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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흐리고, 무더움 


1. 오늘 헤어진지 20년도 더 된 친구와 카톡을 했다. 

교회 청년부 때 만나 30 전후로 결혼들을 하고 언제 헤어진 줄도 모르게 연락이 끊어진 친구가 한 둘인가. 그래도 나를 포함해 셋이 단톡방을 만들고 그중 한 친구가 이 친구의 연락처를 안다며 초대를 해 네 명이 되었다. 예전 같으면 감히 상상도 못한 일이다. 이게 다 카톡의 저력이다. 21세기 최고의 발명품 수위 안에 드는 것 중 하나가 카톡 아닐까. 


우리들 말고도 청년부 또래 모임을 주름 잡았던 몇명의 자매들이 더 있는데 그들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 친구의 프사를 보니 나이가 들긴 들었구나 싶다. 그래도 이목구비 윤곽은 옛 모습 그대로다. 언제 우리가 이렇게 나이를 먹었던가. 그때도 조금만 웃을 일이 있으면 까르르 웃기도 잘 했던 것 같다. 다시 만나 그동안 살아 온 얘기와 그 시절의 추억을 불사르고 싶다. 그래도 당장은 어렵고 일단 여름은 지나가야겠지. 

 

2. 요며칠은 정말 더위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말 더위 먹을 것만 같다.

내가 더위 먹는단 말을 처음 들었던 건 초등학교 4학년무렵이었던 것 같다. 여름에 비실비실 병든 닭처럼 있으니까 엄마가 더위 먹은 것 같다고 했다. 그 표현이 참 묘하긴 하다.    


도시에 살면서 에어컨이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고 필수품이 된 세상에 더위 먹었다면 누가 믿겠나? 그래도 여름이면 온열질환자는 꼭 있어왔고 그 숫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딱히 에이컨 바람을 좋아하지 않아 선풍기로 버티는 중인데 그것도 한계다 싶다. 살고 있는 집이 서향인지 오후 늦게 해가 넘어갈 때면 뜨겁게 달궈지는지라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에어컨을 틀고 있다. 그러면 더위로 축 늘어진 내 몸도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다. 지구를 생각하면 에어컨도 덜 트는 게 좋다고 하는데 이것을 실천할 인류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빨리 가을이 와서 먹은 더위 토해내라고 하면 좋겠다.   


조금만 버티자. 안 그래도 주일이 입추고, 광복절이 말복이다. 언제나 그렇듯 23일이 처서고. 정신 차리고나면 가을이고 겨울이 얼마남지 않으며 그러다 보면 올해도 어영부영 갈 것이다.   


3. 오늘 다누리호 발사가 성공한 날이다. 오전 8시8분 무렵이다. 그걸 생중계로 보여줬는데 나는 밥순이인 관계로 하필 그 역사적인 순간을 보지 못하고 쌀 씼어 밥을 앉히고 있었다. 조금 늦어도 되는데 무슨 정신인지. 과학에 약한 자의 비애쯤으로 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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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2-08-05 20: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친구들과 20년만의 연락이라니 얼마나 반가우셨을까요^^*
요즘 더운데다 습해서..저는 거의 매일같이 장마 끝나는 날만
손꼽아 기다립니다.

stella.K 2022-08-05 21:49   좋아요 3 | URL
미미님. 장마 끝났어요. 지지난 주에. ㅋㅋㅋ
이젠 태풍을 주의해야 합니다.10월까지는 결코 안심할 수 없죠.
더위 보단 습도가 사람을 더위 먹게 하는 것 같아요.

나이드니 옛 사람이 그리워지나 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에 대해 연연해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말입죠.
내친김에 다른 친구도 만나고 싶어지네요.^^

책읽는나무 2022-08-06 08: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더위 속 반가운 소식이었겠습니다.
20 년만의 친구와의 소식이라니...^^
나이 들수록 서서히 친구들과의 소식은 끊어지고, 현재의 관계 속 친구들만 남게 되는 것 같아요.
서향집이시라면...오후엔 죽음이시겠군요?ㅜㅜ
저는 서향집 위력을 지금 느끼고 있습니다.
아...주방이랑 작은방이 서향인데...암막 커텐 치고 아무리 묘수를 내도 답이 없더군요.
특히 주방쪽으로 해가 잠깐이라도 들어올땐 음식 하기가 싫을 정도에요. 넘 더워요ㅜㅜ
에어컨 틀어도 저쪽까지 바람이 잘 안가니 어젠 제사 음식 한다고 정말 에어컨과 선풍기까지 하루종일 끼고 있었네요ㅜㅜ
집에서 밤낮으로 틀긴 처음이어서...이러다, 세상이 어쩌려나? 싶기도 하구요. 딸램은 며칠 전부터 이제부터 쓰는 에너지는 후손들이 쓸 에너지를 땡겨 쓰는 것이라고 귀띔 해주는데 더 심란하더군요. 날은 넘 습하고 더운데 어떻게 더위를 견뎌야 할지?? 해가 갈수록 더 더워지는 것 같아 문제에요.
작년보다 올 여름이 더 더운데?? 이 생각을 해년마다 늘 하고 있어요ㅋㅋㅋ

