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세월 - 사라진 사람들과 살아남은 사람들
주하아린 지음 / 아마존의나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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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한테서 책을 한 권 받았다. <멈춰버린 세월>이란 제목의 이 책은 2013년 11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있었던 굵직한 일들을 담은 사진과 그에 대한 자신의 감상들이 적혀 있다. 사진이 주를 이루는 책이니 금방 읽을 수 있겠구나 싶어 집어들었지만, 책장은 쉽사리 넘겨지지 않았다. 저자의 시선이 권력이 아닌, 민중을 향하고 있는데다, 그 민중들이 하나같이 짓밟혀지는 민중이었기 때문이었다. 제목에서 짐작했겠지만 90쪽부터 끝 부분까지는 전부 세월호에 관련된 사진들이다. 그러다보니 더더욱, 책장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지난 토요일 미장원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이 책을 읽었는데, 겨우 내 차례가 됐을 때 담당 미용사가 이렇게 말했다.

“감기 드셨어요?”

내가 코를 훌쩍거린 건 지병인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감기 때문은 아니었다. 이 책을 보면 누구라도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눈물주머니가 코눈물관과 연결되어 있는 탓에, 코까지 훌쩍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책의 제목은 꼭 세월호만이 아닌, 다른 뜻도 담고 있다. <멈춰버린 세월>은 대학생들이 시위를 하던 1980년대로부터 30년이 더 지났지만, 아직도 전경과 싸우며 시위를 해야 하는 현실을 얘기한다. 1987년 6월 항쟁의 결과가 이런 것이라면, 시민들이 그토록 열심히 시위를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안산에서 20년을 자란 경희대생 용혜인은 추모 침묵행진을 제안한 혐의로 연행되는데, 거기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300명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것이 죄라면, 저를 잡아가십시오. 침묵하며 추모하는 것이 죄라면, 저를 잡아가십시오.” (142쪽)

그 글을 읽으면서 사진을 보는데, 그저 한숨만 나온다. 훌륭하신 총리께서 세월호 유족들에게 줄 보상금에서 장례비를 삭감하라고 지시한 뒤 이런 일도 있었단다. “친구의 빈소를 찾은 아이들이 가족들의 보상금이 줄어들까 물 한모금도 안마시고 가기도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47쪽) 정말 부끄럽다. 이런 나라를 만들어 놓았으니 말이다. 


42쪽에는 난독증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잘 나타내주는 일화가 있다. 2013년 12월 31일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40대 남자가 국정원 특검과 박근혜 사퇴를 외치며 분신자살했다. 그는 이런 유서를 남겼다. 

“...공권력의 대선개입은...책임져야 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던 그 양심이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이 아니길 바랍니다.”

놀라운 것은 이 유서를 읽은 경찰이 이 남자분의 자살이유를 “경제적 문제와 가족의 질병 등 신변을 비관하여 자살했다”고 밝힌 점이었다. 우리는 각종 집회를 통해 경찰이 숫자에 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 만 명 모였다 싶은데 경찰이 200명이라고 발표한 적이 어디 한두 번인가? 그런데 수를 못 세는 것도 모자라 난독증까지 있다니, 우리 경찰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책의 기록은 2014년 11월로 끝이 난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그 후 이어질 사진들도 책에 나온 1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임을.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물어야 한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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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14-12-30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14 알라딘 서재의 달인을 위해 막판 뒤집기를 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잘 할걸, 이틀 남겨놓고 이게 뭔가 싶네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렵니다. 달인 앰블럼은 소중하니까요

다락방 2014-12-30 08:51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서재의 달인.....발표났는데요....

http://blog.aladin.co.kr/zigi/7280420

무해한모리군 2014-12-30 09:10   좋아요 0 | URL
ㅠ.ㅠ

마태우스 2014-12-30 09:17   좋아요 0 | URL
윽, 다락방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재달인이 11월 30일까지 성적을 가지고 결정되는 거더라고요 흑흑흑. 다락방님 달인이라고 저를 멀리하심 안됩니다...ㅠㅠ

