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말할 나위도 없이, 각하,
중국인들은 모든 면에서 우리 인도보다 훨씬 앞서 있습니다만, 단지 중국에는기업가들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로 말씀드리자면, 식수도 없고,
전기며, 오수汚水 처리시설이며, 대중교통이며, 위생에 관한 의식도 없거니와, 기강도, 예절도 없고, 시간도 안 지키는 나라이긴 하지만, 그래도 기업가만큼은 확실히 있다는 얘깁니다. 수천 명도 넘는 기업가들 말입니다. 특히 기술 분야에 말할 나위도 없지요. 그리고 이 기업가들은 우리 기업가들은 -이 모든 아웃소싱 회사들을 설립해서 지금은 문자 그대로 미국을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 P19

외국인들에게 결코 지배를 당하지 않았던 나라는 오로지 세 개밖에 없다고하더군요: 중국,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아비시니아 바로 제가 존경해 마지 않는 세 나라입니다.
- P21

글쎄요, 각하, 저 역시 어느 신의 똥구멍에다 뽀뽀를 하는 걸로써 이야기를시작해야 할까봅니다.
하지만 어느 신의 똥구멍에다 뽀뽀를 할까요? 신들이 너무나 많아서 말입죠.
있잖아요, 회교도들은 신이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기독교도들은 세 명의 신이 있잖아요..
헌데 우리 힌두교도들의 신은 3천 6백만 명이나 됩니다.
그러니까 저는 모두 3천 6백만 하고도 4개의 거룩한 똥구멍 가운데 하나를고르면 된다는 결론입니다그려.
- P24

가야는 유명한 지역이지요.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지아바오 선생님, 귀국의 역사는 바로 제가 살았던 이 지역에 의해서 그 모습이 갖추어졌지요. 각하께선 물론 보드 가야(Bodh Gaya)란 마을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붓다가 나무아래 앉아서 깨달음을 얻고 불교를 창시했다는 그 마을입니다. 그 후 불교는 중국을 위시한 세계로 퍼져나가지 않았습니까. 그 마을이 바로 제 고향에 있다. 이런 말씀입니다. 락스만가르에서 불과 몇 킬로 떨어지지 않았다구요.

글쎄요, 붓다가 락스만가르도 걸어서 지나갔는지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하지만 제 감으로는 말입니다, 붓다는 걸어서 지나간게 아니라,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죽으라고 달려서 락스만가르를 지나간 다음,
절대로 뒤도 돌아보지 않았을 걸요!
- P36

(인도라는 이 땅은 한 번도 자유로웠던 적이 없었거든요. 처음엔 회교도, 다음엔 영국인들이 우릴 휘둘렀단 말입니다. 1947년에 영국인들이 떠났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자유롭게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바보등신이지요.) - P39

글쎄요, 중국에도 혹은 이 지구 위 다른 문명국가에도 인력거꾼들이 있는지, 저로선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각하께서 직접 보셔야 할 것 같군요. 델리의 호화로운 지역들, 외국인들이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할 그런 곳에는 인력거가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올드 델리나 니자무딘 쪽으로 가보시라고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거긴 거리마다 인력거꾼들이 득실거리거든요. 막대기처럼 바씩 마른 남자들이 자전거에 앉아서 몸을 숙인 채, 피라미드 같은 중산층의살덩이를 가득 실은 인력거의 페달을 열심히 밟지요. 뒤룩뒤룩한 사내와 역시살찐 아내, 그리고 그들의 온갖 쇼핑백과 식료품들....
- P45

제 사촌누나 리나가 이웃마을에 사는 어떤 사내에게 시집을 갔는데, 우리는신부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아주 혼쭐이 났습니다. 그 사내한테 새 자전거랑, 현금이란, 은팔찌 등을 해주는 것도 모자라, 성대한 혼례까지 치러줘야 했거든요.

우린 그런 관습을 따랐습니다. 총리 각하, 우리 인도사람들이 얼마나 혼례를 즐기는지는 각하께서도 아실 겁니다. 요즈음은 외국 사람들까지 인도 스타일로 결혼하겠다고 찾아온다더군요. 

아, 그런 외국인들에겐 한두 가지 가르쳐줄 수 있지요. 그러믄요! 새까만 녹음기에서는 영화에 나왔던 노래들이 쿵쾅쿵쾅 울려나오고, 밤새도록 마셔대고 춤을 추지요. 저는 꼭지가 돌 때까지 마셨고, 키샨도,다른 식구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답니다. 아, 글쎄, 물소 여물통에도 독주를 부어주었을지 모른다니까요.
- P55

그들은 이 세상의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노예로 남아있다.
- P60

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단바드로 왔습니다. 한동안 몸져 누워있었지만, 락스만가르에는 병원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도 없었습니다. 세 개의 다른 선거가 있기 전에 세 명의 다른 정치인들이 놓은 세 개의 다른 병원 주춧돌이 있었을 뿐이지요. 아버지가 피를 토하기 시작하자 키샨과 나는 그를 배에 태우고 강을 건넜습니다. 우리는 강물로 그의 입을 계속 닦아주었지만, 물이 얼마나 오염되었던지 아버지는 더 많은 피를 쏟아냈습니다
- P66

키샨과 저는 땅 위에 마치 새까만 별자리처럼 흩뿌려져 있는 염소 똥을 마구 밟아가면서 아버지를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병원에는 의사라고는 한명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병동에서 일하는 사환에게 10루피를 집어주었더니, 저녁이면 의사가 올지도 모른다고 말하더군요. 병실의 문들은 활짝 열려있고, 침대에선 금속 스프링이 툭툭 튀어나와 있었으며, 우리가 방으로 들어서자 고양이가 으르렁대기 시작했습니다.

"병실 안은 안전하지가 못해, 저 고양이가 피 냄새를 맡아버렸어."
회교도 남자 몇 명이 땅바닥에 신문을 깔고서 앉아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은 다리에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었는데, 그는 우리에게 와서 같이 앉으라고청했습니다. 