stella.K 2022-08-07 19:23   좋아요 2 | URL
저도 정확히는 잘 몰라요. 말씀처럼 서향집의 위력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항상 제 방 창문에서 보면
해가 넘어가고 있거든요. 여름 오후만 되면 주방과 제 방은 늘 후끈하죠.
반대쪽에 있는 거실에 비해. 이게 저희집의 비애입니다.ㅠ
책나무님도 고생이 많으시겠어요.ㅠ
지난 2, 3년은 그래도 좀 견딜만 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좀 힘드네요.

blanca 2022-08-06 09: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친구들과의 재회 축하합니다. 제 친구도 보니 요새 청년부 친구들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청춘에 신앙 생활을 함께 한 추억은 뭔가 특별해 보여요. 그리고 더위....아, 힘든데 또 한 살 더 먹을 거 생각하면 또 가을 오는 것도 싫고 양가 감정 드네요. ㅋㅋ

stella.K 2022-08-06 16:11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사실 그 시절 청년부가 저에겐 좀 안 맞았어요.
그런데 청년부 안에 또래 모임 그러니까 같은 해 태어난 사람끼리
모이는 소그룹 모임이 있었어요. 제가 한동안 그 모임을 좋아했죠.
덕분에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지금 생각해도 제가 그러길 잘했구나 해요.
안 그랬으면 이렇게 나이들어서 외롭지 않았을까해요.

저도 같은 생각이어요. 정말 한 해는 여름만 지나고 나면 금방 한 해가 가는 것 같아요.ㅠ

cyrus 2022-08-06 10: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카카오스토리 덕분에 군 입대 이후로 연락하지 못한 친구를 만난 적이 있어요. 그 친구가 저보다 먼저 입대했고, 몇 달 후에 제가 입대했으니 자연스럽게 연락이 뜸해졌어요. ^^

stella.K 2022-08-06 16:11   좋아요 1 | URL
와, 반가웠겠다. 카톡이란 게 신기하더군. 사람도 다시
만날 수 있게해주고. 반대로 사람이 죄짓고 살면
안 되겠구나란 생각도 들더군. 사람이 한을 품으면 지구 끝까지
찾아가 복수하겠다고 하잖아. 그게 가능하겠더라구.
사람은 고저 차가게 살아야 해.ㅋㅋ

희선 2022-08-07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친구분과 연락하게 돼서 좋으셨겠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얼굴까지 볼지도 모르겠군요 그날이 와야 할 텐데... 코로나19 재유행이 수그러든다는 말도 있더군요 미국엔 원숭이두창 많다고... 그런 것도 사람 때문일 텐데, 이러다 다른 바이러스가 나타나는 거 아닐지...

stella.K 님 더위에 건강 나빠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희선

stella.K 2022-08-07 18:55   좋아요 0 | URL
네. 여름 지나고 조만간 만나기로 했으니 그렇게 될 겁니다. 고마워요.
원숭이두창은 아는지 모르겠는데 에이즈나 남성동성애자에게서
나타난다고 하더군요.

희선님도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1. 아직 여름은 많이 남은 듯한데 왠지 올 여름은 한 번도 못해 보고 지나갈 것만 같은 일이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냉커피와 팥빙수를 먹는 일.

지금까지는 해마다 여름이면 이 둘을 먹었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못 먹었다. 뭐 팥빙수야 좋아하긴 하지만 살찔 거 생각에서 한 두번 먹는 게 다고, 그래도 냉커피는 자주 먹는 편이었는데 올해는 아직 한 번도 마셔보지 못하고 있다. 커피를 하루 두 잔으로 줄인 탓일까?


말에 의하면 아이스커피를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무슨 나란지 두 나라 정도 밖엔 없다고 한다. 문제는 그 나라가 어느 나란지 지금은 기억에 없다. 암튼 그걸 알고 뜨아스럽긴 했다. 아니 이 더운 여름 날 커피를 차게 먹을 생각을 못하고 있는 나라가 그렇게 많다니...


