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엘 엔데

오래전에 읽었을때의 느낌...여행을 다녀 온 느낌으로 책을 읽었어요. 마음속에 늘 꿈꾸고 상상할수 있는 미지의 세계과 펼쳐져 있는 한권의 책으로 많은 상상의 경험을 한 것 같아요. .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가슴 속에는 항상 존재하지만 까맣게 잊고 있던 꿈과 환상의 세계를 경험한다. 우리는 <모모>를 통해서 언제나 없고, 아무 데도 없으면서 우리 마음 속에 소중히 살아 있는, 기적과 신비와 온기로 가득한 세계로 옮겨간다. 미하엘 엔데는 이 책에서 “시간은 삶이며, 삶은 우리 마음 속에 깃들여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날이 흐를수록 제대로 즐길 줄 모르고, 상상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많아지는 이 때에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원제는 "렝켄의 비밀"이다.

주인공 렝켄은 아주 착한 아이이다. 착한 아이 렝켄에게 고민이 생겼다. 렝켄이 느끼기엔 엄마 아빠가 자기 뜻을 전혀 존중해 주지 않는 것 같다. 렝켄은 요정을 찾아가서 이 문제를 상담하기로 결심한다. 손가락이 여섯 개 달린 요정이 렝켄에게 해결책으로 준 것은 다름 아닌 마법의 설탕 두 조각. 그걸 몰래 엄마, 아빠의 찻잔 속에 타 먹이면 엄마, 아빠가 렝켄의 말을 들어주지 않을 때마다 키가 반으로 줄어든단다. 렝켄은 더 생각할 필요도 없이 집으로 돌아와 엄마 아빠의 찻잔 속에 설탕을 몰래 넣는다. 설탕을 넣은 차를 마신 렝켄의 부모는 성냥갑 속에 들어갈 만큼 줄어들게 된다.렝켄은 막상 부모가 자기를 돌봐 줄 수 없을 만큼 작아지자 슬픔과 두려움을 느낀다. 요정을 다시 찾아갔더니 이번에는 렝켄이 마법의 설탕을 삼키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한다. 그걸 삼키면 이번에는 렝켄이 부모의 말을 거역할 때마다 반으로 줄어들게 되는 위험이 따른다고 한다. 렝켄은 고민 끝에 차라리 부모라는 든든한 보호자 없이 살기보다는 부모의 말에 순종하는 쪽을 선택한다. 그러나 렝켄에게는 그런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렝켄이 부모가 원하지 않을 때에도 부모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헤아릴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므로.

현실 속에서 너무나 보잘것없는 한 소년, 바스티안 발타자르 북스가 <끝없는 이야기>라는 책을 우연히 읽고, 결국 위험에 처한 환상 세계를 구하러 책 속으로 들어가 환상적인 모험을 겪는다는 이야기이다. 자신의 소원대로 뭐든지 이룰 수 있게 된 소년은 현실 속의 자신을 부정하며, 스스로를 점점 더 멋지고 강하게 만들어 나간다. 그러나, 이런 소원들은 결국 자기 자신의 자아마저 잃어버리게 만든다.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린 바스티안은 현실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의 꿈을 기반으로 한 광산에서 캐어 낸 꿈과 자신에 대한 재탐색, 그리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환상 세계에서 퍼올린 생명의 물, 즉 사랑을 가지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결국 용과 거인, 괴물, 위험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온갖 모험들로 가득 찬 환상 세계에서의 여행은 자신의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자아를 찾아서 되돌아온 현실에서 소년은 환상 세계에서 겪은 모험들로 얻은 자신감을 가지고 전혀 다른 현실을 가꾸어 나갈 수 있게 된다. 엔데는 이 소년을 통해 메마른 현실에 꿈과 사랑을 가져다주어 풍성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우리가 항상 마음 한 구석에 간직하고 있는 <끝없는 이야기> 즉 환상, 꿈임을 말해 주고 있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꿈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현실은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으며, 그러한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에게도 자신이 간직한 꿈들을 나눠주면서 함께 풍요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단잠나라에 사는 단꿈공주가 악몽 때문에 잠을 못 잔다지 뭡니까? 고슴도치처럼 머리에 가시가 막 나고, 몸체는 파랗고, 깔깔대기 좋아하는 꿈의 요정이 주문을 가르쳐 주죠. 악몽을 꿀 때면 이 희한하게 생긴 꿈의 요정을 초대하세요!

