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우리가 이걸 생각해봤으면 해요. 어떤 억압을 만들어내는 구조가 있는데, 그 구조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자유로운선택을 한다고 생각을 해요. 이걸 어떻게 해결할 거냐는 거죠. 지금 한국 사회에서도 자유로운 선택이라고 하는 많은 것들이 실은구조와 관련이 있다고 하면, 우리의 선택이 자유로운 선택이라고믿게끔 하는 장치나 작동원리가 무엇인지 밝혀내는 게 중요해지겠죠. ‘왜, 어떻게 이 구조가 작동하고 있는가. 베티 프리단이 말하는 신화에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한 가지는 여성성이라는 게 사실은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는 의미에서 신화이고, 또 한 가지는 신화처럼 작동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는 거죠.
- P202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다는 건 여러 가지를 의미하죠. 철학적으로는 근대의 종언을 의미해요. 근대라는 건 인류가 더 나아질 수 있고 진보할 수 있고 대서사가 이루어진다는 건데, 근대의 종언이라는 건 그것들에 대한 의심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의심과 상관없이 정치권력은 전쟁 전으로 사회를 복원하려고 전쟁영웅들을 국가의 지도자로 삼으면서 그 체제를 몇 년간 지속시키지만요. 

하지만 그게 1960년대부터 흔들리죠. 제2차 세계대전으로 제국의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민주주의 국가들이 탄생하는데, 이는 기존의 제국에도 영향을 줘요. 민권 운동 같은 것으로요. 미국의 경우에는 블랙팬서 Black Panthers와 같은 흑인 민권 운동과 페미니즘 운동이 일어나요. 

이들은 전쟁 이전의 질서를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구호를 공유합니다. 급진적인 재현은 문화운동의 차원에서 일어나고요. 그게 세계적으로 폭발한 게 68혁명이라는 거죠. 프랑스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고, 제2차 세계대전패전국인 독일에서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자기 부모 세대를 고발하는 움직임이 있었어요. 

페터 한트케Peter Handke를 위시한 47그룹Gruppe 47의 활동이나 빔 벤더스wim Wenders를 위시한 뉴시네마 운동이 그러한 것이죠.
- P204

그걸 우리가 트라우마‘라는 용어로 말해요. 종교적으로도해석이 안 되고요. 상흔이라고 하죠. 특히 서구권의 사람들이 상흔을 입은 거예요. 이 상흔을 치료하고 치유하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었고, 전쟁을 겪었던 군인들도 그걸 요구했어요. 

그러면서이때 미국에 정신분석학이 들어오고 많이 쓰이게 되는데, 특히독일 파시즘의 물결을 피해 미국으로 온 사람들 중에 프로이트주의자들이 많았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실제로 임상실험을 하고 사람들을 치료하면서 이 정신분석학이 일종의 새로운 종교적 역할을 하기 시작해요. 

베티 프리단은 프로이트 심리학이 "고통에 대한 치유법이 되었고, 모든 것을 포함하는 미국의 이데올로기와새로운 종교가 되었다"라고 써요.  - P205

지금 우리한테도 그런 신화 많죠. 가난의 이유를 개인의 게으름이나 불성실함에서 찾으면서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맡기면 어떻게 되나요? 가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되고, 개인이죄책감에 시달리게 되잖아요. 그리고 죄책감에 시달리다 병에 들면 누구를 찾아가요? 정신분석학자를 찾아가요.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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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生)의 역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존재하지않는다. 거기에는 중심이 없다. 길도 없고, 경계선도 없다. 광활한 장소가 있으면 사람들은 누군가가 그곳에 있으려니 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곳에는 아무도 없다.  - P14

글을 쓴다는 것이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길 때가 자주 있다. 때때로 이런 생각이 든다. 마구 뒤섞인 일들을 모두 내가 강한 자의식을 가지고 한 것도, 그렇다고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내버려 둔 것도 아닌이런 시기에 글을 쓴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또한뒤섞인 일들이 모두 매번 그 본질을 규명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일에 흡수되어 버리는 이런 시기에 글을 쓴다는 것은자기 과시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러나 대부분의경우 나에겐 뚜렷한 주장이 없다. 모든 곳이 개방되어 있고, 더 이상 가로막는 벽도 없으며, 작품은 어디에 숨어야할지, 또는 어디로 끌려나가 읽혀야 할지 알 수가 없다.
나는 그것의 본질적인 무례함이 더 이상 존중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 뿐이다. 그러나 그 문제에 대해 나는 더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 P15

지금 나는 알고 있다. 아주 어린 나이에, 열여덟 살이던가 열다섯 살 때부터, 내 얼굴은 이미 중년이 되면 알코올때문에 형편없이 이지러질 전조를 보이고 있었다. 알코올에는 신(神)이 갖고 있지 않은 기능이 있었다. 자살을 하게하는, 혹은 살인을 하게 하는 기능이 있었다. 나는 알코올을 입에 대기 전부터 알코올의 그런 속성을 짐작했다. 알코올 자체는 그 사실을 확인해 준 것뿐이다.  - P15

누가 그것에 대해 생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그날 강을 건넌 일, 그 사건이내 생애에서 가질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었더라면 그 영상을 찍어 둘 수도 있었을 텐데, 그 사건이 일어나는 중에도나는 그 존재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오직 신(神)만이알았으리라. 그렇기 때문에 그 영상은, 물론 달리 어쩔 도리도 없었겠지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생략되었고 잊혔다. 흐려진 것이 아니라 숫제 제거되어 버린 것이다. 바로 그 부재(不在)를 통해 그 영상은 고유한 힘을 지니게 되었다. 그 어떤 절대를 표현할 수 있는 힘, 요컨대 절대의창조자와도 같은 힘을 지니게 된 것이다.
- P17

나는 버스에서 내려 뱃전으로 갔다. 그리고 강을 바라보았다. 이따금 어머니는 나에게 메콩 강과 그 지류만큼 아름답고, 유유하고, 야성적인 강은 아마 내 평생 다시 못볼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대양(大洋)을 향해서 흘러 내려가는 강과 지류들, 대양의 심연 속으로 그 끝이 빨려 들어가는 늪지대들, 멀리서 보기엔 유유한 것 같지만 메콩 강은 급류여서 마치 수평선 끝에서 지구가 기울어진 듯이 쏟아져 내려간다.
- P18

