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부분독서


나르시시즘이라는 용어는 네케 Paul Näcke‘가 자신의 몸을 마치 성적(性的) 대상을 대하듯 하는 사람들의 태도, 말하자면 스스로 성적 만족을 느낄 때까지 자신의 몸을 바라보고 쓰다듬고 애무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지칭해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사실 이런 정도까지 진전된 나르시시즘은 개인의 성생활 전체를 황폐하게 하는 성도착과 다를바 없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온갖 형태의성도착증 Perversion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그 증상의여러 특징과 흡사한 특징을 나르시시즘도 내보이게 될 것이라고추측할 수 있다. - P3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해 가장 좋았던 책 두 권을 소개합니다.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과 아모스 오즈의 블랙박스!

https://www.youtube.com/watch?v=wsiy211ewnU
  • 성의 변증법슐라미스 파이어스톤 지음, 김민예숙.유숙열 옮김꾸리에 2016-05-23장바구니담기
  • 블랙박스아모스 오즈 지음, 윤성덕 외 옮김민음사 2023-07-28장바구니담기
  • 죽어가는 자의 고독노베르트 엘리아스 지음, 김수정 옮김문학동네 2012-12-10장바구니담기
  • 피로사회한병철 지음, 김태환 옮김문학과지성사 2012-03-05장바구니담기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 2023-12-28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리고 보니 좌우가 바뀌었네요ㅜ.ㅜ

페넬로페 2023-12-28 23:07   좋아요 1 | URL
ㅋㅋ
그러네요^^

페넬로페 2023-12-28 2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알라디너 TV 출연하셨네요~~
마지막에 ‘안녕‘이 넘 귀여워요^^

미미 2023-12-28 23:17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허접한 영상을 끝까지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요즘 글이 도무지 잘 안써져서 찍어봤습니다. 그런데 치명적인 실수를ㅜㅜ
페페님 좋은 밤 되세요🥰

페넬로페 2023-12-28 23:19   좋아요 1 | URL
깜빡하고 ‘좋아요‘를 누르지 않아 다시 누르고 왔어요.
수고 많으셨어요.
그리고 불현듯 미니 74님이 보고 싶어졌어요^^

미미 2023-12-28 23:23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페페님🙆‍♀️ 저도요!! 내가 뭘 잘못해서 서운하셨나, 집에 무슨일 있으신가 별별생각 다했습니다. 늘 재밌게, 알차게 책 이야기 해주셨는데 언제라도 꼭 돌아오시면 좋겠어요.^^

다락방 2023-12-29 08: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시청했어요! 유튜브에 댓글 달았다가 제가 누군지 모르실 것 같아 삭제하고 여기로 왔습니다.

미미 님, 평소에 글도 정갈하게 잘 쓰시는데 말씀도 되게 조리있게 잘하시네요. 따로 원고를 준비해두고 하시는건가요? 아니면 영상 촬영하면서 바로 말씀하시는 건가요? 멋집니다.

게다가 <성의 변증법>이 올해의 픽이라니 흑흑 ㅠㅠ 비록 저의 올해의 픽은 페이드 포 였지만 미미 님의 픽 너무 근사합니다!!

미미 2023-12-29 10:12   좋아요 1 | URL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락방님 >.<

요즘 통 글이 안써져 이거라도 해야지 하고 찍었어요ㅋㅋㅋㅋ
그래도 <여미쳐>는 어제부터 쓰는 중입니다.
영상 찍기직전에 원고를 미리 써두었어요. 안그러면 더더욱 두서없어지더라고요ㅋㅋ

<페이드포>는 인생의 픽입니다. 다락방님 덕분에
인생의 픽이 점점 늘어가고 있어요!! 🙆‍♀️

2023-12-29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미 2023-12-29 10:19   좋아요 0 | URL
오디오 북이라니! *^^*
너무 고맙습니다 자목련님!
<블랙박스>일부 문장을 따로 찍으며 읽기도 했는데 넣질 못했어요. 이 소설
어떤 문장들은 무척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언젠가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쟁때문에 요즘 불안하지요.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ㅜㅜ

