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간다의 그 유명한 담배를 든 여성의 뒷모습이다


지금 이 세계는 프로파간다에 의해 움직인다고 해도 거짓이 아닌 세계가 되었다. 이렇게 ‘선전’을 통해서 대중의 마음이 움직이는 세상은 오래전부터였다. 지은이 ‘에드워드 버네이스’는 선전의 아버지라 불리며 프로이트의 조카라는 점도 자신을 알리는데 한몫을 했다.


유튜브가 세상에 도래하고 나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새로운 단어 ‘바이럴’도 이 사람, 에드워드 버네이스가 탄생시켰다. 선전은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되는데 버네이스는 부정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모든 분야에 사용되는 프로파간다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소설만 그동안 읽어서 그런지 너무 어렵다. 단어도 어렵고 내용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아마 대부분이, 일반 대중은 거의 모두가 프로파간다에 알게 모르게 흡수되어 있다. 한 번 프로파간다에 빠져들게 되면 아마 빠져나오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프로파간다를 잘 보여주는 책 표지


여기 ‘땡전뉴스’라는 게 있다. 모두가 봤을 ‘서울의 봄’의 그 전두광, 그가 집권했을 무렵, 밤 9시만 되면 뚜 뚜 뚜 땡 하면서 맨트가 “전두환 대통령~”라고 시작을 했다. 거의 신격화시켰다. 이렇게 신격화시키는 프로파간다 방법으로는 책에도 나오지만 거대한 그림 같은 것들이 있다. 북한의 김정은이 백마를 탄 그런 큰 그림이나 히틀러의 거대한 그림 같은 것들이다.

 https://youtu.be/SZwWwAUMNsg?si=h3_KNc0wase_2SMm


히틀러의 옆에는 파울 요제프 괴벨스가 있고 괴벨스는 대표적인 프로파간다이다. 땡전뉴스에서 전두환 집권 시절 9시만 되면 ‘뚜 뚜 뚜 땡~ 전두환 대통령~~’ 이걸 바로 괴벨스가 만들어 낸 것이다. 히틀러가 집권 당시 전 국민에게 작은 라디오를 배포하고 9시만 되면 뚜 뚜 뚜 땡 하고 나면 히틀러 어쩌고 하면서 독재자 중심의 방송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괴벨스는 날 때부터 골수염인가? 때문에 다리를 절게 되는데 가난 때문에 수술을 받지 못해 결국 다리가 나을 수 없게 되었다. 가난으로 인해 아버지가 대학교 학비를 대줄 수 없다는 말에 괴벨스는 자신이 알아서 학비를 벌겠다 했다. 그는 키도 크지 않아서 160 정도 되었는데 대학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녀와 순수하게 사랑을 하지만 그녀의 집안에서 반대를 한다.


그녀가 부자와 결혼을 하는 것을 보고 괴벨스는 그녀에게 화가 나서 유서까지 쓰면서 결혼을 반대했다. 괴벨스는 자신 같은 노동자는 죽어라 일을 해도 돈이 쉽게 벌리지 않는데 자본가 유대인들은 펑펑 노는 거 같은데 큰돈을 벌어들이는 것에 큰 분노를 느낀다.


후에 히틀러가 법정에서 하는 연설을 듣고 반해 버려 그에게 다가가서 그의 오른팔이 되어서 유대인 징벌과 독일 정복을 위해 언론을 장악한다. 그게 정권이 국가와 국민을 잡으려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지금 현재 대한민국도 언론 장악, 그런 비슷한 세계가 되어 간다.


괴벨스는 프로파간다로 많은 것을 만들었는데 주인공이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도 괴벨스가 만들었다. 이전에는 가장 중요한 인사가 먼저 등장했겠지만 괴벨스는 히틀러를 가장 늦게 등장시킨다. 극적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모두가 왜 히틀러가 나오지 않지? 보고 싶은 히틀러를 빨리 불러라 할 때에도 등장시키지 않다가 사람들이 조금씩 화가 치밀 때 그때 히틀러를 등장시켜 사람들을 환장, 환호하게 만들었다.


요즘에는 사라진 극장에서 영화 상영 직전 대한늬우스 역시 괴벨스 작품이다. 정부찬양 뉴스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극장에서 영화 시작 전에 틀어 주는 것이다. 집에서는 뉴스를 선택해서 보지만 극장에서는 전부 몰입해서 보게 된다.


괴벨스보다 더 한 사람이 그의 아내 마그다이다. 괴벨스보다 더 나치였고 히틀러가 죽기 진적 그 사실을 알고 히틀러에게 죽지 말라고 애걸하기도 했다고. 공식적인 아내가 없던 히틀러는 마그다를 내세울 정도로 마그다에 대한 믿음이 강했고 마그다 역시 나치가 되어 목숨을 버리는 것쯤 아무것도 아니었다. 히틀러는 애인과 결혼식을 하고 그다음 날 아내에게 청산가리를 먹여 죽인 다음 자신도 자살을 하는데 죽기 직전 괴벨스에게 전화를 해서 총통 자리를 물려주고 자살을 한다.