그때 나는 보았을 것이다. 남성용 모자 밑에서, 볼품없이 야윈 얼굴이, 어린 마음에 결점처럼 여겨지던 그 모습이 전혀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야윈 얼굴이 자연의 숙명적이고 잔인한 현상을 받아들이는자세를 떨치고 그와는 전혀 반대로 된 것을, 다시 말해,
기질(氣質)이 선택한 어느 달라진 모습이 된 것을, 불현듯,
그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불현듯, 나는 마치 다른 여자를보듯이 나 자신을 보았다. 그 여자는 밖에서 모든 사람에게 자신을 내맡기고, 모든 시선에 자신을 드러내고, 도시와 도시를, 길과 길을 싸돌아다니며 자신을 굴리는, 욕망에 자신을 맡기는 여자 같았다. 나는 그 모자를 샀고, 그후로 줄곧 쓰고 다녔다. 나는 그 모자, 나를 온통 사로잡은 그것을 내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다.  - P20

나는 그에게 오만한 미소가, 다소 비웃는 듯한 미소가 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젊은 방랑자의 지친 이미지를 자신에게 부여하고싶었던 모양이다. 그 애는 남에게 헐벗고 야윈 젊은이의모습으로 보이고 싶어 한다. 그 모습은, 물론 사진을 찍어놓지는 않았지만, 그때 나룻배 위에 있던 소녀의 모습과아주 흡사하다.
- P21

삶에 대한 암담한 절망, 어머니는 날마다 그 절망에 시달리며 지냈다. 절망은 때로는 오래 지속되기도 하고, 때로는 하룻밤 지나면 사라지기도 했다. 나는 그 절망에 완전히 절망해 버린 어머니를 지켜볼 수 있는 행운을 지녔다. 그 절망은 너무나 순수해 인생의 행복조차도, 이따금 그 행복이아무리 강렬한 것이었을지라도 그 절망을 완전히 해소할수 없었다.  - P22

나는 이미 깨닫고 있었다. 나는 특별한 것을 알고 있었다. 여인을 아름다워 보이게 하는 것은, 화장술도, 값비싼향유도, 희귀한 보석도, 고가의 장신구도 아니라는 것을알고 있었다. 나는 문제가 다른 것에 있음을 알았지만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는 몰랐다. 다만 그것이 여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만 알았을 뿐이었다.  - P26

욕망을 외부에서 끌어 오려고 해서는 안 된다. 욕망은그것을 충동질한 여자의 몸 안에 있다. 그게 아니라면 욕망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첫눈에 벌써 욕망이 솟아나든지 아니면 결코 욕망이란 존재하지 않든지 둘 중의 하나이다. 그것은 성욕과 직결된 즉각적인 지성이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게, 나는 ‘경험을 하기 이전에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 P28

모든 것이 거기에 있고 아직 아무 일도일어나지 않았다. 그것이 내 눈 안에 들어온다. 모든 것이내 눈 안에 들어온다. 나는 글을 쓰고 싶다.  - P29

펠트 모자를 쓴 소녀가 강물의 레몬 빛을 온몸으로 받은채, 난간에 팔꿈치를 괴고 나룻배의 갑판 위에 홀로 서 있다. 남성용 모자가 그 장면을 온통 장밋빛으로 물들이고있다. 그것이 유일한 색깔이다. 안개가 뿌옇게 서린 강 위의 태양, 그 태양의 열기 속에 강기슭은 지워져 보이지 않는다. 강은 수평선과 맞닿아 버린 것처럼 보인다. 강은 유유히 흐른다. 어떤 소리도 내지 않는다. - P29

 모든 것이 태평양을향해 간다. 어떤 것도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모든 것이 강속에 깃든 심오하고 현기증 나는 물살에 실려 갈 뿐이다.
모든 것은 강이 지닌 힘의 표면에 매달려 있을 뿐이다.
- P30

프랑스어 과목 일등, 담임이 그녀에게 말했다. 부인, 부인의 따님이 프랑스어 과목에서 일등을 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무 말도 안 했다. 한마디도, 전혀 만족한 기색이 아니었다. 프랑스어 과목에서 일등을 한 것이.
아들들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듣기가 싫어서 어머니는 이렇게 물었다. 언제 수학에서도 그럴 때가 올까요? 담임의대답, 아직 그렇게는 못 되지만 그럴 때가 오겠지요. 어머니가 물었다. 그때가 언제일까요? 담임의 대답, 따님이 수학 일등을 원할 때겠지요. 부인 - P31

어머니도, 오빠들도, 추억을 더듬어 보기에도 너무 늦었다. 이제 나는 더이상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다. 예전에 그들을 사랑했는지어쨌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들에게서 떠나 버렸다. 이제내 기억 속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그들의살 냄새도, 그들의 눈빛도, 목소리도, 다만 이따금씩, 제녁이면 피로에 지친 부드러운 목소리가 문득 떠오를 뿐이다. 웃음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웃음소리도, 고함지르는 소리도, 다 끝났다. 더 이상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나는 어머니에 대해 이렇게 힘들이지 않고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길게, 이렇게 장황하게, 그녀는 술술 풀리는 글이 되었다.
- P38

 나는 어떻게 해서 내가 그처럼 어머니가 금했던 행동을 할 용기를 갖게 되었는지 자문해 본다.
이렇게 담담히, 이렇게 분명한 태도로, 어떻게 나는 ‘이성의 밑바닥 까지 치닫기에 이르렀을까.
- P50

그 광대한 바다가 모였다가 멀어지고 다시 가까워지는것 같다.
- P55

그는 미소를 짓는다. 그가 말한다. "서로 사랑을 하든 사랑을 하지 않든, 항상 비참해, 이제 곧 밤이 될 텐데, 밤이 오면 그런 감정은 사라질 거야."  - P56

내가 아주 꼬마였을 때 찍은 사진에서도나는 그런 슬픔을 알아볼 수 있다. 오늘의 이 슬픔도 내가항상 지니고 있던 것과 같은 것임을 느꼈기 때문에, 너무나도 나와 닮아 있기 때문에 나는 슬픔이 바로 내 이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나는 그에게 말한다.  - P57

거리에는 살아 있는 물결처럼 혼잡함이 모든 방향으로서서히 이동하고 있다. 중국인 무리는 쫓겨나 방황하는 개들처럼 지저분하고 거지들처럼 맹목적이다. 이제는 풍요로운 그들의 모습 속에서도 나는 당시의 이미지를 문득 다시보곤 한다. 결코 서두르는 기색이 없이 한데 섞여 걷고 있던 그들. 아무런 행복도, 슬픔도, 호기심도 없이 혼잡한무리 속에서 각자 홀로 있는 것 같은 표정들, 어딘가 가고있는 것 같지도 않고, 갈 계획도 없어 보이면서 다만 어슬렁거리기 위해 걷고 있는 것 같은 그들, 혼자인 동시에 무리에 끼어 있고, 항상 모여 있으면서 절대로 홀로 떨어져있지 않고, 그러면서도 늘 무리 속에서 고립된 존재들로있는 그들.
- P59