키샨과 저는 아버지를 신문 위에 내려놓고 거기서 기다렸습니다.
두 명의 어린 계집아이들이 와서 우리 뒤에 앉았는데, 둘 다 눈이 노란 색이었지요.
"황달이야. 얘가 나한테 퍼뜨렸어요."
- P67

아버지를 화장하고 한 달이 지난 다음 키샨이 결혼을 했습니다.
멋지다고 불러야 할 그런 결혼이었습니다. 신랑이 우리 쪽이었으므로, 신부가족들을 실컷 벗겨먹었거든요. 

저는 신부 쪽에서 지참금으로 무얼 가지고 왔는지 정확히 기억합니다만, 지금 생각해도 입에 침이 다 고일 지경이지 뭡니까. 현금으로 오천 루피, 그것도 전부 손때조차 안 묻은 빳빳한 지폐, ‘영웅‘ 표 자전거, 그리고 키샨에게 줄 두툼한 황금 목걸이!
- P70

우리는 택시 기사들이 합숙하는 집으로 갔습니다. 고색창연한 군복처럼 생긴 갈색 제복을 입은 어떤 늙은이가, 석탄이 벌겋게 타고 있는 사발로 덥힌 후카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키산이 그에게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늙은 기사는 물었습니다.
"신분이 어떻게들 되느냐?"
"할와이입니다."
"흠, 과자쟁이들이라..."
늙은이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할와이(Halwai):전통적으로 과자류나 스낵을 만드는 업에 종사하는 인도의 특정 신분 - P75

"할와이라... 그게 무슨 카스트지? 위쪽이냐, 아님, 맨 밑이냐?"
그 순간 저는 알았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저의 미래를 결정하게 되리란 것을
- P83

카스트에 대해서 한두 가지 설명을 드려야겠군요. 인도 사람들조차, 특히 도시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이 말에 대해선 혼동을 합니다. 그들이 각하에게 설명을 했다간 엉망이 될 겁니다. 그러나 사실은 아주 간단하답니다.
저 자신의 예로 시작해볼까요?

자, 보십시오: 제 이름 할와이는 "과자를 만드는 사람들" 이란 뜻입니다.
그게 저의 카스트, 그러니까, 저의 숙명입니다. 어둠의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든 그 이름만 듣고도 저에 관해서 모든 것을 금방 알게 됩니다.  - P84

자, 요약을 하자면 이렇습니다. 옛날 옛적의 인도에는 천 개의 카스트와 천개의 숙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딱 두 개의 카스트만 남았어요: 배때기가 커다란 남자들, 그리고 배때기라곤 없는 남자들.

그리고 숙명 또한 딱 두 가지뿐이랍니다: 먹거나, 먹히거나.
- P85

각하,이 나라의 세 가지 주된 질병이 있으니, 그건 장티푸스,콜레라,그리고 선거 열병이랍니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 병이 가장 고약합지요. 사람들이 조금도 영향력을 미칠 수 없는 일에 관해서 끊임없이 지껄여대도록 만드는 병입니다. 위대한 사회주의의 경쟁자들은 지난 번 선거 때보다훨씬 더 강해진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팸플릿도 만들었고, 마이크가 달린 버스나 트럭을 타고서 돌아다니며 위대한 사회주의자를 넘어뜨리고 갠지스 강과 강안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어둠에서 끌어내어 빛의 세계로 인도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찻집에서의 뒷공론도 점점 더 격렬해졌습니다. 사람들은 차를 홀짝거리면서 똑 같은 일들을 거듭거듭 토론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저들이 해낼 것인가? 위대한 사회주의자를 물리치고 선거에서 승리할까? 그들은 자력으로 충분한 돈을 모아서, 경찰도 이기기에 충분히 매수하고, 지문도 나름 이기기에 충분히 샀을까? 마치 카마 수트라를 논의하는 내시들 마냥, 락스만가르의 유권자들은 그렇게 선거를 토론하고 있었습니다.
- P123

자정이 되어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되면, 혹 제가 잊어버리더라도 샹들리에불빛을 약간 밝게 하라고 일러주시겠습니까? 지금부터 이야기는 훨씬 더 어두컴컴하게 변할 테니까 말입니다.
- P140

"델리에서 알아둬야 할 가장 중요한 건 말이야, 도로는 훌륭한데 인간들은고약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경찰은 속속들이 썩어문드러졌고, 안전벨트를 안차고 운전하다가 걸리면, 백 루피를 주고 입을 막아야 해, 우리 주인들도 뭐, 그다지 나은 데가 없지. 그들이 밤늦게 파티에라도 가는 날이면 우리에겐 아주 악몽이야. 차 안에서 눈을 붙여야 하고, 모기떼가 우릴 아주 산채로 잡아먹잖아.

그것도 말라리아 모기라면 괜찮아, 두어 주일 동안 그저 헛소리만 하면 되거든.
하지만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한테 걸리면, 아주 지랄 같아, 목숨이 붙어있을 수가 없지, 주인은 새벽 두시에 돌아와서는 차창을 두드리며 소리를 질러대지, 맥주 냄새를 푹푹 풍기고, 집으로 가는 내내 차 안에서 방귀만 뀌어댄단 말이야,
- P149

그러니까 혹시 각하를 모시는 운전기사가 주간 살인을 뒤적이고 있더라도, 마음을 푹 놓으십시오. 각하에겐 전혀 위험이없답니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지요.

오히려 각하께서 바지에 오줌을 싸도록 겁을 내셔야 할 때는, 기사가 간디라든지 부처님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할 때입니다, 지아바오 선생.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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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17 16: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영상으로도 만들어졌는데 젬 나여 ㅎㅎ
미미님에게 강추~~

미미 2021-05-17 17:01   좋아요 2 | URL
네ㅋㅋㅋ진정한 영화 마니아 스콧님~^^♡ 80프로정도 보고 (결말은 참고)책으로 읽고 있어요!

새파랑 2021-05-17 16: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일 1책 도전중인 미미님~!!