거리의화가 2023-12-29 1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영상은 오전에 이미 보고 댓글달러 왔습니다. 목소리 정말 예뻐요. 제가 가질 수 없는 목소리!ㅋㅋ 저는 중성적인 목소리라 이런 목소리 가지신 분들이 부럽습니다.
이 중 <블랙박스> 궁금하네요. 언젠가 읽어보고 싶습니다. <피로사회>는 한병철의 대표작이자 지금 읽어도 유효한 책이라 놀라운 책이죠^^ 이달의 알라디너TV가 되길 기원해봅니다ㅎㅎ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미미님^^

미미 2023-12-29 11:47   좋아요 1 | URL
화가님 영상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저는 중성적인 목소리 좋아합니다!! 훨 개성있고 멋지잖아요. 우리 서로 바꿔요!ㅋㅋㅋㅋ

<블랙박스>때문에 아모스 오즈의 작품을 전작하고 싶어졌어요.
<피로사회>읽어보셨군요! 면역학적 비유에 머리를 얻어맞는 기분이었습니다.
말도 다 잘하시고 편집도 훌륭한 분들이 너무많아 좌우까지 바뀐저는 시무룩해졌어요ㅋㅋ
화가님! 내년에 저도 잘부탁드립니다😍

은오 2023-12-29 17: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왕.... 미미님 목소리를 들었다...🥹 집중해서 봤습니다!! >_<
<성의 변증법>이랑 <피로사회>는 저도 좋았고요. <블랙박스>가 미미님의 올해 가장 좋았던 책 “두권” 중 한권이라니 갑자기 읽고싶어지네요?! 찜!!!!!
<죽어가는 자의 고독>도 보관함에 있는 책인데 내년에 읽어봐야겠습니다.

미미 2023-12-29 17:42   좋아요 2 | URL
에구구 부끄럽네요ㅋㅋㅋ
은오님 영상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블랙박스>정말 좋았어요!
시집도 아닌데 낭독하고 싶어지는 문장들이 꽤 있었답니다. 아들의 반항끼도 웃겼던거 생각나요.ㅋㅋㅋ
뒤에 두 책은 모두 잠자냥님 100자평보고 골랐어요. 그러니 분명 <죽어가는 자의 고독>이 마음에 드실거예요!

서곡 2023-12-29 17: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튜브 앱으로 접속 조아요 꾹 누르고 왔어요 ㅎㅎ 음성 넘 조으세요 연말의 주말잘보내십시오!!!

미미 2023-12-29 17:54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서곡님!! 😉
밤에 찍느라 저음으로 말하려니까 힘들더군요. (본래 소프라노인데ㅋㅋㅋ)
서곡님도 주말 즐겁게 보내시길 바래요👍

새파랑 2023-12-30 1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행비 타러 가시는분이 미미님인가요? ㅋ 다시 유튜버로 복귀하셨군요. 구독 해야 겠습니다~!!!

미미 2023-12-30 13:37   좋아요 1 | URL
네ㅋㅋㅋ독서여행 컨셉이랄까요? >.< 허접한 영상 봐주셔서 감사해요!

페크pek0501 2023-12-31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적어 놓겠습니다. 많은 도움이 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미미 2023-12-31 14:16   좋아요 1 | URL
책에 관한 이야기로 도움이 되는 것만큼
이곳에서 기쁜 일은 없지요ㅋㅋㅋㅋ

페크님도 새해 복 듬뿍 받으세요^0^

scott 2024-01-01 11: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모스 오즈
최애 작가 중 한 명 입니다

양심있는 이스라엘 출신 작가 중 한 명!
미미님 새해 오로지 건강과 행복 만이 가득 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떡국 먹는 날 ^^

미미 2024-01-01 11:59   좋아요 1 | URL
역시 스콧님!
아모스 오즈의 글을 읽으면서 셀수없이 여러번 감탄했어요.

