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의 그릇 - 무엇이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가
김원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절대 약점˝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취약점을 거리두어 성찰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 내버려야할 습성부터 끊는 것이 좋아지는 첫 걸음! 새기고 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 권의 책이 각각, 연애할 때, 범죄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싶을 때, 직장에서 비언어적 단서를 어떻게 해독할까라는 실용적인 팁을 준다. 데이비드 기번스는 이 분야 전문가로서, 여러 기업뿐 아니라 FBI 등에서 자문도 했다. 마찬가지로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존 내버로도 FBI에서 일했다. 비언어적 의사소통 관찰과 해석의 달인으로서. 

















그 중에서 [Your Body at Work]를 읽었다. 한국 출판사에선 [넥타이를 맨 인류학자]로 의역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우리가 정보경제 시대로 나아갈수록 목을 가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159)"이라 말한다. 즉, 점차 직장 내(사실 물리적인 공간으로서의 사무실에서 탈 탈 탈 벗어나는 이들도 covid-19로 증가추세이고) 넥타이와 비즈니스 스카프를 목에 매는 이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견이다. "넥타이"라는 단어가 남성부터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한국어 의역한 제목이 조금 의아스럽다. 



 이 책엔 좋은 정보가 많지만, 무엇보다 비대면 소통이 급증한 2020, 2021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음성 언어에만 의존하게 내몰린다면 또 잃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본다. 설령 온라인 대면소통일지라도, 많은 단서들이 삭감(?) 되기에 대화 상대의 의도를 제대로 알기 어렵기도 하니까. 온라인 소통 많이 하면 피로도가 급증한다는 기사가 겹쳐 생각나는 이유이다. 동공반사, 공간사용에서의 미묘한 변화 등등 부가적 단서가 없는 상태에서 상대를 더 깊이 파악하기란 피곤할 수밖에 없는 일.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무척 실용성이 강조된 책이었다. 에드워드 T Hall류의 학문적 접근과는 사뭇 다르게, 비즈니스 판에서 바로 적용, 실전 테스트 가능한 정보가 그득! 


"헤어" 챕터의 시작을, 저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로 시작한다. 책 읽다 중간에, Trump, Hair 검색하다가 샛길로 겁나게 샜는데, 세상에나!!!!! 지미 팰런은 자신의 토크쇼에 트럼프를 초대하여 머리카락을 말그대로 뒤 엉클어 놓았다(물론, 트럼프의 마지못한 허락을 받긴 했지만). 2년 후에까지 팰런이 그 행동에 대해 사과했어야 했다는 댓글에, 동방예의지국 출신인 나는 사과의 대상이 트럼프 일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반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해방촌의 채식주의자 - 휘뚜루마뚜루 자유롭게 산다는 것
전범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전범선)은 산만한 집중력으로 (채식)식당운영, 출판사(두루미) 운영, 밴드(양반들) 활동, 환경 운동, 동물해방운동, 신문 연재, 책 집필을 휘뚜루마뚜루 병행한다 (6)"



[해방촌의 채식주의자], '추천사'를 읽는데 나도 모르게 미소가 떠올랐다. 추천사를 쓴 이슬아 작가는, 책 본문으로 추정하건대 전범선의 친구인지라 가장 적확한 언어로 친구의 재능을 표현하였으리라 (166쪽에서 전범선 작가는 이슬아 작가를 "존경하는 이슬아 동지"라고 칭했다). "산만한 집중력으로 휘뚜루마뚜루." 생체 나이만 청년이지 추욱 늘어져 있는 이들이 많은데, "휘뚜루마뚜루" 생존력을 발휘하는 기분좋은 경험담은 읽기에 즐겁다. 



책날개의 저자 소개가 무척, 무척 흥미롭다. 전범선의 광폭활동 내역과 틀을 깨부수려는 시도, 저항정신, 솔직함 등을 고려했을 때, 책날개의 소개문구가 역설적이게도 '전통적 혹은 보수적'이다. "춘천" 출생이며, 출신 고등학교와 학부, 대학원 학력을 소상히 밝힌다. 하긴, 나부터도 그의 독특한 (출신학교) 계보에 호기심을 느껴서 일부러 이 책을 찾아 읽었으니, '보수적'이라는 말은 조심히 써야하겠다. 게다가 전범선에게 "나는 (춘천) 강원중학교의 전설이었다. 한 번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26쪽). 강원중학교의 전설도 민사고에서는 명함을 못 내밀었다(31).  졸업 당시 국제반에서 20등 정도였다 (31) "은 그 자신을 이해하는데, 이후 행보를 이해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단서이기 때문에 책 날개의 소개가 또 이해되기도 한다. 





전범선의 에세이를 읽으며 동류의식을 느끼기도 했는데, 본인이 뱉은 말과 행위들이 충돌할 때 예민한 지성으로 간파하고 솔직하게 자기 균열을 까발린다. 예를 들어 이런 대목이다. 


"나는 2016년 어느 일간지에 '여성주의와 채식주의'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가 된통 혼난 적이 있다. 페미니즘과 비거니즘이 같이 가야한다는 주장이었는데, 웬 상투를 튼 남정네의 맨스플레인mansplain이 되어 버렸다 (167)."