공식적으로 하루동안 총통이었던 괴벨스는 다음 날, 1945년 5월 1일에 그 유명한 가족 몰살을 한다. 그때 아직 어린아이들 6명에게 사탕이라며 청산가리를 먹이는데 큰 딸은 그게 뭔지 알고 먹지 않으려고 하지만 억지로 먹는다. 청산가리를 먹는다고 해서 바로 죽지 않는다. 굉장히 고통스럽게 죽는다. 속이 찢어지는 고통으로 거품을 물고 아이들이 벌벌 떠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마그다는 집 앞에 있는 나치들에게 가서 우리가 죽고 나면 전부 불에 태워라고 했다. 죽어서 연합군의 노리개가 되기 싫다며 괴벨스와 함께 죽는다.


여러 매체나 영화, 티브이에도 괴벨스에 대한 이야기가 많으니까 찾아보면 재미있다. 마그다는 히틀러를 너무나 사랑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왜냐라면 괴벨스와 결혼한 이유가 그가 가장 히틀러 가까이 있기 때문이었다. 프로파간다에 흡수되면 왜 빠져나오기 힘드냐면 동네 어르신들이 KBS 9시 뉴스에 대통령이 영국방문 한 장면을 5분 넘게 했는데 그걸 보면서 굉장히 좋아하고 있었다. 아직도 어르신들 중에는 전두환 집권 당시 경제가 발전했다며 찬양하는 사람도 있다.


현재는 기업과 대중의 관계의 프로파간다가 중요하다. 더불어 개인과 개인의 관계 역시 프로파간다에 의해서 움직이거나 소비가 되는 경향이 아주 짙어졌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를 통해서 일인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기능적으로 효율적이지만 부정적인 면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자본주의, 공산주의, 냉전, 이념, 흑색선전 같은 단어가 뜻하는 바를 자세하게 알고 싶으면 프로파간다를 파보면 된다. 미국은 반전 국가였는데 오랫동안 그래왔다. 1916년 우드로 윌슨은 반전 공약을 내세워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미 마터 역시 반전 공약으로 1976년 대통령이 되었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전에서 패하여 폭망 분위기였다. 세계 최강 미국이 아시아의 뭐? 베트남이라는 이름도 모를 나라의 호찌민이라는 할아버지에게 전쟁을 졌다니,라며 충격과 침울한 분위기였다. 더 이상 아시아의 문제에 미국은 신경 쓰지 않겠다 했다.


다음 해인 1976년 지미 카터라는 듣보잡이 나오게 된다. 지미 카터는 당시 정치경력이라고는 조지아주 주지사 4년밖에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상의의원이나 하의의원 경력도 없는. 그런 지미 카터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반전공약 때문이었다. 당시 대한민국에 주둔한 미군철수였다. 주. 한. 미. 군. 철. 수.


한국에 주둔한 3만 명의 젊은 미군을 다 철수시키겠다고 공약하면서 미국 내에서 인기를 얻는다. 제럴드 포드 현직 대통령이 지고 만다. 엄청난 일인 것이다. 그래서 진짜 주한미군을 빼내려고 하고 박정희는 당시 지미 카터를 부르고 박근혜와 마중을 나가고. 이 장면이 유튜브에 컬러로 된 좋은 화질로 영상이 있다.


예전에 지미 카터 이야기를 한 번 했었다. 박정희가 죽고 전두환이 집권을 하면서 지미 카터는 재선을 노리고, 그 사이의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다. 김대중은 감옥이 있고. 그는 감옥에서 정말 죽는다며 눈물까지 흘렸다. 지미 카터가 재선이 되어야 풀려나기 때문이다. 레이건이 되면 사형이 집행된다. 그러나 레이건이 미국 대통령이 되고 눈물을 흘렸다. 그때 전두환이 레이건에게 나를 워싱턴에 불러 전두환 정부를 미국에서 인정해 준다면 김대중을 풀어주겠다고 전화를 건다.


94년 김일성이 죽기 직전 지미 카터가 김일성과 만난 일화가 유명하다. 둘이 보트 위에서 웃으며 앉아 있는 장면을 연출한 사람이 바로 대우의 김우중 회장이었다. 김우중 회장도 어떤 면으로 대단한 프로파간다였다. 이야기하면 너무 기니까 여기에서 그만하고.


이쯤에서 봐야 할 영화라면 '트럼보'다. 미국의 천재 작가 달튼 트럼보의 이야기. 정부의 탄압에서 굴하지 않고 미국 할리우드 명작 시나리오를 썼던 달른 트럼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역시 안성탕면이야!


라면을 끓인 건 순전히 토마토 때문이다. 근 몇 년 동안 일반 토마토를 먹지 않고 대부분 방울토마토만 먹어 왔는데 얼마 전에 일반 토마토를 구입을 했다. 일반 토마토지만 방울토마토보다는 큰데 우리가 알고 있는 토마토보다는 좀 작은, 그런 토마토였다. 그러니까 한 세 번 베어 먹으면 다 먹어지는 정도의 토마토다. 근데 너무 맛있는 것이다.


