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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의 대상을 가지기 위한 투쟁이 아니라 기다림이다.
    사랑은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침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이 시작되려는 순간,
    눈이 오려다 말고 무언가 기다리고,
    침엽수들이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은 나와 너의 분별이 아니라 혼연일체를 꿈꾼다.
    혼연일체를 꿈꾸는 사랑의 길은
    이성적으로 분별할 수 있는
    명료한 아스팔트길이 아니라 혼돈의 길이다.
    그래서 사랑으로 나아가는 길은 연필화 흔적처럼 흐리기 마련이다.
    나와 너가 없고 이쪽과 저쪽이 없는 경지가 바로 사랑이다.
    이렇듯 아름답고 순결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그대는
    눈송이에 부딪쳐도 상처를 입는다.
    그러나 순결한 사랑의 상처는 그대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더욱 성숙하게 하리...

    - 구석본(시인) 매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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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일을 많이 행한 사람일수록 사랑을 받는 그릇이 큽니다.

따라서 큰사랑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작은 그릇을 가진 사람은 큰사랑을 주어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릇의 크기만큼만 받고 나머지는 그릇밖으로 모두 흘려 버리죠.

그리고 그릇 속에 담겨 있는 사랑만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죠.

신적인 사랑, 완전한 사랑, 영원 불변한 사랑을 그대에게 드린다면

그대는 어느 정도 크기의 그릇을 내밀 수 있으신지요.


-이외수 '노트' 중에서

 

 

 




    소망

    자신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욕망이라고 하고
    타인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소망이라고 한다.
    욕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타인의 희생이 필요하고
    소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희생이 필요하다.
    욕망은 영웅을 따라다니지만 소망은神을 따라다닌다.
    그러나 소망과 욕망은 같은 가지에 열려 있는 마음의 열매로서
    환경의 지배와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그 형태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촛불

    迦葉이 들어 올린 한 송이 연꽃이다.
    어둠 속에 벙그는 부처님의 미소다.
    살이 녹고 뼈가 타서 적멸의 빛이 된다.
    중생들은 대개 자신들이 촛불처럼
    어둠을 밝히는 존재가 되기를 간절히 원하면서도
    살을 녹이고 뼈를 태우는 일에는 인색하기 짝이 없으므로
    아직도 세상에는 어둠이 완전히 걷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부처가 될 수 없는 것이다.
    * 먼지 *

    모든 우주의 출발점.
    모든 우주의 귀착점.
    모든 우주의 중심부.
    철학의 저울대에 올려 놓으면 성단 하나로 추를 삼아도
    무게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비중이 크지만 그 형체는 매우 작다.
    화창한 날시에 육안으로 보면 햇빛에 미세하게 반짝거리며
    공기보다 가벼운 느낌으로 허공을 떠다니는 광경을 포착할 수 있다.
    우주 어디에나 산재해 있으며 똑같은 모양은 단 한 가지도 없다.
    먼지는 산이 되기를 서두르지 않는다.
    먼지는 바람을 역류하지도 않는다.
    오직 여여할 뿐 한 생각도 일어나지 않으니 바로 그 속에 부처가 있다.


    * 눈물  *

    지상에서 가장 투명한詩.


    * 메아리 *

    소리의 그림자.


    * 호수 *

    고여 있는 슬픔이다.
    고여 있는 침묵이다.
    강물처럼 몸부림치며 흐르지 않고
    바다처럼 포효하며 일어서지 않는다.
    다만 바람부는 날에는
    아픈 편린으로 쓸려가는 물비늘.
    기다림 끝에 흘리는 눈물들은
    기다림 끝에 흘린 눈물들끼리
    한자리에 모여 호수가 된다.
    온 하늘을 가슴에 담는 사랑이 된다.
    * 달 *

    얼굴은 비추어지지 않고 마음만 비추어지는 천상의 해맑은 거울.
    미국인들은 수많은 인력을 동원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여
    달에다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리고 발자국을 찍고 성조기를 꽂았다.
    한국인들은 아직도 툇마루에 홀로 앉아서
    값싼 막걸리를 마시며 달에다 계수나무를 심는다.
    옥도끼로 찍어 내고 금도끼로 다듬어서
    양친부모를 모셔다가 천 년 만 년을 살고 싶어서다.
    어느 문화가 형이상학적인 문화인가는
    시인詩人들이 그 천상의 거울에 비추어지는 마음을 읽어
    詩로써 증명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 詩 *

    석탄 속에 들어 있는 목화구름.


