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인생 - 한국에서 마약하는 사람들
강철원 외 지음 / 북콤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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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는 생활 경험, 몸의 이력, 언어 면에서 교집합이 작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을 드러낸 책은 호기심 때문에 읽는다. 그 호기심을 천박하다고 비난할 수 있으랴? 문학의 언어이건, 학술적 직조기로 거쳐나온 언어이건, 사람을 소재 삼은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해야 자력이 커진다. 



설탕 중독, 운동 중독, 일기 중독, 별 모으기 중독... 나라고 중독 경험이 없지는 않다. 중독 유도하는 소비주의 사회에 안정적 시민권을 확보하며 살기에, 중독적 소비에 거침이 없다. 마약은 다른 차원의 중독이다. 그 신체화된 증후를 감추기 어려우나 감춰야 한다. '마약중독'임을 드러냈다가는, "말종 인간"이나 "범죄자"로 검은 덧칠이 되니까.  



[중독 인생]을 처음엔 호기심에서 읽었다. 내 삶의 반경 안에서는 마주칠 일 없을 이들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한국 사회엔 이런 "사각지대"도 있더라'하며 심각성을 품평하고 젠 체 할 뻔했다. 하지만, [중독 인생]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아예 "중독"이라는 말조차 함부로 쓰지 못하겠다. "국뽕," "물뽕," "첫뽕" "도리도리" "야마(돌아)" "마약김밥" "마약떡볶이" "지리다" "꽂히다"  별 생각 없이, '세상살이 각박해진 시대의 거친 생활어인가?' 하며 귀에 스쳐 내보냈던 표현들이 결코 가벼운 말이 아니었다. 마약 관련 용어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생활성을 드러내기 위해 언어유희라 생각했던 표현들이, '마약중독자'들에게는 듣기만 해도 몸을 반응시키는 두려운 촉발제이기도 했다. 



2020년대 한국 사회에 언어만 마약화 되었을까? [중독 인생] 역시 도입부에서 UNODC(유엔 마약범죄사무소)의 '세계마약보고서 World Drug Report'의 통계수치를 인용하며 한국 사회 마약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한다.  요약하면 이렇다. "한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국가가 아니다. 경유지도 아니다. 어엿한 마약 소비국이며 (암수시장에서)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렇다고 [중독인생]이 기관에서 발행된 공식적 보고서처럼, 데이터에만 의존해 마약의 사회적 침투를 고발하는 것만은 아니다. 마약중독자를 보는 시선과 자료수집 방법 면에서 차별된다. 이 책은 서초동에서 주로 활동하는 기자 네 분(강철원, 안아람, 손현성, 김현빈)이 "한국의 마약하는 사람들," 투약자 100명을 심층 인터뷰하고 재소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하고, 중독자 재활센터에서 보름간 합숙한 데이터를 가공해 쓴 책이다. 마약중독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 치는 사람들, 마약류 중독 전문의, 마약중독자 재활센터의 운영자 및 관계자 등 다양한 입장의 사람들이 현장에서 내는 목소리를 담고 있다. 