스콧님도 올해 평안하고 사랑가득한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떡국만 먹고 나이는 안먹고 싶습니다^^
 




<24년 1~2월의 책>



  





사회적으로나 저 개인에게도 버라이어티 했던 2023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종종 이야기 나누던 몇몇 서재 이웃들이 보이질 않아 아쉽기도 하고 새로운 이웃들의 등장에 반갑기도 했습니다. 내년에는 그리운 분들이 돌아와 주시길, 지금 이웃들은 쭉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폭넓은 독서에 벽돌 책도 꾸준히 깨고 계신 믿음직한 이웃, 거리의화가님께 제안 드리고 원서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거창한 목표는 세월의 무게에 일찌감치 흘려보내고 그저 '원서 읽는 습관'을 만들자는 소망이었는데 함께해 주시는 이웃들이 늘어나 그 힘으로 4개월을 이어오고 있네요. 화가님과 독서괭님, 수하님, 나무님, 그 외 말없이 읽고 계시는 숨은 이웃들도 감사합니다. 특별히 원서 선정에 큰 도움을 주신 우리 '함달달'의 정신적 지주, 멘토! 하이드님께도 감사드립니다. 



24년에는 지난 번에 말씀드린 대로 수잔 바우어의 the story of the world 2권으로 시작합니다. 424쪽이니 두 달간 읽겠습니다. 음원은 역시 이곳에서 다운로드해 들으시면 됩니다. https://willbookspub.com/data

기존에 1권을 읽지 않은 분들도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함께 읽다가 바쁜 일이 있을 땐 쉬었다가 다시 함께 하셔도 괜찮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부담을 갖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 책은 초등생을 대상으로 쉽게 쓰여있어 도전하기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역사 이야기라 무엇보다 흥미진진합니다. 원서 읽기 하면서 음원을 들었더니 리스닝이 향상되는 느낌이 듭니다. 미드를 볼 때도 전보다 잘 들리는 것 같고 자막 없는 영상도 겁 없이 들어보게 되더군요. 최근에 라디오헤드 음악을 즐겨들으면서 톰 요크의 인터뷰도 찾아봤어요. 미드 '홈랜드' 인터뷰도요. 자막이 없어서 슬픈 영상들을요. 그런데 그에 대해 알고 싶다는 욕망과 원서 읽기 해서 조금 나아진 실력 덕분인지 전보다 더 들리더라고요. 완벽히는 아니지만ㅋ 아무튼 그렇습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지요. 특히 서서히 쌓은 거라면 더더욱이 그렇다고 믿습니다. 내년에도 같이 고고씽!!!




그 다음 책들




















추천하실 책이 있거나 의견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목록은 의견을 참고하여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 외 후보들  https://blog.aladin.co.kr/759250108/14816737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괭 2023-12-22 19: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다렸습니다 미미님!! 중세편은 더 재밌을 것 같아서 기대되네요~ 저는 나중에 프론트데스크 2권도 읽고 싶어요^^
미미님 덕에 원서읽기 꾸준히 하고 있어 감사드립니다~~!!

미미 2023-12-22 19:54   좋아요 3 | URL
2권은 번역서가 없지만 어렵지 않을듯하니 다음에 같이 읽어요!! 중세편 저도 기대됩니다. 1권만큼 재미나겠죠? >.<
괭님이 함께해주신 덕분입니다. 혼자 읽었다면 저는 벌써 중도포기 했을거예요^^

페넬로페 2023-12-22 2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함달달!
멋져요^^

미미 2023-12-22 21:05   좋아요 2 | URL
페넬로페님 응원 고맙습니다. *^^*

거리의화가 2023-12-22 21: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잊지 않고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원서읽기 미미님께서 먼저 말을 꺼내주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원서는 역시 함께 읽어야 진도가 나가는 것 같거든요. 응원 받아서 더 열심히 읽었더니 실력도 조금씩 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 가능하신 분들 부담없이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 달 저도 처음 읽는 책이라 무척 기대가 됩니다. 함달달 계속 화이팅!

미미 2023-12-22 21:59   좋아요 2 | URL
다른 책들도 그렇지만 원서읽기 화가님 함께 해주셔서 무척이나 의지가 된답니다. ^^
저 힘든일 있어서 몇번 서재 오래 쉴까 했었는데 그때마다 함달달 동지들이 마음에 걸렸어요.ㅎㅎ 여성주의 책 읽기도요. 워낙 끈기가 없는 저인데 화가님을 만나 행운입니다! 24년에도 함께 화이팅해요^^

햇살과함께 2023-12-22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집에 있는 책은 같이 따라 읽어볼게요. Holes도 다시 읽어보고 싶고요!

미미 2023-12-22 22:30   좋아요 0 | URL
네네 햇살님! ^^ Holes는 영화로만 봤는데 재밌었어요. 원서도 좋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재독이시면 더 수월하게 읽으실 수 있겠어요!

