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아름다운 옆길 - 천경의 니체 읽기
천경 지음 / 북코리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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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렵고 따분하다.

이런 철학에 대한 거부감으로 철학 책은 제대로 읽어 보지도 않았고, 철학에 대해 고민해보지도 않았던 것 같다.

이해하기 힘든 개념들과 말장난 같은 관념들만을 모아놓은 것 같아 부담스러웠고 난해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철학은 그리스어로 사랑을 의미하는 Phileo와 지혜를 의미하는 Sophia의 결합어로 인간이 영혼을 잘 가꾸는 '지혜를 사랑하는 것'을 뜻한다.

개념조차 곰곰이 생각하게 만드는 철학은 인간과 세상에 대한 지혜나 원리를 공부하고 어떠한 현상에 대한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감정'보다는 '이성'의 관점으로 세계의 현상을 바라본다 할 수 있다.

철학자들마다 사고하는 방식과 이유가 달라 '한 가지 정답'만이 존재하지 않아 더 난해하기도 하지만, 철학 책을 읽으며 철학적 사유를 하다 보면 독립적인 생각, 비판적인 사고,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고 선택해야 하는 순간들이 닥쳐오는데, 그럴 때마다 100% 정답이라 확신할 순 없지만 철학적 사유를 통한 선택과 결정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때도 있다.

'인생을 바꾸는 명언' 등의 좋은 글귀에 수많은 철학자들이 남긴 주옥같은 명언들이 오랜 시간 지나도록 회자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삶에 철학적 사유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내가 철학에 대해 너무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고, 새로운앎을 향한 배움으로 이끌어주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니체는 자신의 철학을 건강을 위한 철학이라고 말한다.

더 나가 모든 철학을 개인의 '충동을 이성으로 번역하는' 행위로 본다.

건강을 추구하는 본능을 철학이라고 말한다. 철학적 의사가 되고자 한다.

그래서 인간을 평가절하하는 전통 형이상학적 관점을 병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니체에게 내가 호기심과 기쁨을 느끼는 것은 인간과 문학과 철학이 혼융되어 나타나는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131p)


<니체의 아름다운 옆길>은 국내 한 신문사에 <천경의 니체 읽기 칼럼>이라는 제목으로 매주 게재했던 내용을 엮어 출간하게 된 책이다.

저자 천경은 비유와 상징의 문체로 쓰인 난해한 니체의 전작(全作)을 통독하면서 니체 철학의 여러 가지 개념들을 일상생활의 이야기와 연결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씀으로써 설득력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니체 철학의 핵심 개념들인 영원회귀 사유, 힘에의 의지, 주인 도덕과 노예도덕, 위버멘쉬(초인)와 인간 말종, 신의 죽음과 보편 진리의 유무, 그리스도교의 폐해와 가치의 전도, 아모르파티(운명애)등을 최대한 난해하지 않도록, 누구나 니체 철학을 이해하고 소화할 수 있도록 소개되고 있어 니체 철학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철학적 해설집이자 에세이집이라 하겠다.

저자는 철학이 어렵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평소 철학에의 입문을 꺼렸던 사람들, 니체 철학을 이해하고 싶지만 어려워서 엄두를 못 낸 사람들, 인문학 공부를 하고 싶지만 어려워서 망설이는 사람들, 니체에 대해 알고 싶지만 저서가 방대해서 엄두가 안 나는 사람들, 책을 읽으며 명랑하게 웃고 싶은 사람들에게 책을 권한다.


그들은 마치 동물처럼 미련하게 땀을 흘리며 산을 올라간다.

도중에 아름다운 전망들이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그들에게 말해주는 것을 잊었던 것이다.

- 니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Ⅱ> 202.


등산을 좋아해 종종 산에 오른다.

남편과 둘이서만 산행을 할 때면 느긋하게 주위 전망도 둘러보고 사진도 찍으며 오르다 보니 평균 소요 시간보다 2배 정도는 더 걸리는 편이다.

먼 거리에 있는 산에도 가보고 싶어 산악회를 따라 나선적이 있다.

산을 오르는 데만 정신이 팔린 듯 급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무리를 따라가느라 주위 경관에 눈 돌릴 틈도 없고 맘 편히 사진 찍는 것도 쉽지 않았다.