나는 그에게 말한다. 나 역시밖에 있는 회랑에서 생활하기를 더 좋아했을 것이라고, 내가 어린아이였을 때는 밖에서 잔다는 것이 일종의 꿈처럼여겨졌었다고, 갑자기 고통이 느껴진다. 아주 경미한 것이다. 그것은 그가 나에게 입힌 생생하고 신선한 상처에서느껴지는, 빗나간 심장의 고동이다. 지금 나에게 말하고있는 이 사람, 오늘 오후 내게 즐거움을 안겨 주었던 이사람이 나에게 입힌 상처.  - P61

바라본다는 것은 한순간 그 대상을 향한, 그 대상에대한 호기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것은 불행에 빠지는 행위이다. 누군가를 바라본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반드시 그 시선에 합당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 P69

나는 낮에 대해서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햇빛이 모든색깔을 퇴색시키며 짓누른다. 밤에 대해서는 잘 기억한다.
밤의 푸른빛은 하늘이 더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하늘은 세상의 본질을 덮고 있는 모든 불투명함의 제편에, 그 너머에 있었다. 나에게 하늘은 밤의 푸른빛을 가로지르는 순수한 광채와 모든 색깔을 초월한, 차갑게 녹아드는 빛을 떠오르게 한다.  - P98

하늘에서는 순수하고 투명한 폭포처럼, 침묵과 부동의 물기둥처럼 빛이 쏟아져 내렸다. 대기는 푸르고, 손에 잡힐 듯했다. 푸른빛, 하늘은 그 반짝이는 빛으로 끊임없이 맥박 치고 있었다. 밤이 모든 것을 비추고 있었고, 눈이 닿는 곳까지 강의 양쪽으로 펼쳐진 들판을 온통 비추고 있었다.
밤은 하루하루 새로웠다. 매 순간마다 새로운 밤이라고 할수 있을 정도였다. 밤의 소리는 들개들의 소리였다. 그들은 신비를 향해 짖어 대고 있었다. 그들은 밤이 만들어 낸공간과 시간이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 P98

어머니는 그 사진들을 논리 정연하게, 합리적으로 보여 준다. 이종 사촌들에게 자기 자식들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럴 의무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다. 그녀에게 남은 가족이라곤 사촌들밖에 없다. 그래서 어머니는 그들에게 가족사진을 보여 준다. 이런 삶의 모습에서 이 여인에 대해 무엇인가 알 것 같지 않은가? 어떤 일에서도 끝까지 버텨 내는 기질 말이다. 그녀는 어떤 것도 그냥 내버려 두는 일이 없다. 사촌들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고통이나 고역에 대해서 마저도 포기한다는 건 상상도 못 한다.
맞다. 내가 그녀에게서 깊은 매력을 발견하는 건 그녀의이런 무모한 용기에서였다.
- P114

불멸성은 유한한 것이고, 불멸성도 죽을 수 있으며, 그리고 그런 사건이 일어났고,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가르쳐 주어야 한다. 불멸성은, 결코, 불멸성으로서 눈에띄는 것이 아니며, 그것은 절대적인 이원성이다. 그것은세부적인 것에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근원 속에서만 존재한다. 어떤 사람들은 불멸성의 존재를 품을 수 있는데, 그것은 그들이 그렇게 하는 줄을 모르고 있다는 조건에서 이다.  - P124

여인들이 생각하는 여행이란바로 이 선상의 사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자들에게는, 때로는 몇몇 남자들에게도, 식민지로 가는 여행은 진정한 모험을 해 볼 수 있는 유혹이었던 것이다. 어머니에게 이러한 여행은 우리의 어린 시절과 더불어 그녀가 ‘내 인생의 최고의 순간‘ 이라고 부르는 순간들이었다.
- P128

항구 쪽 하늘은 어두워졌다. 예인선이 배가 있는 곳으로 다가오더니 배를 강의 중간 지점까지 끌어냈다. 그러고는 밧줄을 풀고 항구 쪽으로 되돌아갔다. 그러자 배가또 한 번 작별 인사를 했고, 또다시 끔찍한 신음 소리를토해 냈다. 그 소리는 너무나 신비스러우면서도 구슬퍼서사람들을 울렸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서로헤어지는 사람들, 구경 왔던 사람들, 또 거기에 특별한 이유 없이 왔던 사람들, 생각나는 이가 없는 사람들까지도슬프게 만들었다.  - P130

그녀는 불현듯 예전에 자신이 콜랑의 남자에 대해 가졌던 감정이 스스로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이런 종류의 사랑이었는지 확신할 수 없음을 알았다.
이제 그는 모래 속에 스며든 물처럼 이야기 속으로 사라져버렸고, 이제야, 쇼팽의 음악이 큰 소리로 퍼지는 지금 이순간이 되어서야 겨우 다시 기억해 냈기 때문이다.

- P134

그는 잠깐 뜸을 들인후 이렇게 말했다. 그의 사랑은 예전과 똑같다고, 그는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으며, 결코 이 사랑을 멈출 수 없을 거라고, 죽는 순간까지 그녀만을 사랑할 거라고.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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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부아르는 이런 질문을 던져요. 분명히남녀는 주체와 타자의 관계인데 여자는 왜 한 번도 저항을 안 하지?‘ 신기하다는 거예요. 다른 모든 곳에서는 주체와 타자의 관계면 자기를 주체로 세우고 외부를 타자로 세우고, 이쪽이 주체면저쪽을 타자로 세우는 쟁투관계라는 게 성립이 되는데 여성은 그렇지 않았던 거예요. 한 번도 투쟁적이었던 적이 없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예시들이 나와요. 프롤레타리아도, 흑인도 각각 ‘우리‘
라고 스스로를 모은다는 거죠. 그러면서 프롤레타리아는 부르주아를, 흑인들은 백인들을 타자로 만든다는 거예요. 그런데 여자들은 ‘우리‘라고 하지 않는다는 거죠.
- P128