미미 2021-05-17 17:02   좋아요 2 | URL
그러고 싶은데 속독이 되다말다해서 아직은 2일1책이 맞는듯 해요ㅋㅋ
 
체실 비치에서 (영화 특별 한정판, 양장)
이언 매큐언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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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하얀색 셔츠를 입고 나와는 반대쪽, 대각선 방향 구석에 앉아 있었다. 6대6 정도의 미팅이었는데 특히 내 앞에 앉은 수다쟁이 남자아이와 달리 말이 없고 조용해서 누구보다 눈에 띄었다. 하얀 셔츠는 예쁜 내 친구와 커플이 되었고 나 때문에 술을 제법 마시고 뻗은 수다쟁이와 나는 친구가 되었다. 한번씩 넷이서 만나고 셋이서 만났다. 예쁜 내 친구는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내가 아는 정도가 그랬다. 하얀 셔츠는 씹던 껌처럼 예쁜 친구의 관심 밖에 있었다. 또다른 미팅에서 만난 기타남을 좋아하게 된 나에게 친구가 된 하얀셔츠가 전화를 걸었고 기타남 때문에 내가 울자 하얀셔츠는 나를 좋아한다고 고백 했다. 예쁜 친구의 허락을 받고 하얀 셔츠와 난 사귀게 됐고 그는 나에게 향수와 전람회 CD를 사줬다. 그는 목소리와 셔츠향이 근사했고 김동률을 조금 닮았으며 우리 연애는 전람회 가사 같았다. 


P.25 이렇게 경이롭고 마음이 훈훈해질 정도로 특별한 사람을, 고통스러울 정도로 솔직하고 자의식이 강해 마치 전기를 띤 입자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과 몸짓에서 모든 생각과 감정이 흘러나와 뻔히 다 들여다보이는 듯한 사람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이언 매큐언의 소설은 나의 과거를 소환시켰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이야기다. 작가가 펼쳐놓은 이야기를 헨젤과 그레텔의 빵조각을 줍듯 하나하나 따라가다보면 그림자처럼 뒤에는 내 이야기가 줄기차게 따라나온다. 살면서 주어지는 수많은 선택지들을 생각한다. 에드워드와 플로렌스의 삶은 너무 달랐지만 어쨌거나 두 사람은 함께 하기로 선택하고 약속한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 너무 어렸다. 어른의 옷을 입은 두 어린 아이들이었다. 성장소설인데 성장하지 못한 소설이다. 나이를 먹는다고 모두 어른이 되진 않으니까. 과거는 늘 쿨하지 못하다. 뒤돌아 보면 지금보다 더 어린 내가 있다.



P.150 그는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늘 새롭게 굽이치는 파도나 물결과 같은 것임을 깨달아가고 있었고, 바로 지금 그런 상태를 경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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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17 14: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읽고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ㅋ 미미님의 과거는 이 책과는 다르게 쿨한거 같은데요? 전람회CD 선물 준 적이 있어서 왠지 찔리는 기분이 드네요ㅎㅎ 저도 가끔 책읽다 보면 과거를 불러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책들이 정말 좋고 밑줄을 많이 치더라구요. 로비 월리암스가 부른 노래는 첨들어보는데 좋네요~! 역시 영화처럼 살아가는 미미님^^

미미 2021-05-17 14:59   좋아요 5 | URL
책에는 Jack the knife가 나오더라구요.ㅋㅋ로비 윌리암스 노래 참 좋은데 다음에 다른 노래 또 올릴께요.^^* 그룹 테이크댓 멤버였어요! 영화처럼 살고 싶은데 주로 시트콤처럼 살고 있답니다. 새파랑님 덕분에 쿨해진 기분 너무 신나는데요?!!힛ㅋㅋㅋㅋ

scott 2021-05-17 16:46   좋아요 4 | URL
로비 윌리암스 로열 알버트홀 라이브 강추 합니다!
미국 공연 당시 재즈곡으로만 채운 라이브 공연도 강추!!

저도 새파랑님 말씀에 동감 미미님은 체실비치 연인들과 다른
프레지아 향기 같은 ㅎㅎㅎ

미미 2021-05-17 18:38   좋아요 3 | URL
오 이 귀한 댓글 지금 봤어요~♡ 냉큼 찾아 볼께요! 스콧님은 자취마다 라일락 향기를 남겨주고 계심요!🤭🙆‍♀️

페넬로페 2021-05-17 15: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과거는 늘 쿨하지 못하다~~
정말 맞는 말입니다
왜그리 과거엔 찌질한 내가 있는지요^^
전에 새파랑님 리뷰때 말씀드린것 같은데 일단 제목이 맘에 들고, 과거도 소환될 수 있다니 다시 찜합니다^^
그리고 영화보다는 시트콤처럼 사는게 더 좋을듯 해요~~
그래야 사는게 재미있죠^^

미미 2021-05-17 15:25   좋아요 4 | URL
그러니 말입니다ㅋㅋㅋㅋ찌질한 부분은 나중에 아무도 안볼때 이 글에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줄리언 반스가 떠올랐는데 그의 작품(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서 느낀 2%부족함을 이언 매큐언이 채워주는 느낌이예요^^*

행복한책읽기 2021-05-17 15:3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 지는 이제 나이 들어 그런가 사랑 이야기가 눈에 안들어와요.
과거는 늘 쿨하지 못한다. 제목 짱이에요. 과묵한 남자보다 유머스러한 남자^^ 헌데 하얀 셔츠남은 우찌 되었을까용. 전람회 가사 같은 연애라니. 추억을 부르는 책 되겠군요^^

미미 2021-05-17 15:46   좋아요 3 | URL
어젠 사랑이야기 담은 영화보다가 결말이 궁금해서 그만 새벽2시 다되어 잤어요.ㅋㅋ전자공학과를 졸업했을테니 관련쪽 일을 하고 있을것 같아요. 추억도 떠오르고 많이 웃으면서 본 책이예요^^*

scott 2021-05-17 16: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체실비치 원작 만큼 영화도 괜찮아요
물론 고구마 같은 스토리지만 ㅎㅎㅎ

이언의 작품은 최근작 보다 이전의 작품이 훨씬 인물들의 내면을 잘 묘사한것 같습니다.