2. <나의 아저씨>를 감동적으로 봐서 기대를 가지고 <나의 해방일지>를 보고 있긴하다. 이 두 작품의 작가는 같은 사람이다. 아, 근데 너무 기대를 많이했나? 지금까지 9회를 봤는데 끝까지 볼 수 있을까? 별로 그럴 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이다. 


밥 먹는 장면과 술 쳐 먹는 장면이 드럽게 많이 나온다. 밥 먹는 장면은 용서할 수 있다. 일상은 중요하니까. 하지만 언제나 술 먹는 장면은 용서가 되지 않는다. 술은 일상은 아니지 않는가. 사실 술 먹는 장면을 굳이 제외시키지 않는 것은 소주의 도수가 낮아지면서 거의 음료에 가까운 인식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논리라면 언젠가 담배 피는 장면도 다시 부활하지 않을까. 담배도 도수를 적용하고 구수한 냄새가 나는 것으로 바꾼다면 말이다. 웃기는 논리다.  


이 작품엔 다들 사랑에 실패하거나 성공하지 못한 찌질이들만 나온다. 생각해 보면 연애만큼 가성비 떨어지는 게 또 있을까? 성공을 할지 안 할지도 모르면서 사람은 그것을 기어이 한다. 사랑이 언제나 갈 것도 아니라는 걸 알면서. 그리고 그게 나빠 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게 인간이고 인생인 걸 뭐 어쩌라고? 매미도 7년을 애벌레로 있다가 그 여름 한철 그리 시끄럽게 울다가 죽는다잖나. 그게 생인 것이다. 대단하지는 않지만 찌질하지도 않다. 그러면된 거 아닌가.


근데 어쨌든 드라마는 재미가 없다. 그 대단하지 않은 인생을 드라마에서까지 곱씹을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그래도 손석구는 좀 괜찮은 구석이 있는 배운 것 같긴하다. 

아, 걷는 장면도 많이 나오긴 하는데 그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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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2-08-03 2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파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람이 사는 나라가 우리나라 말고 또 있을까요? ㅎㅎㅎ

stella.K 2022-08-04 10:15   좋아요 0 | URL
그런가? 난 한파엔 안 먹어봐서ᆢㅎ 하긴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나란데 뭐는 못하리...ㅋㅋ

페크pek0501 2022-08-05 1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스커피는 몇 번 사서 마셔 봤는데 팥빙수는 먹어 보지 못한 채 여름이 갈 것 같네요.
두 나라밖에 없다는 게 의아하네요. 아이스커피 아메리카노가 얼마나 구수한데요...
여행 가서도 스벅에 줄을 서서 테이크아웃으로 아이스~를 사 마시곤 했어요. 스벅이 얄밉긴 한데 그 맛에 중독되었는지 자꾸 찾게 돼요.

추신) 님의 서재 위에 있는 높은음자리표가 보기 좋네요.^^

stella.K 2022-08-05 13:45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완성형 스킨에 이게 있어요.
지금까지 글 쓰는 부분에서까지 색깔이 들어가는 것이
좀 부담이 되는 것 같아 안 썼는데 회색 정도면 괜찮겠다 싶어
선택했습니다. 괜찮죠?^^
아, 그러고 보니 언니 프사 다시 예전 걸로 돌아왔네요.ㅋ

그러니까요. 아이스커피는 어느 나라나 있는 줄 알았어요.
짜파구리도 그렇고 먹는 건 우리나라가 좀 앞서는 것 같아요.ㅎㅎ

레삭매냐 2022-08-05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밥 이야기를 들으니,
예전에 힛트치던 어느 작가는
자신의 드라마에 꼭 자신이 쓴
드라마에 밥 먹는 장면을 넣었
다는 썰이 기억나네요.

술 타령의 기원을 좇아 보면
그 장면을 대체할 만한 다른
일상을 찾을 수가 없어서가 아
닐까 추정해 봅니다. 사실 술자
리 설정이 작가로서는 쓰기도
쉽구요 :>

오늘 점심에도 션한 라떼이를
한 사발 들이켰습니다.

stella.K 2022-08-05 14:23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취중진담이라고 뭔가 마음속의 썰을 풀어야 하는데
맹숭맹숭 할 수는 없으니 그런 걸 되풀이 하는 거겠죠.
더구나 소주는 진심 서민의 술 아니겠습니까?
근데 웬지 저는 박해영 작가를 좋아하는 것도 여기까지지
싶습니다.
서사가 있고 대사를 쓰는 것과 대사를 먼저 생각하고
거기에 맞는 서사를 생각하면 결국 밑천이 바닥났다는 걸
드러내는 건데 저는 작가에게서 후자가 보이거든요.
대사 하나 잘 썼다고 좋은 작가가 되는 건 아닌데 말입죠.