참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잠을 잘 자야 왕이 되는 나라가 있다는 설정도 재미있고 악몽을 잡아먹는 희한한 요정도 그렇구요. 굉장히 단순하고 명쾌한 구성이지만 무척 독특하고 재미있습니다. 그림도 개성이 강해요. 색채가 강렬하고 동화적인 상상력을 물씬 풍기는 그림이랍니다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에서 놀랍도록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다시 태어났다. 도시 문명의 발달 속에서 밀려나는 주인공 오필리아의 연극 인생이 그림자의 어두운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환상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속에는 작가 자신이 연극학교를 졸업하고 배우로 활동한 경험이 녹아 있기도 하다. 흔히 그림자는 '분신'이란 뜻으로 풀이되기도 하고, '육체의 부정' 아니면'또 하나의 자아'나 '영혼'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런 그림자를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에서 내세운 것은 엔데가 인식하는 세계가 외로움, 어둠, 늙음과 죽음 등 부정적 세계임을 암시한다. 그러나 엔데는 부정을 초월하여 진정한 삶의 값어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하면서 늙어 가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우리 아이들이 아름답고 따뜻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를 끌어간다. 무엇보다 엔데의 작품은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는 동화책이다.『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역시 동화적인 구조 속에 이야기를 풀어놓아 아이와 어른이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8편의 중단편들이 각각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도, 시간과 공간에 대한 아주 독특한 사유를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연작 판타지 소설이다. 이 작품들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현실에 뿌리를 두면서, 현실의 끈을 절대 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미하엘 엔데는 작품 속의 판타지 세계가 현실과 동떨어진 단순한 가상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과 평행한 또 하나의 현실’이라고 믿는다. 다시 말해, 이 세상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말고도 수많은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이 그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대전제인 것이다. 그리고 그가 ‘어떤 이야기를 할 때 그것에 맞는 특별한 목소리를 내야만 그 말을 진실이 된다.’고 말한 것처럼 그는 또 하나의 현실을 제시하기 위해 자신만의 아주 특별한 방식인 ‘판타지’를 선택한 것이다. 그가 판타지를 통해 현실 너머의 현실을 종횡무진 여행하는 것은 결국 우리가 종종 잊고 살아가는 내면의 세계를 찬찬히 돌아보기 위한 것이다. 사회적 인습의 틀을 여지없이 깨는 이야기, 도무지 끝을 알 수 없는 상상력의 극한을 보여 주는 이야기, 최소한의 예측도 허용하지 않는 놀라운 반전의 이야기들이 담긴 『자유의 감옥』은 읽는 이로 하여금 “왜(Why)?”라는 끝없는 의문을 품게 한다. 베일에 싸인 수수께끼 같은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나가면서 책을 읽는데 흥미를준다.

주인공 렝켄은 평소에 자신의 말을 잘 들어 주지 않는 부모님에게 불만이 가득한 평범한 여자 아이다. 엄마 아빠가 마법의 설탕을 넣은 차를 마신 후 렝켄의 말을 거부할 때마다 키가 반씩 줄어들자 무척 통쾌해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불편함을 겪고, 고아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을 느끼며 부모님의 소중함을 깨달아간다. 이밖에도 누가 뭐래도 자기 갈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거북이 이야기[끈기 최고 트랑퀼라 거북이],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게 해 달라고 비는 아이들에 관한 엉뚱한 이야기 [가장 소중한 소원], 외모는 똑같지만 성격은 정반대인 이상한 쌍둥이 형제 이야기 [니젤프림과 나젤큐스], 처음 나온 단어가 이야기 끝까지 계속 이어지는 아주 독특한 이야기 [혀꼬이는 이야기], 서로를 믿고 존경하는 어른과 아이의 이야기[모니의 걸작품]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다수 수록돼 있다.

