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언니들의 세계사 - 역사를 만들고 미래를 이끈 50명의 여성 인물 이야기 지식곰곰 4
캐서린 핼리건 지음, 새라 월시 그림, 김현희 옮김 / 책읽는곰 / 2018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짐작했던 대로입니다. 확인해보니 [언니들의 세계사] 원제가, [Herstory]더군요. 부제는 "역사를 만들고 미래를 이끈 50명 여성 인물 이야기"입니다. 선정된 50명의 인물부터 궁금하시죠? 책을 가장 마지막 장에,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나열해 놓았습니다. 




황금 액자 처리 된 인물사진들이 가득한 "명예의 전당"에는 많은 분, 친숙할 인물들과 생소한 분들이 고루 배치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게는 '잔 다르ㅡ, 프리다 칼로, 비어트릭스 포터, 조지아 오키프, 안나 파블로바, 왕가리 마타이, 캐서린 존슨, 다이앤 포시, 로자 파크스, 안네 프랑크, 헤리엇 티브먼 등 약 4/5 정도 인물이 친숙했지요. 상대적으로 처음 알게 된 인물들로는 테레사 카친다모토, 새커저위아, 리고베르타 멘추 툼, 캐시 프리먼 등이 있습니다. 각각 말라위 부족장, 통역사로 활약했던 아메리카 인디언, 마야 원주민, 호주 원주민 출신 육상 챔피언이죠.  [언니들의 세계사] "명예의 전당"에 입성시킬 50인을 선정하면서 의도적으로 "원주민" 범주를 고려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동아시아의 여성으로는 "무측천(측천무후)"가 유일하게 등장합니다. 동남아시아의 인물은 전무하고요.  이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


아무래도 독자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어야 하는 "인물전"인만큼 인물의 업적을 부각시키고, 다른 목소리는 낮춰놓습니다. 제가 기존에 귀동냥해온 인물평과 [언니들의 세계사]에서의 평이 엇갈리는 인물이 다수 있었는데요. 이 부분은 책에서도 지적하다시피 "권력을 지닌, 성취를 이룬, 능력이 탁월한" 여성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저평가해버린 탓인지, 아니면 [언니들의 세계사] 저자의 의도가 실렸는지 판단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아직은. 



"~이즘"이라는 것도 결국 그 "~이즘"을 몸으로 살아내고 행동으로 감염시키는 것인 만큼, [언니들의 세계사]가 결국은 사람 중심으로 그 평등 가치를 보여준 점을 높이 사고 싶습니다. 




"인류 역사 속에서 정말 여자들의 이야기는 없는 걸까요? 그렇지 않아요...그저 우리가 그들의 삶에 주목하지 않았을 뿐이에요. 셀 수 없이 많은 여자들이 사회적 편견고 차별 불평등 앞에 당당히 맞섰어요. 또 미래를 바꾸기 위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싸워 왔지요...이 여성들이 정치 지도자, 예술가, 혁명가, 사상가, 활동가가 되어 활약한 이유는 분명해요. 자신의 희망과 꿈이 현실이 되려면 세상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들은 세상을 움직였어요 (4~5쪽 발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21-01-06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은 계속 나와야 합니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그래야 조금이라도 공평해지죠.

2021-01-08 1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치적인 식탁 - 먹는 입, 말하는 입, 사랑하는 입
이라영 지음 / 동녘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부제를 꼼꼼히 살펴보았어야 했다. [정치적인 식탁]이라는 제목만으로 속단했다. 음식공급사슬 이면의 정치경제학을 다룬, white gold, black gold, blue gold 들로 불리우는 먹거리 혹은 기호품 이면의 불편한 진실을 폭로하는 책일것이라고. 교만한 속단에 한 방 먹었다. 예술사회학자 이라영의 [정치적인 식탁]은 키워드를 몇 꼽아 독자로서의 내 감상을 압축하자면, '페미니즘, 유럽과 북미 기반 경험세계, 40 언저리의 여성.' 

"다중지성의 정원"에서 이분의 강의가 열린다는 광고를 휙, 지나쳤는데 [정치적인 식탁]을 읽고 바로 후회했다. 글맛으로 전해지는 경험세계의 풍부함과 인습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지성의 매력이 이 정도인데, 현장에서실제 뵈면 어떠할까? 