미미 2021-05-17 17:05   좋아요 4 | URL
아 영화도 봐야겠어요^^* 이 정도도 꿀잼인데!!! 다른 작품들 넘 기대되네요(ㅋㅇㅋ)👍

mini74 2021-05-17 22: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내성적인데 묘하게 사람들이 어색해하고 있으면 뭔가를 해야한다는 부담감을 느끼는 몹쓸 병이 있어서 ㅠㅠ 미팅만 가면 온갖 주접을 떨다가 홀로 돌아오곤 했죠. 그래서 미미님의 전람회 가사같다는 연애가 너무 부럽습니다 ㅎㅎ 과거는 쿨하지 못하죠. 저는 쿨하지 못하고 찌질도 하지요 ㅠㅠ

미미 2021-05-17 22:38   좋아요 4 | URL
귀여우실것 같은데요 뭘ㅋㅋ찌질했던 부분을 안썼더니 다들 좋게만 봐주시는 것 같아요ㅋㅋ용기 장착됨 끄집어낼테니 기대해주세요!😉(장착 안될수도 있지만 갑툭튀 가능요^^;)🙆‍♀️

붕붕툐툐 2021-05-17 23: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팅 나가서 설레는 듯한 이 기분 어쩔겁니까?ㅎㅎ추억 소환 작품이군요. 좋습니다. 아주 좋아요~👍

미미 2021-05-17 23:52   좋아요 0 | URL
저도 떠올리며 기분 좋았어요ㅋㅋ툐툐님도 설레셨다니 이보다 더 좋을수가 없네용~♡(ㅋvㅋ)
 

그녀가 보기에 그는 독특했다. 지금껏 그녀가 만났던 누구와도 달랐다. 그는 줄을 서거나대기실에 앉아 기다리는 시간을 대비해 재킷 주머니 속에 늘 문고판 책, 주로 역사책을 넣고 다녔고 몽당연필로 읽은 부분을 표시해두는 사람이었다.  - P17

* 블루스타킹: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문학에 정통한 여성이나 학식 있는 여성을 냉소적으로 일컫는 말.
- P17

학부 마지막 해엔 역사가 낳은 "위대한 인물 론을 중점적으로 공부했다. 강력한 개인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믿음은 진정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일까? 확실히 지도교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에 따르면 대문자로서의 역사History는 불가항력적인 힘들에의해 불가피하고 필연적인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것으로서, 머지않아 곧 하나의 과학으로 이해될 것이었다. 하지만 카이사르, 샤를마뉴, 프리드리히 2세, 예카테리나 대제, 넬슨, 나폴레옹(지도 교수의 강한 요구로 스탈린은 제외시켰다) 등의 생애가 에드워드에게 시사하는 바는 오히려 그 반대였다. 

에드워드는 강력한 개인의 무자비한 성품, 노골적인 기회주의, 그리고행운이 수백만 명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이 비딱한 결론 덕에 B마이너스라는 점수를 받아 일등 자리까지 위태로울 뻔했다.
- P21

이렇게 경이롭고 마음이 훈훈해질 정도로 특별한 사람을, 고통스러울 정도로 솔직하고 자의식이 강해 마치 전기를 띤 입자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과 몸짓에서 모든 생각과 감정이 흘러나와 뻔히 다 들여다보이는 듯한 사람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수 있겠는가?  - P25

서른 살 이하의 영국 국민 중 누구도 - 당연히 에드워드와 플로렌스도 - 영국 총리가 세계정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믿지 않았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나라들이 속속 합법적인 독립을쟁취하면서 대영제국은 매년 쪼그라들어갔고, 이젠 거의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세계는 미국인과 러시아인의 것이었고 대영제국, 잉글랜드는 약소국이었다(이렇게 말하면 왠지 불경스러운쾌감이 느껴진다). 

물론 아래층 사람들은 생각이 달랐다. 전쟁터에서 싸웠거나 그 때문에 고통받았고 엄청난 규모의 죽음을겁했던 마흔 넘은 사람들은 그 모든 희생의 대가가 주변국으로의 일탈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던 것이다.
- P35

그는 자신의 입술을 그녀의 입술에단단히 붙이고 혀로 그녀의 부드러운 혀 밑을 정밀하게 탐사한다음, 아랫니 안쪽을 더듬어, 그녀가 삼 년 전 뒤틀린 사랑니를전신 마취하고 뽑아낸 빈자리로 이동했다. 

그녀가 생각에 잠길때마다 혀를 갖다대곤 하던 자리였다. 그곳은 그녀에게 어떤 공간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관념, 즉 그녀의 잇몸에 난 빈자리가 아니라 개인적인 상상 속의 장소에 가까웠다. 그곳에 다른 사람의혀도 닿을 수 있다는 사실이 그녀는 기이하기만 했다.  - P41

* 칼잡이 맥:
Mack the knife; 브레히트의 (서푼짜리 오페라)에 등장하는 노래 제목으로,
훗날 많은 재즈 가수들이 다시 불러 유명해진 곡이다.
- P44

그녀의 아버지는 사업가에게 기대할 만한 딱 그런 정도의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아버지의 단어 선택은 와인 반 병으로 신랄해지곤 했는데, 그에 따르면 헤럴드 맥밀런은 싸워보지도 않고 제국을 포기하려는 멍청이, 노동조합에 임금억제를 가하지 않는 지독한 멍청이, 유럽인들에게 가서 제발 그들의 사악한 클럽에 끼어달라고 굽실거릴 생각이나 하는 한심하고 지독한멍청이였다.  - P68

플로렌스는 사소한 가사일로 어머니와 무언의 신경전을 벌이고 난 뒤, 정오가 지나 집을 나섰다. 바이얼릿은 특히 딸애의 세탁기 사용방식을 영 못마땅해했다. 집을 나서면서 그녀는 편지부치러 간다, 점심은 안 먹을 거다, 라고 말했다. 그녀는 밴버리가에서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시내로 향했다. 지붕 있는 시장을배회하리라, 그러다 어쩌면 옛날 학교 친구와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서 말이다.  - P69

여학생 기숙사에서 애정이 넘치는 친구들과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고 난 뒤 집에 와보니 어머니가 신체적으로 얼마나 소원한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어머니는 플로렌스에게 키스하거나 안아준 적이 단 한 번도없었다. 