"카투사가 존재하는 한 대한민국은 온전한 주권국가가 아니다...그럼에도 존속되는 것은 징집제가 있는 한 카투사로 가는 것이 명백한 이득이기 때문이다. 못 간 사람은 부럽고, 갔다 온 사람은 부끄럽다. 나만 해도 이미 혜택을 본 처지에서 카투사 제도를 비판하기 조심스럽다 (128)." 


"내 속에는 ①옥스포드 양반들처럼 흔들림 없는 초식형 인텔리의 삶을 추구하는 마음과 ②황홀한 절망의 연속인 로큰롤 라이프를 쫓은 욕망이 병존한다.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를 둘 다 누리고 싶다. 어쩌면 그 모순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꼴이 휘뚜루마뚜루 일지도 모른다 (94)"


1991년생, 30살의 전범선. 10년 이후, 이분이 "산만한 집중력으로 휘뚜루마뚜루' 얼마나 큰 성취, 변화를 주도할 지 진심으로 응원하고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hamed mahmoud  / CC0


   온라인 포럼으로 전문가 두 분의 강의를 각각 1시간씩 들었다. 한분은 인문학자, 다른 분은 IT계열 기업의 CEO이다. 내용이 알차서, 청중으로서 짜릿한 희열마저 느꼈다. 동시에 '전문가성'은 어떻게 구축(구축의 시발로서의 Ph.D 획득이야 모두가 아는 루트인데, 이후 전문가성은 어떻게 강화, 유통되는지)되는지 궁금해졌다. 요새는 석학들의 온라인 강의나 저서를 접해도, 이미 대중에게까지 내려와 익숙해진 사례, 멤버쉽 가입과 클릭질 몇 번이면 구할 수 있는 논문들이 등장하는지라 '그들만의 리그'라는 생각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이건 강의들으며  내내 궁금해했던 질문이다. 



오늘, [차이나는 클라스]를 읽는데 그 질문과 닿아 있는 책인 것 같다. 

우선, 제목이 다 말한다. "차/이/나/는/ 클/라/스" JTBC "차클" 초대 연사들은 흉내내기 어려운 전문성, 권위, 명성을 구축한 분들이 등장한다. 아무리 대의, 소명의식이 크다한들 뿜어낼 통로가 없으면 자기 소진에 울혈이 맺힐텐데, 이 분들은 뿜어낼 채널들도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다. 이들을 향해 나팔귀를 벌리는 청중들도 확보했고. 그럼 이미 답 찾은 거 아닌가? 전문가성의 구축과 유통. 




[차이나는 클라스: 의학, 과학 편]에는 김우주, 강진형, 박은정, 계명찬, 강봉균, 천종식, 박종훈, 정희선이 등장한다. 편집실에서는 Q&A형식으로 책을 엮어 냈고, 강의에 활용되었던 프레젠테이션 시각자료도 적절히 배치하였기에 전문용어가 등장하여도 읽기에 부담이 없다. 대본이나 자료집 하나 없이 현장 Q&A 즉문즉답을 저 수준으로 순발력있게, 내용 풍성하게 하였다면 "차클"이 틀림 없다. 8분의 인터뷰 모두 유익하나, 그 중에서도 나는 나노학자 박은정, 의료사고 연구하는 박종훈, 그리고 초대 국과수원장이었던 정희선이 인상 깊다. 


* 박은정 교수는 신문 기사에서도 읽었는데,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한 8년간의 경력 단절을 딛고 30대 후반에 다시 분발해서 세계적인 나노독성학자의 지위를 확립했다고 한다. 이 분이 나노독성을 연구하게 된 계기가 흥미로운데, "환경 호르몬이 내일의 문제인 반면, 나노 독성은 오늘의 문제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환경 호르몬이 후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라면 나노 물질은 지금 당장 우리가 겪을 수 있는 문제라는 거죠."라고 한다. 



*평소 의학사 책들을 많이 읽기에 박종훈 교수가 인용한 예들과 친숙했지만, 넥타이는 처음이다. 박종훈 교수는 대한임상미생물학회지 보고를 인용하여, "전공의들이 착용하는 넥타이에서 슈퍼박테리아가 100% 검출되었다(228)"고 한다. 또한 WW2 당시 유행했던 "Give Blood, Save Lives,"의 신념과 달리, "수혈을 줄여야 생명을 구한다"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오늘 "계획이 다 있었는데....."

[동의보감]"들" 읽으며 마무리할 줄 몰랐다...

다 "계획이 있었는데..."

2월부터는 책단식을 해야하나....


다시 수능시험 볼 수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한의학과 심리학. 사람의 마음과 몸을 편하게 해줄  "지식과 기술"을 다 배워보고 싶다. 그러나 삼각함수 공식이니 주기율표를 홀랑 잊은지 오래다. 그런데, 한의사 방성혜 원장은 생각뿐 아니라 어릴 적 꿈을 실현했다. 친정 부모님께 큰 아이 맡기고 어렵사리 워킹맘 생활하던 영문학도가, 늦은 나이에 수능을 다시 보고 한의대에 입학한 것이다. 방성혜 원장은 [동의보감]을 특히 좋아해서, '동의보감 경시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한다. 그 자신이 두 아들을 키우는데 [동의보감]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보다 많은 부모에게 그 양육법을 알리고자 쓴 책이 바로 [엄마가 읽는 동의보감]이다. 









