 내 눈은 급격히 나빠진 것 같다. 안경을 맞춰야 할 것 같긴한데 이것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중이다. 몇년 전 어느 책에서, 중국의 어느 석학은 책이 온통 집을 점령한 상태에서 이젠 주방까지 점령했다며, 하루종일 그야말로 해가 떨어져 깜깜해질 때까지 책을 읽는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나 열심히 읽는지 전깃불을 켤 새도 없이 읽는다는 것.

 

모르긴 해도 이 사람도 노안은 언제부턴가 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 눈을 생각해서 아니 집안이 깜깜하니 불을 켜야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꼼짝도 안하고 읽는단다. 그러고 보면 책 읽는 눈은 따로 있는 것은 아닐지.

 

물론 그 중국 석학 정도는 아니지만 나도 책을 좋아하니 다른 것은 몰라도 책 읽는 눈만큼은 안경 안 끼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만일 그래주기만 한다면 안경은 포기하고 살아도 될 것만 같다. 안경을 그토록 쓰고 싶어했던 때도 있었는데 막상 그때가 오니 쓰기가 싫은 건 뭐 때문일까? 안경을 쓴다고 해서 침침했던 눈이 얼마나 밝아질지 알 수도 없는 일이고.

 

노비문장이란 말이 있단다. 노안 이후 비로소 보이는 문장을 일컫는 말이란다. 뭔가 심오해 보인다. 노안 이후에 보이는 문장이라!  꼭 나를 두고 하는 말 같기도 하고. 그런데 이게  발견한 건지 아니면 아직 발견하지 못한 건지 그것을 알 수가 없다. 분명 어제도 읽고 있는 책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어 줄을 치긴 했는데, 노안이어서 줄을 친 건지 아니면 늘상 그래왔으니까 친 건지 알 수가 없다. 어쨌든 노안은 슬프나 나도 언젠가 노비문장 하나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 뭔가의 희망이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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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3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눈이 구백냥이라고 하잖아요..사진 찍을 때 워낙 빛도 많이 봐서인지..점점 나빠집니다. 더 악화되지 않게 해야됩니다.오래 오래 책볼 수 있을려면요...

stella.K 2016-10-13 16:14   좋아요 1 | URL
아, 맞아요. 눈이 구백냥!
작년인가, 올초에 눈에 좋다는 약 4개월 정도
먹은 것 같은데 별로 좋은 줄 모르겠더군요.
누구는 효과 있다고 그러고.
눈 좋을 땐 몰랐는데 정말 아쉬운 것 같아요.ㅠ

cyrus 2016-10-13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개 시력이 나쁜 것 같아요. 독서에 대한 애정이 너무 강하면 보르헤스처럼 실명이 이를 수도 있고요. 나이 들어서도 책을 읽으려면 일단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줄여야겠어요. 스마트폰을 오래 들여다보고, 책을 읽으면 눈이 금방 피곤하게 느껴져요.

stella.K 2016-10-13 16:44   좋아요 0 | URL
맞아. 스마트폰은 눈과는 상극이라더군.
자주 먼곳을 바라봐 주고,
창문 같은 사각의 꼭지점을 5분 동안 바라 보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군.

cyrus 2016-10-13 16:48   좋아요 1 | URL
저는 버스 타면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창문 밖을 바라봐요. 옆 사람 스마트폰을 보는 모습을 봤는데, 고개가 항상 아래로 고정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거북목이 되기 싫어서 스마트폰을 가방 안에 넣고, 일부러 꺼내지 않아요. 연락이 올 때면 폰을 꺼내요. ^^

stella.K 2016-10-13 16:55   좋아요 0 | URL
거 잘하는 거네.
버스를 타면 창밖을 바라봐 주고,
지하철을 타면 사람 구경하거나
그때만큼은 눈을 감고 눈을 쉬게 해 줘야지
진짜 어딜가나 똑같은 자세를 하고 있는 걸 보면
좀 질리더라구. 사람이 하고 많은 자세 중 저것 밖에 없나 싶어서.ㅠ

기억의집 2016-10-13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노안 올까봐 지금 아사히베리나 블랙베리 먹어요. 전 빵종류는 아침식사로 잘 안 먹는데 요즘은 코스트코에서 파는 호밀빵 사서 한두개 구워서 쨈 발라 먹어요. 진짜 눈에 신경 많이 쓰여요. 근데 중국 석학은 대단하네요. 아침부터 저녁까지라니. 전 요즘 게임하느냐 정신 없는데

stella.K 2016-10-13 16:52   좋아요 0 | URL
사람 저마다 잘 보는 눈이 있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실수로 음식물에 들어간 머리카락을 잘 보죠.
울엄마 같은 경우엔 눈이 그렇게 나빠도 안경 안 쓰고도
바늘귀에 실 잘 걸어요.ㅎ

