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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온 책들이 부쩍 많아진 건 아니고, 그냥 몇 권의 평전 류들이 눈에 띄어서 정리해둔다. 당장에 구입하거나 읽을 책들이 아니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운 탓에 몇 마디 '신소리'를 해두는 것이다. 여우처럼.  

첫번째 책은 '자유로운 여자, 삶과 전설'이란 부제를 가진 <루 살로메>(해냄, 2006)이다(가운데 표지는 작년 가을에 나온 러시아본). 저자는 잡지 <엘르>의 편집장과 프랑스의 문화부 장관 등을 역임한 걸출한 여성 언론인 프랑수아즈 지루(1916-2003)이다(지루의 책으론 <나는 행복하다> 등이 소개돼 있다). 원저가 2002년에 나온 것으로 돼 있으니까 그녀의 유작이지 않을까 싶은 책인데, 루(1861-1937)나 지루나 모두 당대를 풍미했던 여성의 대명사로서 손색이 없다. 저자가 '루 살로메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는데, 230쪽 정도의 분량이니까 부담스러울 정도의 '시도'는 아니므로 단숨에 읽어볼 만하다.

책의 부록으로는 루가 자신의 '연인들'이었던 니체, 릴케, 프로이트와 교환한 편지들이 발췌돼 있는 듯한데, 이 또한 흥미로운 자료가 될 듯하다. '루 살로메'를 전설적인 여인으로 만들어준 이 세 남자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권의 책들이 나와 있다. 지루의 책이 좋은 반응을 얻어낸다면, 마저 소개될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절판된 걸로 나오지만, 비교적 최근에 나온 루의 책으론 <선택된 자들의 소망>(투영, 2000)을 기본도서로 들어야겠다. 소개를 옮겨보면, "'한 남자가 루와 정열적으로 교제할 수 있다면 9개월 후쯤 그 남자는 한 권의 책을 저술할 수 있다'는 말의 주인공인 루 살로메. 그러나 스스로 훌륭한 작가이자 정신상담가이기도 했던 그녀의 중편소설과 산문들을 모은 책으로 광범위하고 신선한 살로메의 지적세계를 알게 한다." '선택된 자들의 소망'은 그 중편소설의 제목이다. 책에는 루 자신이 고백하고 있는 '나와 니체', '나와 릴케', '나와 프로이트'가 실려 있으므로 유익한 참고자료도 겸한다. 릴케 사후에 그녀가 릴케에 관하여 쓴 책 <하얀 길 위의 릴케>(모티브, 2003)는 아직 구할 수 있는 책이다. 릴케의 <소유하지 않는 사랑>(고려대출판부, 2003)과 짝이 될 만한 책이므로 같이 읽으면 좋을 것이다. 루 살로메, 그리고 루와 릴케에 대한 짧은 설명은 '클라시커 50' 시리즈의 <여성>과 <커플>에서 읽어볼 수 있다.

두번째 책은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시드니 셀던(1917- )의 자서전 <또 다른 나>(북앳북스, 2006)이다. 그의 책들은 "180여개국에서 50여개 언어로 번역되어 2억 8천만부가 넘게 팔렸다"고 하니까 이 '대중문학의 거장'은 '직업작가'들의 우상이자 선망의 대상이 될 만하다.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이유만으로 나는 그의 소설을 한권도 읽어본 적이 없지만, 그의 작품들이 워낙에 많이 드라마화, 영화화되었기에 '친숙한' 작가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게다가 인상도 좋지 않은가?). 아래 사진은 1999년에 나온 시드니 셀던 기념 우표(시트).

소개에 따르면, "시드니 셀던은 약국 배달부로 일하던 열일곱의 나이에 자살을 결심하고, 이를 만류하던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생애에서 가장 지독하고 처절했던 바로 그 순간의 회고에서부터 시작되는 <또 다른 나>는, 그 누구보다 진취적이고 적극적으로 살았던 시드니 셀던의 인생 역정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취향이 다소 '고약한' 나는 그의 소설들보다 이런 자서전에 더 끌린다.

 

 

 

 

내게 이름이 친숙한 셀던의 책들은 <천사의 분노>, <악마의 유혹> 등인데, 요즘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책은 <텔미 유어 드림>(북앳북스, 2000)인 모양이다. 이번에 알게 된 것이지만, 셀던의 책들은 자서전을 낸 '북앳북스'와 '문학수첩리틀북스'(셀던의 독자층이 주로 청소년인 모양)에서 거의 전담하고 있는 듯하다. 전담하는 만큼 고른 수준을 갖춘 양질의 번역서들이 계속 나올 것으로 기대해본다(청소년 권장 도서인지는 의문이지만).