최대한 빨리 정상에 도착하고 정상석에서 인증 사진을 찍고 다시 다급히 내려오는 게 목적이 아니었는데...

두어 번 따라나섰다가 지금은 다시 둘이서만 산에 오른다.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되면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 다시 되돌아 내려오며 다음을 기약한다.

니체는 '오늘날 사람들은 체험을 너무 많이 하면서 숙고하는 일은 너무 적게 한다'고 지적한다.

그토록 경험의 폭을 넓히기 위해 많은 여행과 체험을 하고서도 정작 숙고는 하지 않는다고 '나는 아무것도 체험하지 못했다'고 말한다고 한다.


인생이 참 빠르다. 인생이 여행이다. 여행을 할 때 우리는 흥분하다.

모르는 것을 만나는 것은 설렘이다. 다른 존재가 되는 경험을 한다.

나의 신체와 사유는 다른 사물과 세계와 접촉해서 다른 것이 된다.

하지만 내 옆에 새롭게 생성 중인 아름다운 순간들이 있는데 못 보는 것이다.

사는 것에 시큰둥해진 때문이다.

(…)

땀 뻘뻘 흘리며 정상에 올라가는 일에만 열중하지 말자.

정상에 당도하는 순간은 소멸의 순간이며 무(無)의 순간이다.

삶의 무의미성을 확인하는 그 행렬 속에서 우린 다른 것을 보자.

지금, 이 순간과 접촉하고 어울리자.

놓친 것들에게 다가가 보자.

(27~28p)


소크라테스는 '자기의 유일한 지식은 자기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의 무지함을 깨닫고 타인의 무지함을 알려주는 '등에'역을 자임하고 나섬으로써 위험하고 성가신 존재가 되어 죽음의 운명을 맞게 된다.

자신은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지혜롭다고 알려진 명망가들은 모르는 것을 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한다.

무지의 지, '모른다는 사실의 앎'은 새로운 앎을 향한 항해의 첫 시작이 된다.

이 모름을 인정할 때 우리는 앎을 갈망하게 되고 앎을 향한 배움으로 가게 된다.

무엇을 모르는지, 어디까지 모르는지, 즉 모르는 것을 정확히 아는 것이 필요하다.


확실한 발걸음과 신뢰를 가지고 지혜의 길로 나아가라.

네가 어떤 존재이든 스스로 경험의 샘이 되어 너 자신을 도우라, 사람들은 종교와 예술을 어머니와 유모처럼 사랑해봤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명해질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을 넘어서서 바라보고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너는 역사에 정통해야 하고 과거의 황야를 통해 그 고통에 찬 위대한 걸음을 걸었던 인류의 발자취를 거꾸로 거닐면서

다시 가서는 안 되는 곳을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미래의 매듭이 또 맺어질 것인지를 전력을 다하여 미리 탐색함으로써

네 자신의 삶은 인식을 위한 도구와 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얻게 된다.

네가 체험한 모든 것, 모든 시도, 오류, 실수, 착각, 정열, 너의 사랑과 희망이

너의 목표 속에서 남김없이 꽃을 피우도록 성취하는 것은 네 손에 달려 있다.

- 니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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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포 매거진 POPOPO Magazine Issue No.03
포포포 편집부 지음 / 포포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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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생소한 포포포(POPOPO)는 connecting (P)e(O)ple with (PO)tential (PO)ssibilities 의 약자로 가능성, 그중에서도 엄마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매거진으로, 섬처럼 흩어져 있는 엄마의 잠재력을 발굴해 엄마의 가능성과 능력을 소환해 선보이고 있다.