션한 라떼이 한 사발. 잘 하셨네요.ㅋ
이 더운 날 그런 낙도 없으면 어찌 살겠습니까?^^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어느 중년의 여자가 지팡이를 짚은 어머니와 함께 버스를 탔다. 마침 버스는 승객이 많아 마땅히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해 서서 갈 판이다. 여자는 하는 수 없이 어머니를 부축하고 섰다. 놀라운 건 그녀의 어머니는 노약자 보호석 옆에 꼼짝없이 서서 가고 그 자리엔 어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년이 일부러 모른 척 하느라 열심히 스맛폰만 보고 있었다는 것.   


순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그거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 부모가 어떻게 키웠길래 저 모양인가란 생각 보단, 쟤는 부모 욕 먹이고 있구나란 생각이 더 먼저 들었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사리분별을 못할 정도는 아니니 그게 어디 부모가 안 가르쳐서만이겠는가.그러면서 "여기 노약자석이니 좀 일어나라.할머니 좀 앉게."란 말이 목구멍까지 치고올라 오는 걸 겨우 참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 중년의 여자가 하지 않는 일을 왜 내가 한단 말인가란 생각이 들었다. 그 여자도 그 아이 못지 않게 사리분별 할 줄 아는데 무엇이 부끄러워 그 아이에게 그 요구를 못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자기 엄마 힘들게 서서 가게 생긴 것만 안타까워 한다. 그나마 어느만치 가니 어느 승객이 자리를 양보해 감읍해 하며 가서 앉았다.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교육의 부재라고 해야하는 걸까. 


대체로 젊은 사람들은 노약자 보호석에 잘 안 앉는 것 같긴하다. 특히 지하철 안에선. 그러나 노약자 보호석이 아닌 곳에선 노약자가 앞에 서 있어도 모른 척 한다. 모른 척 하기에 가장 좋은 물건의 역시 스맛폰만한 것이 없다. 역시 MZ 세대라 그럴까? 합리적이란 생각이 든다.


얼마 전 버스를 탔는데 어느만치 가니 노인이 올라탔다. 어느 앳된 젊은 여자가 앉아 있는데 자리에서 일어날까 말까를 고민하다 '친절하게도' 그 노인에게 조그만 소리로, "저기 자리 있어요." 하고 가르쳐 주는 건 그나마 나은 경우라 하겠다. 그러고 보면 지금은 일선 학교나 공공기관에선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교육을 따로 하지 않는 모양인가 보다. 내가 학창시절엔 공익 차원에서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자는 캠페인을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아예 노약자 보호석을 따로 마련해서 그런 캠페인을 폐지시키니 오히려 노약자 보호석이 개인주의를 부추겨 왔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와는 반대로, 몇년 전 지하철을 탔는데 어느 젊은 여자가 아이와 함께 노약자 보호석에 잠시 앉았다. 그런데 그 꼴을 못 봐준 어느 꼰대 노인이 눈을 흘기며 한마디를 하자 같이 맞장구를 치는 또 다른 노인이 있었다. 그러자 결국 여자는 낮이 뜨거운지 동행인과 함께 다른 칸으로 꽁지가 빠지게 옮겨 가더라. 참고로 그녀의 아이는 이제 겨우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조그만 어린 아이였다. 


모르긴 해도 그 여자도 어느 노인이 와 앉으려 하면 일어설 요량은 아니었을까. 자기 아이 다리 아플까 걱정해서 같이 앉은 모양인데 그걸 가지고 잘 모르는 여자에게 눈을 흘기는 그 노인도 정상인가 싶기도 하다. 그 시기의 여성만큼 대우 못 받는 여성이 또 있을까. 아이 낳아 키우는 것도 엉덩이가 빠져라 힘든 일인데, 젊었다는 이유로 앉고 싶어도 앉을 수가 없다니, 이런 이상한 나라가 어디있는가. 자기 엉덩이 부치고 앉아 있으면 됐지 그게 그렇게 아니꼬운 일인지 모르겠다. 


그 노인들 그래놓고 어디가 요즘 젊은 것들은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입바른 소리하고 돌아다니지는 않을까 모르겠다. 아니면 그런 입바른 소리도 얼굴 봐 가면서 하던가. 그 젊은 애기 엄마가 만만해 보이니 그런 거 아니겠는가 말이다. 