 

 

 

 

세번째 책은 미국의 철학자이자 초인격심리학자 켄 윌버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기>(한언출판사, 2006). 지난 주 언론의 북리뷰란을 보고 알게 된 책인데, 켄 윌버와 그의 아내 트레야의 사랑과 아내의 (5년 동안의) 유방암 투병기, 그리고 죽음에 대한 생각 등이 담겨 있는 책이다. 드라마틱한 '러브스토리'로도 읽히지만(줄거리만으로도 딱 '우리 드라마'이다) 실화이며, 영성(靈性)학자 켄 윌버 입문서로도 적합해 보인다. 아래는 두 사람의 결혼식 사진.

책에서 두 사람은 "특유의 방대한 지식과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질병에 대한 일반적 접근과 뉴에이지적인 접근 모두에 의문을 던지며 철학, 심리학, 종교적 해석을 더하고 있다"고. 개인적으론 윌버를 '뉴에이지 사상가' 정도로 분류하고 있었는데, 혹 편협한 선입견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내 기억이 맞다면, '켄 윌버'란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김상일 교수의 책에서였다(김교수는 켈 윌버를 최고의 현역 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꼽았다). <수운과 화이트헤드>(지식산업사, 2001)나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로 풀어본 원효의 판비량론>(지식산업사, 2003), <한의학과 러셀역설 해의>(지식산업사, 2005) 등은 내가 범접할 수 없는 경지이지만, <러셀 역설과 과학 혁명 구조>(솔출판사, 1997)는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카오스와 문명>(동아출판사, 1994)은 좀 '허한' 책이었고.

 

 

 

 

네번째 책은 '영성'과는 다소 무관한 철학자 네그리의 대담집 <귀환>(이학사, 2006)이다. 지난 2001년에 출간된 <제국>으로 전세계 사상가에 한 차례 태풍을 몰고 왔던 이 이탈리아의 골수 좌파 철학자의 책들은 꾸준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마니아'들을 거느리고 있다. <혁명의 시간>, <혁명의 만회>, <전복적 스피노자> 등의 제목들만으로도 그의 철학적 주제가 자나깨나 '혁명'에 놓여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바, 이 '혁명'은 맑스주의의 캐치프레이즈이면서 (이론으로서의 혁명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이번에 나온 대담 형식의 자서전에서 "네그리는 자신의 삶과 사상을 요약하는 핵심어들을 A부터 Z까지 알파벳순으로 따라가며 자신의 가족사와 성장 배경에 대해, 그에게 지적으로나 인간적으로 큰 영향을 준 사람들에 대해, 그리고 그의 사상과 실천의 자양분이 되었던 정치 격변기의 수많은 에피소드들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네그리 입문서로 적합해 보인다.

국내 필자들의 네그리 입문서로는 조정환의 <아우또노미아>(갈무리, 2003)와 윤수종의 <안토니오 네그리>(살림, 2005)가 있다. 전자는 무겁고, 후자는 가볍다(책의 무게가). 편한 쪽으로 구해잡으면 되겠다. 국외서로는 보론(Atilio A. Boron)의 <제국과 제국주의>(Zed Books Ltd, 2005) 정도가 신간이다. 160쪽 분량인데, 국내에 네그리주의자들이 많은(?) 만큼 벌써 번역중인 책인지도 모르겠다. 네그리/하트의 <제국>에 대한 비판적인 리뷰를 포함하고 있는 지젝의 책도 조만간 출간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네그리의 시간'을 따로 내보려 한다면 참고하시길.

 

 

 

 

끝으로 따로 소개가 필요없는 책이지만, 대표적인 인권변호사이자 <전태일 평전>의 저자 조영래(1947-1990) 변호사의 일생을 다룬 안경환 교수의 <조영래 평전>(강, 2006). "조영래 변호사의 대학 1년 후배인 서울법대 안정환 교수가 5년여의 준비 끝에 펴낸 이 책은 고인의 사후에 나온 최초의 평전이다."(청소년을 위한 현대인물사 시리즈의 <조영래>가 있긴 했다). 소개에 따르면, 이 책의 특징은 "첫째, 조영래를 통해 격동기 한국 현대사를 재구성하고 있"고, "둘째, 조영래의 삶에서 서울대 법대가 차지하는 자리에 특별한 관심과 무게를 두고 있"으며, "셋째, '인권변호사, '공익변호사'로서 조영래의 활동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다. "'부천서 성고문 사건', '망원동 수재 사건', '여성 조기 정년제 사건' 등을 변론하는 과정에서 조영래가 보여준 열정과 치밀함을 감동적인 필치로 옮기고 있다"니까 우리가 살아온 '현대사'의 증언자료로서도 의미가 있겠다. 