험준한 산을 사이에 둔 두 나라 왕실에서 벌어진 전쟁 이야기다. 어느 날 고약한 마녀가 두 왕실을 찾아가 마법의 냄비와 국자를 각각 따로 주면서 한 쌍이 되는 국자와 냄비를 찾아서 합치면 맛있는 수프를 평생 배불리 먹을 수 있다고 예언하고 사라진다. 두 왕실의 왕과 왕비는 수소문 끝에 각각 맞은 편 나라에 원하는 물건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 무리한 욕심을 내다가 전쟁을 일으킨다. 다행히 두 나라의 왕자와 공주가 현명하게 대처하여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간다. 이 작품은 동ㆍ서독 통일을 예견이라도 하듯 그 직전에 발표되어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첫 번째 단락인 「옐로」에는 꿈과 환상, 두 번째 단락 「레드」에는 사랑에 관한 동화가 담겨 있다. 그리고 세 번째 단락인 「블루」에는 외로움과 고독, 마지막 단락 「블랙」에는 죽음과 증오에 관한 동화가 담겨 있다. 특히 첫 번째 단락과 마지막 단락에서는 엔데 작품의 특징인 판타지의 세계 그리고 인간과 생태계의 파괴를 초래하는 현대 문명사회에 대한 비판이 잘 드러나 있다. 독자들은 기적과 신비와 따뜻함으로 가득 찬 환상의 세계 속에서 인생에 대한 여러 단상들을 곱씹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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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슈이치 (吉田修一) - 1968년 나가사키 현에서 태어나, 호세이대학 경영학부를 졸업했다. <최후의 아들>로 제84회 문학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고, <퍼레이드>로 제15회 야마모토슈고로상을, <파크라이프>로 제127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열대어>, <동경만경>, <일요일들>, <워터>, <7월 24일 거리>, <랜드마크> 등이 있다

같은 방에 기거하면서도 어제 했던 이야기도 서로 기억 못하는 하야토와 마사카즈, 이쪽이 ‘Good morning!’ 하고 인사를 했는데 상대가 ‘Good evening!’ 하고 받아 그제야 ‘벌써 밤이구나’ 하고 깨닫는 식의 대화가 오가는 이누카이와 아내, 자신의 외로움과 삶의 무게에 치여 동료와도 섞이지 못하고 안으로 곪아버린 요시하루.
이들에게서 보이는 소통의 부재는 ‘소통 불능(不能)’이 아닌 ‘소통 불요(不要)’에 가깝다. 소통할 수 없음에 안타까워하기보다 타인과의 소통 자체를 원하지 않는 것이다. 소통이 단절된 소설 속 인물들에 타인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동시대인들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진지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뒤죽박죽이고, 관심이 있는 듯하면서도 사실은 전혀 관심이 없는 현대 젊은이들의 일상 속에서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현상을 들춰낸다. 그런 한편 이들의 청춘에는 빛나는 미래도 고통도, 꿈도 희망도 없으며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변함없이 줄줄이 이어지는 일상뿐임을 풍자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거리를 보면 많은 차들이 적당한 간격으로 룰을 지키며 달리고 있다. 그것은 마치 퍼레이드와 같다. 하지만 누구든 그 룰을 깨면 사고를 일으키게 되어 있고, 그 퍼레이드에서 배제되고 마는 것이다. 그것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슬픈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젊은이들의 시끌벅적한 청춘동거 스토리로 읽히다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작가의 날카로운 현실감각과 만나게 된다. 현대사회를 사는 젊은이들의 비극적 단면이 아주 잘 표현되어 있는 마지막 장면을 읽을 때는 섬뜩한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퍼레이드』는 룸셰어를 테마로 다룬 소설이기도 하다. 룸셰어는 ‘아파트나 단독주택에서 마음에 맞는 동료들과 공동으로 생활하는 것’을 가리키는 일본식 조어다.

일본 후지 TV에 방영중인 드라마 <동경만경>의 원작소설!

도쿄만(東京?)의 부두 창고에서 육체 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료스케와 일류 대기업에서 일하는 미오의 러브스토리다. 보통 이러한 연애소설은 신분 차이를 극복한 사랑이라는 데 초점을 맞춰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은 신분을 뛰어넘는 ‘국경 없는 사랑’에 대해 공허한 말들을 늘어놓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현대의 인간관계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위트 있게 그려내는 작가'라는 명성답게 요시다 슈이치는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그만큼 큰 상처를 동반하기도 하는 남녀관계를 통해 사랑의 본질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이 책은 언뜻 보면 잔잔한 사랑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지 못해 위태로운 관계에 매달리는 젊은이들이 현실을 너무나도 잘 드러내주고 있다. 마음이 육체보다 상처받기 쉽다는 것, 사랑에는 반드시 고통이 수반된다는 것, 그리고 사람의 마음은 언제 변할지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서로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열대어」와 「돌풍」, 그리고 「그린피스」 세 작품은 이 작가의 진가를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열대어」의 주인공 다이스케는 건축현장에서 일하는 목수다. 그는 술집 출신의 애인 마미와 그녀의 딸 고무기, 그리고 한때 그와 형제였던 백수 미쓰오와 함께 초로의 게이인 대학 교수 도키 선생에게 턱없이 싼 값에 빌린 맨션에서 살고 있다. 낙천적이기 그지없는 다이스케는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맹목적으로 정을 베풀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그들과의 사이는 점점 위태로워진다. 그러던 차에 다이스케는 건축주의 어린 딸을 유혹하다 사고를 치고, 미쓰오는 무턱대고 집을 나가버린다. 정직함은 뻔뻔함과 마찬가지라고 믿는 「그린피스」의 주인공 ‘나’는 늘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거짓말을 하고 가볍게 행동한다. 그러나 자신이 상처입힌 여자친구가 자신의 친구와 바람을 피우자 그것을 용서해야 할지, 용서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도쿄의 증권회사에서 일하며 피아트의 스포츠카를 모는 「돌풍」의 닛타는 시골 민박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여름휴가를 보내다 민박집 주인의 아내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해 도쿄까지 데려오지만, 마지막 순간에 그대로 돌려보내버린다.