아주 꼬맹이였을 때조차도, 바이얼릿은 딸을 만져본 일이 거의 없었다. 어쩌면 플로렌스 쪽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어머니는 마르고 뼈만 앙상했고, 플로렌스도 딱히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을 목말라하진 않았다. 그리고 이제 다시 관계를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다.
- P70

키 크고마른 남자들에게는 간혹 매혹적인 구석이 있는데, 골격과 울대뼈가 피부 아래 너무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모습이라든가 새같은 얼굴, 육식동물처럼 굽은 등이 그랬다.  - P71

한 소절 한 소절 집요하게 반복하며,
어지러이 노래하던 지빠귀 한 마리는 폭염에 결국 노래를 포기했다.  - P73

그녀와 에드워드의 문제는 묵직한 들보가나지막이 가로지르고 돌바닥이 깔린 그 소리 울리는 홀에서 만난 최초의 그 몇 초에, 그들이 처음으로 교환한 그 시선 속에 이미 내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 P78

만약 다른 누군가가 어머니를 두고그런 말을 했더라면 에드워드는 달려들어 한 방 날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적의에 찬 침묵 속에서 어머니에 대한 이런중상傷을 듣는 와중에 그는 불현듯 짐을 벗은 듯 홀가분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당연히 사실이었고 진실과 싸울 수는 없었다.  - P87

침실에 들어서면서 그녀는 거추장스러운 구식 잠수복을 입고 깊은 바닷속에 뛰어든 것 같은 불편하고 몽롱한 상태에 빠져들었다. 생각이 자기 것 같지 않았다.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 주입되고 있었다. 산소 대신 생각이.
- P97

맥밀런, 게이츠컬, 케네디뿐 아니라 엉터리 러시아어로 흐루시초프 흉내도 냈고 여러 아프리카 지도자들과 알 리드, 토니 행콕 같은 코미디언들의 흉내도 곧잘 낼 줄 알았다.  - P113

그는 사랑에 빠진다는 것이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늘 새롭게 굽이치는 파도나 물결과 같은 것임을 깨달아가고 있었고, 바로 지금 그런 상태를 경험하고 있었다.  - P150

그녀는 어느덧 이렇게 묻고 있었다.
"나이팅게일인가?"
"지빠귀야."
"밤인데?"
그녀는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여기가 주요 서식지인 게 틀림없어. 가여운 녀석, 열심히 일해야 살겠군." 그리고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나처럼."
그녀는 즉각 웃음이 터져나왔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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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5-16 2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언제 이걸 또 읽으셨다니~!역시... 맞습니다^^

미미 2021-05-16 23:45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리뷰보고 읽었는데 너무 재밌었어요ㅋㅋ게다가 나중에 다시 읽고 싶은 소설이었음요! 열심히 따라가는 거죠^^*
 
메리, 마리아, 마틸다 한국문화사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775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메리 셸리 지음, 이나경 옮김 / 한국문화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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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책의 3번째 소설<마틸다>가 가장 흥미진진했다. <프랑캔슈타인>의 디테일한 심리묘사가 여기서도 그 장기를 발휘한다.<마틸다>란 이름은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한 여인의 이름을 빌어 만들어 진 듯 하다. <마틸다>는 메리 셸리의 자전적 요소를 일부 담고 있다. 다이애나가 마틸다를 낳은 뒤 죽고 슬픔을 이기지 못한 아버지는 이름까지 바꾼뒤 먼 이국의 나라로 떠난다. 16년을 떠돌던 아버지가 다시 그녀에게로 돌아오고 엄마의 죽음과 아버지의 부재로 외롭게 살았던 그녀에게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비극이 그녀의 삶을 지옥으로 이끈다.


P.344 조용히 우울하기만 한 날은 드물었다. 폭풍우 치는 바다에서 피신할 곳을 찾는 작은 배처럼 나를 밀어붙이는 격렬한 감정의 광풍에 그처럼 조용히 우울한 날의 평화는 자주 깨어졌다. 그바람은 내 고향 항구에서 불어오는 것이고, 나는 점점 더 멀리 밀려나다 폭풍우가 지나가고 바다가 겉보기에 잔잔해졌을 무렵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P.361 내 영혼 전체가 그 눈물 속에 녹아버린 것 같았다. 손을 맞잡지도,
머리카락을 뜯지도, 한탄을 내뱉지도 않았지만, 보카치오가 지스카르도의 마음을 놓고 시기스문다가 느낀 강렬하면서도 소리 없는 비탄을 묘사하듯이, 나는 두 손을 모으고 앉아서 소리 없이 눈물을 쏟고 있었다.


매번 그런것은 아니지만 작품해설을 읽어보면 놓칠 수 있었던 작품의 가치와 마주할 때도 더러 있다.

이 작품을 읽고 있거나 읽을 분들에게 마지막에 담긴 작품 해설을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사실 <마리아>에서 다수 발견한 비문으로 살망감에 별4개를 주었다가 그 부분을 읽고 별5개로 수정했다. 작품해설을 번역자가 쓴 것인지는 알 길이 없었으나 작품이해에 도움을 꽤 받았다. 각각의 작품속 등장인물들의 관계나 주인공의 관점과 행동은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당시대 다른 작품과 비교할때 주인공들은 독자적인 길을 걸었고 이것은 파격적인 선택이었던 것 같다. 