도대체 노약자 보호석은 누구를 위한 보호석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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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0 2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22-07-10 21:42   좋아요 2 | URL
역시 예나 지금이나 동병상련은 통하는게 있네요. 사실 알라님 얘기는 30년 전에도 있어 온 이야기긴 합니다. 슬픈 얘기죠.ㅠㅠ

초란공 2022-07-10 22: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보호석‘은 볼 때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보다 정확히는 ‘교통약자석‘인 것으로 아는데 노인들은 젊은 사람이 앉으면 쌍욕을 하곤 하지요. 여기에 장애인이나 몸이 불편한 이들은 또 한차례 배제됩니다. 반대로 인구가 줄어 ‘노약자석‘은 더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지정석‘처럼 되어 버리니 다른 좌석에 노인들이 앉으면 눈치보게 되지요. 저도 며칠 간 잠을 제대로 못자고 피곤한 경우는 노약자가 앞에 있어도 일어날 힘도 없을 때가 있지요. 다만 어느 자리든 임산부를 비롯하여 다양한 ‘교통 약자‘들이 보일 때 양보하게 되면 이런 ‘지정석‘을 만들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만 해봅니다. 문제는 이게 제대로 이루어지길 기대하긴 어려우니 만들어진 제도일텐데, 이 제도가 다시 누구에게는 하나의 권리가 되어버리는 등의 새로운 문제가 생겨나는 모양이에요.
제가 기억하는 가장 안타까운 사례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젊은 청년이 노인을 밀치고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을 볼 때 였습니다.

stella.K 2022-07-11 18:30   좋아요 1 | URL
오랜만이시네요.^^
맞아요. ‘교통약자석‘. 어제는 경황이 없어서 옛날 생각만하고
노약자 보호석이라고 했네요.ㅋ
오늘 생각해 보니 저 학창시절에 자리 양보하란 캠페인 했었던 것 같아요.
언젠가 얘기를 들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
자리에 연연한다고 하더군요. 특히 버스나 지하철.
다른 외국에선 서 있는 노인에게 앉으라고 권하면 기분 나빠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그런 자리는 정말 피곤하거나
어딘가 아픈 사람 등 꼭 필요한 사람이 앉는 거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도 나이든 사람이든 젊은이든 그런 생각으로 전환해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요. 양보가 미덕인 건 사실이지만 비워두는 것도 미덕이거든요.
아, 누가 좀 캠페인 좀하면 좋겠네요. 안타깝습니다.ㅠ

미미 2022-07-10 23: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임산부석도 마찬가지죠.
아예 비워두면 좋겠지만 다른 자리도 없고 서있기 힘든 분들은
잠시 앉는거야 나쁘지 않은데 임산부가 그 앞에 서 있는데도
꼼짝 안하고 있는걸보면
답답하기만 하지 할 수 있는게
없더라구요. 강제가 아닌 자발적인 배려를 독려하는 제도니까요. 지정석 표기 없이도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면 더없이 바람직할텐데
좋은 취지로 만든것이 오히려
독이된건 아닌지...저도 그런
생각이 드네요. ^^

stella.K 2022-07-11 18:33   좋아요 2 | URL
그니까요. 저도 평소 서로 배려하는 문화가 더 중요한 거지
그런 구별이 뭐가 필요한가 싶어요.
오히려 사람을 이상하고 혼란하게 만드는 거지.
우리나라는 좋은 취지도 이상하게 만드는
특별한 은사가 있는 것 같아요.ㅋ

책읽는나무 2022-07-11 1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장아장 걷는 아이를 데리고 그 자리에 앉은 아기 엄마는 왠지 그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 그 아기를 줄곧 안고 걸어왔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아기를 바닥에 내려 두면 아기는 또 분명 지하철 안을 휘젓고 다닐테니 자리에 앉혀야 합니다. 그래서 노약자석에 잠시라도 앉히고 숨 돌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젊은 아기 엄마들이나, 임신한 태가 잘 나지 않는 임신 초기의 젊은 여자들을 자리 양보하지 않는다고 버럭하시는 노인들은 대부분 할아버지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할머니들은 처음엔 뜨악 해도 그냥 눈 감아 주시는 듯 하구요.
임산부석과 노약자석을 보고 있으면, 저도 참 생각이 많아집니다.
젊었어도 몸이 아파서 병원을 다녀온 경우의 힘든 사정을 지닌 젊은 사람들이라면 또 어찌 해야 하는 걸까? 싶기도 하구요.
하루는 딸이 등교 버스를 탔는데 노인이 버스를 타셨는데 버스 기사 아저씨가 할머니께 자리를 양보하라고 두 어 번 이야기 했는데 앞쪽에 탄 학생들이 모른 척 하더라네요.
어이없어 왜? 물었더니 학생들은 대부분 이어폰을 끼고 버스를 탄대요.
못들은 건지? 못들은 척 하는 건지? 알 수 없더라는군요. 그러는 넌? 했더니 녀석은 뒷 자리에 있어서 차마~~ 그러더라구요.
기계를 핑계로, 그리고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들 이 모두가 사회는 배려심도 없어지고, 눈치도 없어지는 상황이 되어가는 듯 합니다.