[중독인생]의 1, 2부는 "마약중독이 얼마나 무서운지, 한국 사회에 마약이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는지" 보여주는 데 할애한다. SNS시대 "비대면" 마약거래가 활성화되어, 얼굴없는 이들끼리 카톡으로 주문받고 "Drop"기법으로 공공의 장소(커피숍, 버스 터미널, 공공화장실 등)에서 마약을 거래한다. 평균적 마약중독자의 일생은 20대에 마약에 손 댔다가, (계속 자기가 통제 가능하다는 착각 하에 끌어오다가) 50대에 중독에서 벗어나려 몸부림 치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런 궤적을 "말기 암" 단계에 와서 문제 심각성을 깨닫는 암담함에 비유한다. 3부에서 6부는 "마약하는 사람들"이 어떤 경로로 마약에 물들어가는지, 치료를 받고 싶어도 사회에서 거부당하고 결국 감옥으로 보내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한국의 경우 '마약사범'은 파란색 수감번호표를 받고 변별된다. 역설적으로 마약사범들이 집합된 구치소가 "마약중독자 양성학교(마약사관학교)"로 기능한다고 한다. 특히, 여성 투약자들의 경우 출소 후, 마약 공급책 등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4명의 저자들은 한국 사회에서 마약하는 사람들을 보는 시선이 달라져야, 실질적으로 마약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제도가 운영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사회에서는 "중독자"를 "정상적 생활인"과 아예 차원 다른 세계에 사는 별종이나 범죄자로 보는 시선을 취하기 때문에 애초에 치료 대상 삼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한다. 범죄자로 처벌대상 삼거나, 사회 암적인 존재로서 애써 수면 밑에 묻어두려하거나. 설상가상, 마약재활치료에서 가장 마이너스 요인은 마약 중독자가 공동체에서 이탈해 고립되는 것이다. [중독 인생]에 등장하는 이들이 증언하듯, 일단 "마약사범" 라벨이 붙으면 출소 뒤에도 직업을 구하거나,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치료받아야 할 사람들이 치료가 아닌 처벌이나 외면을 받고, 더한 중독이나 범죄의 늪으로 빠지는 현상은 한국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UNODC가 2020년 발행한 보고서를 보니, 재활치료가 필요한 8명 중 1명만 치료 받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중적 오명화에 취약한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이민자, 소수자 등이다. 





[중독 인생]을 통해, 마약중독자들의 처절한 고통을 활자로만 접했지만, 안타까움 이상으로 공포감이 크다. 그것이 가족으로부터이건, 사회로부터이건 도움이 없이는 스스로 이겨내고 일어날 수 있는 성질의 중독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존의 '마약 논의'가 "하지 마쇼." "위험하오" 였다면, 21세기엔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NO NO NO"도 극히 중요하지만, 그 만큼이나 "이미 위기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치료하고 도울지"를 모색해야하나 보다.


 사회역학자 김승섭 교수가, [중독인생] 네 분의 기자들과 협업으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유의미한 제언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도 곁들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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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6-22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요즘 장애인과 관련된 생각없이 쓰는 말들을 경계해야겠다고 다짐 중인데, 중독에 관련된 단어들도 그래야겠네요...

얄라알라 2021-06-23 07:32   좋아요 0 | URL
언어의 힘에 놀랐어요. 책에 소개된 사례들을 읽어보면 재소자들은 물질로서의 마약을 구하기 어려운 감옥에서 ˝말로 뽕˝을 한다더라고요. 관련된 말을 듣기만 해도 뇌에 반응이 오는가봐요. 그래서 더욱 더 말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심할 말들이 정말 많네요^^;;; 툐툐님은 지금도 배려의 말이 몸에 배이신 것 같은데 늘 노력하시나봐요^^
 

도서관 연체료는 항상 현금으로만 낼 수 있더라고요. 일상에서 현금 전혀 쓰지 않지만 붕어빵을 위해서, 그리고 도서관 연체료를 위해서 준비해 다닙니다. 이번 주에도 10000원권 깨서 연체료 아낌 없이 내고 새로 책들 데려왔습니다. 


나이를 드러내지 않고 싶은데, 빌린 책 제목들이 어째...하나같이.

  





정성근 교수님은 웨이트 트레이닝에서도 재능을 나타냈던 올리버 색스 박사님을 떠올리게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 (한 때) 마니악. 본인이 허리 다쳐본 후에 더욱 아픈 사람을 생각하며 도움되는 조언을 주시죠. 






 미세먼지가 극심해진 3월, 혹시 도움을 받을까 해서 데려왔습니다. 

섭식장애를 다룬 책은 크게 의학적 접근, 혹은 고백형 에세이 두 부류 같은데, 이 책은 제목 보니 분명 후자겠네요. 몸무게를 정체성 축 삼는 이의 롤러코스터형 감정기복기가 펼쳐지리라고 상상합니다.