2002년 제127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작

평범한 회사원인 '나'와 역시 회사원인 '그녀'는 지하철 안에서 처음 만난다. 그것은 잘못된 말건넴, 일종의 착오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두 번째로 '나'와 '그녀'가 도쿄 시내에 있는 히비야 공원에서 만났을 때, 그것은 더 이상 실수가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음으로 바뀐다. 그리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공원은 일상적 공간으로서의 공원 이상의 무엇, 일종의 '무대'로 바뀐다.
작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의 모습―무관심하고, 개인적이면서도 다른 사람의 삶을 궁금해하는―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그 궁금증을 파고들어가는 방식이 남다르다. 그는 해석을 하거나 길게 설명을 늘어놓는 대신, 오직 행위만을 나열함으로써 착각에서 기대로, 그리고 사랑의 감정으로 전이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타인과의 관계를 최소화하며 살아가는 도시 사람들의 모습을 간결한 필체와 실감나는 상황 묘사로 그려 놓았다. 자신이 걸어가고 있는 길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그럴 땐 잠시 멈춰 서서 발밑을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현대인의 상처를 상징하는 각장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야기 해 준다.
저마다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는 공통적으로 불안감과 고독감이 감돌고, 서로 관련성 없는 다섯 개의 인생에 어린 형제가 조금씩 교차한다. 연작을 통해 등장하는 어린 형제는, 인생의 변두리에서 머뭇거리는 주인공들이 일요일을 보내는 방법을 상징한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내일로 향해 가는 형제를 통해, 우리들도 언젠가는 외롭지 않은 일요일에 도착하게 될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일요일의 운세 - 무엇하나 매듭짓지 못하고 흐지부지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
뭐든 쉽게 포기하는 성격인 다바타는 여자친구의 성화에 떠밀려 와세다 대학에 입학하고, 본의는 아니지만 유수의 증권회사에 들어가는 등 인생의 밝은 날을 살아가지만, 회사에서 만난 미모의 유부녀와 사랑에 빠지면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남자 나이 스물 셋, 사랑하는 여자에게 인정받고 싶어진 다바타는 유부녀와 주위의 질투를 뒤로 하고 함께 사랑의 도피를 떠난다. 하지만 1년 후에 그 ‘질투가 다 나는 여자’는 벌이가 좋은 남편 곁으로 돌아가고, 다바타 혼자 강변에 자리한 파친코의 종업원 기숙사에 남겨지는 신세가 된다.

일요일의 엘리베이터 - 넓은 일상과 단절되는 좁은 공간에서 느끼는 고독감.
사람들은 엘리베이터에 타면 의식하지 못했던 타인과의 거리를 느끼게 되고 좁은 공간 속에서 어색해진다. 그래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면 서둘러 각자 다른 세계로 발을 내딛는다.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하며 인생을 허비하는 와타나베는 여자친구가 간호사가 아닌 의사가 되려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도 별 감흥이 없다. 하지만 국가고시에 꼭 합격하고 싶다는 여자친구를 보며 마음의 동요를 느끼고, 마침내 여자친구가 수련의가 되고 자신의 목표에 한 발 다가서자, 와타나베는 실업자 신세인 자신을 보며 애정과는 별도의 남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한다.