저자는 400여년 전 집필된 동의보감의 양육법을 "기다리고 인정해주는" 양육법으로, 좋은 엄마란 "건강한 엄마"로 규정한다. 건강한 엄마야말로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는 대전제 하에, 본인과 지인 및 한의대 후배들의 육아 에피소드를 구체적으로 곁들여 '동의보감 양육법'을 전한다. 구체적이고 묘사가 생생한 에피소드가 많아 쉽게 읽을 수 있다. 특히 태교시기부터 10세 전후까지의 아이를 둔 부모에게 유용할 듯 하다(다만, 양육의 주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엄마'로 한정되는 듯해서, 2021년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긴 하다.).



 [엄마가 읽는 동의보감]을 읽고 나니, 갑자기 한 체급 더 높은 책이 당긴다.  "감이당"출신 안도균 선생의 [양생과 치유의 인문의학 동의보감]을 꺼냈다. 책 속지 메모를 보니, 이 책을 2016년에 처음, 2018년 1월에 다시, 그리고 2021년 1월에 세 번째 만난다. 일종의 복습인 셈이니 내용 자체보다도, 내 자신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5년전, 3년전에는 스쳐지나갔던 문장 중 어떤 것이 새롭게 눈에 들어올 것인가? 그 때 놓쳤던 지점이 눈에 들어올까? 얼마나 더 총체적으로 깊이 이해할 수 있으려나? 필통 안 필기구 수명이 1년이 안 되는 지라, 2016년 2018년, 2021년 읽기에 동원되는 하이라이터가 매번 다르다. 그래도 사람, 크게 변하지 않는 건지 같은 문장에, 다른 색으로 밑줄 긋고 있었다. 몇 문장을 그대로 옮겨보고, 잠을 챙기러 가야겠다. 이미 [[동의보감]에서 알려주는 양생법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책 읽다가, 잠 자기엔 너무 늦어버렸으니. 














* [동의보감]을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에 대해, 저자 안도균은 책을 마무리하며

"[동의보감]은 문학과 철학, 과학과 인류학 등 다양한 분과학문의 접목 가능성을 암시하는 무수한 텍스트를 담고 있다 (338쪽)"



* "자연과 인간의 연결성이 의학의 전제가 된다(48쪽)"는 말에 대해서, 저자 안도균은

"내가 자연 그 자체인데 죽음이라는 생물학적 단절이 그렇게 크게 두렵겠는가. 이런 직관은 몸의 순환관 생명력을 강렬하게 만든다. 그러니 질병의 반쯤은 치료된 거나 마찬가지다 (49쪽)"

동의보감 이론에서 도가적 경향이 짙다더니....



*치유에 대한 태도,

"질병은 삶과 연결되어 있는 사건이므로, 의학적 치유는 전문 의술 외에도 감정을 변화시키거나 운명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등 삶 전반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109쪽)"



저자가 함께 읽으라며 추천해준 책 목록은 다음과 같다. 챙겨 읽은 후,  2023년쯤 [동의보감]을 다시 봐야 겠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21-01-29 07: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09쪽 인용문 강렬하네요. 그게 딱 맞는 말인데, 아무래도 우리는 서양의학에 의존하는 편이니까요. 약 주면서 이틀 후에 한 번 더 오세요. 네. 약간 이런 분위기가 강하죠. 전 고미숙 선생님의 <동의보감>을 정말 후루룩 라면 먹듯 흘려 읽었는데 북사랑님 진짜 꼼꼼하게 독서하시는군요.
안도균 선생이 감이당 출신이라니 급 관심이 생깁니다. 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얄라알라 2021-01-29 07:59   좋아요 3 | URL
2016년 검색했을 때는 과천 쪽에서 동의보감 책 읽기, 지역민(?) 대중 유료 수업하시던 걸로 기억하는데 요새는 코로나라 수업 안하시겠죠?^^ ˝동의보감˝ 들어간 책들은 후루룩이라도 보게되는데, 이 책은 유독 문장 문장 좋아요. 다만, 전반부와 후반부 문장의 밀도는 다르다는 인상은 받습니다. 책 뒤로 갈수록 동의보감 원전 인용 비중이 급격히 많아지거든요^^ 책 쓰기가 예상했던 기간의 두 배를 넘어서면서 저자가 편집자 압박을 받으신 건 아닌지 혼자 상상했어요^^:;

붕붕툐툐 2021-01-29 0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의학과 심리학. 찌찌뽕!!😄

얄라알라 2021-01-29 10:30   좋아요 2 | URL
아, 그러시나요?^^ 이미 서재 친구이시지만 더욱 반갑습니다!

scott 2021-01-29 1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의학 심리학 이조합 최고! ㅋㅋㅋ 북사랑님은 이미 허준 센세 ^.~

2021-01-29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