방울토마토도 요즘은 너무 달아서 이거 뭐야? 할 정도가 되었다. 좀 가격이 저렴한 방울토마토는 아따 마 정말 맛에서 멀어졌고. 그래서 중간 토마토를 먹었는데 예전 어린 시절 여름에 엄마가 쑹덩쑹덩 썰어서 설탕을 착 뿌려주던 그런 토마토의 맛이었다. 그래서 우걱우걱 하루에 한두 개씩 먹게 되었는데.

이걸 다시 사러 갔더니 없었다. 그래서 큰 토마토를 구입했다. 야심 차게 한 입 콱 깨물었는데 너무 딱딱했다. 그리고 맛이라고는 어후. 맛이 없어도 이렇게 맛이 없을 수 있을까. 그냥 산에서 뜯은 풀을 먹는 맛이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걸 다 먹으려면 라면에 넣어서 같이 끓여 먹는 수밖에 없다. 일단 라면에 들어가서 같이 폴폴 끓게 되면 맛있게 된다.


내가 라면을 많은 종류를 먹어본 건 아니지만 몇 종류 먹어본 내 나름대로의 결과 계란을 풀어 먹기 에는 안성탕면이 최고다. 안성탕면에 계란과 파가 잘 어울린다. 거기에 토마토를 넣어서 끓였는데도 맛있다. 저기 하얀 거, 살포시 드러나는 저 하연 저거, 저건 바로 떡국떡이다. 젓가락으로 휘저으면 넙치처럼 바닥에 떡국떡이 먹음직스럽게 붙어 있다.


라면은 언제 먹을 때 가장 맛있을까. 지금이다. 바로 지금 먹는 라면이 제일 맛있다. 이렇게 맛있는 라면을 먹으며 그만 실수를 한 것이 뉴스를 보고 말았다는 것이다. 뉴스를 절대 보지 않으려고 정말 애쓰고 있는데 느닷없이 불어 닥치는 바람처럼 뉴스를 보고 말았다. 사흘 만에 행정업무는 다시 망가졌고, 빠니통렬은 헤헤 즐겁게 해외에 있고, 한국에서 열심히 이전에 행정업무 마비되었을 때 원인을 찾고 있을 줄 알았던 장관은 여기에 없고, KBS 뉴스에서는 영국방문한 장면을 5분 넘게 보여주고, 네이버 사회면에도 정작 나와야 할 뉴스(마약에 관련된 검사 의혹 뉴스는 1도 보이지 않는다)보다는 황의조 이야기만 도대체 몇 꼭지야. 세계에서 제일 물가가 비싼 뉴욕에서 파는 식빵보다 한국에 7배인가 더 비싸고. 정치인과 장관은 지방을 다니면서 총선에 관련된 행보를 하면서 전부, 모두 다, 국민을 위해서라는 말을 하는데 지금 현재 뉴스에 나오는 정치인들의 말과 행보에 국민은 전혀 없다.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의 무시무시한 대사가 떠오른다.

"밖에 나가 보세요, 바뀐 거 하나도 없습니다. 세상은 그. 대. 로. 야."


좀 이상한 한국에서 무너지지 않고 매일 열심히 한국을 굴려가고 있는 일반인들, 국민들이 대단할 뿐이다. 개콘이 다시 나왔지만 왜 망하는지 정말 잘 보여주는 요즘이다. 영화가 왜 사람들의 관심을 잡아당기지 못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뉴스가 매일 쉬지 않고 흘러나오고 있는 요즘, 안성탕면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유튜브를 뒤져 레이를 보자. 레이를 보면서 그냥 행복하자.


레이 아가씨 T예요? 큐티? 프리티? 애프터눈 티~☕️ https://youtu.be/rWY98qqgrBs?si=RWYZ3ifFOGIhx8Kf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지난번 생활 속 오류들에 이어 오늘도 생활 속 오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지난번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딱히 과학적이거나 정확한 통계는 없다. 그저 생활 속에서, 나의 주위에서 또는 나에게 일어나는 일상 속 오류를 말하는 것이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귤이 언젠가부터 당도가 강해서 별로라는 글을 한 번 쓴 적이 있는데 – 그래서 쎄그랍고, 씨그러운 옛날의 귤이 지금의 당도가 강한 귤보다 낫다고 했는데, 누군가 댓글에 귤 농민들을 다 죽이는 글이라며 비난을 엄청 하고 갔는데 오버는 하지 말자는 것이다. 모든 과일이 전부 당도가 강한데 겨울 한 철 먹는 귤 정도는 그렇게 달지 않아도 괜찮잖아.


오늘 이야기할 오류는 “어? 내 귀가 왜 그래?”이다. 내 귀가 왜 양쪽이 이렇게 다르지? 같은 말을 많이 듣는다. 자신의 한쪽 귀가 다른 쪽 귀에 비해 많이 눌려 있거나 위치도 수평이 아니라 다른 쪽 귀에 비해 밑이나 위로 올라가 있다.