이번 매거진 3호의 주제인 <In It Together>는 포스트 코로나를 예상하며 기획했지만, 현재도 진행형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더 늦기 전에 우리의 내일을 위해 꼭 알아야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3개의 섹션으로 나눠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섹션 'Name Of Mom'에서는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있는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고, 두 번째 섹션 'We Are One'에서는 지구라는 모두의 집을 지키기 위해 일상에서 실천하는 제로웨이스트 실천 팁, 우간다 야생 동물 보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지구의 기온이 2도 올라가면 발생하게 되는 일들을 소개하며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담았으며, 세 번째 섹션 'Connecting The Dots'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한 연대를 이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포포포 매거진은 엄마, 여성을 중심으로 작고 평범한 일상에서부터 크게는 우리의 작은 관심과 노력, 실천으로 지구의 환경을 지키며 공존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감각적인 표지와 레이아웃은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지만, 나에겐 읽기 불편한 작은 폰트의 사용으로 책을 읽는 내내 피로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폰트를 키우면 디자인적 감각이 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멋지고 세련된 레이아웃이라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읽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는 것도 디자인적 요소에 포함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들었다.

한국에서는 <아름다운 실수>로 출간된 <The Book of Mistakes>의 저자 코리나 루켄의 인터뷰 기사가 있다.

그녀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있는데, 모든 반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몇 분도 되지 않아 다른 종이를 달라고 손을 드는 아이들이 한두 명씩은 있다고 한다.

그 아이들은 눈앞에 있는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다시 그리기를 완벽하게 그리기를 원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그 그림을 버리지 않고 여전히 사랑할 수 있는 무언가로 변화시킬 수 있기를, 실수를 했지만 그 속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볼 수 있도록 가르쳐 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실수>를 쓰게 되었단다.


적어도 모든 실수는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잖아요.

우리가 올바른 태도를 가진다면, 때로 실수는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진입로를 발견하게 만들어요.

이것이 가장 최고의 예술적인 실수가 아닐까요?

실수는 우리에게 겸손을 일깨워 주기도 하지만, 우리가 항상 배우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훌륭한 스승이기도 해요.

(20p)

환경 보전은 나의 생활패턴이 의식주를 비롯한 모든 영역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 어떻게 하면 지구를 위해 작은 실천을 할 수 있을지 대안을 나눠보고 작은 것부터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와 함께 분리수거나 플로깅(조깅, 산책하며 쓰레기 줍기)을 하거나, 업사이클 공예를 체험해 보거나, 일회용품과 플라스틱을 제로웨이스트 아이템으로 하나씩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지구를 또 사람을 위로할 수 있다.

(6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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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리틀프렌즈 컬러링북 - 리틀프렌즈와 함께한 소중한 순간 헬로, 카카오프렌즈 컬러링북
미호 편집부 지음 / 미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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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집콕 중인 요즘, 홈카페, 홈트, 홈쿡 등 집에서 다양한 홈취미를 즐기고 그런 모습들을 sns를 통해 서로 공유하고 공감하기도 한다.

예전부터 집콕러들이 즐겨했던 홈취미 중 하나인 컬러링북 색칠하기는 요즘들어 더욱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듯하다.

코로나블루로 우울감도 커지는데 귀엽고 사랑스러운 리틀프렌즈 컬러링북을 색칠하며 일상을 차분하게 힐링해보는것도 좋은 치유방법이 되지 않을까?


카카오프렌즈의 어린 시절 모습이 담겨있는 <헬로, 리틀프렌즈 컬러링북>에는 리틀프렌즈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담겨 있고, 스키 타기, 캠핑하기, 비눗방울 놀이, 피크닉, 낚시, 쇼핑하기, 신나게 놀기 등 특별한 날을 즐기는 사랑스러운 리틀프렌즈의 일상을 담고있어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번 컬러링북은 리틀프렌즈들이 주인공이라서일까?

기존의 카카오프렌즈 컬러링북의 도안과는 달리 그림들이 큼직막해진것 같다.

그래서 색연필로 전체를 색칠하기가 살짝 버겹기도 했다.

이건 나만의 개인적인 취향일수도 있겠지만 난 작고 세밀한 컬러링북이 더 좋은 것 같아~~


초창기부터 카카오프렌즈를 사랑하는 덕후로 새롭게 리틀프렌즈가 출시되었을때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프렌즈들을 사랑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라이언을 너무 좋아해서 라이언 위주로 덕질 중이었는데 리틀프렌즈에서는 피치가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책 뒤에는 컬러링된 작품들도 있어 예시용으로 활용해도 좋을 듯 하다.