"여자들은 타자와 대결해서 싸울 수 있도록 자신들을 하나로 뭉치게 할 현실적인 수단이 없었계다". 흑인들이 그들 외부의 백인들을 타자로 이야기할 때, 주로하는 일이 뭐예요? 흑인들의 고유한 역사나 흑인들의 프라이드를 이야기하면서 주체가 되거든요. ‘우리는 우리만의 고유한 게있다‘는 거죠. 노동자는 ‘역사의 주인, 노동자‘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자본가라는 건 없어져야 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여자들은자신들을 하나로 뭉치게 할 현실적인 수단이 없기 때문에 주체가된 적이 없었다는 거예요. 보부아르는 여성들이 여성들만의 고유한 과거, 역사, 종교와 같은 정체성을 공유하거나, 노동자 계급처럼 노동으로부터 비롯된 연대감도 갖지 못했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같이 살지도 않는다는 거죠.
- P129

 "여자들은 주거·노동·경제적인 이해관계에 매이고 아버지나 남편 같은 남자들의사회적 신분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여자들보다 남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그들 사이에서 분산되어 살고 있다."
- P130

"부르주아 여성은 부르주아 남성과 연대성이 있으며, 프롤레타리아 여성과는 관계가 없다. 백인 여성은 흑인 여성이아닌 백인 남성과 연대한다."
ㅡ시몬드 보부아르 - P131

페미니즘 사상가들의 책, 페미니즘 저작들은 추상적으로
‘인류가………‘ 이렇게 시작하는 책은 없어요. 대체로 사사로운 경험, 내가 느꼈던 불쾌함에서 시작해요. 왜 그럴까요. 그 작은 것,
일상적인 것이라고 하는 그거라도 잡아야지 구체적인 수단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제2의 성》 2부도 마찬가지에요. 읽으면왜 이렇게 자세히 묘사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자세하게 묘사를 하는 건 그래야만 여자가 주체가 될 수있기 때문인 겁니다. 이러한 묘사를 읽는 여성들은 여성들이 당연하다고 여겨온 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게 돼요. 

그리고 그경험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함께 겪고 있고, 겪어왔던 일이라는 걸 확인하면서 다른 세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 P135

보부아르는 여자들이 계속 주체가 되려고, 타자의 입장을벗어던지려고 했지만 너무 오랫동안 세뇌됐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거예요. 여성이 왜 주체가 될 수 없었는지,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짓눌려왔는지 역사, 신화, 운명 같은 것들을 하나같이 분석해주겠다는 거죠. 이렇게 분석을 하고 여자들이 이걸 많이 읽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 여성이 원래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구나.
오랫동안 압제가 가능했던 습속의 체제와 교육이 여성을 만들어왔구나. 더 이상 제2의 성이라는 위치에 만족할 수 없다‘ 이렇게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거죠.  - P137

남자들끼리의 우정만 다루는, 여자가 안나오는 드라마는 있어요. 그런 데서는 여자가 등장을 하더라도서비스를 해주거나, 주인공을 챙겨주는 엄마 같은 역할, 즉 중요하지 않은 역할로 나오고요. 로맨스 없는 남자극은 있어도, 로맨스 없는 여자극은 드물어요.
- P140

우리가 채택하는 관점은 실존주의 도덕이다. 모든 주체는기투企投를 통하여 자기초월로서 구체적으로 확립된다. 주체는 다른 자유를 향한 부단한 자기초월에 의해서만 자기의 자유를 완성한다. 무한히 열려 있는 미래를 향하여 발전을 도모하는 것 외에는 눈앞의 실존을 정당화하는 길은없다. 초월이 내재로 떨어질 때마다 실존은 ‘즉자존재卽自存在가 되고, 자유는 사실성이 된다. 만약 그것에 주체가 동의했다면, 이런 전락은 하나의 도덕적인 허물이다. 만약이 전락이 주체에 의해 강제된다면 좌절과 압박의 형태를취한다. 그래서 그것은 두 가지 경우 모두 절대악이다. 자기실존의 정당화를 바라는 모든 개인은 이 실존을 자기초월의 무한한 욕구로 경험한다.

ㅡ보부아르

🍭🍭🍭🍭🍭 - P141

실존철학의 근본적 명제 중 하나인 기투는 그래서 발생해요. 한 번 초월을 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한 번만이 아니라 다시 이 상황에 벗어나기 위해 또 초월하고, 또 초월하고, 또초월한다는 거죠. 기투, 그러니까 자기를 던지고, 초월해서 던지고, 결단하고, 선택하는 그 과정에서 부단하게 자기의 자유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데, 그런 자기의 실존도덕 앞에서, "야, 지금이렇게 사는 게 행복이야"라고 하는 건 나를 기투하지 못하게 하는 거죠. 이건 "부자유가 행복이야"라고 하는 거랑 다를 게 없지않느냐는 거고, 보부아르는 철학자로서 이런 식의 행동은 도무지용납할 수가 없다는 거예요.
- P142

"무한히 열려 있는 미래를 향하여 발전을 도모하는것 외에는 눈앞의 실존을 정당화하는 길은 없다"ㅡ보부아르 - P142

 "초월이 내재로 떨어질 때마다 실존은 즉자존재自存在가 되고, 자유는 사실성이 된다"라고 쓰죠. 초월vercome한다는 건 자기 조건 자체를 넘어서려고 한다는 거잖아요. 넘어서다가 넘어서려던 그 조건에 떨어질 때마다 실존은 ‘즉자존재 (존재하는 그 자체)‘가 된다고 하죠. 이건 헤겔의 용어인데, ‘즉자존재ansich‘와 ‘대자존재für sich‘가 있어요. 즉자존재는 자기가 놓여 있는 사물성 그 자체로서만 존재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기 안에 새로운 규정이 없어요. 반면 대자존재는 이런 거예요. 예를 들어서 어떤 수업 한번 다녀오면 뿌듯한 게 있죠. 내가 좀 채워진 것 같잖아요. 여러분을 수업에 내던진 거잖아요. 일종의 기투를 한 셈이죠.
그래서 뭔가를 얻어냈잖아요. 수업을 겪어낸 거잖아요. 내용이생겼죠. 내가 제2의 성을 다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들어는 봤다는 거죠. 