이 분은 서문에서 "제목에 '식탁'이 들어가지만 맛이나 요리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기에는 요리 실력이 별 볼 일 없고, 음식에 관해 특별한 지식도 없으며, 맛에 대한 수사를 과시할 능력도 딱히 없다 (10쪽)."이라고 명쾌히 선을 긋는다. 반면, 이라영 연구자와 무척 교집합이 많게 느껴지는 정소영 연구자([맛, 그 지적 유혹]의 저자)는 "거기(아보카도 올린 구운 호밀빵)라임 즙을 뿌리고 베트남식 칠리 소스인 스리라차 소스를 뿌린 후 고수를 손으로 대충 찢어 올린다. 나의 아침 단골 메뉴다(4쪽)"이라며 요리로 영문학 분석하는 재미만큼이나 글로벌 퀴진 요리하기를 즐겨하는 취향을 드러낸다. 개인적으로 영문학과 미디어를 전공한 정소영 박사의 글도 재미있었지만, 오늘 처음 만난 이라영 박사에 비한다면 파스텔톤이다. 이라영 박사는 원색에 가깝고 명료하다. 이런 연구자가 있었어? 급 검색해보니 2019년에만 그녀의 이름을 달고 나온 책이 수권이다. 


소설, 영화, 드라마, (예상한대로) 캐롤 애덤스의 [육식의 성정치]는 물론이거니와 한강의 [채식주의자],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개인적 경험들을 시원스럽게 드러낸다. "식탁"이니 "음식"을 제목의 키워드로 달고 출간되는 책들이 넘처나는 21세기, 이런 색깔 분명한 에세이를 써내다니 독자로서 감동이고 앞으로도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연구자이다. 다만, 부러워서 지는 모양새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상상을 책 읽으며 내내 해본다. 반려견 '반야'를 향한 애끓는 사랑, 어린 조카에 대한 애정과 그 조카를 키워내시는 자신의 어머니의 돌봄 노동에 대한 속상함, 40언저리에서도 이효리 복근이야기를 하며 새로 바꿔 입을 수 있는 비키니 등으로 미루어보아, 이 연구자는 상대적으로 '돌봄' 노동에서 자유롭지 않을까. 


같은 해에 여러 권의 대중서와 학술서, 게다가 ICOOP생협과의 작업까지 이 어마한 성취를 일궈내는 파워엔진은 상대적으로 돌봄 노동에서 자유롭거나, 자유롭기 위해 투쟁했기 때문에 가능하지는 않은지. 


그녀가 서문에서 자신이 차린 식탁으로 초대한다고 독자에게 초대장을 보냈는데, 정작 나는 요리 맛을 보기보다는 딴 생각을 하고 있다. 건강한 자극이다. 



* 붙이는 문장* 

이라영 연구가의 에세이를 읽고, "한 걸음 더, 한 층 더 파는 노력"의 중요함을 다시 느낀다. 카프카의 <단식광대>를 언급한 글들 여러 편을 최근 우연히 읽었지만, 어디서도 실제 이 소설 집필 당시 카프카가 폐결핵으로 음식을 잘 못 넘기는 몸의 변화를 겪었음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라영 연구가 덕분에 나는 마틴 센의 작품도, 카프카의 말년에 음식과 맺은 관계에 대해서도 힌트를 얻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20150530_164455.jpg


왠지 강의실에서 페미니즘의 F는 입에 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사실 이야기할 만큼 알지도 못했거니와, 4음절 이름(부계 사회, 족보에서 지워진 여성을 회복한다는 취지에서 어머니 아버지로부터 성씨를 각각 취해오니 성씨는 자연스레 2음절이 된다)을 스스로 부여한 페미니스트들을 노골적으로 경멸하는 교수님 앞에서 F를 나불대었다가는 왠지 '찍힐' 것 같았다.  'gendered archeology'를 주창하며 패기차게 등장한 학자들이 쓴 <Feminist Anthropology>를 읽다가 깜짝 놀랐다. F가 강의실에서 암묵적 금기어였던 것은 대한민국에서 뿐이 아니구나! 사실 페미니즘(feminism)은 세상의 모든 남자를 적삼아, 여성이 여성을 위해 여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편협한 운동이 아니라고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페미니즘의 'F'만 발음해도 색안경을 끼는 사고의 이분론자들이 많은 것 같다. 그들이 리베카 솔닛 (Rebecca Solnit 1961~)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를 읽으면 어떻게 반응할까?

 

20150530_164515.jpg

 