한편, 그가 쓴 <전태일 평전>(돌베개, 1983/2001)은 전태일의 누이 전순옥 박사에 의해 영역되기도 했다. 'A Single Spark'(돌베개, 2003)가 그것인데,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1995)을 바로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다(영화의 영어제목이기도 하고). 그 영화에 나오는 교내 시위 장면 촬영 현장을 바로 옆에서 보던 기억이 새롭다. 박광수 감독의 이 영화에서 아마도 가장 공을 들였을 법한 장면은 60-70년대 청계천 평화시장의 노동현장이다. "전태일은 어린 여성노동자들이 비인간적 노동환경에서 쓰러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노동운동에 눈떠간다. 노동법에는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어 있으나 법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 앞에 분신자살로 경종을 울린다. 1970년의 일이다."



엊그제 잠시 읽은 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민국2>에서 저자는 전태일의 분신과 3년전 자살한 한 대학강사의 죽음을 비교하면서(그는 내 친구였다) '지식산업 사회'의 역군이라는 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이 30여년전 '시다'들의 열악한 삶과 그다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굳이 그렇게 일러주지 않아도 다 아는 바이거늘, 꼭 그런 식으로 대놓고 얘기할 건 뭐란 말인가? 박노자는 한국인으로서의 '교양'이 아직 좀 부족하다. '너도 시다지?'라고 몰상식하게 묻는 건 예의가 아니다. 오늘도 헐값의 '박음질'을 해놓고 보니까 괜히 부아가 나는군(이렇게 투덜거리면 그 친구도 웃어주곤 했는데). 밥이나 먹으러 가야겠다...

06. 02. 02-로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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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4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15 0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추리소설!
출처:물만두님  

우선 저는 시리즈 작가를 제일로 치고요. 그 다음 작가 순으로 봅니다.

기리노 나츠오의 작품은 모두 좋지만 이 작품도 좋습니다만 과도한 잔인함이 싫다시면 페미니즘 관점에서 보시길 바랍니다.

기시 유스케의 작품도 좋습니다. 이 작품 무섭다시는 분이 많은데 무서우시면 <푸른 불꽃>을 보세요.

김성종의 작품 가운데 좋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 외에도 <피아노 살인>도 좋습니다.

딕 프랜시스를 워낙 좋아합니다만 이 작품은 진짜 좋습니다.

필립 말로를 싫어하지만 이 작품은 좋아합니다.

렉스 스타우트의 작품 가운데 이 작품을 고른 것은 < 마술사가 너무 많다>가 이 작품의 오마쥬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말이 필요없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와 탐정이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로렌스 블록과 매트 스커더 다음으로 좋아하는 로스 맥도널드의 루 아처 시리즈입니다.

미넷 월터스도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사라 파레츠키의 워쇼스키 시리즈중 최신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트릭면에서라도 꼭 보셔야 하는 작품입니다. 스포일러 만땅 썼다가 혼난 작품입니다 ㅠ.ㅠ

아이라 레빈의 이 작품을 좋아합니다만 이 작가가 이런 작품을 다시는 안 쓰더군요 ㅠ.ㅠ

앤서니 버클리의 작품 가운데 한 작품입니다. 마치 동서미스터리북스는 모두 읽어라 같습니다^^;;;

이 작품 읽으셨던가요? 좋습니다. 무조건...

 

죠르쥬 심농의 메그레 경감 시리즈는 무조건 읽어야 하는 작품입니다.

  

콜린 덱스터의 작품도요. <사라진 소녀>가 없다는게 아쉽습니다. 그게 제일 좋은 작품이거든요.

<낯선 승객>보다 단편집을 골랐습니다. 하이스미스의 단편은 늪과 같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요.

뒤렌마트는 읽으셨을 것 같습니다만 아주 좋은 작품이 많죠.

크로프츠의 통은 그 시대 이런 트릭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추리소설이 모두 잔인하고 심각한 건 아닙니다.

특이한 탐정이 등장하죠. 단편집입니다.