그런 식의 상태가 대자존재예요. 대자존재는그래서 자기 자신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기로 동일하게머무는 상태와는 다른 타자성을 겪어내야 하고, 그 타자성을 겪으면서 다시 자기로 돌아와야 해요. 만약 돌아오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은 사라지겠지요. 그런 점에서 대자재는 타자성을 겪어서 자기 자신을 좀더 알게 되는 상태로 이해할 수도 있어요.
🍭🍭🍭🍭 - P143

그에 비해, 즉자존재는 내용이 없는 상태예요. 아무것도배운 것 없이 그냥 멍하게 있는 거잖아요. 내용이 없는 상태를 ‘ansich‘라고 해요. 극복하고 초월하려고 한다는 건 자기의 어떤 내용, 속성들을 채워가는 건데, 즉자존재는 그게 안 되는 거예요. 대자존재는 채워요. 그리고 이 대자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언제나타자라는 존재가 필요해요. 주체는 타자와의 쟁투 속에서 자기를다시 확인을 해요. 이 구도는 사르트르나 시몬 드 보부아르가 버리지 않는 구도예요. 주체가 되기 위해 타자가 필요하고 타자와의 쟁투를 통해서 초월하고, 그다음에 자기의 내용을 채워내면서대자존재가 되는 것. 이런 걸 변증법이라고 표현하죠.  - P144

"초월이 내재로 떨어질 때마다 실존은 ‘즉자존재 [존재하는그 자체]‘가 되고, 자유는 사실성이 된다. 만약 그것에 주체가 동의했다면, 이런 전락은 하나의 도덕적인 허물이다. 만약 이 전락이주체에 의해 강제된다면 좌절과 압박의 형태를 취한다

ㅡ보부아르,괄호 안은 김은주 - P144

이 ‘자유‘라는 개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우리는자유를 어디서부터의 해방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그건 ‘프리덤freedom‘의 자유죠. 그런데 보부아르가 봤을 때 ‘어떤 쇠사슬로부터해방됐어‘가 자유가 아니라는 거예요. 내가 새로운 것을 쟁취하는 게 자유 lberty 예요. 누군가로부터 해방이 된다는 건 속박으로부터 해방된다는 거잖아요.. 노예의 위치에 있었던 거죠. 노예의 위치에서가 아니라 자기 자유의 내용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나가는게 자유의 기본이죠. 보부아르는 리버티 liberty라는 자유의 입장에서 있는 거예요.
- P145

보부아르는 여성들이 타자이기 때문에, 이미 정해진 실존밖으로 나가는 초월이 불가능하다고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자들은 묻죠. 페미니즘은 바로 ‘나 여기서 뭐하는 거지?‘라는 질문에서 각성하기 시작하죠. 다시 말해 내 실존, 내가 뭐하고 있는지정당화justify 한다는 거거든요. 보부아르는 ‘내가 여기 왜 살지?‘ ‘여기 왜 있지?‘ ‘이 의미가 뭐지?‘라고 묻는 존재는 언제나 여기 나의 상태를 넘어서려는 욕망을 갖고 있다고 이해합니다.
- P147

보부아르는 타자로서 여성의 위치를 이야기함으로써, 사실상 여성이 인간이 아니었고 결코 자유로운 적도 없었다고 설명을 해요. 실존철학은 여성을 타자의 지위가 아니라 자유로운 인간으로 실존할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하게 하는 중요한 방법론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부아르는 여성 역시 인간임을 역설한다고 할수 있겠죠.  - P156

제1물결, 제2물결 페미니즘은 영미 페미니즘 운동을 근거로 많이 삼기 때문이에요. 20세기 초에 미국에서 참정권 운동이라든지 여성의 권리를 쟁취하는 운동이 크게 벌어지는데, 1930년대부터 이 운동이 시들어요.
그리고 여성운동이라고 묶일 수 있는 공통의 기반이 사라지면서1950년대까지 일종의 여성운동의 퇴조기가 와요.
- P164

서부에서 골드러시도 끝나고 도시화가 시작되면서 세상이 변해요. 그 사이에 참정권 운동도 일어나는데,
이 운동은 1865년 남북전쟁 후에 흑인 남성에게까지 참정권을 확대한 수정헌법 14조에 여성 참정권도 포함할 것을 여성들이 요구하면서 전개됩니다.  - P164

20세기 이후에 소위포스트모더니즘이라고 하는 사상들은 ‘정말로 자유로운 선택이라는 게 있나?‘를 물어요. 우리의 선택은 문화적 조건, 권력의 문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산물 안에서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나는 나의 선택을 했다‘라고 하지만 그 ‘나‘라는 말도 사실 교육을 통해서 배웠고, ‘선택‘이라는 말도 교육을 통해서배웠어요. 16세기 조선조하에서 노비가 "나는 자유가 있다! 똑같이 배우게 해달라!" 이렇게 할 수 없잖아요. 그 당시에 ‘노비의 선택‘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잖아요. 어떤 노비가 나는 자유로운선택을 했으니까 양반가를 벗어나겠다고 하면 추노당하는 거죠.
노비는 재산이니까요.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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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02-06 1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부아르는 여성의 당연했던 위치가 당연하지 않은 것임을 구체적으로 보여 준 사람.^^
그의 글은 일종의 혁명인 거죠.^^

청아 2022-02-06 11:23   좋아요 1 | URL
네! 문장에 그녀의 명징한 철학이 살아 있는 것 같아요^^*
 




1968년 5월 프랑스에서 일어난 사회변혁운동



1968년 5월 프랑스에서 학생과 근로자들이 일으킨 사회변혁운동으로 5월혁명이라고도 한다. 1968년 3월 미국 베트남 침공에 항의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파리 사무실을 습격한 대학생 8명이 체포되자 그 해 5월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대규모 항의시위가 이어지면서 발생하였다.

여기에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겹치면서 프랑스 전역에 권위주의와 보수체제 등 기존의 사회질서에 강력하게 항거하는 운동이 일어났고 이는 남녀평등과 여성해방, 학교와 직장에서의 평등, 미국의 반전, 히피운동 등 사회전반의 문제로 확산됐다. 시위대는 정부가 대학교육문제와 유럽공동체 체제하에서의 사회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68혁명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독일 등 국제적으로 번져나갔다.

출:시사상식사전

모든 형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 그러나 
당시 한국은 세계적으로 68혁명 붐이 일어났을때
박정희 집권시기였다....
68혁명의 부재로 인한 파장은 지금도 우리가 감당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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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man 2022-02-05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68운동의 동시대성에 포함되었던 건 일본밖에 없었죠 근데 현재 일본을 보면 딱히 해방된 거 같진 않네요

청아 2022-02-05 18:50   좋아요 2 | URL
68혁명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가 중요한것 같아요. 독일은 정치 지도자들부터 과거를 청산하려는 의지를 보였고 일본은 그렇지 않았으니 결과가 다를 수 밖에 없죠.