지난 번 [편견]을 재밌게 읽었기에 그 연장 선에서 [누가 백인인가?], 인종 문제 더 들어가보려 합니다. 사실 한국에 살다보면 인구조사의 조사 항목 그다지 관심 두지 않기 쉬운데, 미국인들은 인구센서스 범주항목에 유난히 촉을 세우는듯. 이 책에서도 틀림 없이 그런 내용이 등장하리라 상상합니다.

    [90년생이 온다]도 못 읽었는데, M세대도 잘 이해 못하는데, 욕심은 많아서 10대로 가보려 합니다. [요즘 10대] 특히 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니, 세대 차이 한참 나는 친구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 받겠죠?


  사회언어학자 데보라 테넌의 책, [가족이니까 그렇게 말해도 되는 줄 알았다] 읽다가 가지쳐봅니다. [병명은 가족], 제목만 봐도 책 전체 톤을 상상할 수 있는. 그런데 왜 이런 가족갈등사, 가족 갈등으로 인한 심리문제를 다룬 책들 표지에는 여성 이미지가 많이 등장할까요? 궁금해지네요.















디디에 에리봉의 책, 냉큼, 데려왔습니다. 저자 검색을 해보니 저에게 지적 도전욕구보다는 좌절감을 더 크게 안겨주었던 레비 스트로스 그리고 미셸 푸코에 대한 글도 쓰신 분이군요^^ 















최대 권수 꽉꽉 채워 대출해왔는데, 과연!! 연체료 안 내고 다 읽을 수 있으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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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3-14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체료가 꽤 비싼 ㅋㅋㅋ북사랑님 스맛폰만 멀리 떨어뜨려놓고 읽으면 완독 할수 있을것 같아요 홧팅!!

얄라알라 2021-03-14 12:21   좋아요 1 | URL
ㅋㅋ일부러 인터넷 공유기 코드 뽑고, 책 읽을 때도 있는데 소용 없죠?^^ 저에겐 데이터가 있으니까 ㅋㅋscott님 사람을 팍팍 꿰뚫어보셨어요 ^^

레삭매냐 2021-03-14 13: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연체된다고 해서 돈 받는다는
이야기는 또 처음 들어 보네요.

저희는 연체된 기간만큼 대출 불가로 가
는데 말이죠.

ㅇㅇ 여튼 도서관 이용을 자주 하는 저로
써는 연체가 되지 않도록 신경쓰기도 쉽
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얄라알라 2021-03-14 13:16   좋아요 1 | URL
아^^ 이게 일괄적이지 않은 해법인가보네요^^ 저 같은 경우는 시 단위로 도서관 3~4군데 순례하며 대출하면 1인이어도 20권 이상 이르는지라, 한 번 연체가 되면 아주 곤란해지거든요. 길게는 한 두달 책 못빌리는 사태가 오니까요^^ 연체료 제도가 유용한데, 모든 지역에서 그렇게 하는줄로만 알았어요^^

바람돌이 2021-03-14 16: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희 도서관도 연체료 제도는 없고 연체된 기간만큼 대출 불가요.
도서관 대여기간이 2주일 아니고 더 긴가봐요. 20권이라니요. 헉 그건 그냥 연체료를 내겠다는.... ㅎㅎ 오늘 알았습니다. 얄라얄라북사랑님 재벌이신듯.... 앞으로 더 친하게 지내도록 노력해야겠어요. ^^

얄라알라 2021-03-14 19:11   좋아요 1 | URL
책상이 큰 게 필요한 이유가, 빌린 책 멍석에 고추 널듯 널어놨다가 다시 쓸어서 반납하는 ^^;;; 이번엔 정말 다 읽고 반납하도록 고고씽해야겠어요^^
바람돌이님, 일욜 저녁 차분히 잘 마무리하시고요^^

미미 2021-03-14 16: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희도 현금내다 대출제한으로 바뀜요. 대출제한이 더 고통스러운것 같아요.
연체료 내셨어도 7권을 빌리셨으니 우수회원이시군요!
부러워요. 저는 5권이 최대예요.🥲
이번엔 연체없이 완독하시길 응원합니다~리뷰도요!😉