무해한모리군 2014-12-30 0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후기만 읽고도 눈물이 나네요.마태우스님 달인되기를 응원합니다♥♥

마태우스 2014-12-30 09:18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이 응원해주셨는데 흑흑. 내년을 노릴게요

paviana 2014-12-30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아이들..ㅠㅠ
진짜 착하죠. 부모님들이 꼭 밥먹고 가야 된다고 친구랑 너희들이 먹는 마지막 밥이라고 설득해서 밥 먹여 보내셨다고 하네요.
에이 마태님 나빠요. 아침부터 삼실에서 눈물 뚝뚝....


마태우스 2015-01-04 22:27   좋아요 0 | URL
글게 말입니다. 아이들의 그 마음이 그냥 유지되지 못하는 게 우리 사회죠..ㅠㅠ

레와 2014-12-30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이 현실이 계속 될까봐 두렵습니다.

ㅜ.ㅜ

마태우스 2015-01-04 22:26   좋아요 0 | URL
이상하게 계속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ㅠㅠ

blanca 2014-12-30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한해는 정말...한숨이 나오는 한해였던 것 같아요. 잊었다가도 아이들 생각하면 가슴에서 자꾸 치밀어 올라서.. 그런데 댓글이 ^^;; 저 웃음 터졌어요.

마태우스 2015-01-04 22:26   좋아요 0 | URL
하하, 서재달인 앰블럼이 4개나 있으니 그걸로 만족해야죠^^ 블랑카님 올 한해 잘보내세요

Mephistopheles 2014-12-30 17: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사실은 저런 어처구니없는 망발과 거짓말을 하는 높으신 분들의 내적인 마인드는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이며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엘리트....라고 열심히 자기최면을 거신다는 거죠. 제 3자가 본다면 참 재미있는 인간형으로 보일 것 같아요.

마태우스 2015-01-04 22:26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신이 있다면 저들을 가만 놔두지 않았을텐데, 아무래도 없는 것 같아요...

페크pek0501 2014-12-31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엔 국민들을 슬픔에 빠지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그런데 마태우스 님...
저도 서재의 달인에 뽑히지 못했어요. 작년엔 뽑혔는데 그땐 운이 좋았나 봐요. ^^


마태우스 2015-01-04 22:25   좋아요 0 | URL
앗 페크언니도요. 흠흠, 기준이 좀 강화된 모양이군요. 내년엔 꼭, 같이 뽑힙시다
 
대통령과 종교 - 종교는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백중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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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종교가 없다. 개인적으로 하느님을 믿고, 어려울 때마다 기도를 하긴 하지만-우리 팀이 이기게 해주세요 같은-교회나 성당에 나가지 않게 된 건 꽤 오래 전이다. 어릴 적에는 어머니의 강압에 못이겨서, 좀 더 자라서는 주위 친구들의 강압 때문에 성당에 드나들긴 했지만, 그때도 강한 믿음 같은 건 없었던 것 같다. 결혼을 하고 아내가 갑자기 영세를 받겠다고 할 때 무지하게 걱정을 했던 이유도, 아내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에는 나를 꼬드겨 일요일마다 같이 성당에 나가자고 하지 않을까 하는 공포 때문이었다 (다행히 아내는 영세 후 냉담자로 살고 있다).