청아 2022-02-05 19:13   좋아요 2 | URL
그리고 민우님 각종 갈등수치는 우리가 일본보다 심각해요.
정당,빈부,이념,성별,종교,학력,세대갈등이요

Redman 2022-02-05 19:24   좋아요 2 | URL
일본에서도 68 당시 베헤이렌 같은 지금 봐도 놀라운 자발적 베트남전 반전 시민운동이 일어났었고, 이 시기까지가 일본 현대사에서 유일하게 학생들이 의기투합해서 뭘 하려고 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양심적인 인물들도 식민지 문제, 한국전쟁에는 큰 관심을 안 기울이는 게 참 아이러니합니다.. 특히나 여성 문제에 있어서는 더더욱

청아 2022-02-05 19:29   좋아요 2 | URL
그랬군요. 우리나라 진보도 그런 면에서 문제가 많지요. 일본의 경우는 제가 공부할것이 너무 많습니다.

mini74 2022-02-05 19: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강신주 작가님 책에서 봤어요. 68혁명의 의의를 많은 기득권들이 폄하한다고.ㅠㅠ 오 전 세계적으로 그 흐름을 같이 했군요 미미님덕에 또 하나 알아가네요 *^^*

청아 2022-02-05 19:24   좋아요 3 | URL
읽어야할 책들이 참 많네요. 68혁명으로 많은 나라가 더 진보할때 우리는 족쇄를 푸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지금도 많은 갈등요소들이 한국인들의 잠재력을 억누르는것으로 느껴져요

책읽는나무 2022-02-05 22: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그때 차클 재미나서 다시보기를 내리 보다가 김누리 교수님편의 저것을 보고 68혁명을 알게 되었거든요.
아...그때 탄식에 탄식을!!ㅜㅜ
그래서 우리 나라가 그랬구나~하면서😭😭
근데 김누리 교수님은 말씀도 참 잘하시더군요? 한때 영상 막 찾아 보기도 했었는데...ㅋㅋㅋ

청아 2022-02-05 22:14   좋아요 3 | URL
나무님 이미 보셨군요! 최근에 <쌤과함께>라는 방송에서 김누리 교수님편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어요. 정치문제라던지 페미니즘을 비롯해 사회에 뿌리깊은 여러 갈등까지도요. 그래서 뒤늦게 이것저것 찾아가며 보고 또보고 감탄하고 있습니다ㅎㅎ
근현대사 공부 필요성을 실감했는데 언제쯤 찾아 읽을 수 있을지... 뭐부터 읽어야할지도...쌓인책이 많아 걱정이네요ㅜㅜ

- 2022-02-05 2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는 68혁명보다 더 빡센 장구한 학생운동들이 있죠.. 발전된 서구의 그것에 비하면 권위주의가 남아있고 다양하진 못했겠지만 충분한 자산이 되어 나름의 민주화를 이뤘다고 생각해요! 덧붙여 70년대 여공들의 너무도 대단한 투쟁과 오늘날의 페미니즘운동도 잊지 말아요 😤 혁명은 k-혁명!

청아 2022-02-05 22:47   좋아요 0 | URL
음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요 쟝쟝님 시간되실때 위에 제가 올린 영상 한번 꼭 보셨음해요. 586 세대의 피땀눈물인 민주화 결실도 있지만 그 한계를 우리는 지금 체감하고 있죠.
예를 들면 다른 나라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런저런 방식으로 달리기 시작할때 우리는 멀쩡한 자전거 한대를 갖기위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는데 그 고통이 컸던만큼 그 이상. 즉 달리는 기쁨, 더 먼 곳으로 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생각하지 못했다는거죠. 울컥한 부분인데 우리가 직시해야할 사실이기도해요.
추가로 이 영상도 쟝쟝님 보시면 공감하시리라 생각되어(전에 쟝쟝님 영상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어요) 하나더 붙입니다~♡
https://youtu.be/GxmKfeksVZQ

- 2022-02-06 17:16   좋아요 1 | URL
미미님 저 어제 올려주신 유튜브 봤어요! 글
만 보고 우리 나라는 왜 68없는가? 인줄 알고 우리도 있다라고 단 댓글인데, 그런 맥락이 아니었군요 ㅎㅎㅎ 영상 보고나니 김누리 교수님 책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매우 공감갔어요 ㅎㅎㅎ
추가해주신 영상은 좀 기니까 킵해뒀다가 꼭 볼게요!!!

청아 2022-02-06 17:26   좋아요 0 | URL
네~♡♡ 😄👍

기억의집 2022-02-05 2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근데 우리 나라가 일본보다 휠씬 여권이 신장된 나라입니다. 일본에서 여성의 위치는 생각보다 낮아서.. 우리와는 비교도 안 돼요. 우리는 그나마 김대중 대통령이 여성가족부 만들고 여성 우대 정책 많이 시행했고 문재인이 이십대 남자애들한테 욕 먹는게 대통령 취임때 나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입니다,라는 말과 동시에 기업에 여성할당제 시행해서 욕 바가지로 먹는 있는 거잖아요. 이삼십대는 문재인의 나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입니다란 프레임 걸고 지금까지 반대 진영에 있는 거예요. 문재인은 여성을 위한다고 했는데 여성들도 남성들도 지지하지 않으니 아이러니한 상황인 거죠. 우리가 일본보다 갈등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온 건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일본 내 여성 위치는 거의 바닥입니다. 우리와는 비교 불가예요.

청아 2022-02-05 23:20   좋아요 1 | URL
기억의 집님 저는 여러가지 이유로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여성의 권리가 앞서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페미니즘을 말할때 일본을 굳이 언급하지 않는 이유도 그거구요. 다만 남녀 갈등 면에서는 우리가 일본을 넘어섰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그건 다른 문제죠. 이 영상에 자세한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https://youtu.be/GxmKfeksVZQ

2022-02-06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06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06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2-06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종이달 2022-02-06 0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청아 2022-02-06 05:53   좋아요 0 | URL
네 ^^
 

제가 생각하는 페미니즘 철학은 이래요. 타자인 여성이 철학 개념과 이론에 명시적이고 또 암시적으로 배어 있는 여성 평가절하의 논리를 추적하고 비판하는 건데, 여기에 철학의 도구를이용한다는 거죠. 기존의 철학을 겹쳐 쓰고 같이 쓰면서, 뿌리 깊은 기성 철학의 입장에서 벗어나 어디서든지 살아낼 수 있는 다양한 사유들의 목초들, 풀들을 자라나게 하는 일인 거예요. 지워버리고 없애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겹쳐 쓰다보면 새로운모양이 될 수 있잖아요. 다 지우고 새로운 흰 종이에서 다시 시작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방식 안에서새로운 운동을 발명하면서 살아가는 것들, 이게 저는 페미니즘철학인 것 같아요 - P53