얄라알라 2021-03-14 19:10   좋아요 1 | URL
대출제한 규제가 훨 무서운데요^^ 시마다 정말 도서관 대출권수나 연체제제나 방법이 다양한가봐요^^ 네네, 미미님, ˝리뷰도요~~˝라고 댓글 달아주시니 조금 더 으쌰, 사명감가지고 정리해봐야겠어요^^

단발머리 2021-03-15 1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동네도 오랫동안 벌금이었다가 몇 년 전에 대출제한으로 바뀌었는데, 저도 대출제한이 더 무섭습니다 ㅠㅠㅠ
읽지 못하고 연체할 때는 정말 죄송하고 미안하고 그런 복잡한 마음이 들어요. 물론 빌려올 때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책이라 믿고 대출하는데 말이지요.

종이달 2022-02-20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한 인문학 아케데미로부터, 메일 수신 설정을 해두었는데 

"호락호락한 시 한편 보내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메일이 왔다. 알라딘 이웃분들이 시집을 열심히 읽으니, 그 리뷰라도 기웃거리지만 고백하자면 시를 천천히 음미할 준비가 덜 된 독자이다. 나는. 그런데 "호락호락한 시"가 재미있어서, 공유해본다. 


하하, 혼자 웃고 씁쓸해지고, 짠하다! 우리는 뭘로 꿰뚫어 보여주지? 호락호락하게 내 갈 곳은 어디메? 호락호락한 시 한편이 사람을 이렇게 들었다 놨다 하는 거구나! 


 gteddy 


소주 한 병이 공짜 임희구

 

막 금주를 결심하고 나섰는데

눈앞에 보이는 것이

감자탕 드시면 소주 한 병 공짜란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삶이 이렇게 난감해도 되는 것인가

날은 또 왜 이리 꾸물거리는가

막 피어나려는 싹수를

이렇게 싹둑 베어내도 되는 것인가

짧은 순간 만상이 교차한다

술을 끊으면 술과 함께 덩달아

끊어야 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세상에 술을 공짜로 준다는데

모질게 끊어야 할 이유가 도대체 있는가

불혹의 뚝심이 이리도 무거워서야

나는 얕고 얕아서 금방 무너질 것이란 걸

저 감자탕집이 이 세상이

훤히 날 꿰뚫게 보여줘야 한다

가자호락호락하게     -    문학의 전당⟫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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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2-13 14: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갈가메시도 그랬어요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보내고
좋아하는 친구들과 맛있는 거 먹어라고 ㅎㅎㅎ
우아 사진 진짜 전시감이네요 ㅎㅎㅎㅎ
먹자골목 근방에서

하나 2021-02-13 17: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술을 공짜로 준다는데 / 모질게 끊어야 할 이유가 도대체 있는가

“가자, 호락호락하게.” ㅋㅋㅋㅋㅋㅋ 아 좋네요. 모두 반대의 결심을 할 때, 기꺼이 호락호락해지기로 하는 마음이요.

얄라알라 2021-02-13 17: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글쵸^^ ˝모질게˝ 끊어내다 보면 포기해야하거나 눌러야 하는게 굴비처럼.....그냥 호기롭게 퍼 마셔마셔, 하던대로! 이런 생각도 잠시 듭니다^^

cyrus 2021-02-13 18: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동안 금주를 했는데, 누군가가 술을 사준다면 저는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ㅎㅎㅎ 물론, 너무 많이 마시지 않을 거예요. 건강을 생각해서 음주량을 줄이는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저도 그 사람에게 술을 사줘야하기 때문이죠.. ^^;;

얄라알라 2021-02-13 18:46   좋아요 2 | URL
cyrus님의 ˝한동안˝이 과연 몇 달(?), 몇 년(?)인지 혼자 궁금해하며 ㅋ저라면 몇 주일 듯 ㅋ

