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모험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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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슈이치... 

 

일단 `악인` 도 좋았고 `7월24일의 거리` `동경만경` 등 대부분의 소설이 잔잔한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그려내는 재주가 좋은 사람인것 같다...물론 `악인`은 미스터리 형식을 빌렸지만 그럼에도 죄를 지은 살인자를

 

마냥 미워할수만 없게 만드는...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 

 

그래서 이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컸나보다.

 

단편소설과 에세이를 혼합한 책임에도...단편소설과 에세이의 차이가 그닥 크지않고 단지 주인공 화자의 시선이 좀 다른 점 정도 라고할까...?

 

마치 한편의 일기를 보는듯한 느낌이다..그날 그날 소소한 일상을 큰 사건이나 꾸미는 미사여구없이 담담하게 적어내려간 개인의 기록같은 책

 

그래서 마무리도 없고 별다른 주제도 없는 이책이 낯설고 솔직히 당황스럽기도 하다.

 

남편이 어느날 갑자기 사다준 하얀장미에 느닷없이 벌레가 생겼단다...

 

그러면서 남편과 연애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문득 생각하게 되고... 왜 남편은 느닷없이 장미를 선물했을까...?

 

벌레먹은 장미가 뭘 의미하는 걸까....? 사람들마다 생각하는것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수 있는 글들이었다.

 

어제 새로 만난 여자와의 만남을 생각하면서 평소에는 보지않던 별자리점을 우연히 보게 되고 그녀와의 다음만남을 기대하는 `버찌맛`

 

중간중간에 한국에서의 경험들을 풀어놨는데...반갑기도 하고..역시 한국에서 인기있는 작가로구나싶은 대목이었다

 

다른나라나, 가까운곳 어디든 여행을 가서 쓴 글들이 많은것도 특징적이긴하다...

 

외국에 가서 말도 통하지않는 영화를 본다든가...낯선곳의 선술집에 들러 시끌벅적하면서도 정겨운 그곳에서 먹는 음식이야기..

 

일상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사연들,심심하고 밋밋하지만 그 순간 찰나에 느끼는 감정 같은걸 너무나 덤덤하게 적어놓아서...

 

설마 이게 끝이야...? 싶은 글들이 다수다...

 

그래서 어쩌라고...!!!

 

너무나 밋밋해서 오히려 더 현실적인것 같다...소설이 아니라 정말로 느끼고 겪은걸 쓴 것 같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것 같은책...난 역시 장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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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트리 - 상큼한 성장의 기록
오가와 이토, 권영주 / 21세기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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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여진 성장소설을 읽다보면...어릴때 생각도 나고 사춘기때 고민하고 방황하던 기억도 나고 

 

풋풋하고 떨렸던 첫사랑도 생각나서 성장소설을 가끔씩 즐겨 읽게 된다 

 

제목부터 기발한것이 패밀리로 트리를...?

 

이렇게 생각하고 읽은 책인데...읽다보니 그림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기쿠 할머니를 트리 최정점의 별로 시작해서 하나씩 계단처럼 펴져서 넓어지는 모습이...왠지 그럴듯해 보이기도 한다.

 

산으로 둘러쌓인 호타카의 작은 농촌에서 작고 오래된 여관을 운영하는 할머니 기쿠는 나에게 증조할머니가 되시고

 

그녀의 손녀인 릴리는 나와 불과 3주 차이나는 5촌관계이자 소꼽친구이며 나의 연인이 된다.

 

도쿄에서 지내다 여름방학이면 찾아오는 릴리와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키워가는 나

 

평온하고 즐거운 나날을 지내던 어린시절...묘지에서 주워온 강아지 바다를 화재로 잃고 모든것이 바뀌게 된다.

 

더부살이 하던 할머니집에서도 나오고 할머니 역시 거처를 잃고 새로운 거처로 옳겨가는등 일련의 변화를 겪게 되고

 

바다를 잃은게 나에겐 큰 상처가 되어 마음의 문을 닫게 된다..

 

사춘기의 성장통을 잔잔하고 맛깔스럽게 표현하고 있는 책이다.