앙시앵레짐ancien regime인 봉건신분제의 왕정국가를 철폐했던 프랑스혁명의 자유, 평등, 박애 이념을 지탱하는논리도 인간의 이성능력이 평등하고 보편적이라는 데서 출발합니다. 이로부터 인간이라면 모두 이성적이고, 평등하다는 사고가도출됩니다. 이에 따르면, 여성과 남성 모두 이성적이죠. 그런데문제는 뭐예요? 남성만 이성적인 존재인 것처럼 권리와 의무를 주고 여성들에게는 주지 않았죠 - P59

페미니즘은 오랫동안 ‘웨이브wave‘, 즉 물결이나 파도로 은유되어왔죠. 많은대중운동이 고양되고, 가장 큰 파도를 일으킨 시기는 서프러제트>(2015) 같은 영화를 통해서 볼 수 있는 20세기 참정권 운동의시기인데, 이 시기를 페미니즘 운동에서 제1물결의 시기라 칭하고요. 인간으로서 투표할 권리와 자유롭게 존재할 권리를 쟁취하는 운동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자유주의 페미니즘 시기라고도 보통 이야기합니다.  - P59

남성에게는 남성의 성적 특징을 부과하지않는데, 여성에게만 여성의 성적인 특징들, 여성의 외모적 특징들을 여성성이나, 여성이라면 지녀야 할 굉장한 덕성인 것처럼이야기하는 게 틀렸다는 거예요. 남자들에게는 인간적인 특성을두고 말하는데 여자들에게는 인간적인 특징이 아니라 여성의 성적 특징을 부과하는 것들이 부당하다는 거고, 여성도 똑같이 인간으로 대하라는 거죠. 그러니까 스테레오타입으로 대우하지 말라는 거예요.
- P64

울스턴크래프트는 이런 걸 거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해요.왜냐하면 스테레오타입으로 누군가를 취급하면, 인간으로서 그누군가가 자기 개성을 만들 수가 없다는 거예요.  - P65

울스턴크래프트는 세상은 진보한다는 강한 확신을 했던 사람이에요. 그 누구보다 계몽주의자였고 이성주의자였죠. 그래서 계몽의 빛을 남성만 독점하지 말고 여성에게도 나누라는 거고, 그때 제일 중요한 건 교육이니까 교육의 권리를 쟁취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여권의 옹호》에 선거권 이야기는 나오지도 않아요. 여자도 사람인데 왜 교육의 권리를 주지 않느냐는 게 기본적인 주장입니다.
- P66

여남이 동등한 인간이라는 울스턴크래프트의 주장은 몇백 년 전에 제기되었지만 여전히 진행 중인 주장입니다. 성별 임금격차, 고위직 공무원, 선출직, 행정직의 불균형한 성비들을 보면 그렇죠. 그리고 대부분 여성의 직무 지위가 낮잖아요. 교수 사회만 봐도 그렇지 않나요? 종교 집단도 그렇죠. 목사나 사제 중에여성이 있어요? 기독교 같은 경우에는 몇몇 종단에는 있지만, 여성 목사나 사제가 없는 걸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잖아요.  - P67

한국 사회는 제1물결의 목표도 지금 쟁취가 안 됐죠. 그러니까 페미니즘을 학교 교육에 넣자고 하면 질색하잖아요. 그런데저는 그렇게 질색할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우리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글을 보면서 그럴 문제가 아니라는 걸 충분히 이해할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울스턴크래프트는 이성주의자, 계몽주의자예요. 이성주의자, 계몽주의자로서 봤을 때 남녀가 불평등하고, 이 불평등이 바뀌지 않는다면 페미니즘 이론으로 인간의 평등성을 쟁취해야 한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성과가 있다고생각해요. 그리고 이걸 바탕으로, 우리가 민주주의를 옹호한다면당연히 페미니즘을 옹호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봐요. 그런 점에서 페미니즘이 휴머니즘이라고 할 수 있겠죠.  - P69

제가 예전에 힐러리클린턴 Hillary Clinton 자서전을 읽는데 힐러리 클린턴이 자기 개인의 신용카드를 발급을 못 받았다는 내용이 나와요. 둘이 똑같이공부하고 로스쿨 나와서 변호사 개업을 했는데, 남편인 빌 클린턴Bill Clinton의 보증이 있어야만 힐리리 클린턴의 신용이 발생하는거죠. 경제적 능력의 유무 문제가 아닌 거예요. 너무 이상하잖아요.  - P71

울스턴크래프트가 《여권의 옹호》를 쓰게 된 이유는 1789년 프랑스대혁명 후 프랑스 의회에 제출된 탈레랑 교육 법안에대해 반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교육 법안의 주요 내용이 공화국의 모든 소년에게만 국민교육을 시행한다는 것이었고요, 울스턴크래프트가 바로 그 점에 분개해서 6주 만에 반론을 쓴 거예요.
이 사람 자체가 민주주의자였어요. 페미니즘 교육이 민주주의랑접목되어야 하는 이유를 아시겠죠? 지금의 사회가 남녀 간에 어떤 성차별을 야기하는 사회라면 그걸 교정하는 게 교육 안에 들어가야 되고 그게 민주주의 교육의 실행이라는 생각을 했던 거잖아요. 그가 봤을 때는 아예 교육의 권리가 여성에게 없으니까, 거기에 굉장히 반발하면서 이 책을 쓴 거죠.  - P80

울스턴크래프트는 마치 비꼬듯 영혼에는 성별이 없다고도 말하죠. 신이 구원을 하실 때, ‘너는 남자이니 천국에 가고 너는 여자이니 지옥에 가라‘ 이런 게 아니라는 거죠. ‘인간은 모두이성을 갖고 있고 평등하다. 지금 보면 굉장히 소박한 신념이에요. 뭐라고 하느냐면 남녀가 서로 다른 미덕을 추구해야 한다는건 신에 대한 모욕이라는 거예요. 하나님이 똑같이 인간에게 불멸의 영혼을 줬으니까요. 그러니까 여자들도 남자들이 하는 거똑같이 하게 해달라고 하는 거죠. 이렇게 강하게 이야기를 해요.
- P81

이 책에는 이후의 페미니스트들한테 많은 영감을 준 이야기가 많아요. 가정의 절대적 지배자로 구는 남편을 비판할 뿐 아니라, 아내와 자녀 위에 군림하는 당시의 중산층의 결혼생활은합법화된 매춘이라고도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까 여자가 결혼을하는 건 일종의 성매매다, 즉 법적으로 공인된 성매매라는 거죠.
이런 이야기들은 《성의 정치학》을 쓴 케이트 밀렛Kate Millett의 논의와 일맥상통하기도 해요. 부부가 동등한 위치일 수 없는 가정안에서 여자들은 번식을 위한 동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거죠.
- P81