그렇게 술이건, 밥이건, 커피랑 달코미건 좀 얻어 먹고 다시 사주고 했던 시절로 빨리 돌아가고 싶네요. 코로나 시대, 술 모임 가본적이 없어서 아득해요.

cyrus 2021-02-13 19:39   좋아요 2 | URL
코로나 때문에 술집에 갈 일이 없는데다가 집에만 있으니 어머니 눈치 보여서 혼술을 못해요.. ㅎㅎㅎ 그래서 자연스럽게 금주를 하게 됐어요.. ^^

감은빛 2021-02-13 2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말 공감이 가는 ˝호락호락한 시˝네요. ㅎㅎ
과연 공짜술을 누가 마다할 수 있을 것인가?

붕붕툐툐 2021-02-14 0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휴~ 소주 사진 너무 영롱하네요~😍

바람돌이 2021-02-14 0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늘 호락호락합니다. ^^

얄라알라 2021-02-14 0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키야! 멋진 말씀이십니다. 극친밀관계외 사람과의 접촉이 줄다보니, 경계만 강화되는 거 같아요. 제게는 호락호락 느슨느슨이 필요해진 시점인데 멋지시네요

coolcat329 2021-03-24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제가 소주 사진보고 침 삼키기는 첨입니다...시는 퍼갑니다~^^
 
















세 권의 책이 각각, 연애할 때, 범죄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싶을 때, 직장에서 비언어적 단서를 어떻게 해독할까라는 실용적인 팁을 준다. 데이비드 기번스는 이 분야 전문가로서, 여러 기업뿐 아니라 FBI 등에서 자문도 했다. 마찬가지로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존 내버로도 FBI에서 일했다. 비언어적 의사소통 관찰과 해석의 달인으로서. 

















그 중에서 [Your Body at Work]를 읽었다. 한국 출판사에선 [넥타이를 맨 인류학자]로 의역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우리가 정보경제 시대로 나아갈수록 목을 가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159)"이라 말한다. 즉, 점차 직장 내(사실 물리적인 공간으로서의 사무실에서 탈 탈 탈 벗어나는 이들도 covid-19로 증가추세이고) 넥타이와 비즈니스 스카프를 목에 매는 이들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견이다. "넥타이"라는 단어가 남성부터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한국어 의역한 제목이 조금 의아스럽다. 



 이 책엔 좋은 정보가 많지만, 무엇보다 비대면 소통이 급증한 2020, 2021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음성 언어에만 의존하게 내몰린다면 또 잃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해본다. 설령 온라인 대면소통일지라도, 많은 단서들이 삭감(?) 되기에 대화 상대의 의도를 제대로 알기 어렵기도 하니까. 온라인 소통 많이 하면 피로도가 급증한다는 기사가 겹쳐 생각나는 이유이다. 동공반사, 공간사용에서의 미묘한 변화 등등 부가적 단서가 없는 상태에서 상대를 더 깊이 파악하기란 피곤할 수밖에 없는 일.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무척 실용성이 강조된 책이었다. 에드워드 T Hall류의 학문적 접근과는 사뭇 다르게, 비즈니스 판에서 바로 적용, 실전 테스트 가능한 정보가 그득! 


"헤어" 챕터의 시작을, 저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로 시작한다. 책 읽다 중간에, Trump, Hair 검색하다가 샛길로 겁나게 샜는데, 세상에나!!!!! 지미 팰런은 자신의 토크쇼에 트럼프를 초대하여 머리카락을 말그대로 뒤 엉클어 놓았다(물론, 트럼프의 마지못한 허락을 받긴 했지만). 2년 후에까지 팰런이 그 행동에 대해 사과했어야 했다는 댓글에, 동방예의지국 출신인 나는 사과의 대상이 트럼프 일거라 생각했는데, 이런!!!! 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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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페크님, [피은경의 톡톡 칼럼] 작가에게 독자로서 선물을 드립니다. 사진 속 통통한 초승달 찾으셨다면,  그 달 사진이 춤 추기, 책 읽기 그리고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작가님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알라딘 서재 마을에 입주한 지, 여러 해가 지나 1870개의 리뷰를 올렸다지만 지인 혹은 한 두 다리 건너 연결되는 작가의 글에는 리뷰를 남기지 않았습니다. 묘하게 부담스러웠습니다. [피은경의 톡톡 칼럼] 저자도 온택트 이웃인지라 리뷰는 접으려다가, 답례 인사 전합니다. 