이 작품도 좋지만 단편 <두 병의 소오스>가 진짜 좋은 작품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입니다.

어떻게 탐정은 추리를 하는가를 알 수 있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도 좋습니다. 비트겐스타인 작품 아닙니다.

번역이 이상하다고 하던데 구판은 구하실 수 없을테니 그냥 보세요.

장미의 이름은 읽으셨겠죠...

중편 두작품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영화도 좋고 작품도 좋습니다.

영원의 아이를 구할 수 없으니 텐도 아라타의 이 작품을 읽으시면 좋을 듯하지만 거부감이 든다면 패스하세요.

이 작품은 저는 좋은데 님은 어떠실지...

우리나라 작가가 쓴 중세 이슬람 세계의 이야깁니다. 

이 작품을 추리소설로 보기가 좀 그렇겠지만 좋은 작품이라 알려드립니다.

티투스는 정말 너무 많이 얘기를 했네요.

이 작품도 읽으시면 재미있습니다.

빠트릴 뻔한 작품입니다. <화차>가 더 좋지만 이 작품으로 미야베 미유키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마술사가 너무 많다도 SF 추리소설입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 작품입니다. 재미있으니 꼭 보시기 바랍니다.

=================================================================================

최고라고 말하기보다는 제가 지금 있는 책 목록 중에서 생각나는데로 뽑았습니다.

한글 파일을 이용해서 소장하고 있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리고 최대한 절판이나 품절도서는 포함시키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 사이 어찌됐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그냥 추리소설이면 다 좋아라하기 때문에 왠만하면 다 좋다고 하는 편입니다.

무엇보다 몇 권 읽어나가시면서 스스로 좋아하는 추리소설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읽다보면 누구는 최고라고 해도 본인은 아닌 경우도 있고 누구는 별로라고 했지만 자신에게는 좋은 작품인 경우가 있으니까요.

그건 님께서 잘 아실테죠.

많은 작품들이 서로 겹칩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모리스 르블랑, 코넌 도일, 엘러리 퀸의 작품은 뺐습니다. 이건 기본이거든요.

그리고 저 작품 중에 포함 되지 않았지만 좋은 작품들도 많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어디에서는 좋다고 했는데 빠진 작품도 혹 있을 겁니다.

제 기억력의 한계입니다.

에드 맥베인의 작품은 뺐습니다. 경찰소설은 아마 대부분 안 넣었을 겁니다.

관심있으시면 헤닝 만켈이나 에드 맥베인의 작품들을 보세요.

작가의 작품 가운데 한 작품씩만을 넣었고 시리즈는 몽땅 넣었습니다.

그 점 감안하시고요.

최근 작품 가운데 안 넣은 작품도 많습니다. 아시리라 생각해서 뺐습니다.

좋은 많은 작품들이 볼 수 없다는 점이 좀 안타깝습니다만 더 좋은 작품이 나오겠지요.

저는 베스트 작품이 그때그때 달라서요 ㅠ.ㅠ

개념없이 추리소설이라면 헤벌쭉이라는 걸 감안하셔서 꼼꼼히 살피시고 읽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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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헤치고 가서 본 영화, <폭풍우치는 밤에!!!> ^^
1매 2인이라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나에게도 좌석을 주어 같이 앉아서 봤는데
조금 앞좌석이라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 귀가 아프기도 했다.(혜영이는 귀를 막기도...)
특히 천둥이 칠 때 메이랑 가부도 놀랐지만 나도 깜짝 깜짝 놀랐다는 거 아닌가...^^;;

메이의 엄마가 아기를 구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첫 장면에서부터 눈물이 살짝 나왔는데,
후반부에 감동받아서 나도 울고, 우리 아이들도 눈물을 흘려버렸다. 훌쩍...
-혜영이는 영화보다 손으로 눈물을 훔치길래 알았고, 아영이는 영화 재미있게 봤냐고 물었을 때
뭐라고 대답하는데 잘 못 알아 들어서 다시 물으니 운 것이 멋적었는지 "조금 울었다고~~"하지 뭔가.

