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의 여왕 - 아싸! 내 인생이 달라졌어요
이케다 교코 지음, 서명숙 옮김 / 넥서스BOOKS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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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때는 급하게 사서 이 책이 만화 형식으로 되어 있는지 몰랐다.

그런데 이 책 재밌네. 물론 어떤 대단한 스토리를 예상하는 자들에겐 미안.

생각지 못했던 전개라서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휘릭 보았다는 말이다.

 

정리가 안되어 쓰레기더미같은 집에서 살아가던 중,

도저히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걸 느끼기라도 한 듯

정리를 시작하는데...

이제까지 살아왔던 그 습관이 어디로 갈까.

정리를 시작한들,

다음에 볼거야, 이게 꼭 필요할 때가 있을거야, 곧 할거야 등의 다양한 핑계로

그 물건들을 처리하기가 쉽지 않은데.

 

집의 방바닥을 발견하면서 너무 기뻐하고 그러면서 청소 및 정리의 기쁨을 느끼는 주인공의 모습.

 

물론 이 카툰은 허구이며 심하게 과장되게 표현한 감이 없지 않지만

정도의 차이로 정리가 안된 방, 집에서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나름의 의미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나도 이 책을 읽는 즉시 바로 가스렌지의 묵은 기름때를 빡빡 지웠다는.

다 하고 난 다음의 그 개운함. 이래서 청소한다니까. 

 

다만 눈에 보이는 청소, 정리에만 국한 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묵은 무언가를 버리고 훌훌 털어버릴 줄 아는 그 무엇이 필요한 새해가 된 며칠안되는 즈음에 읽기에 괜찮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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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 - 2013 제37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이재찬 지음 / 민음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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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아빠에 예쁜 전형적인 엄마를 둔 방인영.

아빠의 외모와 엄마의 머리를 물려받아 외모도 성적도 영 형편없다.

아빠의 무궁한 돈으로 아무리 학원을 다니고 과외를 해 봐도 영 글쎄올시다.

만족스러운 것이 하나 없는 그녀의 삶은 엄마의 눈을 피하기에 급급하다. 그게 유일한 낙이고 잠시나마 숨을 쉴 수 있는 틈이다.

스스로를 잘 알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온갖 궁리를 다 하던 참에 모래의 남자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부모를 죽이게까지 이르는데....

 

분명 이 소설은 자신의 부모를 죽인 패륜아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데, 스릴러나 공포 범죄 류의 카테고리로 보여지지 않는다. 너무나 술술 쉽게 읽히고 방인영의 삶이 이해가 될 법도 하다. 공부는 하지만 쉽게 성적은 오르지 않고 자신의 미래는 막막하며 현재는 더 엉망이다. 이 모든 것은 원인은 나를 낳은 부모 인 것 같고.

그렇다고 그녀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아무리 자신을 망친 농사라고 말한다고 부모를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더구나 장례식이 끝난 뒤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일과되게 슬픔이 없다. 무엇이 제대로 된 부모 자식간의 관계인지 모르겠지만, 한 터럭만큼의 인간성도 찾아 보기 힘들다.

부모가 남긴 돈과 전유물들을 쉽게 자기 것인 듯 쓰고 향유하고 앞으로 자신의 삶이 염려되어 살인청부자에게 자수를 말리고... 게다가 어처구니 없게 삼촌이 살해를 인정하고.

이게 뭐야?

그럼에도 이 글은 너무나 밝고 솔직하고 명쾌하다.

 

글이 쓰여진 것이 너무 발랄하고 가벼운 청소년 소설같은 느낌이라 부모를 죽이는 설정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내가 너무 단순했나 싶다.

이런 스토리를 그럴싸하게 풀어낸 작가가 신기할 뿐이다.

이 글을 읽는 방인영 나이 또래의 아이들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세대차가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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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여행자들 오늘의 젊은 작가 3
윤고은 지음 / 민음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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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나의 재난 여행은 그녀의 회사에서 자리가 녹록하지 않은 것에서 시작된다.