    * 예술 *

    술 중에서는 가장 독한 술이다. 영혼까지 취하게 한다.
    예술가들은 숙명처럼 마셔야 하는 술이다.
    모든 예술작품은 그들의 술주정에 의해서 남겨진 흔적들이다.
    거기에는 신도 악마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아름다움만이 존재할 뿐이다.





    - 이외수의 <
    감성사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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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명의 적도 없는 사람을 친구로 삼지 말라.
    그는 중심이 없고 신뢰할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다.
    오히려 분명한 선으로 반대자를 가진 사람이
    마음에 뿌리가 있고 믿음직한 사람이다.

    - 테니슨

    현명한 사람이 되려거든
    사리에 맞게 묻고, 조심스럽게 듣고,
    침착하게 대답하라.
    그리고 더 할 말이 없으면 침묵하라.

    - 라파엘로

    남을 사랑하기에 인색하다면,
    남도 나에게 인색할 것이다.

    남을 소중히 여기면
    남도 나를
    소중히 받들어 줄 것이다.

    - 동양명언

    만약 손에 상처가 없다면
    비록 뱀의 독을 만졌다 하더라도
    아무런 탈이 없다.

    흠집이 없는 건강한 손에는
    독과 균도 위험하지 않는 법이다.

    사람이 악에 쉽게 물드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이 이미
    건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잠바타 2


    마음의 문을 여는 손잡이는
    마음의 안쪽에만 달려 있다.

    - 헤겔

    사랑이란 마술사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걷고 있더라도

    항상 곁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 휴 프레이더

    진정한 사랑이란
    소유욕에서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의
    공간과 거리를 유지하는 데에서
    생기는 것이다.

    - 멜라니 게이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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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말의 열매들


사람은 무엇을 키우고 보살피는 기쁨을 
유난히 많이 느끼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아이들까지도 강아지를 기르고 
화분을 가꾸면서 기쁨을 느낍니다

그런데 우리가 보살피고
성장시켜야 하는 것들 중에
중요한 것이 하나 빠져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말"입니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합니다
열매 맺는 고운 말을 쓰고자 
우리의 입술을 돌보고 다스려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은 부모의 말을 모방합니다
앵무새의 경우라면 의미도 모른 채
단어를 따라하겠지만
아이들은 의미도 함께 학습합니다
"짜증이 난다" 라는 말을 잘하는 부모를 둔 아이는
조금만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겨도
얼굴을 찌푸리고 발길질을 하며
" 짜증이 나!" 라고 말합니다

고운 말과 고운 마음과 고운 행동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나이에 상관없이 
언제까지나 우리가 기르고 돌봐야 하는 삼형제입니다

고운말과 고운행동이 넘치는
가정을 만드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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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바라본다는 것과

그곳을 향해 걸어간다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어

바라본다는 것만으로는

그것이 내게로 가까이 오질 않아.

너는 소망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차라리 소명이라고 말하겠어.

그곳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가지 않으면

풀도. 나무도 그곳에 깃든 짐승들도

어떻게 뒤엉키고 비벼대며 살아가는지

척박한 땅 속에 어떻게 깊이 뿌리를 뻗는지

이해할 도리가 없지...

이해가 없으면 사랑도 거짓이야.

세상을 창 밖 풍경을 보듯 바라만 본다면...


오정희 / 저 언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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