초판 한정으로 대형 컬러링 포스터가 동봉되어 있다.

4절지 정도 크기의 포스트인데 가족, 친구들과 함께 색칠해본다면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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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 나쁜남자 편
최문정 지음 / 창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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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자가 아니라 실패한 자의 시각에서,

강한 자가 아니라 약한 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역사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라는 말이 있다.

역사는 당시 살아있던 사람들에 의해 기록되며, 시간이 지나더라도 그 당시에 살았던 사람이나 기록을 통해 쓰이게 되다 보니 승리한 쪽에 유리하게 쓰이고 패배한 쪽에는 불리하게 쓰인다는 것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산 자의 말은 자신을 변호하거나 극찬하려다 보니 왜곡이 있을 수 있다.

같은 시대 같은 사건을 두고도 정반대의 기록이 있으니, 정사에는 혁명이라 기록되지만, 야사에는 배신자의 쿠데타로 기록되기도 한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정사(正史)로 <조선왕조실록>을 들 수 있다.

파벌 싸움이 워낙 치열했던 때라 정권을 잡고 있던 당파에게 유리하게 기록되고 반대당에 불리하게 기록된 실록을 다시 반대당이 정원을 잡게 되면 이를 수정해 실록을 편찬하기도 했는데, 이것을 수정실록이라고 하며, 조선왕조실록에는 5명의 왕 실록이 수정되었다고 한다.

현재에는 다양한 사료를 통한 충분한 근거에 바탕을 두고 다각적인 해석과 논리적인 추론에 의해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되는 역사도 있다.

<소설로 읽는 조선왕조실록:나쁜 남자 편>을 읽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먼저 하게 된 건 이 책 속에 소개된 인물들도 역사의 기록처럼 어느 편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인물을 보는 시각과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나는 성공한 자가 아니라 실패한 자의 시각에서,

강한 자가 아니라 약한 자의 입장에서 역사의 한 장면을

내 마음대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약하다는 이유로 악한 인간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던

나의 과거가 역사를 달리 바라보게 했다.

그렇게 해석한 한 장면 한 장면이 모여 한 권의 이야기가 완성되었다.

어쩌면 역사왜곡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겠다 싶을 만큼

나는 철저히 패자와 약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물론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한 해석이지만,

나와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그저 약하기에 악할 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한풀이라고,

독자들이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저자의 말 중에서 -



<왕위를 버린 남자 - 양녕대군>에서는 양녕대군의 어머니 원경왕후와 아버지 태종 이방원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삐뚤어질 수밖에 없었던 양녕대군의 진짜 마음을 담고 있다.

아버지(태종 이방원)의 왕권에 대한 집착이 지겨웠고, 이복형제를 죽이고, 친형제와 칼을 맞들고 싸우고, 친아버지와 전쟁을 벌이고, 전우였던 외삼촌들을 자결하게 만들었으며, 아버지의 왕위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신 어머니에게마저 인간의 도리를 저버리는 행동을 하는 모습에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원망, 분노가 쌓여만 갔고 결국은 아버지와 똑같은 나쁜 남자가 되어 버리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마침내 왕위를 버리기로 결심한다.

폐세자가 되기 위해 갖은 악행이란 악행은 다 저지른 양녕대군은 무능하고 여색을 탐한 인물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기도 - 소헌왕후>는 소헌왕후와 세종의 이야기로 화자는 소헌왕후다.

소헌왕후와 세종의 금실은 8남 2녀의 자녀를 둘 정도로 좋았다.

완벽한 성군으로 알려진 세종대왕의 뒤에는 완벽한 왕비 소헌왕후의 내조가 있었다.

소헌왕후는 아들을 여덟이나 나았고, 시부모를 극진히 모셨으며, 친자식에게조차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내명부를 다스리는 데 힘 섰고, 세종이 어떤 궁녀를 후궁으로 삼어도 투기하지 않았으며, 세종에게 청탁을 하는 일도, 정사에도 관여하는 일도 없었다.

조선시대의 완벽하고 이상적인 여성상으로 세종도 소헌왕후가 들어오고 나갈 때면 일어나서 예의를 표할 정도였다고 한다.