뭐야? 도대체 양쪽 귀가 왜 이렇게 달라?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양쪽 귀가 똑같기가 사실 참 힘들다. 양쪽 귀가 같아야 정상인데, 양쪽 귀가 똑같으면 그게 좀 이상하다. 무슨 말인가 한다면 보통 대부분의 사람은 한쪽으로 누워 잔다. 그러다 보면 누운 쪽 귀가 눌려 있다.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귀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통감이 없다. 그래서 귀를 많이 뚫어도 아픈 줄 모르고, 엄지와 검지로 귀 앞뒤를 있는 힘껏 눌러도 전혀 아프지 않다. 마치 “그래? 한 번 해 볼 테면 해봐”라는 식이다. 그런데 머리는 몸에서 가장 무겁다. 책상에 엎드려 팔베개를 하고 잠이 들면 10분 만에 팔이 저려 일어나야 한다. 그만큼 무거운 머리가 피를 통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서운 머리로 매일 7시간에서 8시간씩(뒤치닥 거리기도 하지만) 귀를 누르는데, 아프다 소리도 지르지 못하는 귀는 그대로 머리의 무게에 눌릴 수밖에 없다.


보통은 머리카락으로 귀를 가리고 있으니까 양쪽 귀에 대해서 평소에 아무 생각이 없다가 귀를 드러내고 정면에서 보면 어?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손거울로 귀를 볼 때에는 귀가 잘 보이도록 얼굴을 약간 돌려 귀를 본다. 증명사진을 찍듯 정면으로 머리를 걷고 정확하게 보면 귀는 양쪽이 짝짝이다. 오른쪽 귀가 왼쪽 귀보다 약간 위에 붙어 있는 경우도 있고, 모양이 완전히 다른 경우도 있고, 한쪽 귀가 뭔가를 움켜잡듯 오므라든 귀도 있다.


여기에서 우리의 오류가 발동한다. 그렇게 양쪽 귀모양이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오류다. 자신의 상황을 난생처음 접하기 때문이다. 양쪽 귀 모양이 달라지게 되는 건 한순간에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닌데 오늘 뭔가에 의해서(그 뭔가는 딱히 정해져 있진 않지만) 그렇게 달라졌다는 오류를 행한다. 이렇게 귀모양이 양쪽이 다르게 되는 건 긴 시간 동안, 오랫동안 꾸준하게, 매일매일 서서히 귀 모양이 그렇게 달라지게끔 생활을 하고 있어서 그런 것이다.


인간의 몸이 왼쪽 오른쪽이 같아야 정상이겠지만 같으면 그건 너무나 이상하다는 거다. 양쪽 귀모양이 다르듯 목길이도 왼쪽 오른쪽이 대부분 다르다. 습관 때문이다. 여러 잘못된 습관이 있겠지만 대체로 한쪽으로 음식을 씹는 습관이 목길이를 왼쪽 오른쪽 다르게 하고, 한쪽으로 턱을 쏠리게 만들고, 입꼬리를 한쪽으로 올라가게 만들고, 입술이 한쪽이 더 길게 된다.


솔직히 양쪽으로 골고루, 한 번에 스무 번 이상씩 음식을 씹어 먹을 수가 없는 현재다. 일단 양쪽으로 골고루 씹으려면 먹는 음식이 그만큼 씹을 수 있는 음식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멸치볶음이라든가. 고사리무침, 스테이크(레어면 좋지만 다 익어도 많이 씹을 수 있는)나 장조림, 생당근처럼 입에서 오랫동안 씹을 수 있는 음식을 자주 먹어야 하는데, 주로 찾는 식당에서 먹는 음식들이 대부분 입안에서 잘 허물어지는 음식들이다. 스파게티, 부대찌개, 설렁탕, 어묵, 만두 등, 그리고 정크푸드 – 햄버거나, 감자튀김 같은 음식을 주로 먹기 때문에 몇 번 씹지 않고 넘긴다. 그렇게 대부분 한쪽으로 씹을 수밖에 없다.


‘콩나물무침밥’ 같은 음식을 파는 식당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주위에는 일단 존재하지 않는다. 문을 열고 나가면 대부분 분위기 좋은 스파게피, 파스타, 돈가스 가게들이 죽 나올 뿐이다. 기사식당에서는 많이 씹을 수 있는 음식이 가득 하지만 기사식당을 찾아서 먹으러 가지 않는 이상 힘들다. 주위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 중에서 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편의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심각김밥에 컵라면은 정말 천상의 맛이지만 많이 씹을 수는 없다. 1인 가구가 4인가구를 넘어버린 현시점에 홀로 집에서 많이 씹어 먹을 수 있는 반찬으로 밥을 먹을 수는 없다. 라면을 끓여 먹다 보면 알겠지만 한쪽으로 대충 씹고 넘기게 된다. 어쩌다 괜찮은 식당에서 좋은 반찬으로 식사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건 말 그대로 어. 쩌. 다.이다.