사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원제 『MANSPLAIN : Men Explain Things to Me』)는 제목부터가 반발을 불러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남자들은 아직도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그리고 내가 알고 그들은 모르는 일에 대해서 내게 잘못된 설명을 늘어놓은 데 대해 사과한 남자는 아직까지 한 명도 없었다. (21쪽)" 등, 공격적일만큼 솔직한 저자의 문체 역시 마찬가지이다. '멘스플레인(mansplain)은 2010년 『뉴욕 타임스』올해의 단어에 올랐고 2014년에는 옥스퍼드 온라인 영어사전에도 실릴 만큼 파급력을 발휘했다. 정작 그녀는 이 신조어를 처음 쓴 이가 아니지만, 종종 그 신조어의 진원으로 언급되기도 했다. 2008년 '톰디스패치' 블로그에 실린 그녀의 글(원문: http://www.tomdispatch.com/blog/174918/tomgram%3A_rebecca_solnit%2C_the_archipelago_of_arrogance
 )  이 많이 읽힌 탓도 있으리라. 그 글발 대단한 필진이 포진한 잡지, 하퍼스(Harper's)의 편집자였고 "지난 20년가량을 글로 먹고 살"(147쪽)"아온 작가답게 그녀의 필력은 대단하다. 번역자 김명남은 그녀의 글쓰기 전략을 두고, "모든 경로를 다 거닐어보는 글, 뜻밖의 연결을 환영하는 글, 끝나지 않는 대화를 시작하는 글, 그러면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숨기지 않는(235쪽)" 글이라며, 레베카 솔닛의 말을 소개한다.  
*
탄탄한 독자층을 거느린 베스트셀러 작가인 만큼, 그녀는 적재적소에 셀러브리티의 이름을 심어 놓았고 카니발리즘 살육 실화 등 자극적인 소재들도 소개한다(소녀를 성폭행한 유명 감독 로만 폴란스키나 라나 클라크슨을 엽총으로 살해한 필 스펙터 사례 등). 그렇다고 여성 잡지 기사처럼 트렌디한 소재와 현란한 문구로 화장한 가벼운 글이 아니다. 예술평론과 문화비평에 역사평론까지 섭렵해온 팔방미인에다 환경, 반핵, 인권 운동의 현장에 서온 열렬한 현장운동가(activist)로서 그녀는 세상의 갑질에 집중포격을 한다. 대포가 아닌 글발, 아니 정확히는 노트북 타이핑으로.....속이 후련하다.   
특히 그녀가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Dominique Strauss Kahn 1949~ )의 성폭력 범죄를 아프리카와 유럽의 식민역사에 우아하게 빗대면서도 격렬하게 비난할 때 속이 후련했다. 상원의원 후보자 리처드 머독(Richard Mourdock 1951~ )이 강간임신을 "신이 준 선물(gift from god)"이라며 되려 강간범의 권리보호에 앞장섰다고 폭로하는 대목에서 또 속이 후련했다.  
*
나는 이미 레베카 솔닛에게 강하게 끌렸다. 차근차근 그녀의 글을 찾아 읽어나갈 것이다. 예비독자를 레베카 솔닛의 팬덤에 초대하며,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를 읽어야 할 이유 두 가지를 더 소개하고 싶다. 먼저, 이 책 덕분에 젠더, 섹슈얼리티, 인종의 문제를 탐색한 화가 아나 떼레사 페르단데스(Ana Teresa Fernandez 홈페이지: http://anateresafernandez.com  )를 알게 된다. 두번 째, 버지니아 울프를 스승 삼은 레베카 솔닛 덕분에 대해 '울프의 어둠'을 새롭게 볼 수 있다. 울프는 "다른 무언가가 되는 능력, 넘어서는 능력, 속박되지 않는 능력, 더 많은 것을 포함하는 능력"(141쪽)을 지향했다는데, 나 역시 그런 능력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겠다.


 

1434685071542.jpeg


 

1434685071542.jpe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젠더는 패러디다 -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 읽기와 쓰기 우리시대 고전읽기 질문 총서 5
조현준 지음 / 현암사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시대 고전 읽기
젠더는 패러디다

 

 

 
 
<젠더는 패러디다>라니! 제목에서부터 훅훅 큰 숨을 내쉬어 본다. '젠더'라는 개념 자체가 논란의 대상인데다가, 철학자들이 종종 쓰는 패러디라는 실천도 생소하니 말이다. 게다가 어렵기로 악명 높은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을 읽어주는 책이란다.  몇 년 전 주디스 버틀러의 를 읽다가, 문제 있는(matter) 건 바디가 아니라 내 독해력인가를 한탄했던 기억이 겹쳤다. <젠더는 패러디다>의 저자이자 <젠더 트러블>의 역자인 조현준 교수 역시 주디스 버틀러의 난해한 문체가, "엘리트 지식인의 골방 무저항주의나 강단 허무주의(p.59)"라고 비판받았고 심지어 1999년에는 <철학과 문학 Philosophy and Literature>라는학술지가 선정한 "최악의 필자 콘테스트에서 일등"으로 꼽히기도 했음을 지적한다. 영문학 박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주디스 버틀러에 입문했다는 조현준 교수는 흥미롭게도, "글보다는 강의가 훨씬 쉽게 다가온다는 수강생들의 응원에 힘입어 (p. 22)" <젠더는 패러디다>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집필 동기를 밝힌다.
 
