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가 망가져 간다는 망상에 빠져 바로잡을 유일한 방법이 국민에게 겁을 줘서 자유를 포기하게 하는 것이라며 사이버 공격으로 계엄을 일으킨 미드 ‘제로 데이’의 권력자는 윤석열을 보는 듯했다. 하지만 멀린이 말한 것처럼 민주주의 파괴로 나라를 구할 수는 없다. 윤석열은 아마도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본 것 같다. 제로 데이의 권력자처럼 적당히 겁을 주면 자신의 지지자들처럼 발밑에서 기면서 자유를 포기할 줄 알았다.
하지만 윤석열은 국민을 너무 몰랐다. 그리고 사실 지금 국민에게 겁을 먹고 있다. 자기 생각처럼 되지 않은 국민을 보며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에 처음에는 분노하고, 다음에는 환멸 하다가, 그다음에는 조금씩 현실을 받아들이고 마지막에는 겁을 먹었다. 분명 국민에게 겁을 잔뜩 먹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윤석열은 이 사회를 지탱하는 사람이 권력을 가진 몇몇이 아니라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걸 알지 못했다. 아침에 눈 떠 저녁까지 일을 하고 집으로 와서 가족과 저녁을 먹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 국가를 이루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
그러나 이 평범한 사람들은 보기는 평범할지 몰라도 전부 제각각의 설명할 수 없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의 관식이와 애순이처럼 말이다.
어린 시절 엄마를 잃고, 이 집 저 집에서 커가며, 말을 삼키며 지내고, 어린 계절을 여러 차례 지내면서 만남과 헤어짐의 아픔으로 심한 고통을 받고,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하여 아이들을 낳았지만 기다리는 봄이 아니라 꺾이는 봄을 매년 맞이하는 것처럼 아이를 잃은 고통은 절대 나을 수 없고, 반찬 하나에 행복했던 순간을 거쳐, 바다의 풍랑에 몸이 떠내려가기도 하고, 훌쩍 커버린 아이들과 좁아지지 않는 관계를 넘어, 아이들이 결혼하는 모습을 보니 이미 고장 나서 움직일 수 없는 몸이 된 평범하지만은 않은 평범한 사람들.
거리에 다니는 평범한 사람들이 겉으로는 평범하게 보일지 몰라도 개인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면, 자식을 먼저 잃은 사람도 있고, 암이나 난치병에 걸려 인생의 반을 병마와 싸우는데 보내고 이겨낸 사람도 있고, 히말라야에 몇 번씩 오른 사람도 있고, 갑자기 쓰러진 사람을 구해준 사람도 있고, 부모 잃은 아이를 부모에게 찾아준 사람도 있다. 타이어 장인도 있고, 눈 감고 초밥을 만드는 장인도 있고, 헌 신발을 깜쪽같이 새 신발로 만드는 장인도 있다.
이런 개인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하나 모여 국가를 이루고 있다는 걸 윤석열은 알지 못했다. 윤석열과 김건희는 평범하게 지내는 국민을 그저 자신을 따르는 개 취급을 했다. 그러나 분명 알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미친개처럼 날뛰던 극우들도 잠잠해져 간다. 극우추적단 카운터스와 사람들의 노력으로 거짓과 망상에 찌든 극우들이 줄어가고, 평범하지만 않은 평범한 국민이 얼마나 무서운지 윤석열은 아침에 눈을 뜨면 조금씩 머리에 새기게 될 것이다. 세월호 11주기이니, 윤석열과 김건희는 구치소에 들어가기 전에 304명을 위해 추모를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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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소실일 뿐이다
오빠, 그 여자 누구야? 그 여자 때문에 휴대폰 바꿨지? 내가 바꾸라고 할 때까지 바꾸지 말라고 했지? 좋았어? 그 여자가 그렇게 좋았어? 자크로비스타에 들어갈 때 오빠는 오지 마. 알겠어?
김근희는 너무 화가 났다. 김성헌은 반질반질한 얼굴이 불콰해졌다.
그럼 어떡해? 근희옆에 다가갈 수 없고.
그렇다, 근희 옆에는 뚱뚱하고 팔다리는 가늘지만 화가 많고 매일 술을 마시는 냄새나는 룬석열이 있었다. 근희는 윤성열과 헤어지기로 결심했지만 김성헌이 다른 여자 속으로 깊이 들어갔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가 없었다. 근희는 자크로비스타에서 맞이하는 첫날밤, 아직 어수선한 거실에 앉아 과거를 회상했다.
모든 것이 자신의 뜻대로 되었다. 사람들이 나를 우러러 봤다. 원하는 곳에는 전용기를 타고 날아갔고, 그렇게 좋아하는 명품을 마음껏 구입할 수 있었다. 윤성열과 결혼을 했지만 사랑보다는 철저한 비즈니스 관계가 더 맞았다. 외부에 비치는 모습에 다정하게 보이면 되었다. 윤성열은 화가 많고 즉흥적이지만 고양이처럼 대하면 내가 하는 말은 다 믿고 따랐다. 쉬운 남자였다.
나의 마음은 김성헌에 있었다. 그 남자는 나를 위해 금붕어를 잡아와 기름에 튀겨주었다. 멋진 남자였다. 나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바칠 것이라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무너졌다. 김성헌은 나 몰래 여자를 불러 같이 지냈다. 하필 룬석열이 구속되던 그날에 그 외국 년을 불러들여서 만났다. 도저히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다. 턱이 간질간질했다. 술사를 불러 턱을 좀 더 잡아당기고 싶었다. 내가 미치지 않고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힘은 턱을 잡아당기는 쾌감이 컸기 때문이다.
김성현 십새끼.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이렇게 금방 끝날 줄은 몰랐다. 김근희는 근심으로 인해 오늘 밤 저기야를 불러 턱을 귀밑으로 더 잡아당겼다. 포로포폴을 맞으니 기분이 탁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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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먕의 장난

한편, 나경원은 한동훈을 향해 치기 어리다며 망언을 쏟아내며 드럼통에 들어갔고, 한동훈은 계엄 당일 이재명이 자신을 향해 일부러 다가와 악수를 했고 그 장면을 어쩌고 하는 헛소리를 했다. 한동훈은 한 문장을 한 번에 말하지 못하는 병이 있다.
한동훈 계로 알려졌던 장동혁은 돌연 사라졌다가 느닷없이 김문수 편에 섰다가 갑자기 김문구도 배신하며 예정된 기자회견을 비공개 기자회견으로 하자고 하는 등 완전 맛이 간 발언을 했고,
바이러스 걸린 아저씨는 일본 아이돌의 노래에 자신을 넣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한덕수는 내란당에서마저 욕을 들어 먹으면서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같은, 도망간 멘탈을 한 채 서울 시내를 방황하고 있다.
내란당이 주는 재미는 SNL 리부트에 서예지가 나오는 것보다 재미있다. 오늘 낮에 안정권 방송에 들어가 봤더니 극우들끼리 서로 욕을 하고 화를 내고 있었다. 극우의 세계관이 무너지고 있다. 윤에게 간 쓸게 전부 내줄 것 같은 배인규와 안정권을 윤은 버렸다. 고졸이라는 이유로. 윤이 부른 청년들은 대학생들이었다. 철저하게 버림받은 배인규는 숨어서 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안정권은 윤어기안이 자기가 만든 것인데 전한길이 가지려 한다며 서로 욕을 하며 분열하고 있었다. 극우는 망상에 찌든 세계관에서 빠져나오길 바란다