그럼에도 왼쪽 얼굴과 오른쪽 얼굴이 대칭인 사람, 입술의 양쪽과 콧구멍(이 의외로 한쪽 콧구멍이 큰 경우가 많다. 조심하자), 그리고 귀 모양이 양쪽이 비슷하다면 그 사람은 남들에 비해 열심히 양쪽으로 씹는 노력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반인보다는 연예인은 정도가 덜하다. 왜냐하면 카메라에 한쪽은 잘 나오는데 한쪽이 잘 나오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 회사입장에서 계약을 한 연예인은 상품이기 때문에 상품에 하자가 있으면 안 된다. 그래서 매니저를 두어 늘 자세를 바로 잡게 하고, 음식도 골고루 씹어 먹게 한다. 관리를 해준다. 그럼에도 간혹 유튜브에서 잘 나가는 연예인이 카메라를 켜고 개인 방송에서 나는 이쪽 얼굴이 더 잘 나온다 같은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관리를 철저하게 받는 연예인들도 때로는 한쪽이 더 나은 경우가 있을 정도로 얼굴의 양쪽이 같아야 정상이지만 같으면 이상한 현실이다.


우리의 오류는 더 나아가 다리길이가 양쪽이 같은 줄 알고 있다. 다리 길이는 오전에 같더라도 오후에 다를 수 있고, 많이 걷는 날에 다를 수 있다. 생각해 보라, 쇠로 된 철길도 여름에 늘어나고 겨울에 줄어드는데 인간의 다리 정도가 왼쪽 오른쪽이 매일 같을 수 있을까. 확인하는 방법은 하루를 열심히 보내고 난 후 잠들기 전 침대에 앉아서 다리를 쭉 뻗고 체크를 해보면 된다. 어제 같더라도 오늘 다를 수 있고, 오늘 같더라도 내일 다를 수 있다.


그래서 뭘 해야 해? 당연하지만 운동을 해야 한다. 스트레칭을 매 시간 해주면 좋고 – 한 시간 의자에 앉아 있으면 몸은 한 시간 동안 망가지게 된다. 화장실에 갈 때 그때 3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고 7분 똥을 싸고 오면 된다. 똥은 어지간하면 5분 미만에 끊는 게 좋다. 여하튼 사람들 중에 똑바로 걷는 사람이 거의 없다. 당장 길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유심히 보자. 걸음걸이가 전부 이상하다. 가방, 핸드백을 한쪽으로 매고 들지, 높은 굽의 신발에, 걸음걸이가 천차만별이다. 가끔 뒷짐 지고 천천히 동네를 걷는 어르신을 보는 경우가 있는데 어쩌면 그게 바른걸음일지도 모른다. 모델처럼 걸어야 하지만(십일 자로 교차하듯이) 친구나 동료나 가족과 함께 걸어야 할 때는 절대 그렇게 걸을 수 없고, 아이들이나 아기를 데리고 나가서 걸을 때 역시 제대로 된 걸음걸이로 걸을 수 없다. 뒷짐을 지면 무게 중심이 앞이 아니라 뒤로 약간 젖혀져서 괜찮은 자세라고 한다. 


그리고 뉴스를 볼 때 아나운서를 보는 재미 중 하나가 어깨나 얼굴의 비대칭이 심한 아나운서도 있다. 옷이 한쪽으로 쏠려 있거나 턱이 한쪽으로 가 있는 경우가 있어서 안타깝게 볼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정말 완벽과는 거리가 먼 게 인간이지 싶다. 가만 내버려 두면 이상하게 진화할 것이 분명하다. 나의 귀가 양쪽이 같은 것이 어쩌면 평범한 것인데, 이 평범하게 보이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 알게 된다. 평범한 것을 지키려면 처절할 정도로 노력을 해야 겨우 유지가 된다. 잘못된 습관과 잘못된 자세를 바로 잡는 것은 죽기만큼 힘들 수 있지만 그렇게 힘들게 노력을 하는 사람들은 쉽게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있는 평범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나도 그렇고 생화 속에서 드러난 나의 오류는 빨리 받아들이고 제대로 돌리려고 노력을 하는 수밖에 없다. 하루 24시간 중 많은 시간을 앉아서 편안하게 보내니까 어쩔 수 없다. 편안할수록 나의 몸은 비틀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오늘은 시를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김선우 - 새처럼 자유롭고 싶다고?    

 

멀리 갔다 돌아오는 새들  

   

날개 끝에서 흩어지는 불꽃들     


어딘가 도착하기 위해선

바람을 탄 채 바람에 저항하며

스스로 방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보다 묵직한 장엄은-     


날기 위해선 어딘가에 발 디뎌야 한다는 것

생명은 몸 닿을 곳이 필요하다는 것

‘새처럼’이 아니라 ‘새조차도’라는 것

날개는 발 다음이라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조깅을 하는데 날이 부쩍 추워져서 달리다가 잠깐 쉬면 등에 난 땀이 식어 버려서 마지막까지 쉬지 않고 달려야 했다. 어제 조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옛날의 모습이 남아있는 곳은 한 동네밖에 남지 않아서 그곳으로 왔다. 골목이 있고 80년대 지어진 주택들이 죽 붙어 있다. 그곳으로 돌아오는데 저녁 8시경인데 주택의 주인으로 보이는,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창문에 문풍지를 붙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예전 마당이 있던 집에 살 때 아버지가 생각났다.