건수하 2023-12-26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다행히 12월 안에 다 읽었습니다 ^^ 미미님 덕분에 좋은 책 읽었어요.
내년에도 함께 해요~

미미 2023-12-26 18:14   좋아요 0 | URL
함께해주셔서 감사해요 수하님^^ 하이드님 덕분에 오래 기억할만한 소설을 읽었네요. 저도 거의 끝나갑니다. 네!! 내년에도 같이 읽어요>.<
 


   




밀릿은 군사 ,산업,기술,대학,과학,정치,금융 분야에서 여성을 남성의 독점 행위에 골복시키는 제도가 보편화되었다고 강조한다. 밀릿에 의하면 이런 구조를 지속시키는 데 필요한 (공격적이거나 가학적인) 남성적 특성과 (수동적이거나 피학적인) 여성적 특성을 만들어내는 제도가 있으니, 바로 가족이다. 사랑 가족이 해부학적 성과 구분되는 심리학적 젠더 역할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203



결혼 전 성을 지키지 못한 힐러리 이야기, 열한 살 음악 신동이었던 니나 시몬이 백인 가족에게 1열 좌석을 양보한 자신의 부모가 본래 자리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연주하지 않겠다고 한 일. 그러나 폭력적인 남편을 참아 냈던 일. 페미니즘의 역사 속에 등장한 수많은 여성들의 사례들은 자신의 길을 가는 것, 신념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몸소 증명하는 것 같다. 나라면 어땠을까? 이건 아마...저건 아마...책을 내려놓고 오래도록 생각했다. 하지만 실비아 플라스가 그랬듯 그들이 남긴 불꽃은 오늘날까지도 살아남았다. 




  



정치인 한 사람에게 투영하는 개개인의 욕망은 '좋은 자리'. '부의 축적'등 개인마다 모두 달랐다. 정치인의 보상 심리와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탐욕은 한데 묶여 '대통령'이라는 단어 안에 응축됐다. 집결된 사람들의 욕망 아래 파편화된 개인의 인권은 '작은 일'로 치부되었다. 214



이 책은 대한민국에서 정치가 변질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정확히 포착하고 있다.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포부를 갖고 시작했음에도 불의와 타협하면서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걸어간 정치인 안희정. 내실을 다지기 보다 외면에 치중한 그를 보며 우상화에 빠진 팬덤,  사익을 추구하는 자들과 얽혔고 몰락은 가속화했다. 남성 권력의 정점이라는 정치세계에서 여성들이 얼마만큼 취약한지 알 수 있었다. 10년의 정치경력이 물거품이 되었음에도 피해자와 연대한 그는 인세 수익 전액을 한국 성폭력 상담소에 기부하기로 했다. 




  



정말 프랑스인답게 실증주의적이고 데카르트적으로 사고하시는군요....... 하긴 당신이 며칠 뒤 '처음으로' 이곳에 올 거라고 내가 말하긴 했죠. 하지만 그뒤로는 자주 이곳에 나타날 겁니다. 심지어 당신은 이 집에서 당신 부인과 자식들을 데리고 거주하게 될 거예요. 그렇지 않다면, 왜 당신 사진이 그 벽에 걸려 있겠어요? 102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영화 '패러독스', '인사이드 르윈'이 떠올랐다. 반복적인 꿈은 그 자체로 그로테스크한 면이 있다. 좋은 일도 반복되면 기이하게 여겨질 것이다. 보통은 어떤 문제, 풀지 못한 원한, 말할 수 없는 슬픔, 고통스러운 기억, 후회로 인한 집착 등이 되풀이되며 해결해 달라고 아우성을 친다. 나는 비행기 타고 여행가는 꿈을 자주 꾸었다. 그때마다 여권이나 티켓이 잘 있는지 불안해 한다. 요즘 조르주 페렉의 '어렴풋한 부티크'를 조금씩 읽고 있는데 그래서 남의 꿈을 엿보듯 수수께기, 아이러니의 연속인 이 소설을 어렵지 않게 읽어낸 것 같다. 페렉의 도움이 없었다면 보다 난해하게 느꼈을 것. 알랭 로브그리예는 실험적이고 독특한 세계를 창조했다.




