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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50
커트 보니것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평점 :
리뷰대회라니..솔직히 리뷰 제출 전에는 입상은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지원자가 워낙 적었으니까. '아 역시 너무 두꺼워서 다들 시도조차 하지 않는 건가? 그럼 입상은 가능할지도 몰라' 초반에는 지원자가 부족했다.(분명 그런시기가 있었다! 아 그때가 좋았지ㅋㅋㅋㅋ)오래오래 곰탕 끓이듯 읽다말다 두 달쯤 걸려 다 읽고난 뒤 리뷰를 썼는데 너무 오래 끓여 뼈까지 묽어져서 내 기억에 남은 거라곤 어디가 고기였고 어디가 뼈였는지 혼란 뿐이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쓰고나니 이건 뭐 중학교 수준 독후감이었다. 중학교때 베르나르 베르베르한 '개미'독후감을 칭찬해준 담임쌤이 읽어본다면 "너 참 여전하구나 변함없는 녀석"할 정도!!- 음 그래도 어디야 내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멋진 계기잖아! 내년엔 고등학교 가면 되니까. -하여튼 보기만 해도 위협적일 만큼 두꺼운 벽돌을 읽어냈고, 거기에 대해 나의 느낌을 써 냈다는 데 의미를 두자 했다.그렇게 중학교 수준 독후감을 힘겹게 쓴 뒤 다른 참가자들의 리뷰를 몇 편 읽어보니 두 S님을 비롯해서 ㅈ님과 ㄱ님과 심지어 ㅂ님까지! 다들 대학생 수준이었다. (절망) 그리고 마지막날 지원자를 세어보니 엄청나게 늘었어! 30명이라니 이건 완전 빠이짜이찌엔! 그리고 오늘 나온 결과는 역시! 데굴데굴 데구르르르. 입상실패! 아니 왜3위 안에 들것 같던 분들이 입상이야!!그 의미는?(후덜덜) 게다가 감상의 수준은 각기 달라도 범상치 않은 창작에 대한 경외심은 다들 어느정도 비슷하다는 것도 확인했다.(그/그녀는 역시 대학생도 아닌 작가의 반열에 있다.-누군지 다 아시죠?ㅋㅋㅋㅋㅋ)
아마도 커트 보니것도 '동물농장'을 읽고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뒤에 해설을 읽고나서의 추측임.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은 해설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아주 훌륭함) 그래서 더욱 드레스덴 폭격에 대해 바로 써 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드레스덴에 대해 묵은지를 묵히듯 30년을 묵혀왔던 그는 <제 5도살장>을 숙성시켜 완성해 낸다. 그것도 창작과 현실을 결합해서.<제5도살장>은 두껍지 않아 처음엔 하루나 길어도 이틀이면 읽겠거니 하고 덤빈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의 상상력은 낯설고 비현실적이어서 길을 헤매기 일쑤였다. 여러번 같은 곳을 곱씹느라 읽고 또 읽다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 어쩌면 조지오웰에 견줄만한 창작을 향한 욕구로 인해 어쩌면 그 방식이 당시 끔찍했던 전쟁을 트랄파마도어인처엄 받아들일 수 있는, 스스로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서 그랬는지 모른다. 창작에는 놀라운 힘이 있으니까. 시와 은유가 그러하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