 

모든 시절에는 끝이 있음을...그 당시에는 모르지만 먼 훗날..그때를 기억하면 어느시점에서 변화가 생겼다는 걸 알게 된다

 

그 당시에는 괴롭기도 하고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다보면 그런걸 자각할 겨를도 없지만...

 

나중에야 그 아픔도 추억이 된다는 것을 나이가 어느정도 먹은 지금에야 알수 있다

 

너무나 푸르러서 오히려 상처가 되던 그때...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 시절이 생각난다...그리고 마치 한그루의 나무같이 굳건하고 강한 기쿠할머니...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어 주변에 그늘을 만들어주고 흔들림이 없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안정을 주는 존재와 같다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머물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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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를 으깨며 노리코 3부작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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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면 나의 20대때는 결혼을 해야만한다는 스스로의 생각과 주변사람들의 권유가 마치 결계가 된것처럼 나에게 짐을 씌었다. 

 

마치 결혼을 하면 모든 고민은 해결되기라도 할것처럼...

 

그때는 혼자라는  외로움도 싫었고 남들이 보는 시선도 의식을 하면서 조바심을 치던 시기였다면...결혼을 하고 10여년이 흐른 지금에는

 

못견디게 혼자만의 시간이 그립고 원하는 때가 있다.

 

그래서 남편이 직장을 가고 아이가 학교로 간 오전시간..그 몇시간이 너무나 소중하고 아까울수가 없다는게...아이러니같긴하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재벌남편과의 결혼을 홀연히 깨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으면서 하고싶은 일을 하고 하기싫은일은 하지않고

 

맘껏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는 노리코의 일상이 너무 부러워 읽는 내내 속이 상할정도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할수 있는건..결혼이라는 속박에 매여있는 여자가 아니면 결코 이해하기가 쉽지않을거다.

 

넒은 집에서 비싼 명품을 두르고 온갖 보석으로 치장한채 남들의 부러움을 사며 살았던 삶도

 

돌이켜 생각하면 수감생활과도 같았다고 회고하는 노리코의 자유분방하고 제멋대로의 성격이 부러운건...나는 그럴수 없음을 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젊었을때는 오로지 남자만 눈에 들어오고 여자와의 관계엔 관심이 없었던 노리코가 이혼을 하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씩씩하고 당당하게 마음껏 사랑하고 거칠것이 없는 여자들과의 관계에 눈을 돌리고 우정이란것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부분은

 

같은 여자로서 공감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혼한 전남편 고와의 관계 역시 점차 우정의 관계로 발전할 기미가 보인다...

 

`아주 사적인 관계`의 내용과 연결돼서 나오는 이야기인것 같아서 어쩌면 이 뒷이야기도 나오는게 아닐까 기대되기도 한다

 

노리코가 너무나 행복해 하며 만들어 먹는...싱싱하고 큼직한 딸기를 으깨어 우유에 떰벙하고 빠뜨려 먹는 모습이 눈에 선하기도 하고

 

그 맛이 어떨지 몹시도 궁금해서 조만간에 비싼 딸기를 사게 될것 같다..노리코처럼..자유를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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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의 뱀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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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겐 누구에게나 추억이 있다... 

 

그 추억이 아픈것이든 아님 좋은것 이든 간에 ..그리고 그 추억을 가슴에 담고 각자가 하루하루를 뚜벅뚜벅 앞을 보면서 살아가는것이 인생이 아닐까?

 

열일곱의 토모는 부모가 이혼하고  옆집 오츠타로씨네 더불살이를 하고 있다.

 

오츠타로씨의 직업은 흰개미 박멸꾼...우리에겐 생소한 직업이지만 일본책에 자주 등장하는걸 보면 아마 일본 가옥구조가 나무가 많은 영향일듯..

 

7년전 오츠타로씨네랑 같이 떠난 야영에서 뜻하지않은 화재로 부인을 잃고 큰 딸 사요 역시 화재로 인한 부상을 안고 목을 메어 자살했고

 

그 상처가 각자에게 말 못할 고민과 함께 같은 상처를 지닌사람들의 공동체의식까지 가지게 된다.

 

오츠타로의 일을 도와주던 토모는 사요와 닮은 여자 토모코를 발견하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주위를 맴돌게 된다.