 

내가 종교에 비판적인 건 몇 달씩 이어진 종교활동을 순전히 강압에 의해서 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살면서 자신의 생각을 강화하기 마련이라, 난 이 땅에서 살면서 종교의 부정적 측면을 더 보려고 노력했고, 그러다보니 점점 더 종교를 싫어하게 됐다. 공격적인 전도는 물론이고 비리까지 저지르는 종교를 어찌 좋아할 수 있겠는가? 특히 우리나라의 종교, 특히 개신교는 매우 권력지향적이기까지 하다. 그들이 지지했던 대통령들이 타의 모범이 됐다면 종교에 대한 편견이 조금은 누그러졌을 테지만, 그분들은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진 않았다. <대통령과 종교>는 역대 대통령과 종교의 관계를 분석한 책으로, 종교의 관점에서 본 우리나라 역사쯤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러다보니 흥미로운 일화들이 꽤 있다. 예를 들어 군인들이 불교계를 유린했던 10.27 법난은 이 책에 의하면 불교계가 전두환 장군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지 않은 데 대한 보복이었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두환이 위기에 몰리자 백담사로 들어간 건 참 아이러니한데, 법난이 있고 난 17년 뒤, 전두환은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이던 송월주 스님과 만났다고 한다. 당연히 과거 법난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전두환이 이렇게 말했단다.

“아랫사람이 했고, 몰랐지만 대통령으로서 미안합니다.”

영부인의 아이콘인 이순자 여사의 말, “보안사서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119쪽)

송월주 스님은 이에 대해 이렇게 일갈했다. “무엇을 따지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만, 그건 맞지 않은 말들입니다.”(119쪽)

 

이 감상문의 제목이 ‘크리센도’인 것은 이승만부터 시작해 장면, 박정희 등으로 이어지는 과거 얘기가 나올 때만 해도 담담하게 읽었지만, 시대가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에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뛰었기 때문이다. 이런 걸 보면 난 참 이명박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아무튼 개신교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당선된 이명박은 그 기대에 값하는 일들을 많이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뜬 연예인이 바로 미녀배우 고소영이지 않은가? (강부자도 뜨긴 했다만). 훌륭한 장로님을 대통령으로 만들었지만, 안타깝게도 개신교는 지금 앞날을 걱정하고 있단다. 개신교의 신도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까지 개신교가 한 일들을 생각할 때 개신교의 쇠퇴는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게 만드는 큰 요인이다. 286쪽을 보면 개신교가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이유가 “종북세력을 비판할 수 없고, 교회에서 동성애를 죄라고 가르칠 수도 없다”는 것인데, 정말 큰일이다. 이러다 온 국민이 종북이 되고, 많은 이들이 동성애에 빠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개신교가 좀 더 융성해서 이 나라의 안보와 젊은이들의 사랑을 지켜낼 수 있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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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4-12-30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멘~~~~

마태우스 2015-01-04 22:25   좋아요 0 | URL
이럴 땐 나무아미타불로 답변하는 게 예의인 듯...^^

2014-12-31 14: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04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Ralph 2015-01-19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교도 휼륭한 종교인데.. 알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마태우스 2015-01-24 23:59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2014년은 생애에서 가장 바쁜 한해였다 (특히 10월과 11월은 죽음의 두달이었다).

방송으로 인해 올라간 인지도 덕분에 여기저기 강의를 나가다보니 어느새 한해가 다 가버렸다.

하루이틀 간격으로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야 하는,

그러면서도 심심치 않게 외부강의를 나가는 지금이라고 해서 사정이 나은 건 아니다만,

그래도 가끔씩 빈날이 있는 12월 달력을 보니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어젠 동아리 동기가 동기모임 날짜를 정하자고, 너만 카톡이 없어서 이렇게 묻는다면서

1월 중 안되는 날짜를 꼽아보란다.

세상에, 내가 말해준 날짜는 불과 이틀이었다.

나머지 28일이 다 시간이 된다는 얘기, 최근 2년 사이 이런 여유는 처음이었다.

내가 강의하는 게 대부분 고등학교, 대학교고,

1월달엔 그네들이 다 방학을 해버리니 강의가 없는 덕분이다.

물론 강의 한번에 얼마라도 강사료를 받았던 터라 당분간 수입이 좀 줄긴 하겠지만,

텅 비어버린 1월 스케쥴에 미소가 절로 난다.