피은경은 "생활칼럼"을 씁니다. 저자는 [피은경의 톡톡 칼럼]을 펴내며, (생활칼럼 쓰기에) "도전해 보는 이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그리하여 생활칼럼이 하나의 장르로서 인기를 누리는 날이 오길 기다린다(7쪽)"고 출간 목적을 밝힙니다. 정작 저는 논술 연습하던 수험생 시절 이후로는 칼럼과 친하지 않아서, 녹색창에 또 구글에 검색해봅니다. "생활칼럼은 ~~ 이다"는 정의를 찾기는 어렵네요. 그래서 [피은경의 톡톡 칼럼] 목차를 1부부터 5부까지 고스란히 옮겨 봅니다. 연애, 결혼, 우정, 인간관계, 독서와 글쓰기, 행복과 인생, 사회와 문화 이렇게 다섯 챕터 구성입니다. 


4,900원 택시 요금에 5,000원권 지폐 내밀고 100원을 받을까 말까의 고민, 이전 미용실 솜씨 지적하고 깎아내리려는 미용사에 대한 불신감, 블루베리 과즙 박스를 들고 가는 자신에게 '요즘 가짜가 많던데요'라고 말을 건네는 이웃에 대한 불쾌감 등등.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경험했는지 인지하기도 어려운 지극한 일상성에서 의미를 끌어내어, 저자의 독서경험과 인생론을 버무려 골격을 갖춘 덕담으로 뽑아낸 글들. 


이런 "생활칼럼"을 쓰려면, 지극히 자기성찰하고 되묻고 해석하려는 태도가 몸에 배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피은경의 톡톡 칼럼]에 수록된 글들을 관통하는 정서는 '배려' 그리고 역지사지함으로써 위치 재점검하기의 겸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의 독자들이 모두 '생활칼럼'을 쓰지 않더라도, 삶의 스치는 순간에서 계속 질문을 뽑아낼 수 있는 성찰은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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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0-12-20 0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이대로 책을 쓰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진도요.
역광에서는 셔터 스피드를 많이 느추고 (기억이 가물 가물합니다), 조리개도 평소 보다 좀 닫았던 것 같습니다. 안 그러면 얼굴이 까맣게 나와서요.
근데, 역광 같은데, 책이 인위적으로 밝지도 않고 그렇다고 어둡지도 않게 묘하게 느낌 있게 나왔네요 ^^ 경계도요~

페크pek0501 2020-12-20 12: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책보다 더 훌륭한 리뷰인 것 같습니다.
정치 칼럼이 정치와 관련한 칼럼이라면, 생활 칼럼은 생활과 관련한 칼럼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중앙일보의 문화부장과 논설위원까지 지낸 홍은희 선생이 펴낸 <삶의 시간들>이란 생활칼럼집이 2007년에 나왔어요. 그 맥을 잇고 싶었어요.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경험했는지 인지하기도 어려운 지극한 일상성에서 의미를 끌어내어, 저자의 독서경험과 인생론을 버무려 골격을 갖춘 덕담으로 뽑아낸 글들.˝ - 이런 글은 아무나 쓰지 못할 글 같고, 과찬인 듯싶습니다.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초등달 찾았습니다. ㅋㅋ 감사히 받겠습니다.

2020-12-20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24 1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0-12-20 1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은 이리뷰를 ‘다음달 당선작‘으로 뽑아야 합니다 ^ㅎ^

초딩 2020-12-20 13:41   좋아요 2 | URL
머치 라이크!!!!

2020-12-24 15: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