 

마치 불을 보고 덤벼드는 불나방처럼...

 

이 감정이 뭔지...사랑인지...동경인지...그리움인지...혼란스러운 속에 또 다시 화재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는 토모

 

사요에겐 어린나이에도 사람들은 모르는 잔인한면이 있단걸 알고 그녀를 무서워하면서도 끌렸던 토모는

 

자신이 사요에게 보였던 값싸고 잔인한 동정으로 인해 그녀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맘속 깊은곳에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던것...

 

토모는 토모코에게 보인 광적인 관심이 사요를 그리워한것이지...? 아님 토모코 본인에게 향한 관심인지도 혼란스럽다.

 

작은 실수 하나로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설정이 왠지 허무하고 좀 슬프기도 하다.

 

비련의 주인공같은 토모코 역시 실수 하나로 인생이 결박당한 피해자이자 가해자

 

각자가 피해자이자 가해자이기도 하고 비극적이면서도 제3자의 눈으로 보면 오히려 희극적이기까지하다

 

그리고 그가 아버지같이 생각했던 오츠히로씨의 뜻밖의 모습을 발견한 토모의 충격과 혐오

 

가족과 같은 사람에게 보이는 얼굴과 완전한 타인에게 보이는 얼굴은 이렇게 다른것일까...?

 

힘들게 짊어진 삶의 무게로 점점 쪼그라들어간 오츠히로 에게도 동정이 간다

 

예상치 못한 라스트에 소름이 돋았다는 띠지글처럼...예상못한 라스트가 맘에 들었다.

 

달과 게처럼 이 책 역시 소년의 잔인한 성장기인데...작가가 쓴 추리소설과 다른 부분에서 맘에 든다...

 

이 작가...미치오 슈스케...넘 사랑하게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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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사기의 수상한 중고매장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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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은 재밌다... 

 

그럼에도 이 작가에게 기대하는 기대치가 있어서인지...아님 이 작가다움에 더 높은 점수를 줘서인지는 몰라도

 

가슴따뜻하고 살벌하지않은 훈훈한 이야기임에도 높지않은 점수를 준 이유이기도 하다.

 

일단은 이런 어리숙한 사람들이 장사를 하겠다고 일을 벌인것도 우습기는 하다.

 

특히 약간의 자의식 과잉상태인 가사사기...게다가 자신이 추리를 굉장히 잘 하는 줄 아는 착각까지!

 

게다가 마치 체스의 명인인것처럼 사건  마다 체크메이트를 외치지만...체스를 둘 줄도 모른다는 아이러니

 

그럼에도 번뜩이는 감은 있어 사건의 맥은 제대로 짚기는 하지만 늘...2%가 부족해서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지고 엉뚱한 결과를 도출하곤 한다

 

이런 가사사기에게 흙속의 보물같은 존재인 히구라시군!

 

비록 형편없는 장사수완을 가지고 늘 절의 주지에게 비싸게 물건을 강매당하고 있지만...중고의 물건을 이쁘게 포장하고 꾸미기도 할 수있고..

 

무엇보다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사건을 해결한다....가사사기 몰래..

 

봄,여름,가을,겨울을 주제로 하나식 벌어지는 일상의 자잘한 사건들을 이야기하는데...

 

가사사기를 추종하는 여중생 미나미 나미이야기가 젤 좋았던것 같다.

 

그런 미나미와 부인에게 폐를 끼칠수 없어 모든걸 남겨두고 홀로 떠나간 미나미의 아빠이야기...

 

읽으면서 키득거리기도 하고 엉뚱한 얘기를 잘난척 해대는 가사사기의 허풍에도 웃음이 나고...무엇보다 그런 가사시기를 따르는 미나미에게

 

실망을 안겨주기 싫어서 밤낮으로,또는 술을 마신상태에서도 증거를 조작해대며 가사사기를 돕는 히구라의 마음에 가슴이 따듯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미치오 슈스케는 본인특유의 기묘하고 이상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더 잘 쓰고 더 맞다고 생각해서 한정짓는건...

 

작가인 그에게 부담이 될까...?

 

다음 작품엔 본인 특유의 작품이 나오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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