지나치게 잦은 강의는  강의의 질을 떨어뜨리고, 강사로서의 수명을 깎아먹는데다

다른 취미활동을 못하게 만든다.

그간의 내 삶은 너무 단순했다.

강의준비--> 다음날 강의-->밤늦게 와서 다시 다음날 강의준비--->....

돌이켜보면 이 힘든 나날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고3도 아닌데 새벽 2시, 3시까지 안자고 일을 한 적이 부지기수였다.

할일에 치여서 혹시 내가 아프지 않을까를 걱정하고,

혹시 지인이 부친상이나 모친상을 당하지나 않을까를 걱정했다.

실제로 친구 아버지의 부음소식을 전해듣고 "조금만 더 버텨주시지, 왜 하필 이때!"라고 절규하기도 했다.

내가 왔다고 좋아서 꼬리를 치는 강아지들과 놀아주지 못하는 게,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영화한편 같이 보지 못하는 게 너무 미안했다.

늘 강의록 보내달라는 주문에, 글 마감에, 책 원고 독촉 메일에 쫓기며 살았다.

돈을 아무리 번다해도 이건 내가 원하는 삶은 분명 아니었다 (돈을 별로 벌지도 못했다는 게 함정...ㅠㅠ)

 

방송을 거의 그만둔 지 석달 정도가 지났다 (아직도 종편에서 섭외가 오긴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명멸하는 방송계에서 석달이면 엄청나게 긴 시간이라

사람들도 더 이상 날 알아보지 못한다.

한때 알아봐주는 것에 희열을 느끼기도 했지만,

지금은 타인으로 스쳐보내주는 것이 훨씬 더 좋다.

앞으로는 지난 2년처럼 살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을 했다.

내년부터는 그간 거의 못나간 테니스 클럽도 나갈 것이고,

연간 30권 정도로 떨어져버린 책읽기도 원래대로 회복할 것이다.

계약만 하고 쓰지 않은, 그래서 글빚으로 남아있는 책 원고도 부지런히 써야겠다.

갑자기 얼마 전 영화로 개봉됐던 <나를 찾아줘> 생각이 난다.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영화로 꼭 보고 싶었는데,

겨우 짬이 나서 예매 사이트를 갔더니 영화는 이미 내려간 뒤였다.

그게 너무 아쉬웠지만, 그 책의 제목처럼 내년에는 원래의 나를 찾으려고 한다.

일보다 인간관계를 훨씬 더 소중하게 여겼던 예전의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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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4-12-10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그렇습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스타로 반짝거리는 삶을 산 아이돌 하이틴 스타들이 점차 자기에게 비춰주는 스폿 라이트가 줄어드는 걸 불안해 하다. 내면적인 고뇌를 거쳐, 스타가 아닌 진정 배우가 되는 스토리...

(자 이제 영화 찍으세요 마태님.... 레디 액숀!)

마태우스 2014-12-10 17:36   좋아요 0 | URL
어머나, 제가 진정한 방송인이 되는 과정이군요!! 피부손질 다시 시작해야겠네요^^

세실 2014-12-10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환영합니다^^
이제 알라딘에서 자주 뵙겠네요~~
종편에서 뵈어도 좋겠지만... ㅎㅎ
방학동안 에너지 충전하시길요.

마태우스 2014-12-10 17:36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제가 종편은 나갈 수가 없구요 기냥 알라딘에서... ^^ 미모는 여전하시죠??

바람돌이 2014-12-10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리딘을 등한시한 동안 어찌나 마태님이 잘나가시는지.... 가끔 tv채널을 돌리다 마태님을 발견하고 팟캐스트 듣다가 또 목소리를 듣고, 심지어는 우리 애 국어 참고서적에도 등장하시고.... 애 학교 교과서 말고 다른 국어 교과서에 마태님 글이 실렸던걸요. 세상에 교과서라니요. ^^ 책 보다가 애보고 야 엄마 이사람 알아 하면서 자랑도 하고.... ㅎㅎ
어쨌든 제가 다 뿌듯했습니다.