사건의 발달은 또다시 시아버지(태종 이방원)이다.

외척에 대한 경계심이 심했던 태종은 자신의 처갓집 식구를 몰살 시켰던 것도 모자랐는지 며느리 소헌왕후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는 관노비로 만들어 집안도 몰살시켜버린다.

소헌왕후는 이 모든 상황을 제어하지 못한 세종에게 큰 서운함을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 마음의 병을 앓게 된다.

태종이 승하한 뒤에도 부모님의 복권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4년이 지난 뒤 어머니의 직첩이 복원되었지만, 세종을 끝내 소헌왕후 아버지는 복권해 주지 않았다.

선왕의 유지를 다음 대의 왕이 바꾸면 불효하는 것이 그 이유였다.

세종 사후 아들인 문종이 왕에 오르고 나서야 소헌왕후 아버지 심온은 이전의 지위를 회복할 수 있었다.

대군이었던 세종과 사가에서 혼례를 치른 소헌왕후는 세종을 아주 많이 연모했다고 하는데 세종은 태종이 승하한 뒤로 여색을 탐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게 된다.

투기는 칠거지악 둥 하나였으며 평범한 아녀자도 아닌 국모가 투기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세종은 마흔한 살 때부터 4년간 임질로 고생을 한 후로 여색을 멀리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세종은 소헌왕후가 죽은 후 직접 합장을 명했으며(보통은 후대에 합장을 결정함), 죽을 때까지 다른 왕비를 맞지 않았다.

<나만 몰랐던 사랑 이야기 - 문종>는 현덕왕후와 문종의 이야기다.

<붉은 적삼 - 연산군>에서는 폐제헌왕후와 성종의 이야기다.

<다홍치마 - 단경왕후>는 단경왕후와 중종의 이야기다.

<장옥정전 - 궁녀 김원미>은 장옥정과 숙종의 이야기다.

<첫사랑 - 봉이>는 철종과 봉이의 애틋한 첫사랑 이야기다.

궁금한 이야기는 책과 함께....

이야기는 모두 자신의 관점으로 풀어내고 있으며,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작가의 상상력이 첨부되어 소설로 각색되었다.

책 속에 소개된 7명의 나쁜 남자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었던 역사적 사실과 보이지 않았던 그 이면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진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각각의 이야기 말미에는 <가계도>, <도판 자료를 통해서 본 관련 이야기>를 실어 실제 역사 인물과 유적에 대한 소개를 통해 소설의 이해를 돕고 있으며, 책의 말미에는 <소설 속 인물들>을 따로 소개하고 있어 인물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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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글이 구린 건 맞춤법 때문이 아니다 - 밋밋한 글을 근사하게 만드는 100가지 글쓰기 방법
개리 프로보스트 지음, 장한라 옮김 / 행복한북클럽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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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시작하고부터 매번 글을 쓸 때마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잘 쓰인 글들을 볼 때면 밋밋하고 평범한 내 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도움을 받고 싶다.

글쓰기에 도움을 주는 책들이 다수 출간되어 있고 글쓰기 워크숍들도 열리고 있는데, 읽고 들어보면 어렵고 복잡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데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요즘 아이들과는 달리 우리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읽기, 듣기는 배웠어도 글쓰기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워보질 못 했던 것 같다.

글을 쓸 때 '나의 생각'도 중요한데, 내가 가진 지식이나 감정들을 어휘로 표현하고 문장으로 만들어 드러내는 것이 참 어렵게 여겨진다.

한 번이라도 내가 쓴 글이 이상한 표현과 앞뒤가 안 맞는 말로 가득한 것 같다고 느꼈거나, 도대체 내 글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글을 잘 쓰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봤다면 <내 글이 구린 건 맞춤법 때문이 아니다>를 읽어보라 권한다.

이 책은 작가들의 글쓰기를 돕기 위한 책 <100 Ways To Improve Your Writing>의 번역서로 출간 35주년을 맞이하여 특별판으로 출간되었다.

