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의 사물들 - 개정판
김선우 지음, 우창헌 그림 / 단비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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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부터 월간지에 연재한 글을 책으로 엮은 것으로 이 책이 나온지는 좀 된거 같다. 난 최근에서야 접하게 되었다.

총 20개의 사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쓴 것 같은데, 20가지 모두 우리 주위에 있고 늘 함께하는 물건들이기 때문에 평소 그 사물의 기본 쓰임 외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던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 저자는 달랐다.

 

숟가락을 보고는 세상의 어머니들을 생각하고 먹인다는 의미까지 말하고 있어서 향수를 느끼게 된단고 말하고, 거울을 보고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오래도록 자신의 마음으로 거울을 마주해보라고 건하고 있다.

의자에 앉으면 풍경의 중심이 된다고 하고, 반지를 통해 끼고 빼는 과정으로 인간적인 함의를 담은 약속의 서원들이 덧없음을 깨달았다고 하고, 촛불을 통해 눈물을 흘리는 양초를 볼 줄 알며 그 앞에서는 누구나 시인이 된다고 하고기도의 힘으로 자신의 양식을 만들어가라고 권하고 있다.

못을 보고서 사람이 살아간 흔적을 느끼고, 시계를 통해 스스로 만끽하는 살아있는 시간을 가지라고 권하며, 더운 여름 우리를 시원하게 해주는 부채를 통해서 공간 자체를 새롭게 만들어 준다고 하고 있다.

 

이외에도 손톱깎이, 걸레, 생리대, 바늘, 소라 껍데기, 잔, 쓰레기통, 화장대 등 항상 우리 주변에 있으며 없어서는 안될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주고 있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이 개인적으로 다 와닿지는 않았다. 물론 시작은 그 사물에 대한 인식이지만, 너무 삼천포로 빠진다거나 감상 위주의 흐름으로 치우쳐 가서 논점 일탈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는 작가구나 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고,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당연히 쓰는 물건과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관심 뿐 아니라 다양한 시각과 포용으로 볼 줄 아는 식견을 가지게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라 의미 있다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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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동 사람들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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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잠실동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각자의 상황들을 면밀하게 관찰해서 풀어가고 있다. 읽기 전 차례와 목차를 통해 소제목을 보면 모두 주인공의 이름, 직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식으로 글을 풀어갔을까 궁금함이 들면서 글을 읽기 시작했다.

 

서민들이 살았었던 잠실 주공아파트 단지가 철거되고 그 자리에 재건축된 브랜드 있는 고층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들의 삶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글이다.

 

상황이 힘들지만 정부 지원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도 없어 성매매로 겨우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 서영이, 평범한 가장이지만 서영이와 돈으로 성관계를 하는 허인규, 아이의 교육을 가장 우선시하는 인규의 와이프 박수정, 학부모를 상대로 하는 어학원 상담원 지윤서, 과외교사 김승필 등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이들의 이야기가 각 인물의 시선과 입장에 따라 그려지고 있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났다 싶으면 관계있는 또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다음 편에 나오게 되어 인물에 따라 스토리가 또 달라지는 것이 재밌으면서도 인상적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은 강남 엄마들이라 불리는 극성의 학부모지만, 그들을 둘러싼 아이, 도우미 아주머니, 과외 선생님, 학교의 교사, 학습지 선생님 등 다양한 부류와 계층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녹아들어 있어 읽는 동안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제목이 잠실동 사람들이라 그 지역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어느 곳이나 다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면서 빈부의 격차, 교육을 통한 계층 이동을 꿈꾸는 이들 등의 이야기로 누구나 재밌게? 이 책을 보게 될 것 같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잠실동에 사는 부잣집 아줌마들을 글로써 접했지만 뭔가 위화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아이를 위한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이며, 아직 육아, 교육을 하고 있지 않은 예비 엄마로서 무엇이 옳은지는 진지하게 생각을 해 봐야 될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들 모두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는데, 잘 살고 있는지 묻는다면 글쎄. 이들을 통해 우리의 삶도 한 번 비춰보는 것이 소설의 매력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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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심청 - 사랑으로 죽다
방민호 지음 / 다산책방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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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심청이라는 제목으로 소설이 나왔대서 심청전의 내용을 모티브로 삼아서 새롭게 각색한 글이라고 생각했다.