*
 <젠더는 패러디다>의 여는 글 조차 패러디식 제목 "Gender Retroble"로 시작하는 조현준 교수는 <젠더 트러블>의 역자로서의 사명감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독자에게 친절해지기!  난독증을 가독성으로!" 그런 이유에서 주디스 버틀러의 원서를 총 다섯 가지의  쟁점을 중심으로 재편했음을 강조한다.
*
1장에서는 <젠더 트러블>의 의의를 개괄한다. 아울러, ' Race Vs Ethnicity'식 이분적 논의를 넘어서려는 일련의 시도와 마찬가지로 'Sex Vs Gender'의 이분법을 파기하려는 주디스 버틀러의 주장을 살핀다. 버틀러에 따르면 "섹스마저도 상당 부분 문화적 구성물임, 즉 생물학적 성 역시 젠더가 작동된 결과 나타난 이차적 결과물 (p.224)"이라는 것이다.
*
2장에서는 보부아르의 이원론과 이리가레의 일원론에 대한 주디스 버틀러의 비판을 소개한다. 페미니즘에 관심 없는 이라도 한 번 쯤을 들어보았을 그 유명한 보부아르의 논의,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에는 "전체와 완전을 의미하는 남성 주체의 대척점에, 결핍과 결여를 뜻하는 내재적이고 체현된 여성 타자가 부정적이고 여성적인 속성으로 서있다(p.48)"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리가레 역시 여성을 재현하는 데 어떤 존재론을 가정하는데 이는 명사가 아닌 동사로서의 젠더 개념과 상치된다. 결국 보부아르나 이리가레는 어떤 보편 구조를 설정함으로써 당대의 담론 질서나 제도 권력에 대한 계복학식 접근을 불가능하게 한다(p.82).
*
개인적으로 가장 어렵게 읽은 3장에서는 버틀러가 전복적 논의들이 지닌 한계나 논쟁 지점을 소개한다. 비판이 되는  리비어와 라캉의 저서를 읽어 보지 못했기에, 그들의 논의가 과거의 논의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해방의 이상을 설정함으로써 다른 대안을 낭만화한다는 비판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다행이도 조현준 교수의 <파리는 불타고 있다> (1990) 리뷰를 통해서 가면으로서의 여성성의 의미, '전복의 양가성 (131)'을 조금이나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4장에서도 조현준 교수는 각 장의 쟁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보너스처럼 대중문화 속의 구체적 사례를 제시한다.  4장에서는 가브리엘 바우어 감독의 <비너스 보이즈>를 소개해준 덕분에 버틀러의 난해한 개념중, '수행성 performativity'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5장에서는 주디스 버틀러가 왜 '몸'을 다룬 유명한 여성페미니스트 크리스테바의 이론을 자가당착의 모순이라고 비판하는지를 소개한다. 아울러 현실에서의 출산과 모성이라는 문제를 (사) 한국여성연구소에서 제작한 <여성의 몸과 출산>이라는 다큐멘터리와 단편영화 <신호>를 통해 접근한다.아쉽게도 전자의 다큐멘터리는 비디오테잎 형태로만 존재한다고 해서 구매할 수 없었다. 
*
마지막 쟁점으로서는 푸코와 위티그의 비판 지점을 소개한다. 위티그의 경우 레즈비언을 하나의 존재론적 이상으로 설정함으로써 "레즈비언이 남녀의 이분법에 기반한 여성을 초월하는 존재론적 위상을 차지하면서 또 다른 권력이 될 수 (p.200)" 있다고 버틀러는 비판한다. "정신부석학과 해체혼적으로 재해석된 푸코의 계승자 (29)"로서의 버틀러는 푸코의 섹슈얼리티 계보학에는 찬성한다. 다만 <에르퀼린 바르랭의 일기> 서문에서 푸코가 "에르퀼린의 쾌락을 비정체성의 행복한 중간지대로 낭만화 (179)" 한다고 비판한다.
*
 <젠더는 패러디다>는 거듭 읽으면서 한 문단, 한 쟁점씩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재미를 주는 인문서이다. 버틀러는 "여성을 하나의 정치 주체 집단으로 범주화하려는 페미니즘의 노력에 저항하기 때문에 기존 페미니즘과 트러블을 일으(31)"켰는데 9*11 사건 이후 관심의 지평을 넓혔다. 결국 버틀러가 "모든 인간이 제도와 체계를 통해 서로 상호 의존하며 사는 비자족적 존재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비규범적인 삶을 사는 다른 이들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는 공존의 삶 (216)"을 모색한다는 것이 조현준 교수의 버틀러 읽기였다.
 
* 현암사 측에서는 각주를 본문에 펼침 정보로 처리해주었고, '깊이 읽기' 코너에서 분석의 대상인 영화나 다큐멘터리에는 사진 자료를 더해 소개해주었다.
*
 
 

* "주디스 버틀러 서지 목록"과 "인명 사전" 및 찾아보기 페이지가 있어서 주디스 버틀러를 축으로 가지치기식 공부를 해나가고픈 이들은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