그나저나 메피스토님이 요로콤 걱정까지 해주셨는데 손수건도 준비 안해갔으니...^^;;

 
 





자신을 잡아 먹을지도 모를 늑대 가부를 믿는 메이와 친구인 염소 메이를 지켜주는 가부의 의리.
참 불가능한 일로 비춰지는데 그들의 우정이 너무 감동적이라 아름답게 여겨진다.
배를 불리는 먹이와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로서가 아니라 서로를 있는 그대로 보며 친구가 된 가부와 메이..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영화 그림 출처:네이버 영화 포토

 

출처:아영엄마님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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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2005-12-27 16:03

 

 


나라고 하는 현상은

가정되 유기 교루 전등

하나의 푸른 조명입니다

(모든 투명한 유령의 복합체)

풍경과 모든 것과 함께 황급히 명멸해가며

반드시 머무르기도 합니다

인과 교류 전등

하나의 푸른 조명입니다

(불빛은 변함없고 그 전등만 사라져)

이것들은 22개월의

과거로 느껴지는 방향에서

종이와 광물질 잉크를 관통해

(모두 나와 같이 명멸하고

모두가 동시에 느끼는)
지금까지 계속 지탱돼온

명암의 교체는 일단락되고

그대로 심상을 스케치 합니다.

 

심상스케치/ 봄과 아수라

 

미야자와 켄지는?

1896. 8. 27. - 1933. 9. 21. 시인, 동화작가, 농업과학자. 일본 이와테(岩手)현 하나마키(花卷)에서 출생했다. 모리오카(盛岡)고등농림학교에 재학중에 불교 일련종(日蓮宗; 니치렌종) 신앙을 갖게 된다. 졸업후 일시 동경에 가 있었으나 누이동생 토시꼬의 병 때문에 귀향해서 히에누키[稗貫; 이와테현 옛 군(群) 명칭]의 농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가르치면서 시와 동화를 썼다.

1924년 "봄과 아수라"와 동화집 "주문이 많은 요리점"을 각각 자비로 출판했다. "봄과 아수라"는 생전에 간행된 유일한 시집이고 몇 몇 사람에게서 격찬을 받았지만 널리 읽히지는 않았다. 농민의 삶을 알고 싶어 농학교를 퇴직하고 스스로 농업생활을 실천하면서 라스(羅須)지인(地人)협회를 설립하여 농업과학 연구와 농사 지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농민예술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종교와 자연과 과학이 융합된 독자적인 소재를 다루었고 일련종의 신앙에 기초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동화집 <주문이 많은 요리집> 외에<바람늬 마타사부로> <북극쥐의 모피>, <똘배>, <호쿠슈 장군과 의사 3형제>, <구스코부도리 전기> 등을 발표했고 <요카타의 별>, <은하철도의 밤> 등 (100여 편정도) 집필 시기가 불분명한 동화들을 많이 남겼다.  시에는 "비에도 지지않고", "영결(永訣)의 아침" 등 400여 편이 있다..  1933년 37세의 젊은 나이에 급성 폐렴으로 죽었다.

겐지는 동화작가보다는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로, 생전에는 무명작가에 불과했지만 사후에 유명해졌다.


겐지의 작품은 예술과 종교와 과학을 통일적으로 파악하려는 데 독자성이 있다. 풍부한 상상력과 감수성이 뛰어난 시인이면서 과학자, 농촌운동가, 신앙인 등 다면적인 성향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현대인이 마음에서 점점 상실되어 가는 자연과의 교섭을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세계를 그려냈다.

 

은하철도999의 모티브가 된 동화를 쓴사람.

겐지의 세계는 환상적이고 우주적이다. 만화영화 '은하철도 999'도 그랬듯이, 그 세계는 아이들이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어른들에게는 그 이상의 지평을 열어주는 상상력의 보고다.

하늘의 별, 은하수, 은하수를 가로질러 달리는 기차, 포세와 춘세의 쌍둥이별 등 하늘의 세계와 튤립, 개양귀미, 달리아, 쏙독새 등의 동물의 세계는 겐지의 '불교적' 세계관과 맞닿아 깊이 있고 자연스런 동화를 이룬다.

그 세계에서는 교훈, 혹은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 같은 것을 찾으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 좋다. 아름다운 의태어로 표현된 환상적인 정경을 그저 느끼는 것으로 족하다(의태어가 감탄스러울 만큼 효과적으로 쓰인 겐지의 동화는 구연동화용으로 적합해서 일본의 교과서에 실린다고 한다).

'은하철도의 밤'이 맨 앞줄에 있지만 그보다는 뒤에 소개된 다른 중편과 단편들을 먼저 읽고 다시 앞으로 돌아오길 권한다. 마음의 주파수를 겐지의 세계로 맞추고서 온전히 온몸이 녹아들었을 때, 비로소 모든 상징과 상상의 결집체인 '은하철도의 밤'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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