일요일의 피해자 - 많은 사람이 있는 도시에서 혼자 살고 있다는 현대인의 불안함. 조신하고 차분한 성격의 치카케와 활달한 성격에 남자를 밝히는 아야, 그 둘 사이의 조정자 나츠키는 평소에 같이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친구들이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아야와 치카케가 싸우면서 세친구의 우정은 깨어지고 관계도 멀어져 간다. 어느 날 나츠키는 많은 친구들 중의 한명이라고 생각했던 치카케가 강도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치카케의 입장에 자신을 올곧이 대입시켜 보고는 두려움을 느낀다. 도저히 혼자서는 잠을 잘 수 가 없게 된 나츠키는 한밤중에 남자친구 집에 찾아가고, 결국 마지막엔 남자친구 앞에서 치카케와 한 사람이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적한 항구도시에서 나고 자란 한 평범한 여자의 ‘사랑의 기적’을 전작에서와 같이 섬세하고도 자연스러운 필치로 묘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남녀의 연애심리, 특히 여자의 마음을 들여다보듯 표현한 심리묘사는 이 작품의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모두 열 개로 이루어진 각 장의 제목을 소설의 클라이맥스와 절묘하게 연결시키고 있는 작가의 솜씨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다. 작가는 주인공을 통해 바라본 평범한, 그래서 늘 사랑에 실패하는 여자들의 열 가지 타입을 각 장의 제목으로 삼아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첫째, 그런 여자들의 공통점은 인기 많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둘째, 남이 싫어하는 여자는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셋째, 대체로 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네 번째 공통점은 의외로 가족관계는 좋다는 점이다. 열렬한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가정환경이 별로 좋지 않더라는 것이다. 다섯째, 첫 경험은 열아홉, 별로 끌리지도 않는 남자친구와 ‘통과제의’처럼 치룬 첫 경험을 제대로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 그밖에 6. 타이밍도 좋지 않다. 7. 아직도 순정만화를 읽는다. 8. 밤에 타는 버스를 좋아한다. 9.아웃도어를 싫어한다. 마지막은 실수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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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2-20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요일들을 읽어볼까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동그라미 2006-02-20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세요 재미있어요.
 

제인구달

스물여섯의 꽃 같은 나이에 아프리카 케냐로 건너가 야생동물의 삶을 관찰하고, 세월이 흘러 아예 자신의 평생 거처를 탄자니아 곰비 계곡 언저리로 못 박고 살아가는 여자. 그곳에서 같은 인간이 아닌 야생 침팬지를 가족과 이웃으로 정해놓고, 녀석들 하나하나에 고유의 이름을 붙여 절대적인 하나의 인격체로 교류하며 지낸 여자. 우리는 이 여자를 동물행동학의 절대적인 권위자 제인 구달 박사로 알고 있지만, 그녀는 이런 권위적이고 학자적인 호칭보다는 자연을 연구하는 과학자를 넘어 야생동물의 삶 속에 자신을 동화시켜버린 ‘자연인’으로 설명하는 것이 더욱 옳을 것이다

 

전 세계 농축산물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서 벌어진 각종 문제들을 조목조목 밝힌다. 전 세계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몬산토 같은 거대 농산물 기업과 웬디스, 맥도널드 등의 패스트푸트 업체들의 실례를 들어가며 실생활 속에서의 위협과 폐혜를 밝힌다. 또 거대 기업들에 의해 전 세계 모든 곳의 밥상이 단일화되면서 지역 고유의 문화와 지역 사람들의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도 지적한다.


 

 

사람들도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침팬지를 비롯 야생동물들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동물들에 대한 사랑과 환경을 자연을 사랑하는 제인구달..

 

 

 

아프리카로 건너가 야생동물들과 지낸일, 침팬지와 함게 한 일들 아름다운 젊은 날을 회고 하는 이야기.

자연에 대한 동물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볼수 있다.

 

 

동물을 사랑하는 생명의 십계명을 적어놓은 책

1계명은 동물도 사회의 일원으로 보살피고 돌봐야 하지만 때리고 학대하는 것은 있을수 없다는 이야기....

 

첫 번째 계명 - 우리가 동물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기뻐하자
두 번째 계명 - 모든 생명을 존중하자
세 번째 계명 - 마음을 열고 겸손히 동물들에게 배우자
네 번째 계명 - 아이들이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도록 가르치자
다섯 번째 계명 - 현명한 생명지킴이가 되자
여섯 번째 계명 - 자연의 소리를 소중히 여기고 보존하자
일곱 번째 계명 - 자연을 해치지 말고 자연으로부터 배우자
여덟 번째 계명 - 우리 믿음에 자신을 갖자
아홉 번째 계명 - 동물과 자연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돕자
열 번째 계명 -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희망을 갖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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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2-20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희망의 이유, 읽었던 기억이 나요. 참 감명 깊었어요.
 