아버지는 11월이 되면 창문이란 창문에 문풍지를 붙였다. 마당에는 깜순이의 집도 있었는데 깜순이의 집도 보온과 외풍에 신경을 써야 했다. 개집은 말 그대로 세모난 그런 개집이었는데 틈이란 틈에 문풍지를 바르고 개집 전체를 비닐로 감쌌다. 생각해 보면 매일 샤워도 할 수 없고 추워서 겨울을 어떻게 보내나 싶은데 기억 속에는 따뜻하게 겨울을 난 기억밖에 없다. 아버지가 일요일에 온 집구석 창문틀에 문풍지를 바를 때 동생과 나는 조수 역할을 하다가 끝나면 모두 앉아서 컵라면을 먹었다.

조깅을 하고 들어와서 그때 생각이 나서 컵라면을 하나 먹었다. 이제 어른이라 소주도 한잔 곁들였다. 물론 끝내주는 맛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에 먹던 컵라면의 맛은 분명 아니다. 어린 시절에 먹던 그 맛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제대로 대답은 할 수 없다. 그때의 분위기나 이데아적인 맛을 떠나 후레이크의 맛이나 면발의 맛이 지금과는 다른 맛? 잘 설명은 못하겠지만 그런 맛이 있다.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컵라면을 먹었다. 교실은 외부의 추위와 단절되어서 아이들이 외투를 벗어 놓고 수업을 듣고, 점심시간에 컵라면을 먹곤 했다. 창을 투과하는 빛 사이로 컵라면 뚜껑을 벗기면 올라오는 김이 마치 엑토플라즘처럼 보였다. 아이들이 모여서 호호 깔깔거리며 컵라면을 먹었다. 그때에도 분명 컵라면 안에 들어있는 후레이크의 맛이 강했고 면발의 맛이, 퍼지지 않고 적당히 고들고들한 그런 맛이 있었다. 물론 내가 그렇게 기억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먹는 컵라면과는 다른 맛이었다. 맛있었다. 지금도 맛있지만 다르다. 다른 건 다르다.


요즘의 컵라면은 면이 잘 익기도 하고, 나트륨 때문에 라면 맛의 생명인 그 짠맛이 덜해서 그런지 맛있지만 썩 맛있지는 않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라면을 끓여서 먹던, 컵라면을 먹던 늘 라면에 무엇인가를 넣어서 – 방울토마토나 다진 마늘이나 김치를 넣어서 먹게 되어서 사실 온전한 라면의 맛은 저 멀리 달아나 버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차가운 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에 컵라면만큼 간단하게 몸을 데워주는 음식도 없을 것이다.


조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반환점에 있는 벤치에 다가서는데 누가, 어떤 넘이 강아지를 버리고 간 것이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단 말이야 하며 달려가니 인형이었다. 강아지 인형. 제기랄. 아주 오해하라고 옷까지 벗어서 그 위에 강아지 인형을 올려놓고 사라졌다. 사진으로 봐서 인형이지 저 멀리서 보면 강아지 새끼로 보였다. 춥지만 야외조깅을 하면 이런 재미를 맛볼 수 있다.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기 전, 일주일 전인가 위에서 말한 그 골목을 지나서 오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이제 갓 주차해 놓은 자동차 위에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었다. 보통 길고양이는 찰칵하는 소리에 발딱 일어나서 갈 텐데 이 고양이는 너무나 새근새근, 따뜻한 보닛 위에서 잠들어 있었다.

올해도 오늘까지 5일 정도 빼고는 매일 조깅을 했다. 그동안 조깅을 하면서 많은 고양이들을 만났다.  https://brunch.co.kr/@drillmasteer/1269


그래서 길고양이의 습성을 조금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자동차 위 잠든 길고양이를 보니 기분이 발롱 발롱 했다. 고양이도 꿈을 꿀까. 꿈을 꾼다면 무슨 꿈을 꿀까.


근데 자동차의 번호판을 지웠는데, 내내 궁금한 건데 번호판을 왜 지워야 하지? 번호판이 드러나면 안 되는 것일까? 밖에서는 번호판을 드러내고 다니는데, 번호판을 보라고 붙여 놓았을 텐데 사진으로 대부분 번호판의 번호를 지운다. 범죄 때문이라는데 사진 속 번호판을 보고 범죄를 지어야지 하며 생각하지 않을 것 같은데. 현실에서 불법주차하고 번호판을 간판 같은 것으로 가리면 벌금 받는 걸로 알고 있는데. 뭐 중요한 건 아니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 당시에 케니 지의 색소폰 연주가 어디에나 울려 퍼질 때였다. 강력한 슬래시 메탈을 듣던 우리들에게까지 캐니 지의 ‘고잉 홈’은 파고들었다. 케니 지의 연주가 흐르는 카페는 어쩐지 손님들이 많은 것 같았고 분위기 역시 편안하게 느껴졌다. 케니 지의 앨범 한 장 정도는 가지고 있는 녀석이 있어서 모여서 같이 듣곤 했었다. 여기 케니 지가 한국으로 와서 음캠에서 고잉 홈을 연주하는 영상이 있다.  https://youtu.be/p9TgFPHnFoI?si=_5kHFnS4d4y2mDnI