물론 귀족출신으로 어느정도 재산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 모든 여인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여성들은 얼마나 더 참담한 현실과 싸웠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재산을 가진 여성이라도 남편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었으며(또 그런이유로 남편의 착취에 무력할 수 밖에 없던 현실도 있다.), 남편의 외도나 모욕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가 거의 없었다. 세 작품에는 그러한 현실을 마주한 여인들의 나름의 분투가 담겨있다. 비록 각 결말은 그녀들의 고충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지만 작품으로 남아 뒷날 여성작가들과 여성운동가들에게 영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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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16 15: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인용한 문장만 읽어도‘ 마틸다‘번역이 좀더 매끄러운 !ㅎㅎ 미미님 이리 두툼한 책도 척척 ! 읽으시고 이책이 국내 번역 된것 만으로도 솔직히 좋습니다. ^ㅅ^

미미 2021-05-16 15:23   좋아요 3 | URL
네!ㅋㅋ 이 귀한 자료가 양장으로 번역되어 출판된데 의미를 두어야한다고 생각해요! <마리아>번역할때 번역가님 개인적으로 무슨 일 있었나 싶을만큼 <마틸다>는 깔끔했어요ㅋㅋ<마리아> 법정 증언부분이랑 <마틸다> 나중에 꼭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0^♡

새파랑 2021-05-16 16: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책은 작품해설을 먼저 보고 책을 읽는게 도움이 되더라구요~ 이책 어려워 보이고 두껍던데 척척 읽고 평가하는 미미님 대단합니다~!!

미미 2021-05-16 16:20   좋아요 4 | URL
정말 그런것 같아요! 작품해설 잘 활용하기로 함요ㅋㅋ <마틸다>는 어떤 부분에서 <감정의 혼란>을 떠올리게 했어요! ‘츠바이크가 이 소설을 읽었나보다‘생각이 들정도. 심지어 중간에 ‘초조한 마음‘어쩌고 하는 구절이 나와 더 의심스러웠어요🤔
어렵진 않은데 <마리아>속 비문이..저 출판사에 전화할뻔 했네요.ㅋㅋ

단발머리 2021-05-16 16: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메리를 읽고 있는 저로서는 뒤로 읽어갈수록 기대하면 되겠네요 ㅎㅎ 저도 부지런히 읽어볼께요!! 근데 작품해설 먼저 읽고 싶네요! 🤗

미미 2021-05-16 17:12   좋아요 3 | URL
네! 작품해설 먼저 읽어보시는거 너무 좋을것 같아요.👍 <마리아>에서는 후반 법정증언이 클라이막스예요!ㅋㅋ😉

페넬로페 2021-05-16 17:4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틸다‘라는 제목이 낯설지는 않지만 미미님 리뷰의 마틸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인것 같아요~~한번씩 작품해설이 정말 좋은 책이 있더라고요^^
일단 프랑켄슈타인으로 메리 셀리를 먼저 만나 보겠습니다^^

미미 2021-05-16 17:59   좋아요 4 | URL
작품 해설을 여기 정리해볼까 생각도 잠시 했어요ㅋㅋㅋㅋ
작품의 기치를 드높이는 해설이었음요! 프랑켄슈타인 강추합니당~^^♡👍👍

난티나무 2021-05-16 18: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맞춤법 ㅠㅠ 열불 나요. 띄어쓰기라도 어케 좀 잘해 보지...
작품해설을 읽어야 하는군요. 마틸다 끝부분 향해 가는데 저의 별 셋이 다섯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두둥!

미미 2021-05-16 19:22   좋아요 3 | URL
오 마틸다 읽고 계시군요~♡ 저도 덩달아 긴장되는데요?ㅋㅋ😆꼭 해설 읽어보시고 별점 주세요!두두두둥~두둥!

mini74 2021-05-16 22: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프랑켄슈타인을 읽고나서,어린시절 문고판 프랑캔슈타인과 너무 다르게 느껴져 생경해까지 했었는데 미미님글에 정답이 있네요. 디테일힌 심리묘사. 인용문에서도 고군분투와 고충이 느껴집니다. 읽을 책도 많은데 살 책은 더 많은 거 같아요 ㅎㅎ

미미 2021-05-16 22:45   좋아요 4 | URL
그쵸ㅋㅋ분명히 마지막 책 구입때 ‘이정도면 충분하군‘생각했는데 북플 들어오면 왜이리 사야할 책들이 또또 있는지 말입니다. 괴로운데 또 이게 좋고 참ㅋㅋㅋ🤗

수이 2021-05-17 13: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또 1등 🥇 미미님 😳 별 다섯 개 주셨네요? 오 얼른 읽어봐야겠다

미미 2021-05-17 13:26   좋아요 2 | URL
금메달 유후ㅋㅋ~^0^♡ 감사해요. <마리아>까진 그저 그랬는데 <마틸다>와 작품해설 읽고요ㅋㅋ

다락방 2021-05-19 19: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오 미미님. 저는 메리 읽다가 답답 터져서 미칠 것 같아요. 그런데 마리아 법정 증언 부분이 너무 궁금해지네요. 다시 열심히 읽어야겠어요.
벌써 다 읽으셨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미미님.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우리는 6월 도서로 또 만납시다! >.<

미미 2021-05-19 19:33   좋아요 2 | URL
메리보다 마리아는 어떤면에서 더 답답할수도 있어요. 게다가 마리아에는 오타와 비문폭격도 좀 있구요ㅋㅋㅋ 근데 나중에 해석을 보니 마리아,메리 모두 여성학적 시각에서 혁신을 이뤘더라구요! (저는 초짜라 그런지 소름돋았어요!)다락방님은 어떤걸 찾아내고 또 읽어내실지 저 너무 기대하고 있습니당~^^♡

공쟝쟝 2021-05-31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품해설 보고 아.. 그래서 천재..? 라고 하긴 했지만 ㅜ_ㅜ 솔찍히 그 고매한(?) 뜻까지는 읽으면서 전혀 따라잡지 못하였고... 다만 드문드문 보이는 아름다운 문장들이 메리 셸리이긴 하구나! 했어요. 책 다 읽고 리뷰 읽으니까 좋으네요~~ ^ㅡ^ 다음달도 힘내자요!