앵?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심청전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 소설을 쓴 이가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라서 그런지 글이 술술 읽히는 것이 끝까지 읽고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익히 아는 심청전이지만 뒷 얘기가 궁금하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 듯 하지만, 읽는 내내 궁금했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믿기지 않다면 읽어보길 적극 권한다.

 

내가 알고 있던 심청전의 이야기와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면 윤상이 라는 인물의 존재이다. 양반집 대감의 아들이지만 떳떳하게 내세울 수 없는 출생의 비밀 때문에 고뇌하고 힘들어하는 이로 어릴적부터 심청이 곁에서 동네 오빠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인물이다. 이야기 후반부에 윤상이는 심청이를 위해 끝까지 희생하고 끝내 목숨까지 잃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이는 조금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본 지고지순한 사랑의 모습이라 식상하긴 했지만 이 작품의 새로운 점이면서 이런 사랑을 받은 심청이기에 못다한 사랑에 대한 미안함, 안타까움이 절절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 옛 글답게 그 당시의 상황들을 유추하고 당시의 인물들이 했을 법한 이야기로 풀어서 참 재미나게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심청이의 아비 심학규의 전형적인 무능력한 양반의 모습을 새삼 앍게 되었고 그래서 그런지 더욱 심청이의 입장이 이해되고 안쓰러웠으며, 작품 전체의 몰입도가 더욱 높게 나타났다.

 

이 고전소설을 2015년 현대인이 스마트폰과 테블릿으로 작성했다는 후기가 인상적이었다. 그렇다. 갖고 있는 내용은 옛 것이라 하더라도 그 가치를 새롭게 여김으로써 지금의 우리가 또 새롭게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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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 박혜란의 세 아들 이야기
박혜란 지음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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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자녀를 키운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글로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책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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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사장 장만호
김옥숙 지음 / 새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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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대구이다. 더군다나 잘 알고 있는 3공단 인근의 '공단숯불갈비'란다. 읽는 내가 대구 사람이고 3공단, 팔달시장을 익숙하게 알고 있기 때문에 뭔가 친숙한 느낌이라고 할까.

 

장만호는 레미콘 교통 사고로 다리를 잃을 뻔 했지만 큰 행운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고 보상비로 받은 다리값이라고 표현되는 돈 8천만원으로 지인인 형의 공단 숯불갈비를 인수받게 된다. 식당의 위치가 위치인지라 식당은 더럽고 지저분하고 식당으로서의 매력은 없는 듯 했지만, 장사가 잘 되고 가게를 잘 꾸려온 형의 말을 믿고 그 가게를 이어받기로 한다.

 

주위 옆 식당들을 견제하면서 높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함을 느끼고 돼지고기 포를 직접 떠가면서 장사의 기본기를 배우게 된다. 옆 가게의 노하우도 본받을 건 본받으면서 이제 좀 괜찮은 식당이 되어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 가운데 음식의 의미를 새삼 알게되고 한 그릇의 밥을 어떻게 대접하느냐에 따라 식당의 앞길이 달려있음을 배우고 느끼게 된다. 더불어 함께 일하는 식당 아줌마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안쓰럽게 여기면서 그들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매출이 떨어지면서 색다른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다른 여타의 식당들도 다녀가며 매출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이고, 심한 시어머니의 난리 속에 꿋꿋하게 견뎌준 아내에게도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던 중 IMF 사태도 가게 운영이 어렵게 되자 라면보다 싼 돼지갈비라는 이름을 내걸어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가게도 체계적으로 운영해가게 되지만 예전 같은 노조의 황동하와 동업을 하게 되면서 일은 틀어지게 되고 사랑하는 와이프와도 헤어지게 되고 만신창이가 된 채로 유황오리집을 차리지만 그 일 또한 조류독감으로 망하게 되면서 진짜 갈 곳 없고 기댈데 없는 처지가 되버린 장만호씨. 느티나무 식당이란 곳에서 따뜻한 밥 한 그릇 먹으면서 다시금 삶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불태우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 작품은 끝이 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으며 TV에 자주 나오는 대박집 같은 경우 그렇게 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을 알지만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정말 그게 꿈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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