90년대 초 걸프전으로 미국의 아티스트들은 – 가수들 뿐 아니라 미셸 파이퍼(는 늘 그 얼굴에 그 몸매에 그 비슷한 모습을 유지하며 지낸다. 배우니까, 할리우드 배우니까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할지 모르지만 인간의 신체라는 게 혹독한 절제와 노력을 가하지 않으면), 리차드 기어, 메릴 스트립, 브룩 쉴즈, 칼라 구기노 등 배우들까지 총 출동해서 ‘Voices That Care’를 불렀다. 배우뿐 아니라 마이클 조던 등 당시 잘 나가던 운동선수들까지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지극히 미국적인, 제국을 드러내는 미국의 냄새가 가득한 노래지만 세계적으로 큰일이 닥쳤을 때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건 어느 나라나 아티스트들인 것이다. 특히 전쟁과 기근과 마약근절에 목소리를 꾸준하게 내 온 사람들이 아티스트들이다.


Voices That Care https://youtu.be/Ol6vr5_CY1o?si=_vf46B590UHZW998


보이시스 댓 케어를 부르는 아티스트들 속에는 루더 밴더로스도 아직 살아서 노래를 부르고 있고, 지금은 병으로 움직이는 것도 노력이 필요한 디바, 셀린 디옹이 중추적으로 노래를 한다. 역시 간주 부분에 케니 지가 색소폰 선율로 연주를 한다. 여기에 전부 모여서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메릴 스트립과 칼라 구기노는 정말 예쁘게 보인다. 물론 영화 속에서 캐릭터로서도 훌륭하지만 이 영상 속 칼라 구기노는 그야말로 환한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고 노래를 부른다.


걸프 전에 참가한 군인들이 무사 귀한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부르는 보이시스 댓 케어 속에는 아티스트가 거의 100명 가까이 목소리를 냈다. 위에서 잠깐 말했지만 좋은 곡이며 좋은 취지고 좋은, 다 좋은데 지극히 미국적이다. 지금도 세계의 곳곳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전쟁의 참상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현재 누가 잘못했고 누가 나쁜 나라며 누가 편을 들어야 하는 것이 무의미하고 모호하다. 걸프전 당시 한국도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의료진과 군수송기가 투입되었다.


이번에 나온 영화 크리에이터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미국은 아시아에서 만드는 인공지능로봇을 전부 없애려 한다는 명분하에 노매드를 만들어 인공지능로봇뿐 아니라 사람들도 전부 다 죽여 버린다. 스타워즈에서도 그렇고 제국의 모습이란 그렇다. 크리에이터 마지막 장면에서 알피 때문에 뭉클했다. 초반 라디오 헤드의 Everytjing in it’s right place가 흘러나올 때 정말 좋았다. 키드 에이 앨범의 수록곡으로 미래적이며 형이상학적인 음악이다. 키드 에이도 그렇고, 수록곡들이 전부 빠져든다. 키드 에이 앨범을 들었을 때 아, 라디오 헤드, 톰 요크는 정말 지구인이 아니구나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 앨범을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에서 15살 터프한 소년 다무라 카프카가 숲 속에서 며칠 동안 홀로 지내면서 듣는다. 고독하고, 고독하게 듣는다. 철저하게 고독하게 되면, 더 이상 상실하지 않을 때 고독을 받아들이게 된다. 아무튼 영화 속 라디오 헤드의 노래 선곡은 끝내줬다.



위의 이야기와 이어지는지 모르겠지만 걸프전 다음 해인가 다다음 해인가 영화 ‘삼총사’가 나왔다. 달타냥으로 배트맨 3과 배트맨과 로빈으로 뜬 로빈 역의 크리스 오도넬, 찰리 쉰, 키퍼 서덜랜드, 올리버 플랫이 삼총사로 나온다. 크리스 오도넬은 배트맨 3에서는 발 킬머 배트맨과 연기를 했고, 배트맨과 로빈에서는 조지 클루니와 연기를 했다.


그때가 발 킬머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을까. 발 킬머는 톰 크루저와 함께 탑건을 찍을 때에도 정말 멋졌다. 36년 전 매버릭은 삐딱하고 말을 듣지 않았다. 반항하며 자기 멋대로였다. 매버릭은 그래서 36년 전 꼬꼬마 조종사 시절에 아이스맨과 대립을 했다. 자로 잰 듯 정확하고 컴퓨터 같았던 아이스맨은 매버릭을 잡아먹을 듯 내내 노려보고 언젠가 너의 그것(천방지축 제 멋대로)때문에 너는 안 될 것이다.라고 한다. 그러나 대립의 끝을 보여주었던 아이스맨은 매버릭의 수호천사였다.

36년이 흐른 후 매버릭과 아이스맨의 해후 장면은 뭉클했다. 후두암으로 말을 할 수 없는 아이스맨은 매버릭에게 있는 힘을 다해서, 마지막으로 서로가 필요한 때라고 말한다. 이 장면은 실제 후두암으로 말을 전혀 할 수 없는 발 킬머가 자신의 아들이 녹음한 목소리를 자기고 아이스맨의 목소리로 탄생시켰다.