미미 2021-05-31 14:58   좋아요 1 | URL
제가 좀 후하죠?ㅋㅋㅋㅋ(명성의 노예ㅋㅋㅋ)당시 말도 안되는 상황을 읽는 것도 힘든데 ‘살아갔던‘건 그녀들은 어땠을까 생각하면 암담하더라구요.
특히 이런 글에 오르지도 못한 수많은 비극들이 있을테니까요. 정리하는 맛 너무 좋아요~♡ 게다가 함께!!ㅋㅋ

공쟝쟝 2021-05-31 15:30   좋아요 1 | URL
ㅠㅠ 맞아요 ㅠㅠ 저도 저시대 태어났으면 정말 ㅠㅠ 어후… 함께 읽는 거 좋죠? 저는 책 다 읽고 제 독후감 올린뒤 다른분들이 올려둔 리뷰 몰아서 읽는 거 너무 좋아해요 ~~😎
 

다이애나 아버지는 딸들에 대해서 여러 가지 독특한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서 다이애나는 그리스와 로마, 그리고 몇백 년 전 영국의영웅들을 잘 알고 있었던 반면,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사건들에대해서는 무지하다시피 했다. 

다이애나는 지난 50년 동안 활동한작가들의 글은 별로 읽지 못했지만, 그리스와 로마, 과거 영국의 영웅들에 대해서는 상당히 폭넓게 책을 읽었다. 그러므로 아버지보다인생과 사회가 지닌 알 수 없는 측면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도,
다이애나가 지닌 지식은 더 깊고 탄탄한 기반을 지닌 것이었다.  - P317

아기였던 나를 여덟 살이 될 때까지 돌보는 일은 그곳으로 동행한 어머니의 하녀가 담당했다. 나는 집 안에서 구석진 곳에서 지내며 정해진 시간에만 고모를 만났다. 고모는 하루에 두 번 만날 수있었는데, 정오쯤이면 고모가 내 방으로 찾아왔고, 저녁 식사가 끝난 뒤 하인이 나를 고모에게 데려갔다. 고모는 나를 쓰다듬어주는법이 없었고, 내가 방에 있는 내내 말썽을 부려 성가시게 할까 봐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착한 유모는 응접실로 나가기 전에 내게 세심한 주의를 주었다. 그리고 고모의 차가운 눈빛과 적은 몇 마디가일으키는 두려움이 어찌나 컸던지 나는 유모의 가르침을 어기는 법도 드물었고, 그처럼 잠시 만나는 동안 배운 대로 입을 다물고 있지못한 경우도 거의 없었다.

(자전적인 부분인것 같다. 쓰다듬어 주지도 않았다니..이건 사이코페스 양성법인데!) - P323

고모는 내가 스코틀랜드의 억양과 방언을 배울까 봐 두려워했다.
나도 조금은 스코틀랜드 억양을 조금은 배웠지만, 잉글랜드 말씨를잃지 않기 위해 매우 노력했다.

(계급적 차이에서 오는 영어발음의 차이에 지역적 억양차까지!) - P325

나이가 들면서 책들이 어느 정도는 사람과의 대화를 대신해주었다. 고모의 서재는 아주 작았다. 셰익스피어, 밀턴, 포프, 쿠퍼가 고모가 호기심에 모아놓은 시인이었다. 그리고 산문 중에는 리비와 롤린의 고대사 번역서를 주로 가장 좋아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이전에는 지루하다고 읽지않았던 다른 책들도 매우 흥미로워했다.
- P326

그때부터 내 삶이 시작되었다.
- P332

"처음에는 내 가엾은 딸아이를 생각하는 것도 견딜 수 없었다. 하지만 좀 지나고 슬픔이 조금씩 잊히면서 희망이 다시 나를 찾아오니 그 애가 자꾸만 생각났고, 여러 도시에서, 그리고 사막에서 내가 상상한 그 애의 요정 같은 모습이 끊임없이 눈앞에 어른거렸단다. 

상쾌한 북풍은 네 영혼을 함께 실어다주는 것 같아 내겐 더 달콤하고 향기로웠다. 곧장 돌아가 너를 데려다 어딘가 비옥한 섬으로 가서 둘이서 평화롭게 영원히 함께 살 생각도 자주 했다. 돌아오면서 간절한 소망은 여러 가지 두려움과 맞닥뜨렸단다. 초조한 마음이 너무나 고통스러웠지.

(초조한 마음!) - P333

인도의 뜨거운 태양과 모든 속박으로부터의 자유가 아버지가 지닌 활기를 더욱 강하게 해주었다.  - P333

아버지는 너무나 많은 관습을 보고, 너무나 다양한 윤리 기준을 목격했기에 어느 한 나라에서 특정한 것과는 무관한 자신만의 관습과윤리 기준을 세웠다. 물론 젊은 시절 지녔던 의견이 그 원칙을 세우는 데 영향을 주었고, 대학에서 배운 사상이 예리한 통찰력이 내놓은 추론과 기묘하게 뒤섞였다.
- P333

고국을 오래 떠나 있는 동안 삶에 아무런 깊은 관심도 지니지 못해 둔해진 마음은 아버지가 지닌 생각에 독특한 영향을 주었다. 젊은 시절에 비해 아버지가 외국에서 생활한동안에는 기묘하게 비현실적인 느낌이 늘 사라지지 않았다.  - P333

마치 갓 다시 태어난 존재처럼 주위 모든 것이 새로운기분이었다. 아버지가 도착한 이후로 나는 작은 흙 알갱이에서 상상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이 큰 우주로 변했다. 이전의 내 삶은 자그마한 시골 개울처럼 고향 들판에서 떠나지 못해 조용히 맡은 임무를 다하고 땅에 스며들어 흔적도 남기지 못할 운명이었다. 이제 내삶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끊임없이 아름다운 비옥한 땅을 지나 흐르는 강이 된 것 같았다. 