  



나는 이제 몸무게가 안정적이고, 이 일은 대체로 과거가 되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아직 대처법을 찾지 못한 여자들이 무수히 있다. 나는 여름 해변에서 꼬챙이 같은 다리를 가진 그들을 본다. 찰스강에서 죄수처럼 수척하고 음침한 얼굴로 강둑을 달리는 그들을 본다. 173



이 책을 읽으며 여성들이 외모 때문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심지어 페미니스트를 공격할 때에도 외모 비하는 빠지지 않는다. 예쁘고 날씬하면 들어줄건가? 거식증처럼 성형 중독도 여성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와 무관하지 않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기 보다 사회적 이상에 맞추려 하는 집착은 종착역이 없으니까. 병원에서 일할 때의 기억이 마구 떠올랐다. 한번은 연예인처럼 예쁜 여성이 남자친구와 함께 상담을 온 일이 있었다. '고칠데가 없는데...' 환한 얼굴로 엉덩이에 실리콘 보형물을 넣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의 선물이라고. 캐럴라인 냅은 술과 사람들과의 관계, 가족에 관한 이야기들까지 공감할 만한 글을 잔뜩 풀어놓았다. 덩달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지는 글이었다.  





절반쯤 읽었다.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5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3-12-21 0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은 여전히 책을 다독 하시는군요~!! 페렉 궁금했는데 ㅋㅋ <진>이 제일 궁금하긴 합니다. 모두 극찬하시는군요~!!

미미 2023-12-21 08:54   좋아요 1 | URL
<진>은 분명 묘한 매력이 있어요! 부분적으로 재독 했는데 그때마다 느낌이 달랐어요ㅋㅋㅋ 새파랑님
아마 좋아하실 거예요^^

페넬로페 2023-12-21 07: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러 종류의 책을 열심히, 많이 읽으시는군요.
여기 있는 책, 모두 읽고 싶은 책입니다.
저는 명랑한 은둔자에 관심이 가네요.
제목에서 주는 의미가 궁금하기도 하고요^^

미미 2023-12-21 08:57   좋아요 1 | URL
올해 양껏 읽지 못한것 같아 막판에 달리는 중입니다ㅋㅋ <명랑한 은둔자>는 읽는 내내 작가와 이야기 나누는 느낌이었어요.^^ 위로받고 서로 다독이다 까르르 웃다 했죠ㅋ재독하고 싶은 책이에요!

다락방 2023-12-21 08: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 삼분의 일쯤 읽은 것 같아요, 미미 님. 읽다가 실비아 플라스가 썼다는 <아빠>라는 시도 찾아 읽어보았답니다. 처음엔 아빠를 향해 나중엔 남편을 향해 쓴 것 같더라고요.

그 왜, 남자친구가 여자친구 몰래 여자친구 커피잔에 살빠지는 약 넣어두는 영상도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 컨셉으로 다이어트약 광고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여자친구가 자기도 모르게 그거 마셔놓고 나중에 남자친구 고백듣고 좋아하는.. 미친 나라 같아요.

자, 열심히 읽어봅시다.

미미 2023-12-21 09:07   좋아요 1 | URL
네 다락방님^^ 실비아 플라스가 여러 형식 중에서 시를 남겨주어 고맙네요.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열어주어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포용할테니까요.

어머 그런 영상이 있었네요?!!찾아봐야겠어요 한국남성들 비만이 여성의 두배라던데 왜 남자친구가 먹지 않았을까요? 아우...

자본주의는 여성들을 참 다양한 방식으로 착취하네요.

다락방 2023-12-21 09:43   좋아요 1 | URL
이건 네이트 판이요.

https://www.instiz.net/pt/5124412

저 컨셉 광고는 인스타에서 봤는데 지금 못찾겠네요 ㅠㅠ

미미 2023-12-21 10:01   좋아요 0 | URL
저 이렇게 저렇게 검색해봤는데 안나와서 답답해하고 있었는데!