요새 SNS에서 여성들이 이런 말을 하죠. "우리는 꽃이 아니고 불꽃이다." 울스턴크래프트도 아마 크게 동의했으리라 생각합니다.  - P84

울스턴크래프트는 루소만이 아니라 많은 남성 계몽 사상가들이 쓴 글을 조목조목 비판합니다. 이들은 여성을 나약하고사회에 무익한 존재로 그려내요. 특히 《실락원》을 쓴 존 밀턴JohnMilton을 언급하고 있는데요. 밀턴이 최초의 어머니라 불리는 이브를 부드러움과 매력적 우아함을 지닌 존재, 즉 남성의 시선과 감각에 즐거움을 주는 존재로 그려냈다는 거예요. 밀턴의 이야기에따르면, 여자들이 남자들에게 관능적인 즐거움, 섹슈얼한 즐거움을 주는 존재, 그래서 매력적인 우아함과 유순하고 맹목적인 순종만을 타고난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 P90

여러분 어린이날 아시죠? 그런데 어린이날이 있다는 건 뭘 의미하는 걸까요? 왜 어른의 날은 없고 어린이날은 있을까요? 왜냐면 나머지364일이 다 어른의 날이기 때문이죠.  - P91

실존철학의 기본 개념은 자유예요. ‘인간이 어떤 식으로자유로워질 수 있는가. 이게 실존철학이 던지는 질문이에요. 아주 간단히 이야기하면, 자신이 타자의 위치에 놓여 있을 때는 자유롭지 못하고, 주체의 입장에 섰을 때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게정말로 보부아르가 이야기하고 싶어 했던 자유의 개념입니다. 그자유란 주어진 게 아니라 실존을 통해 참여를 해서 쟁취하는 거라고 했죠. 그리고 이 자유의 문제를 직접적인 사회적 문제, 특히여성이라는 문제에서 시작했어요.  - P103

시몬 드 보부아르는 철학이 굉장히 구체적인우리의 경험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서술을 하고 있는 거예요. ‘실존‘이라는 말 자체가 우리가 가진 시간과 공간이라는 맥락안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탐구이고, 이러한 현상으로부터 철학적 성찰을 시작합니다. 보부아르는 그걸 직접 이 책을 통해 생생하게 저술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P106

만약에 남자 교사가 단란주점으로 2차, 3차를 간 다음에 사라졌다고 해봐요. 어디를 갔을지는 미스테리지만 우리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그런데 그걸 보고 문란하다‘고 하지 않잖아요. ‘부적절했다‘고 하지 ‘문란하다‘고 하지 않아요. 그리고 어떤 사람은 그런 걸 두고 사회생활이라고 하죠 - P110

요샛말로 ‘인싸 (인사이더)‘, ‘아싸(아웃사이더)‘ 같은 이야기로 알 수 있어요. 누군가를 타자로 딱 배척하는 거죠. 우리는 누군가를 적으로 만들면 하나가 되잖아요. 바로 보부아르가 그렇게 이야기를 해요. 어떤 집단이 하나가 되려면 나와대척점에 있는 타자, 나와 다른 존재를 세워놓으면 된다는 거예요. 실은 동일성이란 우리가 가진 본질 때문이 아니라, 외부의 타자를 배척함으로써 획득되어왔다는 거죠. 그게 되게 중요하다는거예요 - P111

어떤 의미에서 남성은 성적인 존재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거예요. 이런 걸 특권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남자들은 자기가 남자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죠. ‘있잖아, 나는 남잔데…..‘ 이러지 않잖아요. 뭔가를 의식한다는 건 주로 이런 거죠.
예를 들면 면접을 보러 갈 때 자기 면접관을 의식하잖아요. 면접관을 의식한다는 건 그들한테 내가 잘 보일지 외부의 눈을 의식한다는 거죠. 그건 나를 언제나 판단의 대상이라는 위치에 놓는거예요. 그러니까 그들이 언제나 주체이고 나는 그들이 판단해야될 일종의 대상이에요. 뭔가를 의식한다는 건 나를 대상으로서의식하는 거예요. 내가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나 스스로 결정이 안 된다는 거죠. 외부에서 결정해준다는 거잖아요. 면접이라는 게 딱 그렇듯이.
- P112

남성은 자신의 남성성이 열등한 것이라는 방식으로 자기를 의식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뭐냐면, 남성은 자기 자신을 섹슈얼한, 성적인 존재 혹은 젠‘
더화된 존재로 자기를 이해해본 적이 거의 없다는 거예요. 

남자라는 존재는 언제나 인간이었을 뿐, 자기를 성을 가진 존재로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거죠. ‘인간‘이라고 하면 그건 언제나 남성이었잖아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인체비례도> 같은 거 생각해보면 인간이 누구죠? 남자잖아요. 

시몬 드 보부아르는 여성은 언제나 이러한 인간인 남성, 자기 자신을 성적인 존재로 사유할 필요도 없는 제1의 성에 속해 있는 존재가 아니라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인 타자이자 제2의 성의 자리에 있다고 설명해요. 

제2의 성인여성 타자는 제1의 성을 언제나 동일한 인간으로 확인하게 하는역할을 담당해온 거죠

⭐⭐⭐ - P113

여성성이라고 하는 건 없는데 사회에서 만들었다는 거예요. 왜? 남성이 자기 힘을 더 유지하기 위해서.  - P116

우리가 양성평등‘을 다룰 때, 여성과 남성을 대칭적인 상태로 보면서 ‘양성평등‘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생각해요. 그건 페미니즘의 기초가 안 된 상태예요. 양성평등이라는 말은 두 성이 평등하다라는 전제를 내포한 말이죠. 하지만지금껏 우리가 살펴보았듯이 제2의 성인 여성은 제1의 성인 남성과 결코 평등하지 않아요. 남성은 인간인 반면 여성은 남성의 반대항인 비인간일 뿐이니까요.  - P122

실존철학에서 타자의 위치에 놓여 있다는 건 자유의 성취를 이룰 수 없다는 걸 의미해요. 그런데 실존주의에서 인간에게중요한 건 자유거든요.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자유. 그런데 여성이 언제나 타자의 위치에 있고 자유를 성취할 수 없다면 부당한거잖아요. 

보부아르는 여성의 위치가 타자의 입장에 있다고 하면서 자신의 철학적 입장을 끌어오는 거죠. 실존주의에서 타자성은인간을 억압하고 자유를 억압하고 인간이 가져야 될 고귀한 어떤것들을 갖지 못하게 만드는 것인데, 지금 여성이 타자의 위치, 비자유의 위치에 있다면 이것을 내버려둬야 되느냐는 거예요.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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