하늘바람 2014-12-10 12:14   좋아요 0 | URL
저두요. 저두요.

마태우스 2014-12-10 17:37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교과서라뇨. 이런 글은 써선 안된다는 반면교사로 등장한 건 아닐까요...?? 암튼 제가 님을 잠시라도 뿌듯하게 했다니 좋네요 호호 하늘바람님도 안녕하셨어요. 애가 무럭무럭 자라니 이미지 사진도 자주 바꿔야겠어요...!

하늘바람 2014-12-10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그래도 바쁘신데 서평과 페이퍼 쓰시는거보며 대단하시다 했어요.

마태우스 2014-12-10 17:38   좋아요 0 | URL
아유, 서평, 페이퍼 둘 다 거의 못썼어요. 알라딘 서재달인은 물건너간 게 아닌가 걱정...ㅠㅠ

blanca 2014-12-10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방송에서 얼굴 뵙긴 힘들어지겠지만 마태우스님의 더욱 알차고 의미 있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격려를 보내요^^

마태우스 2014-12-10 17:38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의 격려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알라딘에서 앞으로 자주 뵙겠습니다

꼬마요정 2014-12-10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의 여유.. 필수입니다요~^^
그래도 사람이 참으로 간사한 게.. 그렇게 겪어봤기 때문에 다시 여유를 찾는 것 같아요. 저도 바쁜 거 싫어서 일을 줄였지요. 스트레스가 많더라구요. 이 좋은 나이에 돈을 억만금을 벌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도 마태님 방송 나오셔서 저도 신랑이랑 가족들한테 아는 사람이라고 자랑했답니다. ㅎㅎㅎ

마태우스 2014-12-10 17:38   좋아요 0 | URL
앗 제가 님한테 자랑거리를 드렸다니 뿌듯합니다 요정님의 요정스러운, 즉 저에게 힘을 주는 댓글, 감사드립니다

조선인 2014-12-11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교과서에도 실렸어요? 우리 딸아이에게 자랑해야겠어요. ㅎㅎ

마태우스 2014-12-24 23:55   좋아요 0 | URL
아 네....어쩌다 그렇게 됐습니다. 결격사유가 많은 글이라 그걸 찾아내도록 하는 용도로 실은 것 같습니다.

2014-12-24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24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무살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사진을 그다지 자주 찍지 않았다.

카메라가 흔하지 않던 시대이기도 했고, 그 당시 날 지배했던 외모 컴플렉스 때문에

사진찍기가 싫었다.

그렇게 계속 살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않게 뜨는 바람에 인터뷰를 제법 하게 됐고,

그 덕분에 30 이전까지 찍은 양의 수백배만큼 사진을 찍게 됐다.

사진찍기는 나한테만 그런 게 아니라 사진사 분들에게도 고역이었는데,

카메라만 들이대면 표정이 확 굳어지는 바람에

그분들이 원하는 장면을 잡아내는 게 무척 힘들었단다.


하지만 베란다쇼를 통해 1년간 카메라 마사지를 받고 난 뒤

난 전문모델 뺨치는 사람이 됐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어쩜 그렇게 자연스럽게 표정이 나오는지,

다들 내 표정에 감동하는 눈치였다. 

얼마 전 멘즈헬스라는 곳과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를 뭘 또해,라며 한번 거절했다가 

두번 거절을 못하는 특성 때문에 결국 수락했는데

머리를 만지고 메이크업을 하는 동안 그들은 걱정했단다.

내가 워낙 수줍은 성격이라 원하는 표정을 잡아내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하지만 막상 카메라 앞에 선 나는 모델계의 야수로 돌변했고,

짓는 표정마다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

"대략 한시간-한시간 반 정도 걸릴 거에요"라는 게 내가 들은 말이었지만

난 이십분도 안돼서 사진을 다 찍어버렸다.