stella.K 2022-07-11 18:38   좋아요 3 | URL
와~ 심각하군요. 그 정도면 캠패인 정도 가지곤 안 되겠는데요?
왜 교육을 안 시키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학교 때 노약자에게 자리 양보하라고 교육했던 것 같아요.
요즘 학교에선 뭘 가르치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안타깝습니다.ㅠ

yamoo 2022-07-17 21: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랬습니다. 아주 공감가는 글이에요^^

stella.K 2022-07-18 10:31   좋아요 2 | URL
야무님도 노약자 보호석에 앉으실 날이 얼마 안 남았군요.ㅋㅋㅋ
농담입니다. 죄송요.^^

레삭매냐 2022-07-21 09: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노인석이 아니라 분명 노약자석
인데, 일부 노인들의 자의적인
해석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겉으로 보이기에는 멀쩡
해 보여도 아파서 앉아서 갈 수도
있는데, 그런 사정은 일절 생각하
지 않고 자신들의 전유물처럼 행동
하는 게 저는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런 행동들의 지속된 축적이 젊
은 세대들의 존경을 사라지게 만
드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배려가 아닌 권리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가 아닐까요.

stella.K 2022-07-21 14:02   좋아요 1 | URL
맞네요. 배련데 권리라고 생각하는.
우리가 늙을 땐 그러지 말아야할텐데 말입니다.
 

영조의 재위 기간은 무려 52년이라고 한다. 31세에 즉위해서 83세를 살았다.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지금도 80세를 넘겨 산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영조의 장수비결은 지금까지 잘 안 알려졌는데 오늘 우연히 TV를 보다 그 비결을 알았다.


우선 그는 고추장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그것도 순창 고추장을. 순창이 고추장으로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왜 고추장을 즐겼는지 알 수는 없다. 아마도 소울푸드였나 보다. 


무엇보다 그는 산삼(인삼)을 거의 매일 다른 몸에 좋다는 약재와 함께 매일 드셨다고 한다. 사실 인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긴 하다. 몸에 열이 있는 사람은 먹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도 하고, 아주 특이체질이 아니면 먹어도 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누구 말이 맞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아무튼 대체로 사람들은 인삼을 가려 먹는 줄 알고 있는데, 영조는 이게 입에 맞았던 모양이다. 참고로 나도 인삼은 몸에 맞는 편이긴 하는데 흔하게 먹는 것은 아니라 특별히 즐겨하지는 않는다.


그러면서 영조는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일생 동안 1000편이 넘는 글을 썼고 바쁜 정무중에도 틈틈히 글을 썼다고 한다. 즉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올인했던 것이다.


또한 그는 수시로 건강검진을 받았다. 일생 7천번을 받았다고 하니 과연 그의 건강은 그냥 지켜지는 것이 아니었다. 건강염려증 때문이라기 보단 자신이 건강해야 정사를 잘 돌 볼 수 있다는 거의 강박에 가까운 생각 때문에 그랬다는 해석이다.   


그의 특이한 습관 중의 하나는 뭔가 안 좋은 소리를 들으면 귀를 물로 닦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인데 너무 한다 싶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마음을 지켜려고 한 그의 노력이라고도 보여지는데, 이건 좀 우리도 생각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성경에도 무릇 지킬만한 것 보다 내 마음을 더욱 지키라고 하지 않던가. 영조 같이 귀를 닦으라는 말이 아니라 마음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나는 오늘 하루 마음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헤아려 볼 일이다.  


그런 것을 보면서, 나는 오래 사는 건 바라지 않는데 건강하게는 살고 싶다. 자신에게 맞는 건강수칙 한 두 개 정도는 지키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난 30년 가까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6시 이후엔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면 꼴랑 10분 내외로 스트레칭을 하고 있으며, 6, 7시간은 자려고 노력하지만 갱년기인 관계로 잘 되지는 않고 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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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2-07-10 08: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혀 예상하지 못하던 내용이라 리뷰를 더 흥미있게 읽었어요.
그 시대 83세라면 오늘날 100세에 버금갈것 같아요. 매일 산삼을...세상에.
stella님의 30년 경력 습관도 아주 좋아보입니다. 저도 오래 사는것보다는 건강하게 내 발로 걷고 나의 호흡기로 숨쉬며 살고 싶어요.