 글쎄. 이 여행을 시작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있지만, 영 석연찮다. 무이로 여행을 떠난 요나는 여행 제작 디자이너라는 것을 숨긴 채 여행을 하면서 왜 이 여행이 없어질 대상에 있게 되었는지 확인하게 된다.

 

 우리도 여행을 하다보면 여행사에서 전해주는 안내와 자료와는 다름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그 경험이 예상치 못했던 서프라이즈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상상했던 것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 나라 및 그 곳에서의 추억은 추억이 아니라 악몽이 되어버리고 만다. 요나가 선택한 이 여행은 재난의 결과물이 눈 앞에 보이는 그런 여행인데, 글쎄 너무 예전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그 곳은 그런 재앙이 있었던 곳이었나 할 정도로 의미 없게 변해버린 것이다.

 

이동 중에 요나는 일행과 헤어지게 되면서 이 책은 제대로 된 이야기를 맞고 있다. 곤란한 상황에 처한 요나는 어쩔 수 없이 리조트를 다시 찾게 된다.

그런데 가이드와 함께 했던 여행객으로 접했던 그 곳, 그 곳의 사람들, 리조트는 온데 간데 없다. 게다가 무이는 다 연출된 곳이었던 것이다. 하나하나 알게 되면서 두려워지기 시작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함께 있던 작가가 쓴 글을 보면 암담하기까지 하다. 믿을 이도 없는 그 곳에서 요나는 무사할까.

 

여행이라는 것이 낯선 곳에서의 경험이라 설레임도 있고 걱정도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여행은 두려움이 전제로 된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그런 시간이 연속으로 이어져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그런 곳이라 믿었던 그 곳이 진짜가 아닌건 아닐까. 그럼 무얼 믿고 우리는 괜한 낭만을 느끼면서 여행을 했던 것일까. 잠시 섬뜩해졌다.

 

묘한 책임에 분명하다. 여행이다 보니 글이 술술 읽혀지긴 했지만, 떫은 맛이 나는 무언가를 맛본 느낌. 이게 이 작가만의 독특함이라고 이해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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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일기장 - 만화가 박재동, 아버지의 오래된 일기장에서 부정父情을 읽다
박일호 일기, 박재동 엮음 / 돌베개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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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쓴 사람은 아버지 박일호.

이 글을 책으로 엮은 이는 큰아들인 박재동.

아버지 박일호는 교사였으나 폐결핵, 간경화로 만화방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며 살았다.

투병, 궁핍의 역사라도 개인의 삶을 기록하는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하여 이런 글을 남기게 된 것 같다. 중년에서 노년으로의 과정이 보여져 있어 인간이자 가장이자 남편이자 아빠인 모습이 여실이 들어 있어 가슴 짠한 부분들이 꽤 많았다.

그리고 자식들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정이 애틋해서 읽는 내내 우리 아빠를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이 책을 엮은 이는 한국 시사만화계의 대부인 박재동인데, 아버지의 글 중간중간에 그림을 그려 글들이 제대로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좋은 글에 알맞은 그림이라 그림이 더 인상적인 느낌까지 받게 되었다.

 

누군가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는 느낌이 들었지만,

읽으면서 아슬아슬한 것이 아니라 참 따뜻하게 훈훈하게 읽고 보게 된 것 같다.

 

나도 아주 조금씩 짧게 짧게 하루의 일과를 적곤 하는데, 표현력이 아직 많이 부족해 이런 그럴싸한 글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다.

그래도 삶의 기억을 추억만이 아니라 글로 볼 수 있다는 것도 의미 있는것이라 생각 될 때 일기, 쪽지, 메모 등의 모든 것들이 다 역사가 되고 그 개인의 역사가 모여 의미있는 또 무언가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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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1916-1956 편지와 그림들 - 개정판 다빈치 art 12
이중섭 지음, 박재삼 옮김 / 다빈치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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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결혼의 여신에 적절한 책 인용. 소박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참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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