삼총사는 코믹하고 엉뚱하고 재미있는 삼총사들과 달타냥의 이야기다. 권선징악이 있고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가 후에 달타냥도 총사대에 넣어주는, 다 아는 이야기지만 흥미롭다. 빌런으로 팀 커리가 나온다. 나 홀로 집에 2의 호텔 지배인이어던 팀 커리가 악당으로 나와서 더 재미를 준다.

이 영화의 주제곡 ‘올 포 러브’를 부르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허스키 보이스를 가진 아티스트들이 모인다. 브라이언 아담스, 스팅, 로드 스튜어트가 모이게 된다. 이 세 명이 모인다는 게 사실은 불가능에 가깝다. 전부 한 번 움직이려면 가수에게 몸 담고 있는 회사의 직원들 역시 긴장을 해야 하는 시기였지 않을까 싶다. 몸값도 어마어마하고 스케줄을 조율한다는데 만만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들 세 명은 지금도 최고의 자리에 있다. 로드 스튜어트는 축구를 너무 잘해서 선수출신이라고 하는데 당시에 축구를 해서 유명해질까, 음악을 해서 유명해질까 고민했다고. 그래서 술도 마음껏 마시고 여자들도 마음껏 만날 수 있는 가수가 되었다고 한다. 로드 스튜어트는 세 번 결혼을 했는데 아마 더 많은 여성을 만났겠지. 그의 딸 킴벌리는 금발에 183이나 되는 키로 모델인데 얼굴도 예쁘다. 아무튼 다 가졌다.


허스키 목소리로 따지면 로드 스튜어트가 가장 허스키하고 브라이언 아담스, 그리고 스팅 순이지 싶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셋 중에 가장 늦게 나타는 것도 로드 스튜어트고 긴장도 없다. 초반에 스팅이 로드 스튜어트를 따라 해 보는 허스키 목소리로 노래가 시작된다.


브라이언 아담스는 인터뷰에서 “플리즈 포기븐 미의 녹음을 끝내고 마이클 카멘(삼총사 영화음악 감독)에게 연락이 왔어요, 영화에 참여하고 싶냐고요. 그래서 절박하게 그러고 싶다고 했어요. 스팅에게 연락을 했고 한 명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설득했죠 하지만 로드는 그렇게 쉬운 사람은 아니었어요”라고 말했고 스팅은 “브라이언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영화에 들어갈 노래가 있는데 같이 하겠냐고요. 그래서 좋다고 했죠. 노래를 들어보겠냐고 해서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어요. 그는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같이 부르고 싶다고 했죠. 스트디오에 갔더니 한 명 더 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누구냐고 물었더니 로드라고 말했어요. 그래서 “정말요? 재미있겠네요”하고 말했어요. 놀랐죠. 전 런던에서, 로드는 엘에이에서 녹음했어요. 그리고 우리 셋은 뮤직비디오를 위해 유에스의 뉴저지에서 만났죠. 근데 로드는 늦었어요"라고 말했다. - 20211128 현지운


올 포 러브는 우리 모두가 바라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 예전 걸프전 당시에도, 그리고 삼총사가 나왔을 때에도, 그리고 지금 현재 우리에게 올 포 러브가 필요할지 모른다. 지금의 사람들은 자기 생각과 다르면 기분이 나쁘고 그 기분대로 행동하게 된다. 크게는 전쟁, 작게는 대립이 비일비재하다. 그 속에서 피해자들은 늘 약한 자들 뿐이다. 비질란테를 보면 괜스레 시원하다. 이미 그런 사회에 접어들었다. 사랑하자 같은 말은 글이나 영화에서나 가능하지 현실에서 그런 것 떠들어봐야 손해 보는 사람은 자신뿐이야,라고 하는 것만 같다. 그래서 더욱더 올 포 러브가 필요하다.



Bryan Adams, Rod Stewart, Sting - All For Love https://youtu.be/ofA3URC1wyk?si=mamtKgsTi1mxcXF7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레삭매냐 2023-11-16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정말 오랜 만에
Voices That Care 를 들어 봤네요.

후반 떼창에 한 시절을 풍미했던
알리사 밀라노도 나오고...

작고한 휘트니 휴스턴의 말썽쟁이
남표니 바비 브라운도 한 몫하네요.
윌 스미스는 아마 프레시 프린스로
활동하던 시절이지 싶습니다.
너무 앳되서 깜놀했다는.

전성기 시절 포이즌의 브렛 마이클
스의 모습도 죽기더군요.

개인적으로 로드 스튜어트의 마지막
불꽃 같았던 곡이었다고 생각하는
˝Lost in You˝를 찾아 들어봅니다.

all for one, one for all

교관 2023-11-17 11:10   좋아요 1 | URL
저도 오랜만에 실컷 보이시스 댓 케어를 들었습니다 ㅎㅎ 바비 브라운은 말썽쟁이로만 말하기에는 너무 개놈의시키같아서 ㅎ 캐빈도 보이고, 저에게 포이즌, 넬슨 앨범도 있었어요 ㅋㅋ 전부 다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