"정말 대단하세요. 강xx. 김xx 선생님은 한시간 훨씬 더 걸렸는데..."

대단한 건 내가 아니라, 나 같은 사람을 모델로 만든 카메라 마사지다.


이건 언젠가 했던 강의 후 찍은 사진....멘즈헬스 사진을 못구해서 대신 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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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리풀말미잘 2014-12-05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이래서 방송물 방송물 하는군요!

마태우스 2014-12-05 22:43   좋아요 0 | URL
그런가봅니다. 근데 그래봤자 님의 발톱의 때만큼도 안된다는..ㅜㅠㅠ

Mephistopheles 2014-12-05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헤어스타일이...살짝 웨이브...아무리봐도 전문코디의 터치가 의심스러운걸요...^^

마태우스 2014-12-05 22:43   좋아요 0 | URL
아 저때는 제가 신경 제일많이 쓸 때여서요... 전문코디가 터치 정도가 아니라 주물러터뜨려서 저리 된 거였어요

하늘바람 2014-12-05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무지 친근한 동네 오빠 얼굴이세요.

마태우스 2014-12-05 22:43   좋아요 0 | URL
동네오빠는 좀 그렇고, 동네아저씨죠 호호호.

다락방 2014-12-05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모델계의 야수님! 으르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태우스 2014-12-05 22:42   좋아요 0 | URL
호호 다락방님의 귀여움은 정말...!! 끝이 어딘가 안보인다는.

blanca 2014-12-05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태우스님 장족의 발전 하셨어요. 화면에서 피부며 표정도 넘 자연스럽고 깨끗해 보인답니다.

마태우스 2014-12-05 22:42   좋아요 0 | URL
그죠? 근데 요즘 방송 잘린 뒤 좀 나태했더니 점점 원래대로 돌아가고 있어요..ㅠㅠ

무해한모리군 2014-12-05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 멋진 남자들만 찍는다는 맨즈헬스!!! 출판되면 꼭 올려주세요... 기대기대~

마태우스 2014-12-05 22:42   좋아요 0 | URL
잉...그게 유명한 잡지인가요. 전 몰랐는디요. 글구 제가 위에서 언급한 김모 같은 분은 외모가 저보다 더 떨어지는디...^^

무해한모리군 2014-12-08 08:58   좋아요 0 | URL
멋지다는건 총체적인거죠! 외모는 일부고 암암암 ㅎㅎㅎ 마태우스님은 멋집니다.

무스탕 2014-12-05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수님이신줄 알았더니 야수님이셨군요. ㅎㅎㅎ

마태우스 2014-12-05 22:41   좋아요 0 | URL
그렇죠 사실 기생충학과가 야수학과에 속해 있어요^^

이진 2014-12-05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맨즈헬스 고모부네 집에 가면 항상 올려져 있는데 잘 찾아보겠습니당

마태우스 2014-12-05 22:41   좋아요 0 | URL
어머나 소이진님 훌륭한 고모부님을 두셨군요^^ 그간 안녕하셨어요...
 












글을 올리고 나서 잠시 서재를 서성이다 단잠님의 글을 읽었다.

그 글을 통해 북플이라는 게 새로 생겼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리고 다음 구절을 읽었을 때는 깜짝 놀라버렸다.


[ 기존 즐겨찾는 서재님들에게 새롭게 '친구신청'을 했는데 아직 '수락'이 내려지지 않은 서재들이 많다는 점이다. '북플'을 사용하지 않는 서재님들일거라 생각된다. (혹은 '완곡한 거절'의 표현인걸까...)



 혹시 기존 서재님들 가운데 북플을 사용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서재관리'-'친구 서재'-'팔로워' 항목을 한번씩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아마 친구추가를 기다리는 서재님들이 있을거라고 생각되네요.]