글 올린분 너무 충격이었을것 같아요. 그래도 단호하게 헤어졌다니 잘했네요! 예전에 제 외모에 집착하는 전남친 때문에 힘들었던일 떠올라요 ㅠㅠ

독서괭 2023-12-21 12:53   좋아요 1 | URL
으악 진짜 미친 나라네요.. ㅜㅜ 여친에게 선물로 엉덩이 실리콘 보형물..아오..짱남.. ㅠㅠ

독서괭 2023-12-21 1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열심히 읽고 계시군요^^ 안희정 사건 피해자 조력자였던 비서가 쓴 책이 나왔다니, 읽어보고 싶네요. <진>도 재미날 것 같고.. 하지만 당장은 여미쳐에 전념하겠습니다! 남은 2023년 열심히 읽어보아용^^

미미 2023-12-21 14:13   좋아요 1 | URL
이 책 말고도 다른 비서가 쓴 책이 하나 더 있더군요. 김지은씨가 민사소송도 꼭 이겼으면 합니다.
넵!! >.< 여미쳐 23년을 마무리하기에 딱이라고 생각됩니다.^^

단발머리 2023-12-21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미님과 같은 부분에 밑줄을 그었어요. 이런 사회를 강제하는 가장 큰 힘이 가정이라는 주장에 절로 수긍할 수 밖에 ‘없음‘입니다.
저는 그 제도가 가진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저도 <여미처> 반 정도 지나왔어요. 우리 모두 화이팅!!

미미 2023-12-21 14:19   좋아요 1 | URL
늘 긍정적인 측면도 보려고 하시는 모습이 귀감이 됩니다!!ㅎㅎ
저 오늘 테일러 스위프트 관련영상 찾아봤는데 단발님 생각났었어요^^
아자아자 화이팅!!

거리의화가 2023-12-21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남자친구의 선물로 실리콘 보형물...-_-; 생각만 해도 싫네요.
저는 아직 여미처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마음 먹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달려보겠습니다!^^

미미 2023-12-21 14:23   좋아요 0 | URL
순간적으로 스쿼트를 권하고 싶었는데 꾹 참았었어요ㅋㅋㅋ
네! 화가님은 금방 읽으실것 같아요!! ^^
 
요가
에마뉘엘 카레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것은 요가를 통해 스스로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를 원했던,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사람에 대한 이야기, 상실에 대한 이야기다. 들숨이 아닌 날숨을 다루는, 완전이 아닌 불완전함을, 쌓아 올리기가 아닌 붕괴에 대한 이야기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오 2023-12-06 19: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고 엥 요가? 소설?! 했는데 미미님 100자평이랑 책 소개 보니까 궁금해집니다. 극단적인 자기노출, 의식 탐구.... 담아가요 미미님!! 😆

미미 2023-12-06 20:27   좋아요 1 | URL
기대했던거랑 달라서 더 좋았어요! 후반부는 조금 지루할 수도 있는데 다 읽고나니 그럴만 했다고 느꼈습니다. <왕국><러시아소설>도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23-12-06 2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역시 미미 님 읽으셨네요!! >.<

미미 2023-12-06 20:28   좋아요 0 | URL
제가 이 책때문에 명상을 시작했어요! 명상은 에마뉘엘 카레르 덕, 요가는 다락방님 덕분입니다! >.<

독서괭 2023-12-06 2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뭥!? 소설이었어요??

미미 2023-12-06 21:1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르포르타주 형식을 가지고 있긴 한데 알고보니 꾸며낸 이야기가 섞여 있었어요😆

페넬로페 2023-12-06 2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의 요가가 우리가 아는 그 요가입니까?
소설이네요
독특합니다~~

미미 2023-12-06 22:28   좋아요 1 | URL
네~그 요가가 맞습니다!
주로 작가의 경험들로 이루어져서 에세이 같기도 하고 르포르타주같기도 했는데 결론은 지어낸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었어요. 제가 요가, 명상에 관심이 있어서 더 좋았어요^^*

난티나무 2023-12-06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여기 백자평이!!!!!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미미님~

미미 2023-12-06 22: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독후감도 쓰는 중인데 언제 완료될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이 책 여러모로 좋았어요!

얄라알라 2023-12-15 0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2월이 쓸쓸하다고 느끼는 (저같은) 사람에게 왠지 이 요가 책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미미 2023-12-16 19:03   좋아요 0 | URL
얄라님께 답이 늦었네요. 아직 독후감은 쓰지 못했는데 여러모로 위로받고 영감도 얻었어요. 요가 이야기로 시작해서 자기고백, 수용으로 이어진다고 느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