저자 개리 프로보스트는 미국을 대표하는 글쓰기 전문가로 어린이·청소년 소설, 범죄 소설, 로맨스 소설, 미스터리 소설, 전기 등 22권의 책을 출간한 작가이자, 편집자, 기자로 활동했으며, 전문 작가를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 학교(WRW)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1985년 처음 발행된 이후로 수많은 독자, 작가, 작가 지망생들의 글쓰기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책으로, 누구나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글쓰기의 원칙(100 가지의 쓰기 기술)을 적절한 예시와 함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준다.

'글을 쓰지 않고도 글쓰기 실력을 기르는 방법' 중 첫 번째로 '사전과 참고 자료를 가까이'하고, 두 번째로 '어휘력을 확장하라'는 팁이 있다.

때론 나이 탓을 해보기도 하지만 낱말이 생각나지 않는 건 건망증이 아닌 어휘력의 문제일 수 있으며, 어떤 말이나 글의 의미와 어감을 쉽게 파악하지 못하는 것도, 타인의 말을 이해하기 힘든 것도 어휘력이 부족한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낀다.

저자는 유의어(Thesaurus) 사전은 '금고'와 같다며 꼭 마련할 것과 어휘력 확장을 위해 단어를 익히고 외우고, 활용할 것을 권한다.

어휘, 철자, 문법 등 기초적인 문법에 충실할 수 있도록 문법 오류나, 문장 부호 실수를 막는 방법에 관해서도 자세히 알려주고 있으며, '글쓰기 실력을 키워주는 유용한 팁'을 통해 한글 맞춤법과 표기법이나 우리말 접속 부사의 쓰임 등에 대해서도 추가로 알려준다.

'펜으로, 키보드로 필사하라'에서는 재밌게 읽은 글이 있다면 한 글자 한 글자 베껴 적어 보라 권한다.

베껴 적다 보면 작가가 어떤 말들을 골랐는지 불현듯 깨닫게 될 수도 있고, 작가의 관점으로 글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작성한 글을 소리로 들어라'와 '글을 큰 소리로 읽어라'에서는 본인이 쓴 내용을 크게 읽으며 소리를 들어볼 것을 권한다.

글을 쓰는 것은 곡을 만들어내는 일이라며, 종이에 적는 말은 소리를 내고, 그 소리가 조화로울 때 글의 틀이 잡힌다고 한다.

큰 소리로 글을 읽으면 글이 만들어내는 진정한 소리가 들린다.

뭔가 좀 이상한 말도 귀에 들어오고,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는 대목이 어서 자기를 편집해달라고 소리를 질러대는 듯하단다.

쓴 글을 소리 내어 읽다 보면 음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않고 튕기거나 건너뛰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거슬리는 부분, 밋밋한 부분들을 느낄 수 있는데, 문체를 다듬거나 스스로 글을 고치는 방법으로 소리 내어 글을 읽고 들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알려준다.

<내 글이 구린 건 맞춤법 때문이 아니다>에서는 글쓰기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100가지나 알려주려다 보니 각 소재의 깊이가 조금은 얕아 보일 수도 있으나, 각각의 방법에 저자의 경험이 반영되어 있는 다양한 예문과 사례가 제시되어 있어 글쓰기 기술을 쉽게 익히는데 유용한 책이라 생각된다.


이 책에 실린 팁은 어떤 글쓰기 기술이 가장 효과적인지, 말을 어떻게 배치하면 독자가 제일 잘 이해하고 집중하는지에 관해

내가 쌓아온 지식을 아우르고 있다.

여기 나온 건 팁이지, 법이 아니다. 팁을 떠올려 두루두루 적용하자. 성공적인 글을 쓰도록 이끌어줄 것이다.

그리고 이것 말고 다른 것도 해보라.

좋은 글이 있고 나쁜 글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달려 나가는 글이 있는가 하면, 터덜터덜 걸어가는 글도 있다.

독자를 깨우는 글이 있는가 하면, 잠들게 만드는 글도 있다.

그러니 가끔씩 이 책을 다시 펼쳐보라.

어휘력을 쭉쭉 늘려라. 읽어라. 아주 많이.

글이 만들어내는 소리를 듣고 귀를 훈련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일을 마치고 나면 최고의 팁을 적용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를 갖추게 될 것이다.

그 팁은 바로 당신의 상식을 발휘하라는 것이다.

284~2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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