근데 그 석학이 누군지 그게 기억에 없어요.
하긴 뭐 우리나라엔 별로 안 알려져서
더 더욱 기억 못하는 걸 꺼예요.

yureka01 2016-10-13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님 말씀대로 스마트폰이 눈에 너무 않 좋은 이유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으면 떨리거든요. 화면이 고정되지 않아서 눈의 촛점이 계속 따라 다녀야 합니다..수정체가 계속 두께를 조절해야하구요..아주 피곤해지거든요..이걸 몇시간 몇달 몇년..하다보면 시력이 장사라도 나빠질 수 밖에 없어요..가급적 멀리 보고 눈의 긴장을 풀어줘야 하거든요..tv moniter등 각종 디스플레이 화면들이 계속 껌뻑이거든요..그래서 좋은 모니터는 껌뻑임 수치가 굉장히 높은것들입니다. 이런 디스플레이들이 눈시력 까먹는데 일등 공신들입니다.ㄷㄷㄷㄷ

stella.K 2016-10-13 17:50   좋아요 0 | URL
아, 그런 단점이 있군요. 게다가 버스 자체도 조금씩 흔들리지나요.
예전에 저도 버스안에서 책 좀 읽어 볼까 하다가 토할 것 같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그후로 절대로 안 본다는...
저는 요즘 책 보다 컴퓨터가 그나마 보기가 차라리 나아졌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디스플레이 화면이란 게 여러 빛을 반사하니까 그런 거 아닌가요?
근데 컴에서 글씨를 읽는 건 그런 깜빡거림이 거의 없으니까.
그래서 크레마를 사 볼까 그런 생각도 하는데
책 모으는 맛과 책장 넘기는 맛은 역시 종이책 아닌가요?ㅎ

Conan 2016-10-13 1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3년전에 노안이 왔습니다.ㅠㅠ
노안안경도 두번째 바꿨구요~ 근데 신기한건 안경 벗고보면 눈앞의 책은 잘 보입니다. 고개를 들면 하나도 안보이는게 단점이긴 합니다....

stella.K 2016-10-13 18:08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저도 바로 그점을 노리고 있습니다.
대신 예전엔 누워서도 책을 곧잘 봤는데
지금은 거의 못 보고 있다는 거죠.
독서대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건 장단점이 있더군요.
고개나 눈은 그나마 편하긴 한데 걸개로 일일이 걸어 줘야하고
책 넘김도 편하진 않더군요.
어느 새 책을 들고 읽는 자 자신을 발견할 때도 많죠.ㅠㅋ

Conan 2016-10-13 1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공감입니다. 저도 안쓰던 독서대도 쓰고 책을 눈에 가깝게 놓고 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10-1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 님 오늘 시간 되시면 한잔 하시죠. 마침 6시에 종로3가에서 모 알라디너와 한잔 하려 하는데 시간 되시면 참석을....

stella.K 2016-10-15 19:06   좋아요 0 | URL
아유, 그걸 16시 11분에 말씀하시면 어쩝니까.
아쉽습니다. ㅠ
근데 알았어도 못 나갔을 것입니다.
토요일 날 약속 없는 편이긴데
오늘도 나갔다 들어왔고 다음 주에도 연속해서 잡힌지라...
지금쯤 모알라디너와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시겠군요.^^

북프리쿠키 2016-10-1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라식수술을 하고 나서부터
노안이 온 듯합니다.
고장나고 정비해야 될 부분들이
하나둘씩 늘기 시작하네요.

늙어가는 건
서럽습니다ㅎㅎ

stella.K 2016-10-15 18:37   좋아요 0 | URL
ㅎㅎ 모르긴 해도 쿠키님은 저 보다 연배가 아래실 것 같은데
벌써 늙어 가는 것에 대한 서러움을...?ㅋㅋ
하긴, 30대 후반 정도가 되면 자신이 더 이상 젊다는 느낌을
못 갖게 되는 것 같아요.
근데 인생은 60부터라지 않습니까?
요즘엔 건강 기능 식품도 잘 나와 있고,
무엇보다 잘 자고 잘 먹기만 해도 나이 보다 젊게 살 수 있습니다.
저만해도 제 나이로 안 봅니다.
늙는 거 서러워 하지 마시고 나이 보다 젊게 사는 방법을 강구해 보시길
적극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