혹시나 싶어 단잠님이 시키는대로 팔로워 항목을 들어가 봤다.

오, 세상에나.

120명여명의 서재 친구들이 친구신청을 해놓고 있었다.

언제나 든든하게 날 지지해주신 레와님,

이젠 지기지우가 된 다락방님,

그리고 수많은 낯익은, 혹은 낯설지만 닉넴만으로 정겨운 알라딘마을 분들이

내 '수락'을 기다리고 계셨던 거였다.

황급히 수락을 하면서,

내가 수락을 하지 않은 걸 혹시 '완곡한 거절'의 표현으로 받아들이지 않으셨기를 빌었다. 












서재에 글을 쓸 때면 가끔씩 십년 전 생각을 한다.

서재에 이틀간 글을 안썼더니 무슨 일이 있냐고 걱정하는 마을회의가 열렸던 그시절을 말이다.

한 3년 뒤부터는 글을 좀 뜸하게 쓰긴 했지만,

그래도 하루에 한번은 알라딘 서재에 들러 그날 소식을 점검했다.

요즘은 한달 이상 글을 쓰지 않아도

다들 그러려니 한다.

마음으론 알라딘이 내 친정이고,

언제든 와서 징징거릴 수 있는 마음의 휴식처라고 여기지만,

가끔은 내가 여기서 잊혀지지 않을까 겁이 난다.












어쩌다 드는 생각이지만,

내가 너무 멀리 와버렸다고 느낄 때가 있다.

지금 나이쯤 되면 좀 여유있게 인생을 즐기면서

하고픈 일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여유는커녕 하루하루가 너무 고되다.

이 모든 걸 초래하는 원인이 바로 나고,

바쁘다는 건 좋은 거라고 남들이 그러지만,

그게 정말 좋은지 잘 모르겠다.

미생에서 비리를 저지른 박과장에게 장그래가 이런 말을 한다.

"당신은 언제부터 순간을 잃기 시작한 겁니까?"

꼭 내게 하는 말 같았는지 

그 말이 2주 넘게 귓가에서 맴돌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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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4-11-27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좋아요. 컴퓨터를 켜지 않아도 마태우스님 글에 댓글을 쓸수있어서요.^^
저는.. 제가즐겨찾는 서재님들께 친구신청을 하지 않았어요. 왠지 부담드릴까봐서요.
잊힐까봐가 아니라, 잊혀지지 않을까 겁이 난다는 말씀이 와닿네요. 좋은밤 되세요. 마태우스님. ^^

마태우스 2014-11-30 11:03   좋아요 0 | URL
즐겨찾기 이외에 또 다른 뭔가가 생겼다는 게 좀 부담되더라고요. 친구신청을 또 해야 하나 어쩌나 고민중인데, 님의 댓글이 제게 답이 된 것 같습니다. 감사

마립간 2014-11-28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간은 흐르지만 추억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마태우스 2014-11-30 11:03   좋아요 0 | URL
글고보면 마립간님과의 우정도 꽤 오래됐네요. 딱 한번밖에 못뵜지만서도 말입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조선인 2014-11-28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도 알라딘은 친정이에요. 일기나 편지가 쓰고 싶으면 알라딘을 찾게 되는 거 같아요.

마태우스 2014-11-30 11:04   좋아요 0 | URL
그럼요, 든든한 친정이 있다는 건 좋은 거죠.

레와 2014-11-28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은 북플이 낯설어요. ^^;

마태우스 2014-11-30 11:04   좋아요 0 | URL
으...저는 북플을 솔직히 잘 이해하지못하고 있습니다

2014-11-28 2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4-11-30 11:05   좋아요 0 | URL
과거 경험상 잊히는 건 순간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답니다. 사람은 한방에 훅 가기도 하지만, 잊히는 경우도 무지 많더라고요. 암튼 인간적인 건 좋은 거니 감사.^^

2014-11-30 1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30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