[연인들을 위한 책 20선]  <1>사랑의 비밀

 

 

 

《사랑하고 있을 때, 세상은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 온갖 빛깔들은 보다 선명하고 나무며 꽃, 잎사귀의 모양은 더욱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대기는 우리를 마취시키는 듯하고 우리의 혈관 속에서 피가 노래한다. 힘들이지 않고 땅 위를 떠다니게도 된다. ―본문 중에서》

모든 인생이 ‘그 후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다’라고 끝날 수 있다면 우리는 더는 ‘사랑’에 관해서 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랑은 언제나 충족되지 않고 만족을 주는 법도 없으며 완전하지도 않아 보인다. 수많은 시인 소설가 철학자는 오랫동안 사랑에 대해 쓰고 연구했다. 플라톤은 사랑은 완전함에 대한 욕망이며 추구라고 했고, 쿤데라는 사랑이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없는 벽이라고 했으며, 카프카는 사랑이란 어떻게 해서 도는지 조사하기 위해 멈추면 모든 매력을 잃어버리고 마는 팽이와 같다고 했다. 이것으로 사랑의 정의가 충분할까. 프리즘을 통과한 다양한 스펙트럼의 백색 광선처럼, 사랑의 본질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분석하기란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진다.

낭만적 사랑의 역사는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사랑에 빠진 수많은 젊은이가 차가운 우물 속에 몸을 던지기도 하고 다른 사랑을 찾아 방황하기도 하고 방으로 꼭꼭 숨어들기도 했다. 로미오와 줄리엣, 베르테르 같은 문학 속의 주인공들이 유명해진 건 그들에게 사랑은 생명처럼 고귀한 것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저마다의 고유한 ‘사랑의 서사시’를 꿈꾼다. 그러나 실패하는 건 두렵다. 사랑 앞에서도 망설이게 되는 건 그 사람과 하나가 되고 싶은 갈망과 그 사랑의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자유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실패하지 않고서 그 사랑의 문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없을까?

‘사랑의 비밀’은 사랑에 관한 다른 많은 책에 비해 좀 더 분석적이며, 문학적인 상상력으로 사랑에 빠진 사람들끼리 맨 처음 수줍어하며 서로의 손을 잡듯 친밀하고 다정하게 독자를 사로잡는다. 이 책은 ‘사랑의 해부’ ‘마음의 여러 상태’ ‘사랑의 언어’ ‘사랑의 원형들’ 이렇게 네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저자는 역사를 통해서 사랑이 어떤 인식의 변화를 겪었는지, 또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빌려 사랑의 갈망과 심리적인 상징들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그 풍부한 예증이 저자의 사랑에 대한 통찰을 더욱 빛나게 한다.

사랑이란 한 인간과 다른 인간 사이의 차이를 과장하는 이상한 과장일 뿐이라는 버나드 쇼의 냉소적인 말을 믿고 싶지 않은 건 우리는 이미 사랑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경험한 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세상 어딘가에는 나를 위한 단 하나의 예외적인 사람, 낭만적 사랑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사랑에 대한 이런 기대가 없다면 생에 대한 활기마저 다 사라져 버릴 것 같다.

‘사랑의 비밀’은 ‘사랑의 문’으로 들어가는 비밀의 열쇠 하나를 우리에게 건네준다. 150편의 사랑에 관한 시와 250점이 넘는 일러스트레이션과 사진, 그중에서도 특히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저절로 몽환적인 느낌이 들게 하는 에마 터핀의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예기하지 못한 특별한 선물처럼 즐겁다.

조경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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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의 지배자' 앙리 마티스
 

 


 


 


 


 



 

 


 

 


 

 

 


 

 

 


 

 




 


 

 

 


 

 

 


 

 

 


 

 

 


 

 

 


 

 

 


 

 

 


 

 

 


 

 

 


 

 

 


 

 

 


 

 

 


 

 

 


 

 

 


 
니스의 실내 풍경(1920)
마티스의 ‘니스의 실내 풍경, 미스 마티스와 미스 다리카레르’. 작가의 딸 마게리트와 그의 친구가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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