stella.K 2022-07-10 14:42   좋아요 1 | URL
100세 그 이상이죠. 저도 그게 궁금했는데 어느정도 해결이 됐어요.
근데 살 빼는 거랑은 전혀 상관이 없어요.ㅋ 그래도 장 건강을 위해선 일정 시간부터는 안 먹는게 좋다더군요.
우리 나이에 건강한건 안 아픈게 아니라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겠죠?ㅠ

cyrus 2022-07-10 0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용어로 말하면 정조는 루틴을 잘 지킨 사람이었어요.. ㅎㅎㅎ

stella.K 2022-07-10 14:46   좋아요 1 | URL
어허, 정조가 아니라 영조래두. ㅋ 아들을 죽인건 비정하긴 하지만 사도세자도 문제가 없진않더군.
여름은 잘 지내고 있는게냐?^^

프레이야 2022-07-10 09: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조 장수의 비결에 건강검진도 있었군요. 순창 고추장은 저도 좋아합니다. ㅎㅎ
근데 님 여섯 시 이후 아무것도 안 먹기를 30년간요. 대단하십니다. 10분 스트레칭도 말처럼 쉽진 않아요 전. 십분이면 상당히 긴 시간입니다. 여러가지 변화와 사건이 많아지는 시기라고 인생선배 언니가 그러길래 공감되면서 몸을 잘 돌보아야하는 때로 접어들었구나 절감해요.

stella.K 2022-07-10 14:51   좋아요 1 | URL
습관이 무섭죠?ㅋ 그래서 집에선 야식을 못해요. 저녁 약속은 괜찮은데.
스트레칭은 나이드니까 시간이 점점 줄더군요. 최소 10분은 확보하려고 하는데 앞으로 어떨지 모르겠어요.ㅠ

mini74 2022-07-11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분 들어가는 문 방향도 정해져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신하들이 각자 집에서 만든 고추장을 바쳤는데. 그 중에 한 신하의 고추장을 특히 마음에 들어했다고 합니다. 그 신하의 부인이 순창댁이어서 순창이 유명해졌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예전엔 부인들 택호를 썼으니까요..스텔라님 영조 이야기 재미있습니다. 독하고 약간 강박증에 결벽증도 있었던 분 같아요.

stella.K 2022-07-11 12:37   좋아요 1 | URL
ㅎㅎ 오히려 미니님 이 영조에 대해선 더 많이 알고 계시는데요? 그래서 순창고추장이 유명해진거군요. 놀랍습니다.^^

페크pek0501 2022-07-12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0년을 6시 이후로 안 먹는 것, 대단하네요. 스텔라 님을 다시 보게 만드는 걸요. 저도 못 그러겠는데...
매일 스트레칭도 훌륭하십니다. 좋은 습관은 좋은 인생을 만들죠.^^

stella.K 2022-07-12 18:57   좋아요 1 | URL
그런가요?ㅎㅎ 슴관이 무섭다잖아요.
일찍 먹고 치우면 저녁 시간을 좀 더 넉넉하게 보낼 수 있잖아요.
어쩌다 뭘 먹으면 속이 더부룩 답답하고 내가 내 몸에 무슨 짓을한거지
싶더라구요.ㅋ

희선 2022-07-13 0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조가 오래 살았군요 그런 거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손자인 정조가 왕이 됐으니 오래 살아야 했겠습니다 정조는 그렇게 오래 살지 못했군요 나이를 먹으면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다지만 꾸준히 별거 아닌 운동이라도 하면 좀 낫지 않을까 싶어요 스트레칭 하시다니, 그 정도 하는 것도 대단하시네요 저는 어쩌다 걷기... 어렸을 때는 학교에 가야 해서 날마다 걸었지만... 그렇게 걸은 게 건강에 좋았다는 생각을 나중에 했습니다


희선

stella.K 2022-07-13 19:48   좋아요 1 | URL
아유, 그것도 아파서 점점 시간이 줄고 있습니다.
이러다 5분하기도 힘들어지는 건 아닐까 싶어요.
안 아프면 까짓 스트레칭 같은 건 안하고 싶은데
효과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도 모르고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거랍니다. 아프면 약을 먹어야죠.
콘드로이친이 들어간 아로나민 같은 약이요.
다리 좀 안 아프고 살면 참 좋겠습니다.ㅋ

yamoo 2022-07-17 2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조가 하도 오래살아서 당시 신하들이 죽을 맛이었다는 역사적 얘기들이 참 많죠...실록에서도 그렇게 써 있구요..ㅎㅎ

stella.K 2022-07-18 10:34   좋아요 0 | URL
앗, 생각 못해 본 건데 정말 그랬겠군요. 흥미로운데요?
 