아아! 그 강이 곧 어떤 사막에 다다를지 알지못했다. 어떤 바위가 그 물길을 갈라놓을지, 어떤 끔찍한 광경이 그물결 위에 더욱 비틀어진 모습을 비출지. 나는 소망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깨어진 소망보다 더욱 쓰디쓴 절망을 가져다주는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 P335

그처럼 엄청난 행복에 곧바로 뒤이어 슬픔이 찾아온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달콤한 술을 마시고 나니 밑바닥에 쓰디쓴 독이 들어있었던 셈이다. 내 마음은 깊은 애정으로 가득했지만, 그 애정으로 고요했다. 

사랑에서 불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나는 모두가 결국에는 배워야 할 이 교훈을 남들은 받아들일 수없는 방식으로 배우고 말았다. 이제는 그처럼 낙원의 행복을 누린짧은 몇 달이 한탄스럽다. 영원히 한탄해야 한다. 어떤 명령도 거역 한 적 없었고, 선악과를 먹은 적도 없었지만, 그런데도 낙원에서 가차 없이 쫓겨나고 말았다. - P335

아버지는 시인의 상상력을 가졌고, 당시에 느꼈던 감정의 동요를 묘사할 때면 그 말이 너무나 생생하게 와 닿아 나는 떨면서 그 말을 믿었다. 미친 듯 제멋대로날뛰는 생각에 마치 저승의 존재가 된 것 같았던 그 이후에 아버지가 어떻게 다시 삶으로 되돌아왔는지 의아했다. 아버지가 이야기하는 동안 전하는 생각이 너무나 엄청난 것이라 좁은 인간의 마음으로는 그것을 받아들여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버지의 감정은인간의 육신에 깃드는 것보다는 지진이나 화산 속에 사는 정령에게어울렸다. 하지만 그것은 기억일 뿐이었다. 아버지는 그 후로 변화했다. 이제 오로지 사랑밖에 모르는, 너무나 상냥한 사람이 되었다.
- P336

매와 부딪친 어리석은 참새처럼 나는 천국에서 땅으로 떨어졌다. 두 눈에서는 눈물이 그칠 줄 몰랐고,
갑작스러운 슬픔에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불평과 눈물로 얼룩진하루하루가 지나갔다. 기쁨에서 슬픔으로 좀 더 서서히 떨어지기를청하는, 그것이 안 된다면 죽어서 나를 휩쓸어가는 잔인한 광풍 아래 사라지기를 간청하는 헛된 기도를 올리며 종종 기운을 내기도했다.
- P341

조용히 우울하기만 한 날은 드물었다. 폭풍우 치는 바다에서 피신할 곳을 찾는 작은 배처럼 나를 밀어붙이는 격렬한 감정의 광풍에 그처럼 조용히 우울한 날의 평화는 자주 깨어졌다. 그바람은 내 고향 항구에서 불어오는 것이고, 나는 점점 더 멀리 밀려나다 폭풍우가 지나가고 바다가 겉보기에 잔잔해졌을 무렵 산산이부서지고 말았다. 

아버지의 감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따금 아버지는 자신의 감정을 말 한마디, 손짓 하나로 드러내고는 방으로 들어갔고, 나는 몰래 다가갈 수 있는 만큼 가까이 다가가 두려운 마음으로 방 안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소리보다 더 무서운 것은 갑작스러운 정적이었다. 정확히 무엇이무서운지 모르면서도, 나는 시종일관 두려움에 휩싸였다.
- P344

내 영혼 전체가 그 눈물 속에 녹아버린 것 같았다. 손을 맞잡지도,
머리카락을 뜯지도, 한탄을 내뱉지도 않았지만, 보카치오가 지스카르도의 마음을 놓고 시기스문다가 느낀 강렬하면서도 소리 없는 비탄을 묘사하듯이, 나는 두 손을 모으고 앉아서 소리 없이 눈물을쏟고 있었다. - P361

나는 비둘기 같은 얼굴을 하고, 여우의 심장을 갖고있었다. 실제로 나는 거짓으로 타락을 느낄 뿐이었고, 그것을 구할순수한 양심이 깃든, 신성한 감정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전에는진정성이라는 흰옷을 입고 있던 내가 이제는 색색의 옷을 빌려야했다. 처음에는 그 옷이 어색했지만, 익숙해지니 우아한 주름을 접어서, 고상한 차림새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내 영혼의본색을 감출 때까지, 나는 거짓으로 내 영혼을 죽일 수 있었다. 
- P388

용감한 녀석들은 내 손에서 빵조각을 쪼아 먹었고, 내 손가락 위에 앉아서 고맙다고 노래를 했다. 좀 더 그곳에서 살자다른 동물들도 찾아왔는데, 여우 한 마리는 날마다 자기 먹을 것을구하러 왔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어도 가만히 있었다. 그 밖에 책 여러 권과 하프가 있어서 절망이 찾아오면 영혼을달래고 동정심과사랑으로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 P393

이렇게 2년이 흘렀다. 하루하루, 수백 일이 지나갔다. 세월이 흘러도 겉보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내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동안 마음에는 몇 가지 느린 변화가 일어났다. 

나는 더 공부하기시작했다. 책에 표현된 타인들의 사고를 좀 더 공감하기 위해서, 역사를 잃고, 내 앞에 존재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내 개인성을 잃어버리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어쩌면 긴박한 고통이 차츰 사라지면서나는 좀 더 인간다워졌다. 고독도 그 매혹을 몇 가지 잃게 되었다.
- P395

우드빌은 늘 세상에서 아름다운 것과 행복한 것에 대해 사색하도록 이끌었다. 그의 마음은 악보다는 선에 대한 믿음에 항상 경도되어 있었고, 희망을 잃은 이들조차 기쁘게 만들어줄 이 감정은 그가하는 말속에서 늘 빛을 발했다.  - P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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