1. 어제 새벽 동이 틀무렵 갑자기 어떤 여자가 흐느껴 우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 소리는 우리 집 앞이었던 것 같은데 그 소리는 이내 골목을 타고 나가더니 이내 사라졌다. 여느 때 같으면 어떤 미친 X이 술쳐 묵고 주사를 부린다고 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소리가 제법 진정성이 느껴진다. 오죽 슬픈 일이면 저렇게 우는 걸까? 가족중 누가 죽었을까? 아니면 사랑하는 애인과 헤어져 우는 걸까? 자꾸 생각나게 만들고, 상상하게 만든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에도 어떤 여자의 울음 소식을 들었다. 그 울음 소리는 제법 나이든 여자의 소리였는데, 그 여자는 왜 울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2. 기상대의 날씨 예보가 요즘처럼 빗나가는 때가 또 있을까? 어제 오늘, 아니 이번 주 내내 비 예보를 열심히 내보내더니 어느 한 날도 제대로 맞히는 날이 없었다. 덕분에 지인과의 3년만의 해후도 2주씩이나 미뤘는데 그 사이 코로나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 지인과는 언제 다시 약속을 잡고 만나게 될지 모르겠다. 그냥 말로는 더위나 한풀 꺾이면 보자고 했는데 그때가 되면 코로나가 더 활발히 활동을 개시할 것이다. 그냥 만나기로 한 날 만날 걸 언제 만날지는 이제 더 불투명하게 되었다. 


3. 오늘은 나의 친애하는 한 알라디너와 7년만에 만나 늦은 점심을 먹고, 신나게 수다를 떨었다. 7년전이면 내 책이 나올 때였는데, 사인을 받겠다고 그 먼데서 나를 만나러 와 주었다. 헤어질 때 다시 만날 날이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7년 동안 무탈하게 살아있으니 다시 만나는 날도 있는 거다. 그와의 인연은 알라딘이 있어 가능한 거고, 아무래도 있다보면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알라딘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집에 돌아와 늘 하던대로 알라딘에 접속을 했는데 미니님이 이달의 당선 소식을 알려주셨다. 얼마만의 당선인지. 이젠 생각도 하지 않는다. 모처럼 당선의 기쁨에 취해 당선작을 읽어 보았다. 읽다가 순간 코끝이 시큰하고 눈앞이 희미해졌다. 잘 쓴 글도 하니고 술도 안 먹었는데.  


그런데 이렇게 공교로울 수가. 그래서 나의 친애하는 알라딘에게 문자를 했다. "알라딘 욕하니까 되네. 욕하지 말라고.ㅋㅋㅋ" 원래 욕을 먹는 개인이나 사업은 번창하는 법이다. 단언하건데 알라딘은 번창할 것이다. 싸랑해요,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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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2-07-09 0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주에 비 많이 오면 어쩌나 했는데, 태풍 때문에 비가 많이 올 거다 예상한 듯합니다 그게 빗나갔네요 태풍 영향은 무더위였네요 그럴 때도 있군요 일곱해 전에 만난 분 다시 만나다니 반가웠겠습니다 나중에 또 만나실 날 있겠지요


희선

stella.K 2022-07-09 12:09   좋아요 1 | URL
사느라고 바쁘고 코로나로 못 만나고 그렇던 거죠.
새삼 살아있어야 희망도 있는 거구나 싶네요.

아직 장마라지만 이렇게 어여부영 가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두서너 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거냐 말거냐 하다 가을을 맞겠죠.
그래도 아직 초복도 안 지난 여름입니다.
건강하게 보내기로 해요!^^

페크pek0501 2022-07-12 1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싸랑 타령을 다 하시고 깜놀~~~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질 추세이니 되도록 빨리 이달에 만나시길 권합니다.
아마도 7~8월의 피서철을 지나면 9월과 10월엔 많아질 듯해요.
지금은 비교적 안심해도 될 듯해요. ^^

stella.K 2022-07-12 19:05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 두 사람만 더 만나면 얼추 만날만한 사람은
다 만난 건데 제가 좀 소심해서 만나자는 말을 못하겠네요.
전염병의 속성상 변이를 거듭할수록 전파력은 강해도 위중증화율은
낫다고 하는데 이젠 정말 위드 코로나 해도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
또 다시 발열체크 한다고 그러고 정말 한숨 나오게 만들어요.

알라딘 싸랑 타령은...ㅎㅎ
암튼 알라딘은 오래 장수하는 기업이 될 거예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